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411 - Chapitre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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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성 밖에서는 다시 공성이 시작되었다.수비하던 병사들은 불을 끄는 일과 적을 막는 일을 동시에 해내야 했기에, 다들 지친 기색이었다. 어느 한쪽 성벽에서는 적군이 구름 사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왔다. 성 위에 올라선 그들은 수많은 수비군을 죽이고 있었다.“성 위로 올라가라!”성 안에서 대기하던 병사들이 외쳤다. 막 잠깐 눈을 붙였던 병사들은 그 소리에 번쩍 정신을 차리고는, 무기를 움켜쥔 채 성 위로 몰려 올라갔다.신가 약방의 사람들은 새로 들어온 약재를 내려놓고 있었다. 신병문은 성문 쪽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사람들을 불러 신수빈을 돌려보내려 했다.정양왕이 성문에 도착했을 때, 이미 성 위로 밀려 올라온 적군을 보고 그의 얼굴도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이곳이 무너지면 관리들도, 평범한 백성도 모두 같은 끝을 맞이할 뿐이라는 것을 모두가 짐작할 수 있었다. “죽여라!”정양왕은 검을 뽑아 들고 병사들을 독려하며 다시 앞으로 밀어 올렸다.반나절에 걸친 격전 끝에, 성 남쪽에서 울려 퍼진 우렁찬 나팔 소리가 마침내 한 줄기 빛을 가져왔다.금자가 숨 가쁘게 달려와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외쳤다.“마님! 원군이 도착했습니다! 대산관의 주둔군입니다! 이미 성 남쪽에서 돌파구를 열어 성 안으로 들어왔습니다!”“얼마나 왔는지 아느냐?”“좌시위께서 말씀하시길, 대산관 무 장군의 부장께서 삼만 병력을 이끌고 왔다고 합니다.”신수빈은 문득 이도현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는 오래전부터 운사 지역을 노리고 있었기에 대산관에 오만의 병력을 주둔시켜 두었다고 했다.평소에는 운사의 반란을 경계하고, 한가할 때는 군을 훈련시키는 용도였다.지금은 천하가 막 안정된 뒤라 인구는 급격히 줄어든 상태였다. 온 세상에 과부와 어린아이만 넘쳐났고 장정은 턱없이 부족했다.그런 상황에서 대산관이 절반이 넘는 병력을 내어준 것만으로도 이미 쉬운 일이 아니었다.삼만의 병력만으로도 성을 지킬 희망은 한층 더해졌다.금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마님, 또 한 가지 기쁜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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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마님, 의원을 불러 발목을 좀 보는 게 좋겠습니다. 많이 부으셨어요.”“괜찮다. 성 안은 온통 부상자들 뿐이다. 의원들도 이미 밤낮없이 일하고 있으니, 더 번거롭게 할 필요는 없다.”한편 지금은 전생에서 이틀 뒤면 윤연우가 태어났을 시기다.며칠째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고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에 발목이 붓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막 아침 식사를 마친 참이었다. 그때, 장풍이 허겁지겁 달려왔다.“마님, 어서 저와 함께 궁성으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장안성이 더는 버티기 어렵습니다!”신수빈은 깜짝 놀랐다.“아직 이틀은 더 버틸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대산관의 온 부장이 전사해, 성 안의 수비군은 오래도록 쉬지 못했습니다. 지휘관 하나는 부상을 입었고 하나는 전사했기에 군심이 이미 크게 꺾였습니다. 성이 무너져도 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 겁니다.”“성 안의 백성들은? 궁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느냐?”장풍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입술이 몇 번이나 움직였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반면 신수빈은 단번에 그 의미를 알아차렸다.