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백진아는 팔을 등 뒤로 꺾어, 등에 박힌 암기 몇 개를 의념을 움직여 하나씩 빼냈다.그녀는 풀밭을 짚고 간신히 몸을 일으켜, 비틀거리며 영천수로 향했다. 너덜너덜해진 옷을 벗어 의념으로 쓰레기 회수 시스템에 던져 넣었다.영천수에 몸을 담그고 고개를 숙여 내려다보니, 온몸이 멍과 상처투성이였다.백진아는 입꼬리를 비틀며 자조 어린 웃음을 흘렸다. 오늘은 일부러 여장을 하고 정성껏 꾸민 뒤, 우아하게 돌아서는 장면까지 머릿속으로 그려 두었건만…결과는 결국 이 모양이었다.스스로 제 뺨을 후려친 꼴이나 다름없었다.그녀는 몸을 영천수 위에 띄운 채, 아름답고 푸른 공간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듯 보였지만,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생각으로 가득 쌓여 있었다.아이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는 공간을 나왔다.밖은 이미 희미하게 밝아 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변에는 순찰하는 병사도, 암위도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무사히 몸을 숨겨 쇄운 강가까지 이르렀고, 덩굴을 이용해 다리를 건넌 뒤 군영의 격리 구역으로 돌아왔다.“스승님!”고지행이 급히 그녀를 부축해 천막 안으로 들이고, 간이 침상에 눕혔다.그는 초조한 눈빛으로 그녀를 살피며 물었다.“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으십니까? 다치신 겁니까?”백진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히 대답했다.“괜찮다. 작은 상처일 뿐이야. 이쪽 상황은 어떠냐?”고지행은 따뜻한 물을 한 잔 따라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고충 감염의 근원은 이미 통제했습니다. 다만 발병자는 아직 계속 늘고 있습니다. 적어도 며칠은 지나야 수가 줄어들 것 같습니다.”백진아는 물잔을 받아 들고,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보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잠복기만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다.”고지행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그를… 만나셨습니까?”백진아는 고개를 숙인 채 살짝 끄덕였다.고지행의 마음에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얘기는 나누셨고요?”백진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가, 이내 다시 가로저
백진아의 온몸은 불에 덴 듯 뜨거웠지만, 마음은 오히려 점점 식어 갔다.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대체 무엇일까?혼란 속에서 그는 복수라도 하듯 거칠게 밀고 들어왔다.시간이 잠시 멈춘 것만 같았다.백진아는 번쩍 정신을 차렸지만, 끝내 그를 밀어내지는 못했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조금만 조심해 주십시오. 회임했습니다. 전하의 아이예요. 우리 아이입니다.”순간, 그는 움직였다.마치 전장을 내달리는 전마처럼 거칠고, 파도처럼 사납게….그는 백진아를 완전히 집어삼키듯 끝까지 얽혀 들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는 땀에 흠뻑 젖은 채 그의 가슴 위에 엎드려 있었다. 그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다시 숙취를 가라앉히는 약을 먹여야 하나 고민하던 순간, 그녀가 몸을 떼려 하자 그가 팔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았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꿈속을 헤매는 사람처럼 중얼거렸다.“설…아…”백진아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숨이 막힐 듯 가슴이 조여 왔다. 청력이 좋은 그녀였지만, 혹시 잘못 들은 건 아닐까 싶어 그의 차갑고 완벽한 입술만 멍하니 바라보았다.다음에는… 다음에 그 입술이 움직일 때는 “진아”라고 불러 주길 바랐다.“설…아…”그의 목소리는 나른하고도 만족스러웠다.마치 머리 위에서 벼락이 떨어진 듯했다.백진아는 넋이 나간 채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제 뺨을 세게 후려쳤다. 그리고 그의 팔에서 몸을 빼내 허둥지둥 침상 아래로 내려왔다.눈물은 나지 않았지만, 눈앞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찢어진 옷을 주워 입으려 했으나, 몸이 너무 떨려 제대로 걸치지도 못했다.그런데도 그는 계속 중얼거렸다.“설아… 설아… 설아…”그 한마디 한마디가 바늘처럼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허둥지둥 몸을 가린 채 비틀거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마치 버려진 개처럼, 버려진 임신한 암컷처럼 처참한 모습으로.열린 문 사이로 밤바람이 밀려들어와 창문과 침상 가림막을 거칠게 흔들었다.침상
