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조금만 더 붙이면 됐다.원현이 민서를 점점 더 견디지 못하게 되면, 결국 수미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게 될 것이다. 수미가 원현에게 맞춰 주고, 원현의 감정을 받아 주기만 하면 원현은 수미를 더 필요로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원현의 마음속 저울은 자연스럽게 수미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었다.민서는 겉모습부터 이미 강한 여자였다. 게다가 일까지 그렇게 성공한 사람이니, 원현 곁에 수미가 있다는 사실을 끝까지 참을 리 없었다. 민서가 더 이상 원현의 장단에 맞춰 줄 마음이 사라지는 날, 두 사람은 반드시 갈라설 것이다.수미는 이제 민서가 애초에 기회를 기다리는 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때가 오면, 민서는 아무 미련도 없이 돌아설 사람 같았다.수미는 원현을 받아들이며 더 원현에게 맞추려고 애썼다.수미는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켜 녹음 버튼을 눌렀다. 두 사람의 소리가 핸드폰 안에 담겼다.기회가 오면 이 녹음 파일도 쓸모가 있을 것이다. 다만 소리만으로는 부족했다. 다음번에는 몰래 영상도 찍어 둬야 했다.두 번째 일이 끝난 뒤, 두 사람은 씻고 나왔다.원현은 아직도 수미를 끌어안고 여운을 즐기고 싶어 했다. 그런데 비서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원현의 미간이 곧바로 구겨졌다.귀국한 뒤 원현은 업무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감정도 계속 눌려 있었다. 민서가 앞으로도 계속 원현에게 압박을 준다면, 원현은 틀림없이 수미에게 오게 될 것이다.수미는 계속 부드럽게 원현을 달랬다. 손끝으로 원현의 관자놀이를 눌러 주며 조금이라도 편해지게 해 주었다.원현은 비서에게 일정을 바꾸라고 말했다. 오늘은 도저히 사람을 만나고 저녁 술자리까지 버틸 기력이 없었다.“하지만... 이번 자리는 꽤 중요합니다. 어렵게 잡은 일정이라서요. 혹시...”원현은 바로 폭발했다.“네가 내 상사야, 내가 네 상사야?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되는 거지, 네가 나한테 일을 가르치려고 들어?”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원현은 계속 기분이 상해 있었다. 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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