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는 고개를 숙였다가 치마자락에 번진 피를 보고는 순식간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마님… 마님, 이게… 이게…”신수빈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며 다독였다.“괜찮다. 당황하지 말고 내가 말한 대로만 하거라.”*청하가 은보를 불러 돌아왔을 때. 신수빈은 이미 분만 준비를 위한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표정은 여전히 침착해서, 곁에 있던 경험 많은 산파들조차 속으로 놀랄 정도였다.심지어 그녀는 오히려 하인들에게도 계속해서 당황하지 말라며 당부하고 있었다.신수빈은 은보와 청하의 창백한 얼굴을 보았다. 아이를 낳아본 적 없는 이 어린 두 소녀는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혼란스러울까.그래서 먼저 입을 열었다.“그렇게 빨리 진행되지는 않으니, 서두르지 말거라. 아직 진통이 뚜렷하지 않다. 청하, 너는 소주방을 지켜라. 은보, 너는 내 곁을 떠나지 말고.”“예…”성 밖에서는 여전히 고통의 소리가 끊이지 않아, 창란원 안의 사람들에게는 시간이 흐르는 것조차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게다가 양수가 터진 지 이미 한 시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출산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해 질 무렵, 산파는 신수빈의 이마에 맺힌 땀을 보고 고통이 점점 심해지고 있음을 짐작했다. 하지만 평양후부에는 지금 상의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 산파는 결국 입을 열었다.“마님, 태아의 자세가 바르지 않습니다. 내려오지 않고 있어요. 이대로는 곤란합니다.”신수빈은 이를 악물고 한 차례 진통을 넘긴 뒤, 숨을 고르며 물었다.“어떻게 해야 하느냐?”“마님께서 고통을 좀 더 감수하셔야 할 듯합니다.”“상관없다. 아이만 무사하면 된다.”산파는 의원을 불러 침을 놓게 했고, 의원은 미리 달여둔 약을 가져오라고 시녀에게 명령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약이 도착하기도 전에, 청하가 한 유모의 팔을 붙잡고 들어왔다.“마님! 이 유모는 우리 창란원 사람이 아닙니다. 몰래 소주방에 숨어들려 했습니다. 저는 약을 지키느라 자리를 뜰 수 없어서요. 일단 수상해 보여서 잡아왔습니다!”그 유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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