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이는 이제 열 달이 되었다. 말하는 것도, 걷는 것도 모두 또래보다 빨랐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한 살 반쯤 된 아이로 착각할 만큼 야무졌다. 이제는 누구의 손도 잡지 않고 발에 바람이 붙은 듯 앞을 향해 달릴 수 있었다.마차에서 내려 낯선 마당, 낯선 사람들 앞에 섰지만 꼬막이는 전혀 겁을 먹지 않았다. 그저 들은 말 하나만 믿고 있었다. 두 달이나 떨어져 있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 안에 있다는 것.평이의 품에 안겨 앞마당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몸을 비틀어 내려왔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아버지, 어머니!”앳된 목소리가 울렸다.늙은 관사는 그 자리에서 눈물이 터졌다. 눈시울이 붉어지면서도 앞사람들을 향해 외쳤다.“어서, 세자께 길을 안내하거라! 주원은 바로 앞이다!”꼬막이는 작은 발로 종종걸음을 치며 뛰었다. 하인들은 벽에 바짝 붙어 손을 뻗어 길을 가리켰다.“세자, 오른쪽입니다.”“계단 조심하세요.”“천천히 쭉 앞으로 가십시오. 넘어지면 안 됩니다.”앞마당과 뒷마당이 한순간에 뒤집혔다. 모두 아이가 넘어질까 마음을 졸였다. 다들 앞에서 이끌고 옆에서 감싸며 따라붙었다.봉한설과 평이도 그를 따라잡지 못했다.그 소리를 들은 서인경은 재빨리 침전에서 뛰쳐나왔다. 날개라도 돋친 듯 걸음이 빨랐다.몇 번이나 연기준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서두르지 말거라. 곧 본다.”그러면서 그는 가볍게 몸을 날려 긴 회랑을 단숨에 넘어섰다.회랑 끝에서 방향을 틀던 순간, 정면에서 작은 덩어리 하나가 와락 부딪혀 왔다.꼬막이의 이마가 서인경의 종아리에 닿았다. 작은 몸이 반동에 뒤로 넘어갈 듯 흔들렸다. 엉덩방아를 찧을 줄 알고 눈을 질끈 감는 찰나, 커다란 손이 아이를 붙잡았다.다음 순간, 꼬막이는 허공으로 들려 올라 단단한 팔 안에 안겼다. 연기준이 그를 단숨에 끌어올린 것이다.설산에서는 행복했다. 지하흑시의 사람들도, 암위들도 모두 잘 대해 주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다시 마주한 부모의 얼굴 앞에서 꼬막이의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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