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풍이 고개를 숙이며 물러났다.그때, 문밖에서 늙은 관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뢰옵니다, 왕야. 열셋 째 황자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연기준은 고개도 들지 않았다.“적당히 둘러대고 돌려보내거라. 상왕부는 사흘간 문을 닫는다. 그 어떤 사람도 들이지 말고, 그 어떤 선물도 받지 않는다.”열셋 째 황자가 온 이유는 뻔했다. 황위를 위해서였다.대황자를 꺾은 이상, 이제 자신을 막을 자는 없다고 여겼을 터였다. 그전까지는 연기준과도 동맹 관계였으니 상왕부와의 관계만 잘 이어가면 자연히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계산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한 수를 잘못 두었다.잠시 뒤, 관사가 돌아와 공손히 전했다.“저희 왕야와 왕비 마마께서 근래 밤낮으로 분주하여 몸이 쇠하셨고 막 돌아오신 뒤 풍한까지 드셨습니다. 지금은 모두 쉬고 계시니 열셋 째 황자께서는 부디 돌아가시지요.”열셋 째 황자의 손에는 아이 장난감이 한가득 들려 있었다. 세자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부터 그는 계산을 바꾸었다.상왕부에 없는 것은 없다. 어른을 기쁘게 하기는 어렵지만 아이는 다르다. 아이들은 작은 것에도 마음을 여니까.잠시 실망이 스쳤으나 그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황숙과 황숙모께서 몸이 편치 않으시다면 당연히 쉬셔야지. 이건 내가 유청 아우에게 사온 선물이다. 꼭 전해주거라.”연유청, 꼬막이의 이름이었다.관사는 잠시 멈칫했으나 끝내 두 손을 모은 채 물건을 받지 않았다.“열셋 째 황자께서는 노여워 마십시오. 왕야의 명입니다. 상왕부는 어떤 선물도 받지 않습니다. 부디 그대로 가져가 주십시오.”열셋 째 황자의 얼굴이 굳었다.“아이 장난감일 뿐이다. 값도 나가지 않으니 받아도 황숙께서 뭐라 하시지 않을 것이다.”관사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송구하오나 명을 어길 수 없습니다. 늙은 몸, 이 자리 하나 지키기도 쉽지 않으니 부디 저를 난처하게 하지 말아주십시오.”열셋 째 황자는 이를 악물고 돌아섰다.계단을 채 내려서기도 전에, 등 뒤에서 대문이 쾅 소리를 내며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