Todos os capítulos de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apítulo 1521 - Capítulo 1530

1546 Capítulos

제1521화

고지행은 미간을 찌푸린 채 화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너...”“왜요?”이유니는 표정을 굳히며 그의 말을 끊었다.“2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지아비 노릇을 할 생각이 없으신 겁니까?”고지행은 난처하면서도 미안했다.“나는...”거절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이유니에게 너무 불공평했다.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아직 몸이 허약해서... 그, 그런 건 못 한다.”이유니는 살짝 미소 지으며 그의 무릎 위에 앉았다.“괜찮습니다. 가만히 앉아만 계세요. 제가 열심히 하면 되니까요.”고지행의 얼굴이 자줏빛이 돌 만큼 붉어졌다.“조금만 더 기다리거라!”그는 손을 뻗어 그녀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물기에 젖어 미끄러운 살결에 손이 닿자, 감전이라도 된 듯 얼른 손을 거두었다.이유니는 뜻을 이뤘다는 듯 씩 웃으며 그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몸은 솔직하네요. 괜히 긴장하지 마세요. 또 거절하시면 폐하와 마마께 찾아가서 누가 옳은지 따져 달라고 할 겁니다. 그리고 화리할 거예요!”백진아를 떠올리자, 고지행은 더는 거부하지 못했다. 이런 일로 그녀 앞에서 소란을 피워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두 아이는 벌써 한 살이 되었고, 몸도 이유니에게 보여 줄 만큼 보여 주고 만지게 할 만큼 만지게 했다. 그런데 대체 무엇을 지키겠다고 아직도 버티고 있는지, 그 자신도 알 수 없었다.이유니는 마침내 원하던 대로 됐다는 듯 미소 지었다. 그녀는 남자가 마음이 없어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잘 알았고, 남자의 열기를 끌어내는 방법도 알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지행은 그녀의 허리를 움켜쥔 채 고개를 젖혀 욕조 가장자리에 기댔다. 반쯤 감긴 눈동자에 복잡한 감정이 어른거렸지만, 그는 그것을 감추었다.이유니가 움직일 때마다 욕조 안의 물이 출렁였다. 물결이 욕조에 부딪히며 규칙적으로 철썩였고, 사방으로 튄 물방울이 바닥에 떨어져 꽃잎처럼 흩어졌다...이유니가 백진아를 찾아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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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2화

백진아는 살짝 큰 연보라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자신감 넘치면서도 여유로운 모습이었고, 맑고 투명한 눈동자에는 별처럼 찬란한 빛이 반짝였다.고지행이 지금껏 살면서 본 것 중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눈동자였다.백진아와 눈이 마주치자, 고지행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해졌다. 마음속에 간직해 온 순수하고 아름다운 첫사랑을 배신한 것만 같았다.이번 일은 쌍둥이를 갖게 된 지난 두 번과는 달랐다. 그때는 기이한 물고기의 약효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가 스스로 굴복한 것이었다.고지행은 양손에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있는 이유니를 바라보았다. 그의 입꼬리가 올라가며 보조개가 살짝 패었다.“평이야, 안이야!”“아버지!”두 아이는 작은 팔을 위로 뻗은 채 비틀비틀 그에게 달려갔다.공간에서 꾸준히 몸을 단련한 덕분에, 두 아이는 겨우 한 살인데도 제법 안정적으로 뛰어다녔다.고지행은 두 아이를 진심으로 아꼈다. 성격상 엄한 아버지 노릇은 하지 않았고, 아이들과도 잘 놀아 주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를 무척 따랐다.그는 두 아이를 번쩍 안아 들고 번갈아 뺨에 입을 맞췄다.“아기 돼지 두 마리, 또 무거워졌구나!”평이와 안이도 고지행의 양 볼에 번갈아 입을 맞췄다. 덕분에 그의 얼굴은 침 범벅이 되었다.셋이 서로 끌어안고 떨어질 줄 모르자, 이유니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살짝 저었다. 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는 아직 몸이 다 낫지 않았어. 너무 힘들게 하지 말거라.”조정 관리로서 몸에 밴 위엄 덕분인지, 어느새 그녀는 엄한 어머니가 되어 있었다.평이와 안이는 금세 풀이 죽었다. 더는 들뜨지 않고 몸을 비틀며 내려 달라고 했다.백진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 집은 아무래도 여자가 세고 남자가 약한 모양이었다.낙우진이 보아와 자현의 손을 잡고 나오자, 백진아가 말했다.“가자. 이제 밖으로 나가자.”백진아는 일행을 데리고 공간에서 나왔다. 연천능은 방 안의 탁자 앞에 앉아 상소문을 읽고 있었다. 일행이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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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3화

