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apítulo 1531 - Capítulo 1540

1546 Capítulos

제1531화

오싹한 느낌에 소춘영은 심장이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아…아악...”그러다 문득 무진의 차갑고 수려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지붕 위는 평지와 달리 약했다. 소춘영이 그대로 지붕에 떨어졌다면, 그 엄청난 무게에 지붕이 내려앉았을지도 몰랐다.그래서 무진은 몸을 날려 그녀를 받아 내려 했다.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임무뿐이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소동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에, 다른 건 떠올릴 겨를이 없었다.그런데 손에 말랑한 살덩이가 닿는 순간, 남녀유별이라는 말이 번뜩 떠올랐다.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잠깐 당황한 사이 균형을 잃은 그는 그대로 지붕 위에 벌렁 드러누웠다. 그리고 소춘영에게 제대로 깔려 버렸다!“으악! 악!”무진은 그녀에게 깔려 하마터면 똥을 지릴 뻔했다. 크게 소리라도 지르려는데, 말랑하고 부드러운 입술이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무진과 소춘영은 동시에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찌나 놀랐는지, 두 사람 다 눈동자가 가운데로 몰려 사팔뜨기처럼 보일 정도였다.먼저 정신을 차린 건 무진이었다. 그는 비명을 지르며 소춘영을 밀어냈다.하지만 이곳이 지붕 위라는 걸 깜빡하고 말았다. 지붕은 비스듬히 기울어 있었기에, 밀려난 소춘영은 데굴데굴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대로 두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칠 판이었다.무진의 눈에 난처한 기색이 스쳤다. 그는 황급히 앞으로 몸을 던져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았다.소춘영은 식은땀을 흠뻑 흘리며 무진의 손을 꽉 움켜잡았다.“이, 이 색마! 손 놓지 마세요! 제발 저 좀 살려 주세요!”무진은 할 말을 잃었다.손을 놓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당장 발로 걷어차 지붕 아래로 떨어뜨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그의 순결을 이 여자가 완전히 망쳐 놓았다!‘차라리 이 뚱뚱한 여자가 그냥 떨어져 죽었어야 했는데!’백근당이 병사들을 이끌고 지나가고, 거리에서 더는 소란이 없을 거라는 게 확인된 뒤에야, 근처에서 경계하던 암위들이 다가와 무진을 구해 주었다.그사이 소춘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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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2화

의식을 간소화하고 안전을 챙기는 동시에 비용도 아끼기 위해, 개조 대전과 황후 책봉식, 태자 책봉식을 한꺼번에 치르기로 했다.어차피 량월에 있을 때 황후 책봉식과 태자 책봉식은 이미 치렀으니, 이번에 형식적인 절차만 다시 밟고 천하에 널리 알리면 그만이었다.이른 아침, 아직 동이 트기도 전이었다. 백진아와 연천능은 일어나 목욕을 하고 예복으로 갈아입은 뒤, 단정하게 몸단장을 마쳤다.그런 다음 팔다리를 쭉 뻗고 곤히 자던 자현을 깨워 배불리 먹였다. 잠에서 깬 아이가 부리는 투정을 달래 가며 예복을 입히고 단장까지 마쳤다.붉은 비단에 밝은 금실로 수를 놓은 아기용 조복을 입히자, 아직 한 살도 안 된 아기에게서도 제법 고귀하고 위엄 있는 기품이 풍겼다.연천능이 자현을 안고 말했다.“우리는 먼저 태묘에 갈 테니, 당신과 보아는 조금 있다가 곧장 천단으로 오면 돼.”자현은 아직 잠이 덜 깬 채였다. 그는 작은 주먹으로 눈을 비비며, 앳된 목소리로 훌쩍이듯 말했다.“안 갈래요. 어머니, 안아 주세요.”백진아가 아이를 달랬다.“자현아, 착하지. 오늘 얌전히 말 잘 들으면 나중에 감자튀김 만들어 줄게. 어때?”평소 백진아는 감자튀김 같은 튀김을 잘 먹이지 않았지만, 자현은 감자튀김을 무척 좋아했다.“싫어요. 어머니, 젖 먹을래요.”자현은 입을 삐죽 내밀더니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연천능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그는 꾹 참고 아이를 달랬다.“오늘 얌전히 말 잘 들으면, 아기 호랑이를 한 마리 주마.”자현의 눈이 반짝였지만, 여전히 내키지 않는 눈치였다. 연천능은 한술 더 떴다.“말도 태워 주고, 작은 활도 만들어 주마.”자현은 입술을 꾹 다물고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더니,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연천능은 백진아의 뺨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걱정하지 말거라.”말을 마친 그는 자현을 안고 위풍당당하게 걸어 나갔다. 태자를 데리고 태묘에서 조상께 제사를 지낸 뒤, 천단에서 천지신명께 제를 올려야 했다.여인은 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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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3화