연천능은 술단지를 들어 그대로 들이켰다. 너무 급하게 마신 탓인지 곧 기침을 했다.그러다가 이내 짜증이 난 듯 술단지를 바닥에 내던져 버리고 말았다.“이게 무슨 술이냐?”시녀들은 다시 겁에 질려 무릎을 꿇고 연신 죄를 빌었고, 연천능은 소매를 휘두르며 소리쳤다.“꺼져. 다 꺼져!”시녀들은 허겁지겁 기어 나가 문을 닫았다.연천능은 비틀거리며 안쪽 방으로 들어갔고, 백진아도 그 뒤를 따라 들어갔다.그는 옷도 벗지 않은 채 큰 침상 위로 몸을 내던졌다. 그러고는 한쪽 다리를 침상 밖으로 축 늘어뜨렸다.백진아는 그의 바지와 신발이 불에 타 찢어진 것을 보았다.연천능은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었지만 발음이 흐려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는 침상 위 허공을 바라보며 손을 뻗어 무언가를 붙잡으려 했지만, 끝내 힘없이 떨어뜨리고 말았다.백진아는 다가가 희미한 촛불에 기대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반쯤 어둠에 잠겨 있었고, 살짝 찌푸린 눈썹 사이에는 피로가 짙게 배어 있었다.그녀는 몸을 숙여 그를 가볍게 흔들었다.“정신 좀 차려 보세요. 물어볼 게 있습니다.”그 순간, 그의 깊고 새까만 눈동자가 그녀를 향했다. 얼음 동굴처럼 차가운 눈빛이었다.백진아는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설 자세를 취했다.하지만 그는 그저 그녀가 있는 쪽을 바라보다가, 다시 눈을 감고 낮게 욕설을 중얼거렸다.그제야 백진아는 자신이 아직 은신부를 붙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녀는 은신부를 떼어 내고, 공간에서 영천수 한 잔을 꺼내 그의 목을 받쳐 물을 먹이려 했다.하지만 그는 고개를 돌리고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물 한 방울도 넘기지 않았다.백진아는 그가 깊이 잠들었을 때조차 이를 꽉 다물고 있었다는 걸 떠올렸다.결국 그녀는 예전처럼, 물과 숙취를 가라앉히는 약을 입에 머금은 채 그의 입술에 다가갔다. 그리고 혀끝으로 그의 이를 벌려 조금씩 물을 넘겨 주었다.그의 속눈썹이 갑자기 떨리더니 미약하게 반응했다.백진아는 놀라 물러서려 했지만, 그의 혀가 그녀를
초원 위에 물건이 이것저것 어지럽게 널려져 있었다.빚은 또다시 여덟 자리 숫자로 불어나 있었다. 목록을 열어 보니… 성녀전 시녀 네 명이 다쳤고, 두 명은 죽었다는 기록이 떠 있었다.이번 벌금은 첫 번째보다 두 배로 늘어나 있었다. 같은 잘못을 여러 번 반복한 것으로 판정된 모양이었다.다행히 이번에는 수확도 적지 않았다. 뱀과 벌레, 쥐를 시스템에 팔았고, 돌아오는 길에 미종림에서 잡은 두꺼비와 도마뱀도 전부 팔아버렸다. 약초도 몇 포기만 심을 용도로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처분했다.거기에 최근 며칠 동안 만든 약과 처방, 의술을 가르친 것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공간의 적자도 전부 메울 수 있었다.게다가 이번에는 새로운 생물종을 많이 들여온 덕분에 공간에서 여러 개의 대형 보상 패키지를 지급했다. 그 안에는 최고급 단약과 귀한 약재 씨앗이 가득 들어 있었다.앞으로 금화 삼십만 개만 더 모으면 공간을 3단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백진아는 옥봉이 기존 벌들과 영역 다툼을 벌일까 봐, 일반 벌은 서쪽에 두고 옥봉은 동쪽에 두어 서로 구역을 나누게 했다.옥봉의 로열젤리와 벌꿀, 꽃가루, 벌 번데기 같은 것들은 너무 아까워서 팔지 않았다. 그건 전부 직접 쓰려고 남겨 두었다.빚이 사라지자 백진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가슴과 배를 감고 있던 흰 천을 풀어낸 뒤, 영천수에 몸을 담갔다.백진아는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며 배를 쓰다듬고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아가야, 고생했지? 며칠만 더 참아. 이제 너를 이렇게 묶어 두진 않을게.”배 속의 아이가 몸을 쭉 펴며 꿈틀거렸다. 그동안 꽤 답답했던 모양이었다.백진아는 안쓰러운 얼굴로 배를 어루만졌다.“그래, 그래. 조금 있다가 생선국 끓여 줄게.”백진아는 물고기를 키우는 곳을 바라보다가, 연꽃을 더 심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시스템에서 연꽃 씨앗을 교환해 의념으로 연못에 뿌렸다.그동안 너무 고단했던 탓에, 백진아는 영천수에 몸을 담근 채 그대로 잠들고 말았다.그때 갑자기 다급한
