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단의 뒤를 따라 들어온 여인은 분홍빛 얇은 비단을 걸친 채 맑고 투명한 피부를 드러내고 있었다. 유연하고도 청아한 자태, 빼어난 용모는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할 만큼 요염했다. 엄청난 돈을 투자하여 뽑힌 화괴는 과연 세상에 둘도 없는 절색미인이었다. 여자인 서인경조차 그녀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할 정도였으니 말이다.화괴 온조는 살짝 허리를 굽혀 정중히 예를 올렸다.“소녀 온조, 두 분 공자께 인사드립니다. 성은에 감사드리오나 이미 다른 손님이 기다리고 있어 오래 머무르기 어렵습니다. 부디 소녀가 술을 따르며 사죄드리오니 훗날 기회가 된다면 정성껏 모시겠습니다.”역시 청루의 기둥 같은 인물인지라 단정하고도 절도 있는 말투를 한 그녀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서인경은 그녀의 잔을 따르는 맑은 물 소리를 듣다가 눈을 반쯤 감은 채 단호히 입을 열었다.“목단 아가씨, 마담에게 전해주거라. 은전 오백 냥을 줄 테니 화괴는 오늘 밤 우리를 위해 여기에 머물게 하겠다고.”말이 떨어지자 목단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공자, 절대로 그러셔서는 안 됩니다. 분명 얼굴만 보고 보내드리기로 약조했잖습니까.”서인경은 게으른 듯 눈을 가늘게 뜨고는 날카롭게 반박했다.“그건 내 아우가 한 약속일 뿐. 본공자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 순간, 육승과 안포가 눈치를 채고 무심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두 사람의 거대한 체구가 문 앞을 막아서자 방 안의 공기는 즉시 얼어붙었다.그러자 목단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뒤돌아 맹은영을 바라보았으나 그녀는 태연히 술잔 가장자리를 쓰다듬을 뿐이었다.“잘못했습니다! 제가 돈에 눈이 멀어 욕심을 냈습니다!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그쪽 손님은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분입니다. 마담께 들키기라도 한다면 소녀는 죽은 목숨입니다.”목단은 두 손을 합장하며 울먹였다. 하지만 온조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녀는 잔잔한 미소를 잃지 않은 채 조용히 술병을 내려놓았다.“소녀를 아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다만 청루에는 청루의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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