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Bab 1131 - Bab 1140

1264 Bab

제1131화

“좋아. 대신 내 약혼자한테 먼저 말해 둬야 해. 유 대표, 몇 분만 기다려 줄 수 있어?” 민서는 흠잡을 데 없는 미소를 지었다.재원의 눈매가 살짝 가라앉았지만, 입가의 웃음은 그대로였다.“당연하지. 괜히 오해 사면 안 되니까.”민서는 대답하지 않고 재원을 바라보기만 했다.조금 떨어져 달라는 뜻이었다. 통화하는데 재원이 가까이 있으면 불편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재원은 웃으며 몇 걸음 물러섰다. 두 팔을 가슴 앞에 느슨하게 포개고, 다정해 보이는 눈으로 민서를 간간이 바라보았다.오랜만에 봤는데도, 기억 속 그대로 매정한 여자였다.방금 재원이 한 말은 반쯤은 진심이고 반쯤은 거짓이었다. 민서에게 예의를 차리는 척하는 건 거짓이었지만, 민서가 놀라 달아날까 봐 조심한 것은 거짓이 아니었다. 민서와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만큼은 진짜였다. 이렇게까지 돌려 말했는데, 가볍게 말을 붙였을 뿐인데, 민서는 굳이 약혼자까지 끌어냈다.‘아니, 벌써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민서의 약혼자는 아직도 안 죽었나?’‘딸이 두 살이라는 말까지 들었는데, 민서는 아직도 파혼을 안 했다니.’‘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재원의 낙천적인 천성은 타고났다. 민서의 곁을 끈질기게 맴돌다 보면, 언젠가는 자기에게도 기회가 올 거라고 믿었다.민서가 재원 앞에서 그럴듯하게 전화를 한 통 끝내자, 시선이 재원 쪽으로 향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고, 민서는 눈짓으로 얼른 차에 타라는 뜻을 보냈다.재원은 입꼬리를 올린 채 웃음을 가득 띠고 조수석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재원이 차 문을 두드렸다.창문이 내려가자, 민서가 고개를 살짝 기울여 말했다.“미안. 내 약혼자가 유 대표는 조수석에 앉으면 안 된대.”“오오.” 재원이 웃었다. “되게 속 좁네.”“유 대표한테 약혼녀가 생기면, 다른 여자를 아무렇지도 않게 조수석에 태울 수 있어?”재원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그건 또 그렇네.”재원은 결국 뒷좌석에 무사
Baca selengkapnya

제1132화

민서가 말했다.“유 대표, 요즘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한테 얘기하고 싶다며? 그런 쓸데없는 소리 늘어놓는 건 좀 웃기지 않아?”재원이 대답했다.“난 남자 관점에 몰입해서 말한 것뿐이야. 느낀 대로 말한 거지. 물론 진 대표가 받아들일 수 있으면 받아들이고, 못 받아들이겠으면 못 들은 걸로 해.”이 말은 뻔뻔함의 끝이었다.거슬리는 말을 다 해 놓고 사람 속을 뒤집어 놓은 뒤, 돌아서서는 진지하게 듣지 말라고 했다. 민서는 재원의 뺨을 한 대 치고 싶었다.“유 대표는 여전히 너무 친절하네. 무슨 뜻인지는 알겠어. 남자는 원래 소유욕이 있으니까. 사실 나도 사람이라 그런 감정은 있어.”“유 대표가 느낀 대로 말한 건 충분히 이해해. 다만 유 대표는 내 약혼자를 잘 모르고, 나와 내 약혼자 사이가 어떤지도 정확히 모르니까.”민서가 말을 이었다.“내 약혼자가 내가 유 대표를 만나는 걸 마음 놓는 이유는... 나와 내 약혼자가 서로를 아주 신뢰하기 때문이야.”“상대가 뭘 하든 결국 서로의 곁으로 돌아온다는 걸 아니까. 이건 전부 서로에 대한 신뢰에서 나오는 거고, 아무 사이에서나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야.”민서는 앞길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러니까 유 대표, 내 걱정은 하지 마. 물론 마음은 고맙게 받을게.”빈틈없는 말이었다. 민서는 조금도 성급하게 굴지 않았고, 흔들린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불쾌한 표정조차 없었다.재원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여자... 실력이 늘었네. 속을 전혀 드러내지 않아. 공략 난도가 엄청 높아졌어.’게다가 민서가 무너지지 않고 의연한 모습을 보자, 오히려 재원이 조금 흔들렸다. 재원은 겉으로는 여전히 태연했지만, 속은 꽤 불편했다.“뭐 먹고 싶어?”민서의 목소리가 재원의 복잡하게 굴러가던 머릿속을 끊었다.재원은 정신을 돌리며 물었다.“추천할 만한 데 없어?”“당연히 있지.”민서는 접대가 잦아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일에 익숙했고, 절대 실패할 리 없는 식당으로 갔다. 상당히 고급스러운 비즈니스 식당의
Baca selengkapnya