흠천감 감정이 곧바로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외쳤다.“해가 구름바다 위로 떠오르니, 더없이 길한 징조입니다! 하늘이 폐하를 인정하신 것이니, 백성들의 큰 복입니다!”신하들도 황급히 무릎을 꿇고 일제히 외쳤다.“하늘처럼 크나큰 복을 누리시고, 만백성에게 은혜를 베푸소서! 만세, 만세, 만만세!”“황후 마마, 천세, 천세, 천천세!”연천능은 태감에게 황후 책봉 조서를 읽게 했다. 조서는 무척 길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백진아를 칭송하는 미사여구로 가득했다.백진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동쪽 하늘에 먹구름처럼 새까만 무언가가 몰려오고 있었다.하늘을 뒤덮고 해마저 가릴 기세였다.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보니, 놀랍게도 수천, 수만 마리가 떼 지어 날아오는 까마귀였다!까마귀는 불길한 새로, 죽음과 어둠을 상징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길조라고 떠들어 댔는데, 이제 까마귀 떼가 해를 가리려 하다니. 하늘이 경고를 내린 흉조라고 하기 딱 좋았다.‘하, 정말 치밀하게도 준비했네!’연천능도 그 광경을 보았다. 순간 그의 눈빛이 매서워지더니, 백진아를 바라보았다.백진아는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내고 까마귀 떼를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정신을 집중해 까마귀들을 모조리 공간으로 거두어들였다.동쪽 하늘 어딘가에서 까마귀가 끊임없이 날아올랐다. 하지만 백진아의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문제는 거리가 너무 멀고 까마귀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었다. 백진아는 점점 힘에 부쳤다.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식은땀이 줄줄 흘렀으며, 눈앞이 몇 번이고 캄캄해졌다.연천능은 그녀 곁으로 한 걸음 다가가 뒤에서 허리를 받쳐 주었다. 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은 것이냐?”백진아가 대답했다.“괜찮아요. 거리가 너무 멀어서 그래요.”연천능이 무겁게 말했다.“몸부터 챙기거라. 무슨 일이 생겨도 수습할 방법은 있으니.”백진아는 눈을 감고 잠시 숨을 고른 뒤 말했다.“오늘만큼은 아무한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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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4화

