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한설의 목소리가 먼저 울려 퍼졌다.“다 남겨두는 겁니까? 너무 많은 거 아닙니까? 둘 정도만 먼저 남겨보는 게 어떻습니까?”서인경은 담담하게 답했다.“고작 넷인데 뭐가 많은 것이냐. 옛날에 무측천이라는 여황제가 있었는데 후궁에 미녀가 삼천, 미남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대. 넷쯤이야, 그 사람에게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봉한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눈을 반짝였다.“아, 역시 제가 책을 덜 읽어서 견문이 짧았던 거군요. 넷도 많다고 생각하다니. 선조들이야말로 더 잘 즐길 줄 아는 법이네요. 앞으로 전 죽어도 마마 곁에 붙어서 더 많이 배우겠습니다.”평이는 얼굴을 붉힌 채 허둥지둥 끼어들었다.“그만 좀 하거라! 황후 마마께서는 원래 얼마나 순수하셨는데! 다 네가 망쳐놓은 것이다!”서인경과 봉한설이 동시에 그녀를 바라봤다.그 시선은 이렇게 묻고 있었다. 눈이 먼 걸까, 아니면 순수하다는 뜻을 잘못 알고 있는 걸까?연기준은 한참을 듣다가 더는 참지 못하고 굳은 얼굴로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그리고 보게 되었다. 서인경과 봉한설, 평이가 상반신을 드러낸 네 남자를 앞에 두고 하나하나 품평을 하고 있는 광경을.서인경과 봉한설은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그림을 감상하듯,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반면, 평이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지만 손가락 사이가 다 벌어져 있는 건 숨길 수 없었다.연기준이 들어서자 네 남자는 깜짝 놀라 바닥에 놓인 옷을 움켜쥐고 허겁지겁 몸을 가렸다.“폐, 폐하! 목숨만은 살려 주십시오! 저희가 원해서 온 게 아니라 황후 마마께서 사람을 보내 저희를 데려오신 겁니다!”언제부터 이런 짓까지 배운 건지.연기준의 날카로운 시선이 곧장 서인경에게 꽂혔다.“대체 뭘 하려는 것이냐?”그러나 서인경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조금도 찔리는 기색 없이, 마치 스스로 당당하다는 듯 담담한 얼굴이었다.그리고 입을 열었다.“당신, 죽고 싶다면서요. 그럼 죽기 전에 꼬막이 새 아버지부터 골라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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