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의 모든 챕터: 챕터 391 - 챕터 400

592 챕터

제391화

백진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녀는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았지만, 누군가 먼저 시비를 걸어온다면 결코 봐줄 생각은 없었다.백진아는 담담하게 말했다.“창평 군주, 이곳엔 태자비, 왕비, 공주님들이 계십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군주께서 벌을 줄지 말지를 결정할 자격이 없는 것 같습니다.”그러자 창평 군주는 억울한 척 눈을 깜빡였다.“그래도 난 군주의 신분이라, 너 같은 장군의 딸보다 지위가 높지 않으냐? 해마다 늦게 온 사람이 벌받는 것이 규칙이다. 난 그저 규칙대로 말했을 뿐이야.”그녀는 득의양양했고 오만했으며, 백진아를 바라보는 눈빛도 더러운 물건을 보는 것처럼 경멸의 빛이 가득했다.유여매는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가볍게 기침을 두어 번 하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 시회에서의 벌이란, 그저 장난일 뿐이지… 조옥에 가두는 것도 아니고…”유여매의 말은 모두에게 백진아가 조옥에 갔던 적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이곳은 여자에게 유독 가혹했다. 감옥에 다녀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명성을 완전히 잃을 수 있었다.역시나 사람들이 백진아를 바라보는 시선은 미묘하게 달라졌다.전 능왕비와 현 능왕비의 대결이라니? 다들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듯한 분위기였다.백진아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조옥도 사실 그렇게 무서운 곳은 아닙니다. 금의위는 착한 백성을 억울하게 만들지 않지요. 보시다시피, 저도 이렇게 멀쩡히 나오지 않았습니까? 참, 제 여동생 비아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서 백가에서 이미 경조부윤에 고발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비아가 궁에서 정조를 잃은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날 대체 누가 비아를 범했는지, 금의위가 나서서 조사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백진아의 말에 사람들은 그날 백비아와 유여매가 순결을 잃었던 사건을 떠올렸다.이 자리에는 그날 현장에 있던 아가씨와 공자가 꽤 많았다.그때 유여매는 처참한 몰골로 나타나, 함께 한 사내가 능왕이라고 단정 지었다. 하지만 능왕은 옷매무새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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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창평 군주는 깜짝 놀라 얼굴빛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냐!”백진아는 입가를 살짝 올리며,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아무것도 아닙니다. 그저 분수는 알고 살라는 뜻이죠.”“네가 이리저리 사내를 홀려놓고, 어찌 남을 모함하는 것이냐?”창평 군주는 분노에 치를 떨며 말했지만, 눈빛은 불안하게 흔들렸다.백진아는 ‘다 알고 있잖아’라는 표정을 지었다.“창평 군주, 부끄러워서 화가 난 것입니까? 사내를 두셋이 아니라 서넛은 상대했나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 번 넘게 아이를 없앴을까요?”“어머!”사람들 사이에서 큰 소란이 일었다. 다들 착잡한 눈빛으로 창평 군주를 바라보고 있었다.아직 혼담도 오가지 않은 창평 군주가 여러 번 낙태했다니?자세히 보니… 왠지 모르게 처녀보다는 부인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았다.창평 군주는 당황함을 금치 못했고, 분노와 초조함이 뒤섞인 목소리로 외쳤다.“백진아!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거라! 백비아는 사람들 앞에서 남자와 추잡한 짓을 했고, 너도 고지행과 몰래 어울려 다니지 않았느냐? 네 어미는 너를 살리겠다고 폐하를 꼬드겨… 으읍…”유여매가 급히 그녀의 입을 막으며 다급하게 경고했다.“말조심하거라!”황제와 관련된 일은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건 목이 날아갈 죄와도 같았다. 아가씨와 공자의 눈에 호기심의 빛이 번쩍이고 있었다.‘올해 시회는 정말 볼거리가 넘치는구나.’그와 반면, 태자비의 안색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연천능은 태자와 가까운 사이였다. 한쪽은 그의 현 왕비, 한쪽은 아직 인연이 남아 있는 전 왕비였다. 이 상황에서 그녀는 누구 편을 들어야 할까?백진아는 차갑게 창평 군주를 바라보았다. 상대가 죽음을 자초했으니, 더는 봐줄 필요가 없었다.그녀는 당당하게 팔을 들어 올려, 선명한 수궁사를 드러내 침착하게 말했다.“제 결백을 굳이 증명해야 합니까? 창평 군주야말로 여러 번의 낙태로 몸을 상하지 않았습니까? 다시 회임할 수 있을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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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그것은 미래의 첨단 의료 시스템으로 진단한 것이었기에, 백진아는 이미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창평 군주, 이런 하찮은 속임수를 쓰시다니. 