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자는 이해하지 못한 듯 미간을 좁혔다.“누님, 어찌하여 그들을 후궁에 그대로 두십니까? 결국 화근이 될 자들입니다. 미리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서인경은 차분히 입을 열었다.“후궁에 두지 않아도 화근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태황태후나 태후가 이용하는 건 걱정하지 않아. 내가 우려하는 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세력이 그들을 이용하는 경우지. 단은설의 피도, 유가영의 뱃속 아이도,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쓸 만한 도구가 될 수 있어.”그녀가 태자에게 이런 권모의 이야기를 꺼낸 건 처음이었다.“세상일이란, 누군가를 죽인다고 끝나는 게 아니야. 단은설과 유가영이 연기준을 탐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 그렇기에 이용하기 가장 좋은 말이야. 우리가 그들을 제거해버리면 배후에 있는 자가 다음엔 누구를 이용할지 알 수 없게 돼. 차라리 남겨두고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게 하는 편이 낫지.”정작 진짜로 끌어내고 싶은 인물에 대해서는 서인경은 끝내 말하지 않았다. 태자는 아직 어렸고 받아들여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 자신의 출생에 얽힌 비밀 또한 지금은 드러낼 때가 아니었다.태자는 반쯤은 이해하고 반쯤은 모르는 얼굴로 고개를 기울여 연기준을 바라보았다.“누님의 판단을… 폐하께서도 반대하지 않으십니까?”연기준은 새로 올라온 상소 더미를 태자 앞으로 밀어주었다.“네가 할 일은 조정의 일을 익히고 하루라도 빨리 감국을 맡을 수 있을 만큼 자라는 것이다. 다른 일은 신경 쓰지 말거라. 오늘 밤 잠들기 전까지 이것을 모두 결재하고 치국책 한 편을 더 쓰거라. 내일 조회 전에 반드시 짐 앞에 올려야 한다.”높이 쌓인 상소와 무거운 과제를 마주하고도 태자의 얼굴에는 조금의 불만도 떠오르지 않았다.“명 받들겠습니다!”과제는 많았다. 그러나 이것은 스스로 선택한 길이니 끝까지 가야 했다.연기준이 엄하게 대하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두려운 건 엄하게 대하지 않는 것이었다.아직 연기준이 황좌에서 그를 떠받치고 있다는 실만으로도 그는 이미 충분히 만족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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