자현은 피곤한 데다 배도 고프고 졸렸다. 그는 백진아의 품으로 파고들어 젖을 쪽쪽 빨더니, 먹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보아는 오늘 세상 구경을 제대로 한 덕분인지 정신이 말똥말똥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어찌나 신이 났는지 몰랐다.그러다 백진아의 안색이 좋지 않은 걸 보더니, 곧바로 장난을 멈추고 걱정스레 물었다.“어머니, 안색이 안 좋으세요. 어디 편찮으세요?”백진아는 웃으며 보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괜찮아. 날이 너무 덥고 피곤해서 그래.”보아는 세상 걱정을 혼자 다 짊어진 사람처럼 한숨을 내쉬었다.“아이고, 어머니가 너무 긴장하셨나 봐요.”백진아는 그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어서 가서 옷 갈아입혀 달라고 하렴. 조금 있으면 또 궁중 연회에 가야 하잖니.”백진아가 그리 나빠 보이지 않자, 보아는 현우에게 옷을 갈아입혀 달라고 했다.백진아는 곤히 잠든 자현을 공간에 눕혀 두고, 연회에 입고 갈 황후 예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런 다음 보아를 데리고 연회장으로 향했다.이번 궁중 연회는 조금 특별했다. 서양 사람들이 참석한 덕분에 이국적인 분위기가 더해졌다.서양인들도 악사와 무희들을 데려왔다. 서양 악기를 연주하고 서양 춤을 선보이니, 신기하면서도 꽤 재미있었다.특히 오래된 피아노를 보자, 백진아는 또다시 시공간을 넘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오늘 같은 자리에서는 누구도 감히 소란을 피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전각 밖의 어림군과 어둠 속에 숨은 암위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전각 안에서 시중드는 궁녀와 태감들조차 모두 신분을 숨긴 고수들이었다. 탁자마다 한 명씩 서 있다가, 누구든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면 일단 죽이고 보는 것이었다.이번에 연천능은 그야말로 물 샐 틈 없이 경계했다.연회가 끝나자, 연천능은 백진아와 함께 기봉궁으로 돌아왔다.연천능이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보아는 어디 있느냐?”백진아가 대답했다.“낙우진, 평이, 안이, 그리고 어린 시종들 몇이랑 신나게 놀고 있어요. 고지행이랑 뢰십일 일행이 지켜보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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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5화

그러면서 그는 백진아가 안고 있는 자현을 바라보았다.대전에서도 자현을 보긴 했지만, 너무 멀어서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가까이에서 보니 뽀얗고 예쁜 게 단번에 마음에 쏙 들었다.백근당이 웃으며 말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태자 전하가 이렇게나 컸군요. 폐하를 쏙 빼닮으셨습니다.”자현은 백근당을 이미 잊어버렸지만, 낯을 가리지는 않았다. 새까맣고 동그란 눈을 크게 뜨고 신기하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한 달만 조금 더 지나면 돌이에요.”연천능을 닮은 외손자를 백근당은 감히 안아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상대는 태자였으니, 군신 간의 예법을 지켜야 했다.연천능이 자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앉아서 이야기합시다.”“감사합니다, 폐하!”백근당과 백경패는 감사 인사를 올린 뒤 자리에 앉았다.연천능은 사람을 시켜 차와 다과를 내오게 했다. 몇 사람은 가볍게 안부를 나눈 뒤, 군영과 전황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전함을 만들고 병사를 늘리는 문제가 나오자, 백근당이 입을 열었다.“예전에 대량은 병력을 채운다며 징병을 하고 장정들을 강제로 끌어갔습니다. 이미 나이가 맞는 사내의 칠팔 할이 끌려간 상태입니다. 량월국은 해안선이 길고, 남부와 동부가 모두 바다에 접해 있습니다. 새로 수군을 모집한다 해도 필요한 병력을 채우기는 어려울 겁니다. 저는 옥대하를 따라 진군해 오면서 옛 대량의 군대를 상당수 귀순시켰습니다. 지금 병력이 이십만까지 늘었으니, 이들을 그대로 수군에 넣으면 될 것 같습니다.”연천능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하지만 승은후는 수전에 능하지 않으시잖습니까?”백근당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신은 오랫동안 전장을 누볐습니다. 이제는 경성에 머물며 한가로운 후작으로 지내고 싶습니다. 손주들이나 돌보고, 묵은 상처도 치료하면서요.”병권을 내려놓겠다는 뜻이었다.백근당은 평민 출신 장군이었다. 지금 자리까지 오르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그는 백씨 가문을 부유하고 번성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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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6화