이미 관가의 가족들과 사족들로 궁성이 가득 차, 백성들이 들어갈 자리는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성을 지키던 첫날,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살고 죽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집안의 부군과 아들들을 모두 성벽 위로 보냈다. 헌데 이제 와서 그들의 부인과 아이들을 버리고 가겠다는 것이냐?”장풍의 얼굴에는 깊은 죄책감이 어렸지만, 궁성의 문은 그가 좌우할 수 없었다. 장풍은 무릎을 꿇었다.“마님, 소인은 무능합니다. 다만 마님께서 속히 궁성으로 들어가시길 청합니다. 소인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장안의 백성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절대 물러서지 않겠습니다.”신수빈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 조용히 물었다.“지금 성 위의 지휘는 누가 맡고 있느냐?”“장녕입니다.”“금군 통령은?”장풍은 잠시 침묵하다가 답했다.“태후의 교지에 따라 이천의 금군을 이끌고 궁성으로 물러나 최후의 방어를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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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신수빈이 외성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이미 썩은 피 냄새가 짙게 깔려 있었다.성벽 아래에 기대 앉은 병사들. 그들의 얼굴은 온통 피와 먼지로 얼룩져 있었고, 눈빛에는 극도의 피로가 담겨 있었다. 이제는 길가에 널린 부상병들ㅇ르 옮겨줄 사람조차 없어졌다.성 전체가 죽음이 내려앉은 듯, 무겁고 가라앉은 기운에 잠겨 있었다.신수빈은 우뚝 솟은 성벽을 올려다보며 낮게 말했다.“은보야, 나를 위로 올려라.”성 밖에서는 선항군이 마지막 정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다음 공격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셀 것임이 분명했다. 그때, 성 위에 한 장의 깃발이 세워졌다.검은 바탕 위에 붉은 글자, 그 중앙에는 단 하나의 글자가 새겨졌다.“현”.눈에 번쩍 띄는 그 깃발이 바람에 휘날렸다.길가에 기대 눈을 감고 있던 병사들이 소리에 눈을 떴다. 그리고 그 깃발을 보는 순간, 이미 무뎌졌던 심장이 다시 한번 움찔 떨렸다.그들은 멍하니 그 깃발이 바람 속에서 펄럭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곧 며칠 전, 죽음을 각오하고 성 위에 섰던 그 윤씨 부인이 다시 성벽 위에 나타났다.그녀의 눈에는 자비가 담겨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흔들림 없는 결의도 서려 있었다.“열흘 전, 제 넷째 오라버니께서 이 성 아래에서 돌파를 맹세했습니다. 그때 많은 분들이 그저 젊은 혈기에 내뱉은 허황된 말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성 밖은 중병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들이 돌파할 수 있겠습니까?”모든 이의 시선이 성 위의 그 한 사람에게로만 쏠렸다.열흘 전, 바로 그 자리에서 맑고 단아한 여인과 성 밖에서 삼군을 압도하던 그 소년이 성 안의 군민을 하나로 묶어 공격을 막아냈었다.“헌데 오라버니께서는 해냈습니다. 포위를 뚫고 나가 원군을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떠나며 말씀하셨지요. 우리가 반 달만 성을 지켜낸다면 반드시 왕야의 대군을 이끌고 돌아오겠다고. 이제 닷새입니다. 단 닷새만 더 버티면 원군이 도착합니다. 장안성은 살 수 있습니다!”성 위와 성 아래, 기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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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태후는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성을 지켜내지 못하면 전 성의 백성이 죽는다.하지만 지켜낸 뒤, 이도현이 돌아와 그동안 신수빈이 한 일을 알게 된다면, 그의 마음에 앞으로 누가 들어올 수 있겠는가.