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상대가 이상함을 눈치채면 후방 작전은 시작도 못 한 채 무너지고 만다.그 점을 생각해 서인경은 하나의 방책을 떠올렸다.*그날 밤, 서인경은 자신의 옷 한 벌을 꺼내 봉한설에게 내밀었다.“지난 1년 사이 많이 컸구나. 이제 키도 나랑 거의 비슷해졌어. 내 옷을 입고, 내 화장을 하고, 면사포까지 쓰면… 멀리서 보아도 쉽게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만약 싸움이 붙으면 어족의 기술을 조금 써서 연강호를 혼란스럽게 하거라. 최대한 시간을 끌면 된다.”봉한설은 임무의 무게를 느낀 듯 두 손으로 옷을 받아들었다.“황후 마마, 걱정 마세요. 반드시 신중하게 행동해서 최대한 늦게 들키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을 벌어드릴게요.”평이는 꼬막이를 안고 있다가 두 사람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덩달아 긴장했다.“황후 마마,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자신도 힘이 되고 싶었다.서인경은 그 순한 얼굴을 바라보다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너한테도 따로 맡길 일이 있다.”평이는 그 말을 듣자마자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자신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그녀를 단단하게 만들었다.“황후 마마께서 명하시면 반드시 해내겠습니다.”서인경은 한 장의 지도를 건넸다. 동쪽으로 팔십 리 떨어진 깊은 산림 지형도였다.그곳의 이름은 노무림. 그 바깥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홍주림이었다.지형은 복잡했고 지도 역시 몇 줄의 선으로만 간략히 그려져 있었다.서인경은 지도를 평이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병사 몇 명을 데리고 이곳에 가서 잠복해 있거라. 드나드는 사람들이 어떤 자들인지, 수상한 자는 없는지, 어느 정도 간격으로 나타나는지, 전부 기억해야 한다. 특히 다섯 살 이하 아이들이 드나드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갈 때는 거지로 변장하거라. 피난민처럼 꾸미고, 절대 신분을 들키면 안된다. 이건 아주 중요한 일이야. 반드시 제대로 해야 해.”연기준은 위치만 알아냈을 뿐, 그 안의 상황까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그를 따르든, 서인경을 따르든, 어느 쪽도 위험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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