백근당은 얼굴에 드러난 기대감을 조금도 감추지 않았다. 연천능은 그보다 훨씬 속이 깊은 사람이기에, 그 앞에서는 괜히 속내를 감추기보다 솔직하게 대하는 편이 오히려 나았다.연천능이 말했다.“연경곤이 죽었으니 북량은 힘이 약해졌습니다. 새 황제도 아직 어리니, 지금이야말로 기세를 몰아 밀어붙일 때지요. 원래는 백 대장군에게 군대를 맡겨 북쪽으로 계속 영토를 넓히게 할 생각이었습니다. 전쟁터에서는 부자가 함께 싸운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승은후를 정북 대원수로, 백경패를 부장으로 삼겠습니다. 백씨 가문의 친위군 이만 명에, 경성 교외 군영에서 병사 십만 명을 더 뽑아 이끌고, 짐을 위해 영토를 넓혀 주세요.”백씨 가문이 대량에 숨겨 두었던 병사 이만 명은 가문에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자들이었다. 다른 군대에 넣어 봤자 쉽게 섞이지 않을 터였다. 그러니 차라리 백근당 부자가 직접 이끌게 하는 편이 나았다.이는 백근당에게 지금 거느린 이십여만 병력을 내려놓고, 백경패와 함께 십이만 명을 이끌고 전쟁에 나서라는 뜻이었다. 그중 이만 명은 백씨 가문의 병사였고, 나머지 십만 명은 연천능의 병력이었다.기존의 이십여만 대군은 해체되어 해안 도시와 국경의 섬들로 흩어 배치될 것이었다.그중에 백근당에게 충성하는 병사들이 남아 있다 해도,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으니 연락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군영의 장수들이 끊임없이 자기 사람으로 끌어들이려 할 테니, 시간이 지나면 충성심도 점점 옅어질 터였다.군대라고 다를 건 없었다. 서로 속이고 견제하며, 암투를 벌이고 파벌을 짓는 건 조정 못지않게 치열했다.경성에서 한가롭게 노후를 보내는 것에 비하면, 백근당은 이 정도로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계속 군대를 이끌고 전장을 누빌 수 있을 뿐 아니라, 목숨 바쳐 충성하는 병사 이만 명도 여전히 백씨 가문 손에 남아 있지 않은가?백근당은 감격해서 서둘러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폐하께서 이토록 믿고 아껴 주시니 황공할 따름입니다. 나라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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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7화

백진아는 작은 상자 하나를 그에게 건넸다.“이건 아버지께 드리는 선물이에요.”“이게 뭡니까?”백근당은 상자를 받아 열어 보았다. 안에는 금으로 만든 회중시계가 하나 들어 있었다. 그는 황송하다는 듯 말했다.“이건 서양 사람들이 연회에서 폐하와 황후 마마께 바친, 시간을 알 수 있는 물건 아닙니까? 이렇게... 뜻깊은 물건을 어찌 감히 받겠습니까?”두 개가 한 쌍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하나는 황제에게, 하나는 황후에게 바친 것이었다.그런데 그중 하나를 자신에게 주다니,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가?연천능이 말했다.“짐이 받은 건 공부 장인들에게 뜯어 보게 할 생각입니다.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면 되지요.”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머지않아 누구나 이걸 쓰게 될 거예요. 흐린 날이나 밤에도 정확하게 시간을 알 수 있지요. 쓰는 법도 상자 안에 넣어 뒀어요.”그러고는 회중시계를 보여 주며 설명서 내용을 다시 한번 말로 일러 주었다.백근당이 웃으며 말했다.“듣고 보니 모래시계나 해시계보다 훨씬 편하겠습니다.”백진아가 말했다.“아버지처럼 밖에서 병사를 이끌고 싸우시는 분께 제일 쓸모 있을 거예요.”백근당은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눈시울이 시큰해졌다.“황후 마마, 감사합니다.”백진아는 친딸보다 훨씬 철이 들고 세심했으며, 그를 대하는 마음도 진심이었다. 그는 원래의 딸이 저세상에서나마 잘 지내고 있기를 바랐다.백근당과 백경패를 배웅하고 나자, 자현이 연천능의 다리를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통통하고 발그레한 얼굴을 치켜들고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아버지, 호랑이! 활!”연천능은 웃음을 터뜨렸다.“요 녀석, 조그만 게 기억력은 좋구나!”아기 호랑이와 작은 활은 진작 준비해 둔 것이었다. 자현은 그것들을 보자마자 홀딱 반했다. 커다란 고양이만 한 아기 호랑이의 목줄을 잡고 작은 활을 어깨에 멘 채, 어찌나 의기양양하던지!백근당은 병력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병부와 황제의 조서를 받아 들고, 궁을 나서자마자 호부와 병부를 찾아가 군량과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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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8화