태후는 오늘 아침, 모든 관가의 가족들이 이미 궁으로 피신해 들어왔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내 사람을 보내 평양후부의 셋째 마님을 불러오게 했다.그녀는 이번 포위로 이미 혼이 나갈 지경이었기에, 태후의 부름을 받고 대전으로 들어와 무릎을 꿇고 명을 기다리기로 했다. “윤씨 부인, 내가 기억하기로 네 큰 형수 서 씨는 미쳐버렸고 둘째 형수 진 씨는 쫓겨났지. 지금 윤 가를 실질적으로 맡고 있는 사람은 세자 부인 신 씨가 맞느냐?”셋째 마님은 태후가 왜 이런 말을 꺼내는지 알 수 없었지만 공손히 답했다.“태후 마마, 그렇사옵니다.”“또 들으니 윤서원은 이미 마비되어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더구나. 내 생각에는 평양후의 작위는 쓸모 있는 자에게 내려야지, 침상에 누운 자에게 줄 수는 없다.”셋째 마님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이 시점에서 이런 말을 꺼낸다는 것은...“신첩은 태후 마마의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짐짓 모른 척했다.“내 뜻을 모를 리 없지 않느냐.”태후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여인의 출산이 얼마나 위태로운 일인지 알지 않느냐. 이것은 부자(附子: 약재)다. 옛날 선제의 황후 허 씨가 출산할 때 이것을 복용하고는 순식간에 피를 쏟으며 난산으로 죽었다. 만약 윤서원에게 적자가 없다면 평양후부의 적통은 자연스럽게 네 삼방으로 넘어가겠지. 그걸 아직도 모르겠느냐?”셋째 마님의 심장은 요동쳤다. 그녀라고 이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다.“태후 마마, 신첩의 조카며느리는 먹고 입는 것 하나까지 모두 측근들이 관리합니다. 누구도 틈을 낼 수 없습니다. 전번에 순방영 사람들이 왔을 때도 쫓아냈을 정도입니다. 신첩이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평소라면 그렇겠지.”태후는 손톱을 어루만지며 천천히 말했다.“헌데 지금 성 안이 혼란스러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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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청하는 고개를 숙였다가 치마자락에 번진 피를 보고는 순식간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마님… 마님, 이게… 이게…”신수빈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며 다독였다.“괜찮다. 당황하지 말고 내가 말한 대로만 하거라.”*청하가 은보를 불러 돌아왔을 때. 신수빈은 이미 분만 준비를 위한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표정은 여전히 침착해서, 곁에 있던 경험 많은 산파들조차 속으로 놀랄 정도였다.심지어 그녀는 오히려 하인들에게도 계속해서 당황하지 말라며 당부하고 있었다.신수빈은 은보와 청하의 창백한 얼굴을 보았다. 아이를 낳아본 적 없는 이 어린 두 소녀는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혼란스러울까.그래서 먼저 입을 열었다.“그렇게 빨리 진행되지는 않으니, 서두르지 말거라. 아직 진통이 뚜렷하지 않다. 청하, 너는 소주방을 지켜라. 은보, 너는 내 곁을 떠나지 말고.”“예…”성 밖에서는 여전히 고통의 소리가 끊이지 않아, 창란원 안의 사람들에게는 시간이 흐르는 것조차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게다가 양수가 터진 지 이미 한 시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출산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해 질 무렵, 산파는 신수빈의 이마에 맺힌 땀을 보고 고통이 점점 심해지고 있음을 짐작했다. 하지만 평양후부에는 지금 상의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 산파는 결국 입을 열었다.“마님, 태아의 자세가 바르지 않습니다. 내려오지 않고 있어요. 이대로는 곤란합니다.”신수빈은 이를 악물고 한 차례 진통을 넘긴 뒤, 숨을 고르며 물었다.“어떻게 해야 하느냐?”“마님께서 고통을 좀 더 감수하셔야 할 듯합니다.”“상관없다. 아이만 무사하면 된다.”