백진아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이유니를 흘겨보았다.“애들이 이제 겨우 몇 살인데? 보아는 아직 네 살도 안 됐고, 낙우진도 겨우 여섯 살이네. 아직 이불에 오줌 쌀 나이인데 벌써 사위 타령이라니?”이유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어릴 때 정혼하는 경우는 제쳐 두더라도, 열두세 살이면 혼약을 맺을 수 있지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 서로를 잘 알고, 집안 사정도 훤히 알지 않습니까? 집안끼리도 잘 어울리니, 좋은 인연이 될 수 있습니다.”백진아의 생각은 달랐다.“다른 집 아이들은 네댓 살이 되어도 젖을 못 뗀 경우가 있네. 그런 이야기를 하기엔 너무 이르지. 황제의 딸은 시집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있잖나? 보아는 열여덟이나 스무 살에 시집가도 늦지 않네. 무엇보다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지.”이유니는 고개를 끄덕였다.“맞는 말씀입니다.”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두 사람은 기봉궁을 나섰다.새로 보수한 황궁은 예전보다 훨씬 웅장하고 장엄했다. 회랑과 궁 안의 길은 더 넓어졌고, 전각도 더 높고 커졌다. 바닥에는 두껍고 묵직한 돌 벽돌이 깔려 있었다.덕분에 황궁 전체가 화려하면서도 웅장하고 위엄 있는 분위기를 풍겼다.꼬마들은 궁전이 보수된 뒤 처음으로 밖에 나온 터라, 눈앞의 광경이 무척 신기했다. 마치 소인국에 들어선 사람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다.공간에는 꽃이 만발하고 끝없이 넓은 기름진 농지가 펼쳐져 있었지만, 오랫동안 그곳에서만 지내다 보니 그것도 슬슬 지겨워지던 참이었다.꼬마들은 곧 널찍한 돌바닥 위를 신나게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웅장하고 엄숙한 황궁에 울려 퍼지자, 다소 무겁던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졌다.인형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작은 두루마기와 치마를 입고 뛰노는 모습은 동자보다도 귀여웠다. 보는 사람마다 마음이 사르르 녹을 정도였다.큰길이 내려다보이는 망루에 오르자, 거리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성문 쪽으로 몰려가고 있었다.일행은 저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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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4화

