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이도현은 조금 더 세게 그녀를 눌렀다.그녀가 낮게 신음을 흘리며 미간을 잔뜩 찌푸렸지만, 그는 못 본 척한 채 여전히 그녀를 내려다봤다.“침상 위의 노리개라면, 본왕은 그녀가 오늘 무슨 말을 했는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누가 그녀를 속상하게 했는지 굳이 마음 쓸 필요가 없다. 그녀가 본왕에게 무엇을 바라든 신경 쓸 이유도 없지. 본왕이 원할 때면 언제 어디서든 불려와야 하고, 거절할 권리도 없다. 그저 본왕의 비위만 잘 맞춰 주면 되는 거다. 그 이상 내가 그녀를 어떻게 대하든 무슨 상관이겠느냐.”신수빈의 얼굴은 점점 핏기를 잃어 갔다.입술은 몇 번이나 떨리듯 달싹였지만, 끝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그때 이도현이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천천히 쓸어내렸다.조금 전까지의 냉기가 거짓말이었던 듯, 그의 눈빛에는 어느새 짙고 다정한 온기가 스며들어 있었다.“헌데 내 부인이라면 다르다.”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나는 그녀를 아끼고 존중할 것이다. 때로는 억울한 일을 겪을까 두렵고, 아플까 마음이 쓰이겠지. 그녀에게 존귀함과 영광을 모두 안겨 줄 것이고, 그녀가 사랑하는 것을 함께 사랑하며, 그녀가 근심하는 일도 함께 짊어질 거다. 침상 위에서조차 내 조급함을 누르고, 가진 모든 인내를 그녀에게 내어 줄 수 있다. 영광도 치욕도 함께 나누고, 비바람 또한 대신 막아 줄 것이다. 이 생이 다할 때까지 그녀를 내 날개 아래 지켜 줄 거다.”이도현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하게 말을 이었다.한 마디 한 마디는 부드러웠고, 그사이 그는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까지 조용히 닦아 주었다.“빈아, 잘 생각해 보고 내게 대답하거라.”그 말을 끝으로 그는 몸을 빼내어 그대로 돌아섰고, 다시는 그녀를 돌아보지 않았다.신수빈은 가슴이 미친 듯이 뛰는 걸 느꼈다.그렇게까지 거세게 심장이 요동친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였다.심지어 남자가 떠나려는 순간,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의 옷자락을 붙잡고 싶어졌다.하지만 끝내 축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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