제1133화

재원은 그대로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즐거워서 어쩔 줄 몰랐고, 어깨까지 가볍게 떨렸다.민서와 잠자리를 가진 뒤에야 재원은 그녀에게 흥미가 생겼다. 그런데 민서를 알아 갈수록...재원은 진민서라는 사람 자체가 더 재미있다는 걸 깨달았다.민서는 나이에 비해 세상 물정을 많이 알았고, 깊은 속내를 감추고 있었다. 마치 누구에게나 따뜻한 바람을 틀어 주는 온풍기 같았다. 누구에게든 환한 웃음을 보였지만, 그 웃음에 진심이 담겼는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더구나 왜 그렇게 쓰레기 같은 약혼자를 붙잡고 놓지 않는지도 전혀 알 수 없었다.분명 민서는 아주 깔끔하고 자기 생각이 뚜렷한 성격이었다. 이람과 제헌의 일에서는 그렇게 답답해하며 못마땅해했으면서, 정작 민서의 약혼자 문제에서는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고 있었다.재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민서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움직이는지는 짐작조차 어려웠다.물론 재원이 확신하는 것도 있었다. 민서는 자신에게 조금도 마음을 쓰지 않았다. 재원이 민서와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뒤로는, 민서의 거부감이 더 커졌다.재원 말고 누가 이렇게 팔자가 사납겠는가? 재원은 시도 때도 없이 속이 무너지고 있었다.하필 그런 이유로 재원은 민서가 더없이 흥미롭다고 느꼈다. 그는 흥미로운 사람을 좋아했다. 재미있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했다. 어차피 사는 일이 누구와 함께하든 다 똑같은 건 아니니까.지금까지 민서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재원의 마음을 콕콕 찔렀다. 그런데 재원은 또 민서가 귀엽다고 느끼고 있었다. 민서는 사소한 표정 하나만으로도 재원의 웃음 포인트를 건드렸다. 재원은 다른 여자에게서 이런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었다.반년 넘게 보지 못했다. 다시 만났는데도, 재원이 민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재원은 연애 자체에 열을 올리는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마음을 빼앗는 사람과 일에는 쉽게 빠져들었다. 재원은 그냥 민서가 좋았다. 민서와
Baca selengkapnya

제1134화

민서는 사레가 들릴 뻔했다. 진지한 눈으로 재원을 바라보며, 남자의 얼굴에서 농담기라도 찾아보려 했다. 하지만 없었다. 재원은 정말로 결혼하자고 진심으로 청하고 있었다.민서는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었지만, 이번만큼은 재원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유 대표, 아직 잠 덜 깼어? 꿈에서 들은 말을 아무 데서나 꺼내는 거야?”“나 진심이야. 집에서 결혼하라고 너무 귀찮게 굴어서 빨리 해결하고 싶거든. 근데 내가 좀 까다롭잖아.”“내 눈에 안 차는 사람이랑은 도저히 가정을 꾸릴 수가 없어. 그래서 진 대표한테 도움 좀 받으려고.”재원은 여전히 정색한 채 그렇게 말했다.민서는 웃음이 나왔다. ‘결혼 같은 일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툭 던지다니.’마치 같이 커피 한잔 마시자고 권하는 것 같았다. 재원도 학교에서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도 아닌데, 아직도 이렇게 유치했다.말도 안 되는 일을 맞닥뜨렸지만, 민서는 조금도 화가 나지 않았다. 재원이 무슨 말을 한 건지 파악하고 나니, 딱히 놀랍지도 않았다. 어차피 재원이라면 충분히 할 법한 말이었다.하지만 민서는 재원의 장난에 함께 장단을 맞춰 어울릴 마음이 전혀 없었다. 재원을 자신의 인생에 끼워 넣을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재원은 돈도 많고, 외모도 뛰어나고, 집안도 대단했다. 하지만 재원과 얽히면 인간 관계며 세상 돌아가는 일들이 전부 복잡해질 것이다.민서는 자기 자신을 너무 잘 알았다. 실제 생활에서는 누구를 위해서도 타협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더구나 재원이 자존심을 내려놓고 민서의 뜻을 전부 따를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민서는 생활 속에서 제멋대로 굴고 밀어붙이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다. 아주 작은 구속도 받아들이지 못했다.이 조건들을 다 따져 본 뒤에도 가장 중요한 이유가 남아 있었다. 민서는 재원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통제할 수 없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았다.지금 민서의 삶만으로도 충분히 아슬아슬했다. 그저 편안하고 조용하게 지내고 싶을 뿐
Baca selengkapnya