연천능이 가장 믿는 무진과 뢰일, 풍일은 모두 경비에 투입되었다. 우원새의 마궁, 소비의 추혼각, 낙장풍의 람성, 이월의 소요파, 송자안의 무당파까지 모두 은밀히 경계를 맡았다.여기에 호적 제도까지 정비해 첩자가 성안에 들어오는 것도 막았다.크고 작은 문제가 적지 않았지만, 다행히 큰 혼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사절단이 홍려사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연천능 일행은 아이들을 데리고 대전으로 돌아갔다. 바다를 건너갔던 사람들이 돌아와 임무를 보고하고, 해외에서 겪은 일을 들려주기를 기다리기 위해서였다.뢰십일은 사절단의 숙소 배정을 마치자마자 곧장 입궁해 보고했다.그와 함께 바다를 건너갔던 예부 관리와 어성, 능란, 임대해, 그리고 명주도의 공주 수영광도 함께 왔다.능란은 포대기에 싸인 아기를 안고 있었다. 온몸에서 모성애가 배어났고, 표정은 평온하고 행복해 보였다.곁에 서 있던 어성은 그녀가 힘들까 봐 얼른 아기를 받아 안았다. 처음 아버지가 된 사람 특유의 다정함과 서툰 기색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폐하, 이번 항해에서 들여온 상품과 선물 목록입니다. 가지고 나가 판 상품의 내역과 명주도 은광의 수익 배분 내역도 함께 가져왔습니다.”뢰십일이 두툼한 장부를 올렸다.차갑고 엄숙하면서도 준수한 외모의 암위였던 그는, 지난 2년 동안 처세에 능하고 영리한 사람으로 거듭나 있었다.임대해는 양피지 지도를 올렸다.“폐하, 이번 항해의 항로와 지도입니다.”그는 항해에 능숙했다. 바다에서도 방향 감각이 뛰어났고, 지도 제작에도 큰 힘을 보탰다. 게다가 예부도 그의 공을 가로채지 않았다.연천능은 뢰항에게 장부와 지도를 가져오게 한 뒤, 먼저 지도를 펼쳤다.백진아는 고개를 내밀어 살펴보더니 말했다.“전 세계 바다의 반의반도 못 다녀왔네요.”뢰십일의 눈이 반짝였다.“마마, 다음번에는 마마께서 말씀하신 세계 일주를 꼭 해낼 생각입니다!”백진아는 웃으며 말했다.“이번에 대서양 너머 여러 나라의 사절단을 데려왔으니, 바다 건너에도 땅이 있다는 걸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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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5화

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너희 아이구나? 아들이냐, 딸이냐? 몇 개월 됐어? 어서 이리 데려와 봐라. 좀 보자.”능란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마마, 딸아이입니다. 이제 석 달 됐어요.”현상이 다가가 아이를 받아 백진아에게 건넸다.백진아는 포대기를 살짝 젖혀 아이를 들여다보더니 눈을 반짝였다.“정말 예쁘게 생겼구나. 크면 엄청난 미인이 되겠어!”아기는 뽀얗고 통통한 얼굴에 크고 새까만 눈망울이 무척 초롱초롱했다. 어성을 쏙 빼닮았으니, 크면서 얼굴이 변하지만 않는다면 경국지색의 미인이 될 게 분명했다.능란은 자기 외모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었다.“아빠를 닮아서 예쁜 거예요.”그녀의 외모는 기껏해야 중상 정도였지, 미인이라 할 만큼은 아니었다.“아...”아기는 사람들과 이야기라도 하려는 듯 작은 손을 휘저으며 옹알거렸다.그 소리를 들은 보아가 꼬맹이들을 우르르 데리고 달려왔다. 그러고는 포대기를 잡아당기며 아기를 보려 했다.백진아는 포대기를 조금 낮춰 주었다.“조심하거라. 아기 다치면 안 돼.”“와, 동생 진짜 예뻐요!”보아는 아기를 보자마자 홀딱 반했다.어성은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강렬한 편이었다. 그래서인지 아기도 혼혈아 같은 느낌이 나서 인형처럼 예뻤다.백진아가 웃으며 물었다.“이름은 지었느냐?”능란이 무릎을 꿇고 말했다.“아직 못 지었습니다. 마마와 폐하께서 이름을 지어 주셨으면 합니다.”원래는 친정아버지나 노곡주에게 부탁할 생각이었지만, 이런 기회가 생긴 김에 황제와 황후에게 이름을 받고 싶었다.능란의 집안은 힘이 너무 약했다. 딸은 어성을 닮아 커서 보통 미인이 아닐 게 뻔했다. 평범한 집안에서 딸이 너무 예쁘면 오히려 화를 부를 수도 있었다. 그녀는 딸을 지켜 주지 못할까 봐 걱정이었다.폐하나 황후께서 이름을 지어 주신다면, 딸에게 든든한 뒷배이자 방패가 되어 줄 터였다.백진아는 그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능란이 엄마가 되더니 정말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격도 한결 부드러워졌고, 앞날을 내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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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6화