굳이 궁에서 몸 검사를 전담하는 마마가 나서지 않아도, 제가 바로 가짜 수궁사를 폭로할 수 있습니다!”창평 군주는 오만하게 웃으며, 손수건에 물을 묻혀 수궁사를 문질렀다.“자, 지워지지 않으니, 이것은 진짜다. 그려 넣은 게 아니란 말이다.”다들 창평 군주의 수궁사가 물로도 지워지지 않는 것을 보고, 더욱 그녀를 믿게 되었다.백진아는 비웃듯 웃으며 말했다.“그럼, 술로 닦을 용기는 있습니까?”창평 군주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날카롭게 소리쳤다.“난 폐하께서 친히 봉한 군주다! 그런데 왜 너처럼 버림받은 여인의 말을 들어야 하느냐?”백진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태자비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태자비 마마, 창평 군주는 백가의 여인을 모욕했습니다. 저는 이를 결코 참을 수 없습니다. 궁의 검신 마마를 불러 조사하게 해 주십시오. 도대체 누가 문란하고 천한 여자인지 밝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직접 상소문을 올려, 폐하께서 결정하시게 하겠습니다!”시회에 황제와 황후가 참석해야 했으나, 기왕의 일이 터지는 바람에 황제는 시회에 올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황후는 새로 책봉된 사재인의 거처를 마련해 주러 가 있었다.태자비는 창평 군주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창평 군주, 이미 물로도 닦아 보았으니, 술로 한 번 더 닦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유여매는 창평 군주의 반응을 보고, 상황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그녀는 창평 군주의 방탕함에 분노했고, 이런 어리석은 사람을 편으로 만든 자기 선택을 후회했다. 그렇다고 나서서 외면할 수도 없어, 그녀는 중재에 나섰다.“이렇게 함께 만난 것도 인연인데, 그렇게까지 진지할 필요가 있는가? 자, 다들 다시 시나 짓지.”백진아는 냉소하며 말했다.“어찌 감히 군주와 연을 맺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태자비 마마, 마마께서 한 번 말씀해 보십시오.”그녀에게 태자의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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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백진아는 탁자 위에 있던 찻잔을 집어 들어 창평 군주의 다리를 향해 던졌다. 창평 군주는 휘청하더니, 그대로 백진아 앞에 놓인 탁자 위로 엎어지고 말았다.백진아는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술잔에 담긴 술을 그녀가 말하는, 이른바 수궁사 위에 끼얹은 뒤,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수궁사는 바로 녹아내렸고, 붉은 먹이 팔을 따라 흘러내렸다.“어머! 정말 술로 닦이다니?”사람들이 놀라 외쳤다. 오늘의 궁연이 이렇게까지 자극적일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백진아는 창평 군주의 팔을 놓고, 슬쩍 그녀를 밀어내며 냉소했다.“어떻습니까? 마마를 불러 몸 검사를 할까요?”창평 군주는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고, 수치와 분노에 죽고 싶을 지경이었다.“백진아, 넌 끝났어! 네가 날 모함했어! 네가 한 짓에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 주겠어!”백진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제가 모함했다고요? 인증과 물증은 없앨 수 있어도, 몸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결백한지 아닌지, 검사만 해 보면 바로 알 수 있지요.”창평 군주는 체면도 신경 쓸 새 없이 바닥에 주저앉아 백진아를 향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었다.“백진아, 이 천한 계집! 네가 내 결백을 망쳤다!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반드시 널 죽일 것이다!”백진아는 겁먹은 척하며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창평 군주, 어찌 이렇게 터무니없는 모함을 하십니까? 군주의 결백을 망친 건 제가 아닙니다. 저는 여자에게 취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남의 죄까지 뒤집어쓰지도 않습니다!”다들 백진아의 말을 듣고 히죽 웃으며, 창평 군주를 향한 경멸의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유여매는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지만, 백진아가 호국공가와 철천지원수가 된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어쩌면 자기 손을 더럽히지 않아도 될지도 몰랐다.그녀는 부드럽게 태자비에게 사죄했다.“태자비 마마, 창평 군주가 감정이 격해져 있으니, 신첩이 데리고 물러나겠습니다.”태자비는 소란스러운 상황에 손을 내저었다.