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서방에 모여있던 예왕과 몇몇 대신들은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지만, 섭정왕이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점점 마음이 조급해졌다.“예왕 전하, 이 섭정왕부 안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기에 조정의 일보다 더 중하단 말입니까?”예왕 또한 답하지 못하고 있자 다른 대신 하나가 입을 열었다.“이보시오, 소식이 너무 늦은 거 아니오? 아직도 모르겠소? 섭정왕께서 성으로 돌아온 그날, 왕부에 어린 공자가 태어났소. 그날 성 안 백성들마저 모두 보았지. 붉은 빛 속에 해가 솟아오르는 것은, 하늘이 내린 길한 징조라고도 하지 않소.”그 말을 들은 예왕은 미묘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허나 본왕이 알기로는, 섭정왕 숙부의 왕부에는 측비가 궁에서 태후를 모시고 있을 뿐, 다른 왕비나 첩실은 없다고 했다.”“예왕 전하, 섭정왕은 인중의 용봉 같은 인물이라 여색에 빠지진 않으나, 통방 몇은 두었을 터입니다. 성 안 사람들 모두 왕부에 자식이 생긴 일을 알고 있지요.”예왕은 아무 말없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날이 완전히 저물 무렵이 되어서야, 섭정왕은 마치 그제야 앞마당에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떠올린 듯, 관사를 시켜 손님들을 모두 돌려보내게 했다. 내일 다시 논의하자는 뜻이었다.여럿은 어쩔 수 없이 웃으며 말했다.“왕야께서 처음으로 아비가 되셨으니 기쁨에 잠시 정사를 잊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그렇게 말하며 모두 흩어졌다.예왕은 왕부를 나선 뒤 곧장 신 가로 향했다. 명목상으로는 신병문의 상처를 문안하는 것이었으나 실상은 신수빈의 일을 묻기 위함이었다.“본왕이 듣기로는 윤씨 부인이 성이 무너지던 날 놀라 조산했다 하던데, 지금은 어떠느냐?”이도현의 명을 받기도 한 데다가, 여동생의 명예가 걸린 일이었기에 신가 사람들 모두 입을 굳게 다물었다.“아이고, 소인이 말씀드리기 참으로 송구하오나, 수빈이는 난산을 겪었고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났습니다. 다행히 하늘이 도왔기에 수빈은 무사합니다만 산후가 약해 집에서 몸을 추스르고 있습니다. 제 부인이 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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