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싸움에 집착하지 않고, 서로를 엄호하며 오직 돌파만을 목표로 움직였다.높은 곳에 서 있던 선항왕은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은갑에 백포를 걸친 한 젊은 장수가 눈에 들어왔다. 기개가 드높고 싸움에 능하며 막아낼 수 없는 기세였다. 칼이 내려칠 때마다 피가 샘처럼 솟구쳤으며, 겹겹이 둘러싼 포위망까지 다 뚫어버렸다.“장안성에 언제 저런 인물이 있었지? 혹 이름을 아느냐?”“이름 없는 미천한 자라, 신원조차 알 수 없습니다.”선항왕은 한동안 지켜보다가 곧 눈치챘다.이 열몇 명은 싸움을 벌이려는 것이 아니라 돌파를 노리고 있었다.“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저들은 꼭 막아라. 절대 돌파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예.”선항군이 다시 병력을 증원해 포위망을 좁혀오자 신태안과 그 뒤의 열몇 명은 점점 한 덩어리로 몰려들었다.동행 중에는 이미 부상을 입은 자도 있었다.“태안아! 어쩌지? 적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뚫고 나갈 수가 없어!”신태안은 고개를 들어 높은 곳을 바라보았다.그곳에는 선항군의 대기가 꽂혀 있었는데, 바로 그 아래 주영 앞에 선항왕이 서 있었다.“너희는 사람들을 이끌고 서쪽으로 돌파하고, 나머지 둘은 나를 따라 대영을 향해 돌진한다. 중병을 끌어내 나를 포위하게 만들어.”“태안!”모두가 대영으로 돌진하는 것은 곧, 스스로 불씨가 되어 적의 화력을 끌어당기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랴!”신태안은 그들에게 반응할 틈조차 주지 않고 말을 몰아 달려 나갔다. 그러자 뒤에서 두 사람이 급히 따라붙었다.과연, 그의 계책은 효과를 발휘했다.그들의 주변을 압박하던 적군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대부분의 병력이 신태안을 막으러 몰려들기 시작했다.그러자 그들은 그 틈을 타, 서쪽으로 길을 열며 돌파해 나갔다.선항왕은 신태안이 점점 더 기세를 올리며 자신을 향해 돌진해 열여 명을 힐끗 보고는, 비웃듯 말했다.“담력 하나는 있군!”하지만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중병이 버티고 있는 한, 저 언덕까지 오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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