한참을 토해서, 이제는 거의 담즙까지 게워 낼 지경이 되었다. 토사물 속 시커먼 덩어리들이 보이자, 다시 헛구역질을 했다.더는 나올 것도 없겠다 싶어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배 속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요란한 방귀가 터져나왔다.이월은 급히 바지를 내렸고, 곧 설사가 쏟아져 나왔다.그렇게 속을 다 비우고 나니, 검은 배설물 사이로 하얀 구더기 같은 벌레들이 잔뜩 보였다.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왔을 때쯤에는 정신이 조금 돌아와 있었지만, 아직도 멍한 느낌이 남아 있었다.백진아는 탁자 위 찻잔을 들어 영천수를 한 잔 따라 건네며 말했다.“사촌 오라버니인 척하느라 말을 좀 놓았습니다. 자, 우선 물부터 드세요.”이월은 입을 헹군 뒤, 잔에 든 영천수를 단숨에 마시고 나서야 힘없이 의자에 앉아 물었다.“어쩌다 이런 일이…”낙장풍은 그녀가 제정신을 되찾은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동안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설명한 뒤,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다.“진 소협 덕분에 우리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이월은 백진아를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수줍은 기색이 어렸다. 그러다 두 사람이 입고 있는 혼례복을 보고는,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였다.백진아는 순간 당황했다.이월은 조종당하던 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기억하는 듯했다.이걸… 어떻게 수습하지?백진아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상황이 급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월 아가씨, 너무 마음에 두지는 마세요.”그러자 이월이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놀람과 슬픔, 분노와 원망이 한꺼번에 어려 있었다.백진아는 당황한 표정으로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저… 저는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네요. 인연이 있다면 다시 뵙지요. 여긴 제 친구가 운영하는 막사이니, 옷과 돈은 준비해 줄 겁니다.”이월은 자존심 강한 여협이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이었지만, 발을 쾅 구르며 등을 돌린 채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좋아요! 가시지
그녀는 미친 듯이 성녀전 쪽으로 달려갔지만, 눈앞에 펼쳐진 것은 그저 폐허 뿐이었다.오약설은 겨우 빠져나온 시녀 몇 명을 보자마자 다짜고짜 발로 걷어차며 미친 듯이 물었다.“무슨 일이냐?”시녀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채 덜덜 떨며 말했다.“저…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폭발 소리를 듣고 본능적으로 도망쳤습니다…”“쓸모없는 것들! 멍청이들!”오약설은 더 이상 고고하고 도도한 태도를 유지하지 못했다. 길거리에서 고래고래 악을 쓰는 거친 여자와 다를 바 없었다.반면 연천능의 입가에 이내 싸늘한 냉소가 떠오르더니, 미친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하하하…”그 웃음소리는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길게 메아리쳤다. 분노와 광기, 처량함과 살기가 한데 뒤섞인 웃음이었다.멀리서 그 소리를 들은 백진아는 등골이 서늘해졌다.