명문가의 적장자와 적장손은 가문의 번영을 책임져야 했기에, 어릴 때부터 온 집안이 힘을 모아 키우는 것이 보통이었다.누리는 영광이 클수록 짊어질 책임도 무거운 법이었다. 백명운 역시 앞으로 가문을 이끌어 가야 할 운명이었다.다행히 백근당은 평민 출신 장군이었고, 백씨 가문은 이제 막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 참이었다. 오랜 세월 뿌리를 내린 명문가들처럼 복잡하게 얽힌 관계도 없었으니, 그들보다는 부담이 덜했다.백진아는 옥패 하나를 들고 백명운을 어르며 말했다.“적장손이니 책임이 막중하긴 하겠지요. 아버지 말씀이 옳아요. 글을 배울 나이가 되면 궁으로 보내 태자와 함께 공부하게 하세요.”이로써 백명운은 태자의 곁에서 함께 공부하는 반독으로 정해진 셈이었다. 장차 태자를 보좌하는 중요한 신하가 될 것이고,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정까지 더해져 두 사람의 사이도 더욱 끈끈해질 터였다.명주 공주가 기뻐하며 말했다.“황후 마마, 정말 감사합니다!”백영아가 백난씨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눈짓을 보냈다.그러나 백난씨는 눈을 내리깔고 시선을 피하며, 전혀 눈치채지 못한 척했다.백영아는 답답하기 그지없었고, 한편으로는 배알이 꼴렸다. 그녀는 날카롭고 얄미운 목소리로 말했다.“황후 마마, 셋째 오라버니 부인도 아이를 가졌어요. 그 아이도 나중에 황자의 반독이 될 수 있을까요?”질투는 사람을 추하게 만드는 법이었다. 백영아는 얼굴까지 일그러뜨리며 비꼬듯 말했다.백진아는 백영아가 미친 건 아니라도 정상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아들일지 딸일지에 따라 다르지. 아직 그런 걸 생각하기엔 너무 이르다.”백영아는 거절을 못 알아들은 건지,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건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황후 마마, 거절하시려고 핑계 대시는 거 아니에요? 똑같은 서출인데, 왜 대우가 이렇게 달라요?”백진아의 얼굴이 차갑게 굳으며 위엄 있는 기세가 흘러나왔다.“너, 머리라도 다쳤느냐? 경패 오라버니는 이미 어머니 앞으로 호적에 올랐으니 적자다.”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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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9화