산파는 의원을 불러 침을 놓게 했고, 의원은 미리 달여둔 약을 가져오라고 시녀에게 명령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약이 도착하기도 전에, 청하가 한 유모의 팔을 붙잡고 들어왔다.“마님! 이 유모는 우리 창란원 사람이 아닙니다. 몰래 소주방에 숨어들려 했습니다. 저는 약을 지키느라 자리를 뜰 수 없어서요. 일단 수상해 보여서 잡아왔습니다!”그 유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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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은보는 마님의 뱃속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연검이 뽑혀 나오는 듯한 쇳소리를 발견하자마자 속으로 불길함을 직감했고 망설일 틈도 없이 신수빈을 향해 몸을 던졌다.이내 연검이 은보의 어깨 뒤를 찌르자, 방 안 가득 시녀들과 하인들이 비명을 터뜨렸다.은보는 곧장 장화 속에 숨겨 둔 단도를 재빨리 뽑아 상대방을 향해 던졌다.일격에 실패한 상대가 다시 찌르려고 했지만, 은보가 결코 쉽게 당할 리 없었다.상대가 시녀로 위장한 남자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그녀는 신호탄을 곧바로 창밖으로 던졌다.신수빈 곁의 암위들은 이틀 전, 그녀의 지시에 따라 외성으로 나가 적을 막고 있었다.그리고 동시에 이 암살이 단독 행동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더 많은 적이 몰려온다면 혼자서는 마님을 지켜내지 못할 수도 있었다.역시나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곧이어 밖에서 또 몇 명의 ‘시녀’ 차림의 자들이 들이닥쳤는데, 체격이 훤칠하며 관자놀이가 불룩하게 솟아 있는 것으로 보아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닌 듯 보였다. 신수빈은 그들을 바라보며 직감했다.분명 내부에서 문을 열어주고 이들을 창란원까지 인도한 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지금은 집안의 호위들이 모두 외성으로 나가, 수비가 매우 허술한 상태였다. 그런데 다행히 때마침 돌아온 금자와 은보 덕분에 신수빈은 몸을 잘 숨길 수 있었다. 신호탄을 보고 급히 달려온 장풍이 도착했을 때도 그들은 부상을 입은 채로 여전히 그들과 맞서고 있었다.청하와 몇몇 충직한 하인들 또한 신수빈 앞을 막아서고 있었는데, 모두의 얼굴에 죽음을 각오한 기색이 떠올라 있었다.결국 상대는 뜻을 이루지 못하자 물러났다.장풍이 뒤쫓으려 하자 신수빈이 그를 불러 세웠다.“장풍...”“마님!”그런데 곧이어 진통이 밀려왔다.신수빈은 이를 악물며 고통을 억눌렀다. 치아가 미세하게 떨리는 가운데, 겨우 말을 꺼냈다.“쫓지 말거라. 성 밖은 어떠느냐?”장풍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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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장안성 안에는 여전히 살기가 하늘을 찢을 듯 울려 퍼지고 있었고 왕부 안에서는 여의가 지시에 따라 신수빈에게 침을 놓고 있었다.그녀는 산파가 윤씨 부인의 태아 위치를 바로잡는 모습을 확인했는데, 단순히 고통이라는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상황 같았다.이 고통을 단 한 번이라도 겪어 본 자라면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에 몸부림칠 정도였으니 말이다. 윤씨 부인은 입에 수건을 문 채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상태였다. 이불을 움켜쥔 손에는 가느다란 핏줄이 도드라질 정도로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신음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산파 또한 이마에 땀이 맺혀 있었다.태위가 겨우 바로잡히자 여의는 서둘러 사람을 시켜 기력환을 먹이고 틈을 타 몇 모금의 인삼탕을 들이게 했다.윤씨 부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놀라울 정도로 협조적이었다.여의와 산파는 황실에서 수많은 산모를 받아왔는데, 그녀처럼 고통을 참아내며 침착하게 대응하는 산모는 처음이었다.하지만 출산은 쉽지 않아, 새벽녘이 되었음에도 아이는 계속해서 나오지 않았다.어제 오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긴 산통에 여의와 산파 모두 점점 불안해졌다. 