제1135화

재원은 민서가 농담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이건 속이 무너진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그냥 순수하게 기분이 나빴고, 불쾌했고, 괴로웠다. 재원은 원현 그 망할 놈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재원은 이제야 제헌이 예전에 왜 그렇게 미쳐 날뛰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누군가를 간절히 갖고 싶은데 가질 수 없을 때, 사람은 정말 미쳐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고 해도 생각은 생각일 뿐이었다. 재원은 그래도 도덕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편이었다. 그저 머릿속으로만 떠올릴 수 있을 뿐 실현가능성은 낮았다. 재원의 억지와 능청도 농담하는 선에서 멈췄다. 만약 민서에게 정말로 강압적인 짓을 한다면, 사귀고 말고는커녕 친구로 남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굳이 시험해 볼 필요도 없었다.민서는 재원에게 그런 느낌을 주는 사람이었다. 민서의 선은 아주 분명했다.재원의 눈에 민서는 마냥 귀여운 존재였다. 그렇다고 해서 재원이 민서를 귀여운 ‘마스코트’처럼 여기는 건 아니었다. 재원은 애초에 귀여운 것에 끌리는 사람이 아니었고, 성숙한 여성미를 좋아했다. 그래서 민서를 대할 때도 장난감처럼 놀려 먹고 싶다는 마음은 없었다.만약 민서가 정말로 재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재원에게도 뾰족한 방법은 없을 듯했다. 하지만 민서가 원현과 결혼하지 않는 한, 재원은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재원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었다.재원이 진지하게 물었다.“너희 사이에 쌓인 시간이 있어서... 원현이 잘못해도 원현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거야? 너무 많이 봐주는 거 아니야?”민서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포기하지 않는 게 아니라, 아직 그 인연이 끝나지 않은 거야.”재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그건 아닌 것 같은데. 진 대표는 똑똑하고 세상도 잘 보잖아. 원현이랑 계속 이렇게 질질 끄는 거, 시간 낭비라고 생각 안 해? 시간은 재미있는 사람한테 써야지.”민서가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유 대표가 나를 잘 모르는
Baca selengkapnya

제1136화

민서는 딱히 반박하지 않았다.“그러니까 우리는 서로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거야.”재원이 말했다.“서로 다른 건 인정하면서 맞춰 갈 수도 있잖아.”민서는 거절했다.“나는 그런 거 못 해. 내가 한 번 그렇게 생각하면, 쉽게 안 바뀌거든.”“...”재원과의 저녁 식사는 처음부터 꽤 황당했다. 서로 가시 돋친 말을 주고받다가, 뜻밖에도 마지막에는 제법 진지하게 속마음을 드러내는이 섞인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내가 유재원과 마음속 얘기까지 하다니?’그때 민서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지금 떠올려 보니 정말 이상하긴 했다.민서는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핸드폰으로 낯선 번호의 전화가 걸려 왔다.민서는 평소 접대가 많았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라도 전화를 받는 편이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민서가 묻고 난 뒤에도 상대는 바로 대답하지 않아서 다시 물었다.“실례지만 누구신지...”[나 한수미야.]민서는 이 이름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눈썹이 아주 살짝 올라갔고, 눈가에는 옅은 웃음이 떠올랐다.“선배? 요즘 어떻게 지내?”[요즘 좀 바빠.]“뭐가 그렇게 바쁜데?”[애 키우느라 바쁘지.]민서가 웃었다.“요즘 애 키우기 힘들죠. 부모님 도움 못 받으면 돈 주고 사람 쓰면 되잖아. 왜? 돈이 좀 부족해?”수미의 목소리에 분명한 흔들림이 생겼다.[너한테 돈 빌리려고 전화한 거 아니야.]“그럼 뭔데? 돈 빌릴 일 아니면 선배가 나한테 전화할 일이 있어?”민서는 우습다는 듯 물었다.수미도 더는 꾸미지 못했다.[원현한테서 좀 떨어지면 안 돼? 너 때문에 나랑 원현이 계속 함께하지 못하고 있잖아. 원현은 널 사랑하지도 않아. 너도 밖에서 다른 남자랑 마음대로 놀아나잖아.][너희 사이에 무슨 정이 있다고 그래? 헤어지는 게 너희 둘한테도 좋아! 나랑 내 아이한테도 좋고!]민서의 표정이 천천히 가라앉았고, 차갑게 웃었다. 하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수미를 내려다보는 자신감이 목소리에 가
Baca selengkapnya