명주도는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났고, 뢰십일 일행을 따라 선단까지 보내 먼바다를 누볐다. 이제 돈도 생기고 견문도 넓어졌으며, 섬 전체가 번성하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그러자 량월국에서 독립하고 싶은 마음까지 품게 된 것이다.하지만 량월국은 너무나 강했다. 명주도는 아직 량월과 정면으로 맞설 수 없었기에, 핵심 책임자인 뢰십일부터 손에 넣으려 했다.이 일에는 이해관계가 너무 많이 얽혀 있었다. 뢰십일은 수영광을 희롱하고도 책임지지 않는 파렴치한이라는 욕을 먹을지언정, 그녀와 혼인할 생각이 없었다.물론 가장 큰 이유는 수영광에게 남녀 간의 감정이 없어서였다. 그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은...뢰십일은 고개를 들어 높은 자리에 앉은 백진아를 바라보았다. 가슴이 아려 왔고, 눈빛에는 쓸쓸함이 어렸다.연천능은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눈빛을 살짝 가라앉히며 말했다.“둘이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뢰십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폐하...”“두 사람이 혼인하면 양국의 우호도 보여 줄 수 있겠지.”연천능은 뢰십일의 말을 끊었다.‘흥! 감히 넘봐서는 안 될 사람을 마음에 품다니, 명주도에 가서 데릴사위나 하는 벌을 받아야겠군!’“예! 폐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뢰십일은 무릎을 꿇고 감사 인사를 올렸다.그에게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벌이든 상이든 모두 황제의 은혜였다. 황제가 혼인을 명하든 목숨을 내놓으라 하든, 두 손으로 받들어야 했다.수영광은 기뻐하며 얼른 무릎을 꿇었다.“폐하, 혼인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뢰 오라버니한테 잘할게요.”그녀는 수줍으면서도 기쁜 얼굴로 뢰십일을 바라보았다.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풀릴 줄은 몰랐다. 정말 잘됐다!연천능이 말했다.“일어나거라. 짐은 량월국이 명주도와 함께하는 사업의 수익 지분을 해마다 10퍼센트씩 줄여, 혼수로 내주기로 하겠다.”백진아는 할 말을 잃었다.‘뢰십일은 내 사람인데, 왜 혼자 이렇게 냉큼 혼사를 정해 버린 거야?’백진아가 뢰십일을 마음대로 쥐고 흔들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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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7화

연천능도 그 점을 깨달았다. 설령 서양인이 쳐들어오지 않더라도, 원양 항해가 발달하면 서양의 무기는 언젠가 반드시 난천 대륙으로 흘러들어 올 터였다.만약 다른 나라가 먼저 그 무기를 손에 넣는다면, 량월국은 큰 화를 입게 될 것이다.연천능은 화승총을 받아 들고 꼼꼼히 살펴보며 물었다.“이것도 화약을 쓰는 것이냐?”뢰십일이 고개를 끄덕였다.“예. 이건 단총이고, 장총도 있습니다. 대포도 있긴 한데, 우리 것만은 못합니다.”백진아가 다가와 살펴보며 설명했다.“이건 들고 다니기 편한 권총이에요. 장총은 위력이 더 세서 병사들이 많이 쓰지요.”“맞습니다! 맞아요! 이 암기, 정말 무시무시합니다!”뢰십일은 작은 주머니 하나를 꺼내 들었다.“이게 총알입니다.”백진아는 주머니를 받아 열어 보며 말했다.“산탄이구나.”화약에 모래와 쇠구슬 따위를 넣어 만든 것이었다. 하나하나 장전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았다.연천능이 눈썹을 치켜올렸다.“한번 쏴 볼까?”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궁전을 나섰다.군사 박물관이나 영상으로 총을 본 적은 있었지만, 직접 만져 본 적은 없었다. 오늘 이렇게 원시적인 권총을 직접 다뤄 보게 되다니, 꽤 설렜다.그들은 궁궐 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 어화원의 인공 호숫가에 이르렀다.뢰십일이 직접 시범을 보이며 설명했다.“이렇게 총알을 넣고, 여기가 안전장치입니다... 이렇게 잡고 조준하시면 됩니다. 반동을 조심하십시오. 이게 방아쇠인데, 당기면 나갑니다...”‘펑!’귀청이 떨어질 듯한 굉음과 함께, 백 미터쯤 떨어진 버드나무가 크게 뜯겨 나갔다. 나무에는 시커먼 자국이 남았고,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뢰항이 감탄하며 외쳤다.“세상에! 정말 대단한 암기군요!”사람들은 돌아가며 한 번씩 총을 쏴 보았다. 이런 물건만 있으면 무공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 같았다.백진아는 인간의 잠재력이 점점 퇴화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무공이 차츰 체력 단련이나 건강 관리 수단, 혹은 스포츠 종목으로 변해 간 것도 무기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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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8화