“데려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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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백우씨는 백경유에게 책을 읽어 주고 있었고, 적염은 백경유의 다리를 주물러 주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마치 대감의 시중을 드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었다. 그 중 특히 백경유는 푹신한 연탑에 기대어서 책조차 들 기운이 없어 보였다.그들은 그녀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적염은 “찍” 소리를 내며 그녀의 품으로 뛰어들어 응석을 부렸고, 낑낑거리며 공간으로 들어가고 싶어 했다.백진아는 인삼환 한 알을 꺼냈다. 그리고 적염에게 건네며 달래고, 연탑 옆 의자에 앉았다.백우씨는 차를 올리게 하고 하인들을 보낸 뒤에야 물었다.“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백진아는 적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궁 안에서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이야기했다. 그러고는 눈을 살짝 굴리더니, 궁금증으로 가득 찬 목소리로 물었다.“저, 음… 어머니와 폐하께서는…”백진아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고 생각했다. 창평 군주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그런 말을 지어낼 수는 없고, 분명 누군가에게서 들은 이야기일 터였다.게다가 그녀가 조옥에 갇혔을 때, 백우씨는 궁문 앞에 무릎을 꿇고 청을 올렸고, 황제는 직접 그녀를 접견하며 어의까지 불러 주었다. 그리고 조옥에서 형벌을 가하지 말라는 어명까지 내렸다.오늘 황제가 백진아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그녀를 통해 다른 누군가를 보는 듯했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쓸쓸함까지 담겨 있었다.그래서 백진아는 백우씨와 황제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고 싶었다.이내 백우씨는 얼굴을 붉히더니, 백진아를 향해 꿀밤을 때리며 매섭게 말했다.“이 못된 것! 이 어미를 뭐로 보고!”백경유는 눈빛을 반짝이더니, 핏기 없는 입술을 꾹 다물고 몰래 웃었다.백진아는 욱신거리는 뒤통수를 문지르며, 입을 삐죽 내밀고 억울한 척했다.“전 제가 밖에서 떠도는 공주인 줄 알았습니다.”백우씨는 손을 뻗어, 그녀를 한 번 꼬집었다.“이것아, 공주가 뭐가 좋다고? 자유도 없고, 남들보다 책임까지 더 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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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백경유는 백우씨의 손을 꼭 잡고, 조용히 말했다.“어머니, 어머니께는 아직 아들과 누이가 있습니다.”백진아는 팔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말했다.“자, 인생은 짧으니, 즐겁게 지내야지 않겠습니까? 자신을 위해서 마음을 쓰십시오. 자아 없이 사는 건 정말 괴로운 일입니다.”“자아?”백우씨는 잠시 넋을 잃었다.“시집을 가도 자아가 남아 있을까? 난 그래도 편하게 산 편이다. 그저 첩과 첩의 아이만 관리하면 됐으니. 어떤 여인은 친정, 시댁, 시부모, 동서까지 얽혀, 매일 싸우느라 자기 자신을 생각할 시간조차 없다.”이 시대의 여성은 삼종 사덕을 중시했고, 부모가 살아 계시면 분가하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큰 가문일수록 모두 함께 살았고, 다툼은 궁중 암투보다도 더 잔혹했다.백진아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괜찮습니다. 예쁘게 가꾸고,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여자들이 질투하고, 남자들이 눈독을 들일 정도로 행복하게 지내시면 됩니다.”백우씨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너보다도 더 답답하게 살아왔구나.”그때, 문밖에서 추월이 보고했다.“아가씨, 회춘당에서 사람을 보냈습니다. 급한 환자가 있다고 합니다.”백진아는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 말했다.“다녀오겠습니다.”백진아는 말을 마치고 급히 밖으로 나가다가,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말했다.“내일 설제국으로 떠날 생각입니다. 집에서 좋은 소식 기다리세요.”그러고는 몸을 돌려 서둘러 회춘당으로 향했다.그녀는 가는 길에 이미 환자의 상태를 들었다. 난산인 산모였고, 둔위에다 자궁문이 열리지 않아, 산모와 아이 모두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더 흥미로운 건, 그 산모가 바로 호국공이 아끼는 첩이라는 점이었다.오늘 호국공의 딸인 창평 군주와 원수가 되었는데, 뒤이어 그가 아끼는 첩이 난산으로 찾아왔다니?혹시 함정이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스승님, 오셨습니까?”고지행은 그녀를 보고 나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어서 사람부터 살리거라!”호국공은 우렁찬 목소리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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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고지행은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을 내뿜으며 말했다.