제1137화

민서는 원현보다 고작 몇 달 늦게 태어났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원현을 오빠라고 불렀다. 원현이 정말 민서를 동생처럼 챙기고 지켜 줬기 때문이었다.민서는 원현에게서 많은 특별 대우를 받아 왔다. 예전의 원현은 단 한 번도 민서에게 차갑게 굴지 않았다. 심한 말 한마디 한 적도 없었다. 민서에게 준 건 늘 민서만을 향한 남다른 다정함이었다.민서의 어린 시절에서 가장 예쁜 기억은 거의 전부 원현과 이어져 있었다. 지금의 원현이 어떤 사람이 되었든, 민서가 떠올릴 때마다 마음 한쪽이 따뜻해지는 장면에는 늘 원현이 있었다.두 사람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같은 학교에 다녔다. 중학교 때부터 몰래 연애를 시작했고, 함께 보낸 시간은 눈부실 만큼 좋았다. 양쪽 부모님은 물론이고 주변 친구들까지, 민서와 원현이 나중에 결혼할 거라고 당연하게 여겼다.하지만 커 갈수록 두 사람은 점점 더 자주 다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로는 사흘에 한 번은 작게 싸우고, 닷새에 한 번은 크게 부딪쳤다. 걸핏하면 헤어지자는 말이 나왔고, 정말 헤어진 뒤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마주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연인처럼 지냈다.민서와 원현 사이의 끈은 깊었다. 감정의 밀도도 진했다. 서로를 너무 잘 알았다. 눈빛 하나만 봐도 상대가 무슨 허튼소리를 하려는지 알아차릴 정도로 익숙했다. 지금도 그건 달라지지 않았다.그런데 일이 이렇게까지 번졌다.민서는 원현의 얼어붙은 목소리를 들으며 서운함보다 낯섦을 먼저 느꼈다. 믿기지 않는 마음도 함께 밀려왔다.‘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지?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어?’원현이 왜 이렇게 많이 변했는지, 민서는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생각했다. 하지만 끝내 확실한 답을 찾지 못했다.물론 민서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모든 걸 너무 이상적으로만 봤다는 것을. 어떤 사람은 평생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 어릴 때처럼 한결같이 다정하고, 처음의 모습 그대로 끝까지 남아 주기를 바랐다.민서와 원현의 관계는 이람과 전남편 제
Baca selengkapnya

제1138화

민서는 거울 속 자신이 퍽 마음에 들어 깨물어주고 싶었다.늘씬하고 화려하고, 더없이 근사했다.바로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마당을 막 벗어났을 때, 앞쪽 길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작은 토이푸들 한 마리가 통통 튀듯 바닥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사랑스럽고 발랄한 모습이었다. 그 뒤로는 키가 거의 190센티미터에 가까운 남자가 따라오고 있었다.‘아, 맞다...’민서는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내 이웃은 유재원이잖아.’재원은 흰색 토이푸들을 키웠다. 이름은 유자였다. 재원이 서울로 돌아온 뒤 유자도 함께 데려갔는데, 반년 사이에 꽤 많이 자라 있었다.민서는 유자의 덩치에 놀랐다.‘아니, 어떻게 이렇게 통통해졌어?’‘건강한 거 맞아? 개를 키우는 거야, 돼지를 키우는 거야?’재원은 민서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빠르게 훑었다. 그러더니 동네 산책하다가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 인사하듯 느긋하게 말했다.“야, 진 대표 아니야? 이 밤에 그렇게 예쁘게 차려입고 어디 가?”민서는 말문이 살짝 막혔다. 재원에게서 특유의 여유가 느껴졌다. 둘이 같은 세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어쩐지 한 세대쯤 떨어져 있는 사람 같았다.재원은 요즘 사람들 취향에 잘 맞는 얼굴이었다. 처음 봤을 때처럼 거칠기만 한 분위기도 아니었다. 말투에는 서울 토박이 특유의 장난기가 묻어 있었지만, 그 정도는 받아들일 만했다.민서는 재원과 쓸데없는 말을 섞을 마음이 없었다.차에 올라타고, 시동을 걸고, 그대로 떠났다.재원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차가 지나갈 때까지 재원은 유자와 함께 길가에 서서 민서의 차를 바라보고 있었다....병원.민서는 병실 앞에 도착하자 원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안으로 들이닥쳤다가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을 보게 되고 싶지는 않았다.2분쯤 지나서야 원현이 병실에서 나왔다.문이 열리자, 민서는 병상에 누워 있는 수미를 보았다. 수미는 창백하고 지친 모습이었다. 아파 보이는 분위기가 농후했다.반면 민서는 언제든 패션쇼장에 서도 어색하지
Baca selengkapnya

