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Bab 501 - Bab 510

1025 Bab

제501화

이람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이렇게 하는 게 맞겠지.’‘서하준의 마음을 대하는 데, 지금 이람이에게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어.’...이번 해외 출장은 이람과 민서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최첨단 AI 기술 전시를 직접 보고, 동시에 루센티스에 꼭 필요한 엔지니어 한 명을 영입하는 성과까지 거뒀다.빡빡하지만 충실했던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뒤, 두 사람은 A시에 도착했다.지난번 A시에 왔을 때는 하준과 함께였고, 그때는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하지만 이번 방문은 달랐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모든 일정이 놀라울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됐다.공적인 업무가 끝나자 A시의 동종 업계 관계자들이 가볍게 시간을 보내자고 제안했다.이람과 민서 모두 일정에 여유가 있었기에 거절하지 않고 함께 이동했다.목적지는 화려한 것으로 이름난 클럽이었다.이 클럽은 A시에서 꽤 이름난 장소로, 명문가 출신의 아가씨들이나 사교계 인사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마침 그날은 A시의 한 유명한 명문가 아가씨가 생일 파티를 열고 있었지만, 전체 대관은 아니어서 일반 손님을 위한 자리도 남아 있었다.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이람은 뜻밖의 인물을 마주쳤다.오나솔이었다.오나솔은 장성모 곁에 자주 등장하던 톱 모델 출신의 미인이었고, 과거 이람은 오나솔과 하준 사이가 각별하다고 오해했던 적도 있었다.그때의 기억들이 불현듯 떠올랐다.이람은 그제야 하준이 당시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단순한 오해가 아니었구나. 서하준은 내가 자신이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고 오해하는 것 자체를 원하지 않았던 거야.’‘서하준... 정말 마음이 섬세한 사람이었네.’나솔은 이람을 보자마자 밝게 다가왔다.“조 비서님, 새출발 축하해요.”이람과 민서 일행과 함께 있던 인물은 방학겸이었다.방학겸은 해외 대형 테크 기업의 아태지역 총괄 CEO였다.방학겸은 나솔을 보자마자 장성모 쪽 사람인 걸 알아봤고, 자연스럽게 이람에게도 호기심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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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이람은 성모 일행을 따라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그 뒤에서 검은색 차량 한 대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조용히 따라붙고 있었다.차 안에는 제헌이 있었다.어둠에 잠긴 얼굴은 좀처럼 감정을 읽기 어려웠고, 시선은 앞으로 고정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서양식 파티 분위기가 짙은 불야성을 벗어나자, 성모는 일행을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프라이빗 바로 안내했다.회원제 예약제로 운영되는 공간이라 외부 손님은 이용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드레스 코드가 엄격해 숨 막히는 곳도 아니었다.정장을 입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았고, 지나치게 시끄럽지도 않아 대화에 집중하기 좋은 장소였다.이곳은 명백히 성모의 홈그라운드였다.이전의 호화 요트 파티에서 이미 성모가 얼마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교류하는지 직접 본 적 있었기 때문에, 이람은 성모가 몇몇 지인을 불러 모은 것도 전혀 예상 밖의 일은 아니었다.성모는 사전에 이람에게 따로 귀띔하지 않았다.그렇다고 갑작스럽게 친구를 정식으로 소개하는 식의 어색한 연출도 없었다.모두가 함께 어울리며 술을 마시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다 마음이 맞으면 따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지극히 일반적인 사교의 흐름이었다.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람은 기건태라는 이름의 남성을 알게 됐다.지난번 A시에 왔을 때는 SY그룹 지사의 증시 상장 일정이 겹쳐, 주로 금융권 관계자들과만 인사를 나눴던 기억이 있었다.이람은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어렴풋이 건태를 어느 행사장에서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때는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었다.성모의 소개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건태가 한 증권사의CFO라는 점이었다.나이는 아직 서른이 채 되지 않았고, 성모처럼 자유분방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단단한 체격에, 말끔한 정장 차림에서 전형적인 엘리트의 기운이 느껴졌다.처음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성공한 사람’이라는 인상이 드는 타입이었다.건태는 이람에게 매우 정중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다가왔다.이람 역시 이미 자신을 ‘업무 네트워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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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건태는 이람의 표정에 큰 변화가 없다는 걸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이람처럼 뛰어난 사람이라면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게 당연했다.건태는 빙빙 돌려 말하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았다.아마 해외 유학 시절에 몸에 밴 문화의 영향일지도 몰랐다.어쨌든 이게 건태의 방식이었다.“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많이 갑작스러울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건태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하지만 이람 씨에 대한 제 솔직한 마음이 그렇습니다. 