하지만 그녀는 조금도 멈추지 않고, 자신이 왔던 길을 따라 미종림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작은 마을에 도착하자 담을 넘어 작은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그곳은 마궁의 거점이자 백경유의 영역이었다.그녀는 아직 임강성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연천능과 꼭 이야기를 나눠야 했기 때문이다.감정 문제는 이미 돌이킬 수 없어 보였지만, 우희월의 죽음만큼은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했다.안전이 확인되자 그녀는 낙장풍과 이월을 공간에서 꺼내 해독제와 영천수를 먹여주었다.낙장풍이 먼저 깨어났다. 그는 침상에서 벌떡 일어나 곧바로 방어 자세를 취했다.백진아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낙 소협, 아까는 제가 독문 비법으로 도망치느라 어쩔 수 없이 약을 썼습니다. 양해해 주세요.”낙장풍은 조금 긴장을 풀고 주변을 둘러보았다.“탈출한 겁니까? 여긴 어디죠?”백진아가 말했다.“작은 막사예요. 당분간은 안전합니다.”낙장풍은 긴장을 늦추고 백진아에게 예를 갖춰 말했다.“감사합니다, 진… 소협.”백진아는 손을 내저었다.“오약설에게 붙잡혀 온 것도 어느 정도는 저 때문이니, 그냥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낙장풍이 무언가 말을 꺼내려던 순간, 침
이 장면만 보면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백진아는 얼굴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진지했다. 게다가 강한 기세까지 내뿜고 있어, 괜히 믿음이 갔다.백진아는 옥장의 이를 하나하나 두드려 보았고, 그는 어느 이든 다 아프다고 답했다.그녀는 자신의 추측이 맞았음을 확신하고 그의 뺨을 눌렀다.“아픕니까?”옥장은 연신 신음소리를 냈다.“아, 아파! 아프다!”백진아가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이건 치통이 아니라 삼차신경통일 겁니다.”옥장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치통이 아니라고? 삼차… 뭐시기 신경은 또 무엇이냐?”
말이 입가까지 올라왔지만, 백진아는 결국 다시 삼켜 버렸다. 어떤 비밀은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을 때도 있는 법이었기 때문이다. 연천능은 그녀가 말을 꺼내려다 멈춘 걸 보고 마음이 쓰렸다. 그의 눈빛에 날카로운 빛이 스쳤다.“오늘 네가 당한 고통, 언젠가 반드시 그들에게 백 배, 천 배로 되갚게 할 것이다!”백진아는 살짝 멍해졌다. 그녀는 그가 말한 ‘그들’이 무봉을 뜻하는지, 아니면 혜비를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혜비는 그의 어머니가 아니던가?백진아가 말이 없자, 연천능은 얇은 입술을 다문 채 말없이 계속 먹여
백진아는 순간 온몸이 불타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비틀거리며 영천수 안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열기는 전혀 가시지 않았고, 오히려 온몸에 극심한 통증이 밀려올 뿐이었다. 그 고통은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뼈를 하나하나 두들겨 부수는 것 같았다.“악!”백진아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순식간에 그녀의 얼굴과 몸에서 핏방울이 배어 나오기 시작했고, 피투성이가 된 듯한 모습으로 비릿한 냄새의 혈액이 맑은 샘물을 붉게 물들이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몸을 전부 씻어내는 것이, 얼마나 큰 아픔인지… 몸을 찢어, 경맥과 뼈를 산산조각
백진아도 알고 있었다. 세상에는 불쌍한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치료할 돈이 없다고 해서 매번 의원이 약값을 대신 내줄 수도 없었고, 고아를 만날 때마다 직접 거둘 수도 없었다.고지행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냉정하지만,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이 아이를 남겨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골격이 튼튼하면, 무공을 익히는 것에 적합하니, 암위영으로 보내 암위로 키울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반쯤 죽어 가는 기형 아이는… 무상으로 살려 준 뒤, 거지에게 다시 데려가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