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안은 끝내 침묵에 잠겼다. 누구도 먼저 나설 생각이 없었다. 괜히 앞장섰다가 훗날 연기준이 황위에 오르면 가장 먼저 정리될 사람이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그 사이, 무장들은 오히려 기세가 올랐다. 하나둘 무릎을 꿇더니 이내 갑옷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대전을 가득 채웠다.“폐하께 삼가 절하옵니다!”무장들의 지지가 노골적이고 거침없었기에 문관들은 감히 정면으로 맞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저들은 진짜였다. 칼을 쥐면 망설임이 없는 자들. 말로 다투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게다가 상당수의 대신들은 애초에 반대할 생각조차 없었다. 지금 황위를 계승할 자격을 논하자면 그 누구를 다 합쳐도 연기준 한 사람만 못했다.진국이 오래가길 원한다면, 그리고 자신들의 부귀를 지키고 싶다면,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지는 분명했다.맹국공은 연기준의 방식이 탐탁지는 않았지만 그가 황제가 되는 것 자체에는 이견이 없었다. 솔직히 말해 그와 맞설 인물을 떠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게다가 그의 아들은 지금 연기준의 손에 있었고 딸은 상왕비와 절친이었다. 그러니 선택지는 애초에 많지 않았다.연기준은 병사 한 명 쓰지 않고 단 몇 마디 말로 황위를 거머쥐었다. 서인경은 그의 손에 이끌려 함께 자리에 오를 때 잠시 현실감이 흐려졌다. 막상 높은 자리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무릎 꿇은 대신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세상이 손바닥 위에 올려진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래서 모두가 이 자리를 탐하는 걸까?연기준은 요동 변경의 불안을 이유로 즉위 대전은 생략했다. 두 달 뒤면 대황자의 첫돌이니, 그때 백관을 불러 연회를 열겠다고만 했다.‘대황자’라는 말에 서인경은 순간 멍해졌다.아, 대황자. 자기 아들, 꼬막이, 연유청을 말하는 것이구나.이제 또 하나의 호칭이 생겼다. 대황자.황위 문제가 정리되자 대신들은 더 할 말이 없었다.그렇게 조회는 금세 파했다.조회가 끝나자 연기준은 곧장 서인경을 데리고 양심전으로 향했다.이미 안팎이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낯선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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