이대로면 산모가 버티지 못할 수도 있었다.여의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마님, 두려워 마십시오. 잠시 눈을 붙이시고 기력을 모으셔야 합니다. 저는 약이 다 달였는지 보고 오겠습니다.”신수빈은 창백해진 얼굴로 낮게 답한 뒤 말을 덧붙였다.“걱정 말거라. 괜찮을 것이다.”그 말을 듣는 순간, 여의의 눈가가 시큰해졌다.성벽을 지키던 이 시간 동안 신수빈이 보여 준 모든 일은 이미 장안의 백성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그녀가 이토록 심혈을 쏟아 몸을 혹사 시키지 않았더라면 어찌 이 난산의 고비를 맞이했겠는가. 그런데도 지금 생사의 기로에 서서 오히려 자신을 위로하고 있었다.여의가 밖으로 나와 어의를 찾던 중 그 말을 들은 장풍이 옆에서 낮게 말했다.“왕야께서 떠나실 때 말씀하셨습니다. 출산이 위험해지면 마님을 살리라고.”여의는 약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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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이도현이 물었다.“부인은 어디에 있느냐? 무사하느냐?”장녕은 온 얼굴이 피로 얼룩진 채였다.“어제 오후, 마님께서는 신태안 도련님께서 부상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 조산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을 알지 못합니다.”이도현은 조산이라는 말에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참지 못하고 바로 말을 몰아 윤부로 향하려 했는데, 장녕이 그를 잡았다. “마님께서는 현재 왕부에 계십니다!”이도현은 한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홀로 왕부로 달려갔다.장안성은 막 격전을 치른 직후였다.담벼락에 기대어 숨을 고르는 이도 있었고, 거리 한켠에 쓰러진 채 병사들이 오기를 기다리는 부상자나, 집에서 각자 준비해둔 음식을 성 안으로 들어온 군사들에게 나누어 주는 백성도 있었다.동쪽 하늘에는 자색 기운이 감돌며, 정동쪽에는 붉은 빛으로 가득했다. 그 붉은 빛 속에서 태양이 금빛 수레바퀴처럼 서서히 떠올랐다.이 기이한 광경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가슴이 벅차올랐다. 역시나 섭정왕이 돌아오니 하늘 또한 길조를 내린 것이었다.한편, 장춘도장은 전날 밤 혼란을 틈타 사람들의 도움으로 조옥에서 탈출했다.황성시의 병력 대부분이 성 방어에 투입되어 조옥은 거의 무방비 상태였고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들이닥치자 그는 순조롭게 구출될 수 있었다.장춘도장은 평민의 옷으로 갈아입고 혼란을 틈타 성을 빠져나가려다 하늘에 펼쳐진 이 기이한 징조를 보았다.그의 눈에 번뜩이는 빛이 스치며, 역시 자신의 점괘는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 여인은 역천개명이었으며, 자신이 꿈속에서 보았던 곤룡진으로 진룡을 가두어 수련을 이루는 일 또한 모두 사실이었다.그 여인은 이미 아이를 낳았을 것이다.그의 눈에 뜨거운 집념이 타올랐다. 반드시 다시 그들을 가둘 것이다.그는 더 머뭇거리지 않고 혼란을 틈타 장안을 빠져나갔다.*이도현이 급히 후원으로 들어섰을 때, 갑자기 울려 퍼지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온 후원을 가득 채웠다.그는 걸음을 멈췄다가 곧장 큰 걸음으로 안으로 향했다.신수빈이 힘없이 침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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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여의가 재빨리 대처하지 않았더라면 그녀와 산파는 아마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여의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왕야, 모자 모두 평안한 상태입니다. 그저 기력이 약해진 탓에 잠시 기절하신 것뿐입니다.”이도현은 애써 분노를 참으며 검을 내려놓고는, 침상 곁에 몸을 기댄 채 앉았다. 그녀의 얼굴을 손끝으로 더듬듯 어루만지며, 숨결을 확인하려는 듯 코끝에 손을 댔다. 