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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Author: 강시아
“왕야께서 왕비마마를 좀 단속하실 수만 있다면 저희 집 아가씨도 절반은 조용해질 겁니다.”

연기준의 미간이 살짝 치켜 올랐다.

“자네가 보기에는 본왕이 안 하는 것 같으냐, 아니면 못 하는 것 같으냐?”

맹경운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혹시 내가 잘못 짚은 것일까…?

그는 머뭇거리다 다시 물었다.

“그럼… 그들이 무슨 일을 꾸미려는지 왕야께서는 이미 아신단 말입니까?”

연기준은 그저 백옥으로 조각된 계단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길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과 태연한 걸음걸이가 오히려 깊이를 알 수 없는 무게로 느껴졌다. 맹경운은 순간 기세에 눌려, 재빨리 몇 걸음 쫓아가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

“왕야, 한 마디만 귀띔해 주십시오. 두 사람이 또 무슨 화를 내고 무슨 일을 벌일까 걱정됩니다. 혹 위험이라도 닥치면 저도 즉시 나서서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연기준은 옅은 표정으로 담담히 내뱉었다.

“본왕이 내 여인을 지킬 때 네 누이를 같이 챙기는 것쯤이야 그리 수고스러운 일은 아니지.”

맹경운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왕부로 돌아온 연기준을 맞이한 건 방금 막 장원에서 돌아온 연풍이었다.

“왕야, 한설 아가씨의 기운이 한결 나아졌사옵니다. 호청 말로는 그날 강가에서 찬 바람을 쐬어 원래 앓던 병이 심해져 몸살이 난 거라 하였사옵니다. 지금은 회복 중이옵니다.”

연기준의 얼굴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내년 봄 따뜻해질 때까지 그 아이는 절대 밖에 내보내지 말거라. 호청이 또 마음 약해져 허락한다면 곧장 국경으로 쫓아내겠다.”

연풍은 며칠 내내 호청이 그녀의 곁에서 한 발짝도 떠나지 않으며 정성껏 돌보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 헌신은 부모를 모실 때보다도 더 지극했다.

“명 받들겠사옵니다. 왕야 명 없이는 한 발짝도 내보내지 않겠사옵니다.”

연기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또 명을 내렸다.

“장군댁을 주시하거라. 오늘 밤 왕비가 집을 나선다면 그 뒤를 따라다니며 보고하도록.”

연풍은 순간 멍해졌다.

“지금 왕비마마를 감시하라는 말씀이옵니까?”

연기준의 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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