제1139화

원현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민서에게 험한 말을 내뱉지도 못했다. 민서와 말싸움을 하면 늘 이랬다. 원현은 민서를 이기지 못했다. 애초에 원현이 수미 편을 드는 이유부터가 설득력이 없었다.민서의 차림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민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왜 말이 없어? 오빠가 수미 선배 좀 보러 오라며. 그래서 내가 이렇게 왔잖아. 그런데 오빠도 싫어하고, 수미 선배도 싫어하면 나 괜히 여기까지 온 거야?”원현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손을 뻗어 민서를 붙잡으려 했다.민서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원현의 눈에 놀란 기색이 스쳤다. 민서가 자신을 피할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민서가 차갑게 말했다.“할 말 있으면 말로 해. 나한테 손대지 말고.”원현의 미간이 깊게 구겨졌다. 몇 초 동안 민서를 바라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얘기 좀 하자.”민서는 잠시 말을 멈췄다.‘역시 한수미 쪽에 뭔가 있네.’원현이 귀국한 지 꽤 됐지만, 두 사람은 가족 모임에서 다정한 약혼자처럼 보이는 연기를 했을 뿐이었다. 원현은 민서에게 제대로 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 해명 한마디도 없었다. 모른 척, 아무것도 아닌 척 넘기며 민서의 감정은 철저히 외면했다. 먼저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도 없어 보였다.“그래.”민서는 정말 궁금했다. 원현이 이렇게 두 사람의 관계를 망가뜨려 놓고, 대체 어떤 설명을 내놓을 생각인지.앞으로 어떻게 하려는지도 궁금했다.민서는 원현이 조금이라도 먼저 움직여 주기를 바랐다. 예를 들면 민서를 달래고, 부모님과 가족들에게도 직접 사실을 정리해 말하는 것 같은 일들.두 사람은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원현의 표정은 차가웠다. 눈매에는 눌러 둔 짜증이 어려 있었다. 이제는 진민서라는 사람 자체를 점점 더 견디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우리 결혼, 계속해야 해?”민서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오빠가 정해.”원현은 아무런 표정도 없는 민서의 얼굴을
Baca selengkapnya

제1140화

민서는 원현에 대해 깊이 실망했다. 원현은 여전히 책임질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이번에는 정말 달라졌나 했다. 스스로 나서서 일을 정리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해졌나 싶었다. 하지만 결국 또 이렇게 얼렁뚱땅 넘기려 하고 있었다.민서는 더 대화를 이어 가고 싶지 않았다. 자기 의견을 내는 대신, 원현의 말을 더 들어보기로 했다. 원현이 대체 어디까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수 있는지 보고 싶었다.민서는 원현의 말에 맞춰 물었다.“그게 무슨 뜻인데? 바뀔 수 없다는 게.”원현이 말했다.“우린 헤어질 수도 없고, 끊어 낼 수도 없어. 다들 우리를 보고 있잖아. 그러니까 네가 받아들여야 해.”민서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어깨를 가볍게 으쓱했다.“난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거 못 해.”원현이 갑자기 말했다.“네 부모님은 널 사랑하지 않아. 널 사랑하는 사람은 나뿐이야. 너도 나 못 놓잖아. 아니었으면 진작 나랑 끝냈겠지.”민서는 이제 많이 성장했다. 그래도 마음속 깊이 남은 사람의 존재는 남자든 여자든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민서가 사랑을 가장 필요로 하던 시절, 원현은 그녀에게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준 존재였다. 나중에 원현이 어떤 사람으로 변했든, 한때 귀했던 감정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원현은 민서가 자신을 놓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너에 대한 내 마음은 변한 적 없어. 우리가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일만 없었어도, 예전에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지 알잖아. 지금도 똑같이 했을 거야.”민서는 원현을 바라보았다.원현의 표정과 태도는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거짓말을 하는 얼굴은 아니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문제는... 원현이 이미 그렇게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는 데 있었다.‘어떻게 한수미랑 지내면서, 나를 계속 사랑한다고 진심으로 믿을 수 있지?’사람은 원래 그렇게 복잡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민서에게는 그저 우스웠다. 원현이 말하는 약속들은 늘 지켜지지 않았다. 마음은 있다고 하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112113114115116
...
127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