희미하긴 하지만 숨이 느껴지자 온몸의 긴장이 풀리며, 그제야 자신의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음을 깨달았다.“부인은 언제 깨어나느냐? 숨결은 어찌 이리도 약한 것이냐? 그리고 손은 또 왜 이리 차갑고?”여의는 이마를 바닥에 붙인 채, 식은땀이 흘러도 감히 닦지 못하고 답했다.“마님께서는 산통이 긴 탓에 기력을 크게 소모하셨습니다. 반드시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언제 깨어나실지는… 저도 알지 못합니다. 손발이 차가운 것은 흔한 일입니다. 왕야께서는 염려하지 마십시오.”“사람을 불러서 화로를 더 들여놓아라!”명령이 끝나자마자 하인들은 황급히 준비하러 갔고, 청하는 아기를 단단히 들어 안았다.작은 주먹을 입가로 가져가자 아이가 살짝 입을 댔고, 가슴 깊이 기쁨이 차올랐다.이도현은 신수빈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아이에게 시선이 끌렸다.막 들어왔을 때, 수빈의 처참한 모습에 정신이 쏠려 옆에 있던 아이는 미처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이를 안고 있는 청하를 바라보며 속으로 냉소를 흘렸다.“사내아이냐, 계집아이냐?”청하는 그의 낮고 무거운 목소리에 움찔했다가 급히 대답했다.“사… 사내아이입니다. 마님께서 이름을 윤연우라고 지어주셨습니다.”이도현은 그 이름을 듣고 더욱 못마땅한 기색으로 말했다.“이리 가져와 보거라.”목숨까지 걸고 낳은 아이인데, 대체 어떤 생김새인지는 보겠다는 뜻이었다.청하는 침상 곁에 무릎을 꿇고는 조심스럽게 아이를 건넸다.이도현은 고개를 숙여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작고 쭈글쭈글한 얼굴, 온통 붉은 빛을 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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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마님께서는 무사하시며 모자 모두 평안합니다.”장녕은 ‘모자 평안’이라는 말을 듣고 잠시 침묵했다가 조용히 물었다.“왕야께서 따로 전하신 말씀이 있느냐?”“왕야께서는 성 안의 일은 깨어나신 뒤에 처리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먼저 신 씨 집안에 전갈을 보내 마님께서 무사하다는 것을 알리고, 신 씨 집안에서 윤 가에 사람을 보내서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마님께서 어젯밤 난군 속에서 놀라 조산하셨으나 출산이 순조롭지 못해 아이는 요절했고 지금은 신 씨 집안에서 몸을 추스르고 계신다고요.”그 말에 장녕은 순간 멍해졌다.“왕야께서는 어찌하여 이런 뜻을…?”“저도 잘 알지는 못합니다. 왕야께서 깨어나시면 다시 알게 되겠지요.”*신 씨 집안이 이 소식을 받았을 때에도 그 뜻을 짐작하기 어려웠다.신병문은 전날 화살에 맞았으나 큰 부상은 아니었다. 그는 섭정왕부에서 온 소식을 들은 뒤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정 씨 역시 이해하지 못한 채 물었다.“빈이는 분명 모자 모두 평안하다고 했는데 어째서 섭정왕께서는 이런 말을 윤 가에 전하라 하신 것입니까?”신병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아마도 섭정왕께서는 이미 빈이를 윤 가에서 떼어내려는 결심을 하신 듯하다. 이번에 태어난 것도 사내아이라, 명목상으로는 윤서원의 자식이다. 설령 화이한다 하더라도 윤 가가 아이를 내어줄 리 없지. 섭정왕 쪽에서는 빈이가 윤 가와 깊이 얽히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수를 쓰신 것 같다.”정 씨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갔지만 곧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렇다면 이 아이는 윤 가에 두지 않을 텐데, 어떻게 처리해야 합니까?”신병문은 잠시 침묵하다가 부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내 짐작이 맞다면 우리 집에 서자가 하나 더 생길지도 모르겠구나.”정 씨는 순간 멍해졌다가 부군의 뜻을 이해했다.“부군, 그 말은…”“그래. 당신은 막 딸을 낳았으니 지금 또 출산했다고 할 수는 없지. 섭정왕께서 이 아이를 신 씨 집안에 두고 내 이름 아래 올리실 것이다. 당신이 낳은 것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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