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람은 사실... 저항하고 싶었다.이대로 가만히 당하고 끝내고 싶은 마음 따위는 없었다.하지만 제헌의 위치와 권력.H시에선 제헌을 제대로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려웠다.없다. 단 한 명도.그때 남진이 멀리 떨어진 하준 쪽을 흘끗 바라봤다.잠깐 스친 그 시선 속엔 사적인 계산이 분명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그걸 입 밖에 꺼낼 이유도, 깊게 얘기할 생각도 없었다.“이람 씨, 이혼... 잘 마무리되길 바랄게요.”짧지만 명확한 축복.남진은 이람을 보며 생각했다.‘이 정도면 아주 제정신이네.’한 번 이혼을 겪으면, 대부분 인간에 대한 기대가 내려가고, 결혼과 사랑에 대한 환상이 벗겨진다.그게 성장이다.하물며 이람 만큼 영리한 사람에게는 더욱.남진의 눈에 이람은 더 단단해 보였다.그녀는 더 말하지 않고, 이람이 감정을 추스를 수 있게 조용히 다른 벤치로 이동했다.물병을 열고 물을 마시며 쉬어가는 듯, 거리를 딱 지켰다.이람은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까 남진이 ‘반격할 생각은 없어요?’라고 말하며 눈길을 잠시 하준에게 보냈던 장면이 떠올랐다.이람도 그걸 봤다.그리고 바로 이해했다.만약 남진이 이람의 입장이었다면, 그녀는 이렇게 했을 것이다.즉, 하준을 등에 업고, 제헌을 짓누르는 방식으로 복수.남진은 SY그룹 고위층까지 올라간 여자다.원하면 가져오고, 필요하면 이용한다.사람도, 사건도, 기회도.‘대단한 사람이네... 역시.’이람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게 자신에겐 없던 사고방식이라는 걸 깨달았다.남진이 가리킨 방향이,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이 사실이었다.조용히 벤치에 앉아 있던 이람은 건너편 코트에 있는 하준을 바라봤다.그 눈빛은 마치 사냥감을 고요하게 살피는 표범의 눈이었다.하준은 제헌보다 한 달 먼저 태어난 형이자, 비슷한 키와 외모를 가졌지만 성향은 정반대인 사람이었다.제헌이 차갑고 계산적이라면, 하준은 어둡고 거칠며 위험한 남자였다.두 사람은 각자 능력도 뛰어났다.하나는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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