백진아는 총알의 생김새를 그림으로 그렸지만, 내부 구조나 작동 원리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 일은 공부에 맡겨 연구하게 했다.그리고 그녀는 공간으로 들어가 약산의 늑대들을 모조리 잡아다 집중 훈련을 시작했다. 앞으로 경찰견처럼 쓸 생각이었다.연청리는 뱀이나 벌레, 쥐 같은 동물을 길들이는 데 누구보다 능숙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늑대를 길들이는 데도 일가견이 있었다. 그래서 이 일은 그녀에게 맡겼다.백진아는 늑대들에게 냄새를 익히게 하려고 아편과 마약 같은 것도 조금 준비했다.한편, 연천능은 육부와 내각의 관리들을 불러 모아 화승총 개발 문제와, 외국인이 량월에서 지켜야 할 법규와 세금 규정을 만드는 문제를 논의했다.다음 날, 연천능은 조회가 열리는 건곤전에서 외국 사절단을 맞이했고, 정오에는 연회를 열어 그들을 환영했다.각국 사절들은 낯선 대륙을 처음 찾은 터라, 분위기를 살피고 길을 터 보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각국에서 지위가 높은 인물들은 오지 않았다.연천능은 뢰십일과 어성에게 그들을 데리고 경성 곳곳을 구경시켜 주라고 했고, 지위 높은 공신이나 귀족을 따로 붙이지는 않았다.행림후부로 돌아온 고지행은 그제야 마음이 편해졌다.그는 침상 위에 팔다리를 쭉 뻗고 대자로 드러누워 감탄했다.“역시 집이 최고야!”공간도 좋긴 했다. 영기가 가득하고 경치도 아름다웠지만, 아무리 좋아도 남의 집이었으니 마음 편히 지낼 수가 없었다.이유니가 옷을 옷장에 넣으며 맞장구를 쳤다.“그러게요. 둘이 있을 때도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편하지가 않았어요.”고지행은 벌떡 일어나 앉더니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너, 너 또 함부로 굴지 마라. 내 몸은 아직 멀쩡하지 않아. 기운도 없단 말이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처음부터 끝까지 네가 다 했으면서 뭐가 편하지 않았다는 거야? 난 거의 강제로 당한 기분이었다고!’이유니는 고개를 돌렸다. 그가 마치 색마라도 경계하듯 자신을 보고 있자,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무슨 생각을 하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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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9화

