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이 사라진 뒤로, 이건의 세상에는 오직 게임밖에 남지 않았다.게임이 없어지면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이건은 기를 쓰고 게임을 완성하려 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건의 생각이 문득 바뀌었다.이건 자신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였다.자신의 세계가 게임만으로 이루어진 건 아닌 것 같았다.예를 들면, 자존심.그리고... 이람.이 생각이 스쳤을 때, 이건은 자신이 미친 게 아닌지 순간적으로 의심했다.이건의 눈에 비친 이람은 제헌에게 시집가서 자신을 망치고, 동생에게는 눈길 한 번 줄 마음도 없이 살아가는 냉혈한이었다.물론, 이건 쪽에서 더 이람을 역겨워하며 연락을 피한 것도 사실이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람이 갑작스럽게 결혼했다는 사실은 이건의 마음을 얼어붙게 했다.이건은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다.앞으로 평생 이람과는 아무런 왕래 없이 살겠다고.스스로 고아라고 여기는 편이 훨씬 편했다.그래서 이람에게서 흘러나오는 모든 소식, 심지어 수범이라는 스파이가 전해주는 정보도 철저히 무시했다.그런데 예상 밖으로, 제헌이라는 인간 때문에 이건과 이람이 다시 얽혀버렸다.둘의 관계는 형식적인 안부를 묻는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하유민이라는 공통된 적이 생겼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둘은 다시 예전에 남처럼 살던 삶을 계속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이건은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아무리 생각해도 불쾌했다.그리고 더 치욕적인 것은... 오랜 시간 쌓인 거리감이 있음에도, 다시 마주한 순간 이람의 마음이 의외로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점이었다.이람과 함께 있을 때, 이건은 어색하지도, 낯설지도 않았다.아마 이람의 눈에는 이건이 그냥 동생일 뿐이겠지만, 미친 소리를 퍼붓든, 화를 내든,이람은 그 모든 걸 묵묵히 받아주는 누나였다.지난 몇 년 동안, 이건은 혼자 구석에서 꼬일 대로 꼬이고 썩으며, 이람에게 선물할 ‘응징’을 조용히 계획하고 있었다.자신만의 어두운 복수 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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