“스승님이 오기 전, 이미 호국공께 도움이 되는 점과 해가 되는 점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덕분에 호국공께서 수술에 동의하셨습니다.”그는 그렇게 모든 준비를 다 마쳐 놓고, 그저 백진아만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그 말에 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휴식실로 들어가 재빠르게 수술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러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산모와 아이 중, 누굴 살려야 하는 것이냐?”고지행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아이를 살려야지요.”백진아는 그 여인이 가엾게 느껴졌다.“시작하지!”고지행은 손을 비비며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저희도 봐도 됩니까?”흔치 않은 관찰 기회였기에, 그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백진아는 말했다.“물론이다. 다른 피부를 막고, 칼이 닿을 부위만 보이도록 하마.”백진아는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수술대 앞으로 다가갔다. 산모는 필사적으로 가장자리를 붙잡고 있었고, 쓸쓸하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백진아는 산모가 아이를 살린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산모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최선을 다하겠습니다!”산모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백진아는 가볍게 한숨을 쉰 뒤, 손톱으로 마취약 가루를 조금 덜어, 그녀의 콧속에 튕겨 넣었다. 산모가 곧바로 의식을 잃자, 백진아는 그 틈을 타 정맥 주사를 놓고, 산모의 옷을 벗긴 뒤, 흰 천으로 몸을 덮었다. 그리고 수술 부위의 옷감만 가위로 잘라냈다.그 후 바깥을 향해 말했다.“이제 들어오셔도 됩니다.”옛정왕, 고지행, 정 의원은 흰 가운으로 갈아입었고, 차례로 들어왔다.고지행은 천을 보고 감탄했다.“정말 좋은 방법입니다! 역시 너무 똑똑하세요!”백진아는 설명했다.“첫째는 위생을 위해서고, 둘째는 산모에 대한 존중이다.”그녀는 침착하게 칼을 대어, 한 겹 한 겹 피부를 절개했다. 그리고 여성의 자궁 구조와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혈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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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옛정왕은 마음속으로 다시 한번 백진아의 인품에 감탄했다.백진아는 산모의 상태를 살피고, 하녀와 노파를 불러 옷을 입히게 했다. 그러고는 옷을 갈아입으러 휴식실로 들어갔는데, 안에는 연천능이 창가에 앉아서 태연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그녀는 깜짝 놀라, 이미 단추를 풀었던 흰 가운을 이내 여미며 말했다.“왜 오셨습니까?”연천능은 그녀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맞혀 보거라.”백진아는 그를 흘겨보았다.“혹시 호국공과 관련된 일입니까?”연천능은 칭찬의 뜻이 담긴 눈빛을 내뿜었다.“호국공의 첩과 아들을 살려 줬으니, 창평 군주 일로 널 괴롭히진 않을 것이다.”백진아의 눈빛이 가라앉았다.“산모의 난산이 당신과 관련이 있는 것입니까?”그녀는 자기 때문에 무고한 사람, 특히 임산부와 아이가 피해를 보는 걸 원치 않았다.“창평 군주가 한 짓이다. 나는 그저 조금 손만 봤을 뿐.”연천능의 눈빛에는 억울함이 스쳤다.백진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금 물었다.“어찌 된 일입니까?”연천능이 설명했다.“창평 군주는 궁에서 큰 모욕을 당했으니, 화풀이하고 싶었지. 호국공에게 하소연하러 가는 군주를, 첩의 마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결국 첩이 화풀이 대상이 됐고, 군주와 투닥거리며 아이까지 건드리게 됐지.”창평 군주는 호국공이 아끼는 첩과 노년에 얻은 아들을 죽일 뻔했고, 백진아가 그들을 살려냈다. 그러니 호국공도 쉽게 백진아를 죽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백진아는 호국공을 적으로 돌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혜비와 유여매가 있는 이상, 그녀와 호국공부는 적대 관계일 것이다. 다만 정면충돌을 피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백진아는 연천능이 그녀를 위해 이런 일을 해준 것에 감사하면서도, 동시에 무고한 임산부가 피해를 당한 것에 마음이 불편했다. 그녀 또한 마음이 착잡한 상태였다.“고맙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가 주시지요. 옷을 갈아입어야 합니다.”연천능은 꿈쩍도 하지 않고,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안에 속옷도 있지 않으냐? 본 적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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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연천능은 대우를 힐긋 보고는 말했다.