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왕부의 전청.하인들이 차를 올려놓고는 조용히 물러났다. 전청에는 이제 서왕 부부와 서인경, 그리고 맹국공만 남아 있었고 안포는 전청 문밖에 서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서왕 부부는 서로를 한 번 바라보았다. 이제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서인경 앞에 무릎을 꿇었다.“저희에게 죄가 있습니다. 황후 마마께서 벌을 내려 주십시오.”서인경은 두 사람을 차분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을 들어 그들을 일으켜 세웠다.“황숙과 황숙모께서는 이럴 필요 없습니다. 무슨 일이든 앉아서 이야기하시지요.”서왕과 서왕비는 서로를 부축하며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서왕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마 황후 마마께서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계실 것입니다. 백여 년 전 진국의 상왕이었던 연강호. 그 사람이 바로 제 증조부입니다.”맹국공의 눈이 크게 뜨였다.“뭐라고 했는가?”서왕비는 그가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사실 그녀 역시 처음 자신의 출신을 알았을 때 큰 충격을 받았었다.“그때 연강호가 실종되었을 때 사람들은 모두 병으로 죽었다고 했습니다. 헌데 사실 그는 죽지 않았습니다. 막북의 설산으로 떠나 일불락의 전설을 찾으러 간 것이었습니다.”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다.“일불락 사람들은 모두가 뛰어난 재주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의술, 독술, 수어, 그리고 점복성숙까지. 그 어떤 기술이든, 하나만으로도 한 나라를 패자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죠. 게다가 일불락의 설산에는 무수한 보물이 묻혀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모든 군주들이 꿈꾸는 보물이었습니다. 연강호는 그 모든 것을 손에 넣어 천하를 통일하려는 야망을 이루고자 했습니다.”서인경은 한 가지를 눈치챘다. 서왕비는 이야기 내내 연강호에게 어떤 존칭도 붙이지 않고 이름을 그대로 불렀다.잠시 말을 멈춘 서왕비는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백여 년 전 일불락이 멸망한 그 재앙 역시 연강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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