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은 이번 주 내내 기분이 꽤 좋았다. 데이터베이스 문제도 깔끔하게 해결했고, 오늘은 또 손꼽히는 VC까지 만나고 왔으니까.고지후를 마주친 건 좀 찝찝했지만, 이람의 단호한 태도를 보고 나니 이건은 걱정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하유민이 와서 뭐라 뭐라 떠들어댔지만, 그 인간은 늘 자기가 잘났다는 듯이 시끄럽기만 해서, 듣고 있으면 오히려 웃기기만 했다.그리고 무엇보다 이람이 아까 지후한테 이건 웃기지 말라고, 그런 식으로 말해준 게, 이건은 겉으로 티는 안 냈지만 누나가 자신에게 좀 신경 쓰긴 하나 싶었다.이건이라는 인간은 원래가 강강약약 타입이라, 이람이 자신에게 잘해주면 당연히 그만큼 도와주고, 되돌려주고 싶어진다.문제는... 지수범.누나도 없는 주제에 꼭 중간에 끼어들어서, 이건이 이람한테 뭔가 말 좀 해보려 하면 죄다 막힌다.그래서일까, 이람이 방금 건넨 그 한마디가 이건에게는 완전히 자신을 달래는 말처럼 들렸다.어차피 이건은 이람에게 하나뿐인 동생이니, 이람 말고 누가 이건을 달랠 사람은 없었다.‘지수범? 훗...’이건은 속으로 은근히 누나의 관심과 보호를 즐기며, 동시에 태연하게 반찬을 하나 더 집어 먹었다.한편 수범은 이건의 침착함에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솔직히 200억이면 수범도 사촌 형 하나 데려와서 핑계 댈 수 있다.하지만 이람이 600억을 추가로 넣어버린 이상, 이건이 사촌 형에게 한 번은 밥을 사야 하는 금액이라 도저히 숨길 수가 없었다.그래서 수범은 결국 진짜 사정을 말할 수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이건이 너무 담담하다는 거다.회사에 돈이 오래 부족했다가 갑자기 600억이 추가되면, 누구라도 흥분하거나 감격하거나 뭐라도 해야 할 텐데... 이건은 그냥 평소처럼 먹고, 말하고, 표정 하나 안 흔들렸다.수범은 도저히 속을 알 수 없었지만, 그 정돈 솔직히 존경스러웠다.자기한테는 없는 강도의 멘탈이었다.그래서 수범은 괜히 감탄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조이건, 아직도 이람 누님이랑 한 잔 안 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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