빙산처럼 차갑고 위엄 있던 무제 폐하가, 억울하면서도 잔뜩 기대하는 새끼 늑대 같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백진아는 마음이 사르르 녹아, 손을 뻗어 그의 옷깃을 풀었다.“어머니!”그때 보아가 자현을 데리고 들어왔다.“자기 전에 이야기해 주세요.”두 아이의 얼굴은 앳되고 예뻤으며, 새까맣고 커다란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났다. 보아는 백진아를, 자현은 연천능을 닮았다.하지만 지금 연천능에게 아이들은 그저 방해꾼일 뿐이었다. 그는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가서 자거라!”‘아비 일을 방해하지 말란 말이다!’그러나 보아와 자현은 돌아가기는커녕 오히려 침상 위로 기어 올라왔다.“아버지,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으세요? 어디 아프세요?”보아는 곧바로 꼬마 의원으로 변신해, 작은 손을 내밀어 연천능의 맥을 짚었다.연천능은 평소에도 딸의 ‘임시 환자’ 노릇을 자주 해 주었기에, 이번에도 그러려니 하고 내버려 두었다. 겸사겸사 딸의 의술이 얼마나 늘었는지도 볼 생각이었다.어차피 독은 이미 풀었고, 영천수와 옥봉의 꿀까지 마신 뒤였다.보아는 작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더니 말했다.“위장이 상한 것 같아요. 요 며칠 너무 피곤하셔서 입맛도 없으셨던 거예요?”백진아는 흐뭇하게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아버지가 독에 당하셨단다. 독은 풀었지만, 위장과 식도가 상하셨어.”보아는 얼른 연천능의 손을 주물렀다.“아버지, 제가 혈 자리를 눌러 드릴게요.”연천능은 흐뭇하게 웃었다.“역시 우리 딸밖에 없구나. 딸은 아버지의 작은 솜옷이라더니, 정말 따뜻해.”한편, 자현은 백진아의 품에 파고들어 젖을 먹고 있었다. 쪽쪽 소리를 내며 젖을 빨던 자현은 누나가 칭찬받는 소리에 커다란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렸다.그러더니 백진아의 옷깃 속에 넣었던 통통한 손을 얼른 빼고, 연천능 곁으로 기어가 조그만 주먹으로 아버지의 어깨를 두드리기 시작했다.손길은 말랑말랑하고 힘도 없었다. 어깨를 두드리는 솜씨도 서툴렀지만, 그 작은 행동 하나에 연천능은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가슴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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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0화

연천능은 백진아의 손을 잡아 자기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이 지경까지 오고 나니, 이제는 힘들다는 생각조차 안 드는구나. 아이들도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으니... 이번 일만 마무리되면 당신과 아이들 곁에 있으면서 제대로 챙겨 주마.”“네!”백진아는 그의 가슴에 손을 얹은 채 힘차게 뛰는 심장 소리를 느꼈다.연천능은 몸을 돌려 그녀를 마주 보았다. 깊고 수려한 눈동자에는 행복과 만족감이 가득했다.“내 곁을 지켜 주고 믿어 줘서 고맙구나. 이렇게 사랑스럽고 영리한 아이를 둘이나 낳아 줘서 고맙고.”백진아는 그의 품에서 편한 자세를 찾아 누우며 부드럽게 웃었다.“아이를 낳은 데는 당신 공도 있잖아요.”연천능이 낮게 웃었다.“그렇다면 앞으로 공을 더 많이 세워야겠군!”말을 마친 그는 몸을 뒤집어 백진아를 아래에 눕히고 옷깃을 풀어 헤치더니, 푸짐한 만찬을 즐기기 시작했다...오늘은 백근당이 경성으로 돌아오는 날이었다. 그는 은빛 갑옷을 입고 준마에 올라 위풍당당한 모습을 뽐냈다.주력 부대는 성 밖에 남아 경계를 서고 있었지만, 정예 친위병 2천 명을 이끌고 성안으로 들어오는 행렬만으로도 충분히 장관이었다.백진아는 보아와 자현, 낙우진, 그리고 평이와 안이를 데리고 궁벽 위 망루에 올라 망원경으로 구경했다.백근당의 귀환을 보러 나온 백성은 서양 사절단이 들어오던 날보다 훨씬 적었다. 아무래도 경성 분위기가 너무 살벌한 탓인 듯했다. 그래도 거리의 가게와 주루에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몸을 내밀고 행렬을 구경하고 있었다.보아는 신이 나서 펄쩍펄쩍 뛰며 외쳤다.“외할아버지! 외할아버지 진짜 멋져요! 신선처럼 늠름하세요!”“신선이라는 말도 아는구나.”백진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녀의 아버지는 정말 잘생겼다.중후하고 침착한 중년의 미남 장수가 갑옷을 입고 준마에 오른 모습은, 서슬 퍼런 기세를 내뿜는 젊은 장수와는 또 다른 위엄이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크리스마스트리 같은 사람이 찻집 2층 창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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