“아이들만 그곳에서 지내는 건 안전하지 않다. 아니면, 차라리 화씨네 식구와 정평네 식구를 너에게 주는 것이 어떠냐? 집도 관리하고 아이를 돌보는 일쯤은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백진아는 정평의 아이를 제왕절개로 살려 주었고, 또 화씨네 성이를 다시 걷게 해 주었기에, 두 집안 모두 그녀에게 매우 충성스러웠다.백진아는 반사적으로 거절했다.“괜찮습니다. 백부에도 하인이 있고, 저도 하인을 몇 명 사려던 참이었습니다.”연천능은 담담하게 말했다.“너와 이 두 집안의 사이가 가깝지 않으냐? 유여매는 속이 좁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들도 능왕부에서 편히 지내지 못한다.”“알겠습니다.”이미 뢰십 일행까지 얻었으니, 백진아도 더는 사양하지 않았다.연천능은 자신의 뜻대로 되었다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말하면 그녀가 거절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유여매 이야기가 나오자, 백진아는 한 가지 일이 떠올라 추월과 대우를 내보내고 말했다.“유여매의 머릿속에도 고충이 있었습니다. 다만 폐하의 머릿속에 있는 것과는 달라요.”연천능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냐? 유여매의 머릿속에도 고충이 있다니?”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배후에 있는 사람은, 유여매가 당신과 동침할 때, 당신을 죽이게 하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연천능과 유여매가 같은 침상에 있는 장면을 떠올리자, 백진아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고, 말투에는 자연스레 질투가 섞였다.“하하!”연천능은 웃음을 터뜨렸다.“설마… 질투하는 것이냐?”백진아의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다. 그녀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진지한 이야기 중입니다!”연천능은 웃음을 거두고 차갑게 말했다.“어찌 이번엔, 웃는 내 모습이 잘생겼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냐?”지난번엔 그가 웃었을 때, 그녀가 노래까지 불러 주지 않았던가?그 말에 백진아는 할말을 잃고 말았다.‘정말 유치하긴.’그때 그에게 노래를 불러 주며 느꼈던 기쁨과 달콤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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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연천능은 연적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백진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대충 말했다.“여전히 잘생기셨어요. 다만… 점점 더 유치해지시는 것 같습니다.”그녀는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그를 방 밖으로 밀어내고는 옷을 갈아입었다.옷을 갈아입고 나와 보니, 진료실 안에 공왕이 앉아 있었고, 상 태감이 상자 하나를 들고 한쪽에 서 있었다.백진아는 그 상자를 보는 순간, 문득 무언가가 떠올라 난감한 듯 이마를 ‘탁’하고 내리쳤다.“정말 죄송합니다. 지난번에 주신 피는 확인을 마쳤습니다.”그녀는 자리에 앉으며 말을 이었다.“안타깝게도 적합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너무 바빠, 알려드리는 걸 깜빡했네요.”공왕은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그건 진작부터 짐작하고 있었다. 자, 그래서 이번엔 더 먼 친척의 피를 가져왔다.”상 태감은 상자를 안고 천천히 다가와, 히죽거리며 탁자 위에 상자를 올려놓았다.상자를 열어 보니, 적어도 백 개는 되는 병이 있었다.“알겠습니다. 결과가 나오면 바로 알려드리지요.”공왕이 손을 들자, 상 태감은 손수건을 흔들며 물러났다.백진아의 시선은 문을 나서는 상 태감의 유연한 허리에 잠시 머물렀고, 문이 닫히는 것을 지켜봤다.공왕은 그 모습을 보고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창평 군주의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호국공에게 군주를 절로 보내, 남은 생을 불경과 함께 보내는 것을 제안할 것이다.”백진아는 잠시 멍해졌다. 이렇게까지 처리하는 건, 내심 너무 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곧이어 금양 공주와 유여매의 전례를 떠올렸다. 상대를 강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도리어 화를 입는다는 걸 생각하니, 남아 있던 망설임도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 같았다.게다가 여긴 고대다. 여인이 순결을 잃었으니, 형벌을 당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백진아는 농담조로 말했다.“창평 군주가 마땅히 받아야 하는 벌이니,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공왕은 다정하게 웃었다.“호국공부야말로 너에게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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