원래는 음식까지 대접할 생각이었지만, 이 지경이 되고 보니 백영아를 죽이지 않은 것만 해도 백진아로서는 꽤 참은 셈이었다.그렇다 해도 하사품을 줄일 수는 없었다. 체면이 걸린 일이었기 때문이다.백영아는 여전히 소란을 피우려 했다. 하지만 백진아의 차갑고 살벌한 눈빛과 마주치자, 겁을 먹고 더는 입을 열지 못했다.명주 공주가 일행을 이끌고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 인사를 올렸다.“황후 마마, 하사품 감사합니다.”백진아는 손을 내저었다.“이만 가 보세요.”“물러가겠습니다!”일행은 대전을 빠져나갔다.기봉궁을 나서자마자 백영아는 백난씨를 차갑게 몰아붙였다.“쓸모없긴! 아무리 도와줘도 소용이 없네! 우리 오라버니는 어쩌다 언니 같은 무능한 여자를 부인으로 맞았는지 몰라요? 정말 재수도 없지!”명주 공주가 목소리를 낮춰 차갑게 꾸짖었다.“입 다물어!”백영아는 흠칫 몸을 떨더니, 눈을 내리깔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아직 여름이 오기 전이라 날씨는 그리 덥지 않았다. 궁 안의 꽃과 나무는 모두 백진아의 공간에서 옮겨 심은 것들이라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고, 꽃과 잎의 빛깔도 유난히 선명하고 고왔다.푸른 나무와 붉은 꽃 사이로 연천능이 맞은편에서 걸어왔다.그는 훤칠하고 곧은 체격에 이목구비가 수려했다. 밝은 금빛 용포를 입고 있었는데, 하늘로 날아오르는 용과 구름 무늬가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옷자락 가장자리는 검은 실과 금실로 수를 놓아, 위엄과 고귀함이 한층 돋보였다.무엇보다 천하를 호령하는 패왕의 기세가 출중한 외모를 더욱 빛나게 했다.그 모습을 본 백영아는 심장이 쿵쿵 뛰었고, 두 눈에 하트가 떠올랐다.명주 공주는 그녀를 잡아끌고 길가 한쪽으로 비켜서서 무릎을 꿇었다.“폐하를 뵙습니다.”그런데 백영아는 눈알을 굴리더니, 오히려 길 한복판에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외쳤다.“폐하를 뵙습니다!”명주 공주가 다시 잡아끌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명주 공주는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연천능은 열 걸음쯤 떨어진 곳에서 걸음을 멈추고, 눈앞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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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0화

명주 공주 일행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백영아만이 아니었다. 백씨 가문 안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고, 갖은 수를 써서 백씨 가문에 아부하는 자들도 똑같은 말을 늘어놓곤 했다.명주 공주는 공주로 자란 만큼, 신하의 공이 너무 커서 군주를 위협하거나 외척의 세력이 지나치게 커지면 어떤 끝을 맞는지 잘 알고 있었다.연천능의 차가운 눈동자에 사나운 기색이 일렁였다. 그는 명주 공주에게 말했다.“돌아가서 네 동생이 한 말을 백 장군에게 한 글자도 빠짐없이 그대로 전하라!”말을 마친 그는 백영아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그녀를 비켜 기봉궁으로 향했다.백영아는 가슴이 철렁했다. 그녀의 눈에 순간 분노가 스쳤다. 그녀는 눈을 번뜩이더니, 연천능이 곁을 지나가는 순간 “어머나!” 하고 교태 섞인 소리를 내며 연천능에게 몸을 던졌다.뢰항이 앞으로 나서 그녀를 덥석 붙잡았다. 그는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왜 이러십니까? 제 품에 뛰어드시는 걸 보니, 저한테 시집오고 싶으신 겁니까? 이 몸은 대를 이을 수 없는 몸이라, 아가씨께서 감당하시기 어려울 텐데요.”백영아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그를 힘껏 밀쳐 냈다. 다시 연천능을 돌아보니, 그는 이미 저만치 멀어져 있었다.그녀는 하는 수 없이 뢰항에게 독기를 품고 쏘아붙였다.“흥! 대도 못 잇는 환관 주제에 감히 승은후부 아가씨를 넘봐?”뢰항은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걸음을 옮겨 연천능을 뒤쫓았다.명주 공주도 아무 말 없이 백영아 일행을 데리고 궁을 나섰다.연천능의 눈에 노기가 서린 걸 본 백진아는 영천수를 한 잔 건네며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 누가 폐하 심기를 건드렸어요?”연천능은 속으로 의아했다. 그는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는데, 부인은 어떻게 얼굴만 보고 화가 났다는 걸 알아챈 걸까?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다 당신의 그 잘난 서출 동생 때문이지.”백진아의 미소가 굳었다.“백영아를 만났어요?”연천능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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