오늘 직접 만나 이렇게 오래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이람 씨를 더 존경하게 됐습니다.”이람은 속으로 짧게 생각했다.‘이혼하고 나니까 정말... 괜히 인연만 늘어나네.’이람은 고개를 숙이지도 미소를 짓지도 않은 채 말했다.“죄송하지만, 저는 그 마음에 대해 응답할 수 없어요.”“알고 있습니다.”건태는 바로 물러서지 않았다.“다만 이람 씨께 제 마음을 알리고 싶었습니다.”건태의 시선이 이람에게 고정됐다.남자가 여자를 대할 때, 어느 정도의 공격성은 본능에 가까웠다.건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이람 씨가 명확하게 거절하지 않으신다는 건... 저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뜻 아닐까요?”건태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이람 씨께서 불편하지 않으시다면, 제 호의 정도는 받아주셨으면 합니다.”말투는 물처럼 온화했고, 예의는 완벽했다.흠잡을 구석이 거의 없는 완벽한 태도였다.하지만 건태는 이람이 처음으로 제대로 마주한 남자였다.단 한 번의 만남으로 감정이 급격히 불붙는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단순한 호르몬의 작용일 것이다.이람에게 그런 충동은 없었다.게다가 서하준 한 사람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머리가 아픈 상황이었다.다른 인연까지 감당할 여유는 전혀 없었다.이람이 분명하게 선을 긋기 위해 입을 열려는 순간, 갑자기 주변의 공기가 달라졌다.그림자가 덮쳐 왔다.너무 갑작스러웠고, 움직임도 거칠었다.이람과 건태는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그 자리에 서 있는 건, 얼굴이 물처럼 가라앉은 제헌이었다.이람의 얼굴색이 순식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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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이람은 그대로 제헌에게 끌려 차에 태워졌다.차 문이 닫히자마자 제헌은 냉정한 목소리로 운전기사에게 명령했다.“출발해.”아마도 이람의 운전 실력을 잘 알고 있어서였는지, 뒷좌석과 운전석 사이의 차단막이 바로 올라갔다.이람이 함부로 손을 쓸 수 없게 만들려는 의도가 분명했다.밀폐된 공간은 순식간에 숨이 막힐 만큼 답답해졌다.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억눌린 공기가 차오르는 느낌이었다.핸드폰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신호는 잡히지 않았다.‘역시... 강제헌이야.’제헌은 이람이 도망칠 수 없다는 걸 확신한 듯 그제야 손을 놓았다.이람은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제헌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찰싹-제헌이 이람의 손목을 잡아챘고, 이람은 곧바로 손을 뿌리치며 막아냈다.그리고 그대로 손을 뻗어 제헌의 목을 움켜쥐었다.이번에는 제헌이 막지 않았다.제헌이 비웃듯 말했다.“더 해봐.”이람은 이를 악물었다.제헌의 눈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마치 발버둥 치는 동물을 내려다보는 듯한 시선이었다.그 오만한 표정이 역겨웠다.이람은 정말로 힘을 줬다.손아귀 힘이 약한 편도 아니었다.제헌의 숨이 점점 가빠지는 게 느껴졌다.아주 잠깐, 이람의 머릿속을 스친 생각이 있었다.‘이대로 죽여버릴까?’질식감이 분명히 느껴질 텐데도 제헌은 두려워하지 않았다.오히려 이람을 보며 웃었다.예전에는 한없이 순종적이던 여자.지금은 이빨을 드러내고 자신에게 달려드는 모습.‘정말 잔인한 여자네. 특히 나한테.’제헌이 이람의 손을 움켜쥐었다. 서서히 힘을 주며 바깥으로 밀어냈다.이람은 더 큰 힘으로 맞섰다.하지만 제헌은 이람의 눈을 똑바로 보며 손목을 살짝 비트는 정도의 힘만 썼다.그것만으로도 이람의 손은 조금씩 제헌의 목에서 떨어져 나갔다.체력 차이는 늘 이람을 불리하게 만들었다.그 사실이 또 한 번 이람을 무력하게 했다.‘손에 뭐라도 있었으면... 차라리 머리를 박살 냈을 텐데.’이람의 분노는 하루아침에 쌓인 게 아니었다.오랫동안 조금씩 쌓인 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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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A시는 장성모의 구역이었다.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이람의 행방은 금방 드러날 것이다.제헌이 H시에서 아무리 손이 넓어도 이곳에서는 마음대로 굴 수 없었다.이람은 안전했다. 적어도 큰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가장 불안정한 변수는 제헌 그 자체였다.이람은 건태가 크게 다치지 않았을 거라 짐작했다.이람 자신도 당장은 안전하다는 판단이 서자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았다.그러자 그녀는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강제헌의 집요하고 비정상적인 소유욕이.이전의 제헌은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온건한 편’이었다. 대부분은 이람이 예전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날뛰는 정도였다.진심으로 이람을 붙잡고자 했던 것도 아니었다. 붙잡는 방식조차 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태도였으니까.그런 제헌이 완전히 달라진 건... 이람이 강씨 집안 사람들 앞에서 모든 걸 터뜨린 이후였다.‘자극받은 거지.’이람은 확신했다.이혼사실확인서를 손에 쥐었을 때만 해도 제헌은 이람의 결심을 눈치채지 못했다.그래서 당연하다는 듯 이람이 아내 자격으로 강수철 회장의 생신 연회에 함께 갈 거라 믿었다.그러니 제헌은 방심했다. 이람이 결국 돌아올 거라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거라는 근거 없는 확신을 품고 있었다.하지만 강수철 회장의 생신 연회가 끝난 뒤, 이람의 태도가 단호하다는 걸 깨닫자 그제야 제헌은 이람을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이람은 속으로 욕을 뱉었다.‘진짜 더럽다.’그래도 제헌이 더 미쳐 날뛰더라도 이람은 자신이 강씨 집안과의 정리는 필요했다.그렇지 않으면 이람은 말할 자격조차 얻지 못한다.강씨 집안에 분명히 선을 그으면 제헌의 집착은 명분을 잃는다.그래야 이람이 당당하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제헌 역시 함부로 선을 넘을 수 없을 것이다.제헌이 아무리 날뛰어도 강씨 집안을 완전히 적으로 돌릴 수는 없을 테니까.다만 손해가 있다면 단 하나.이람의 시간과 감정을 계속 소모해야 한다는 점이었다.‘완전 손해 보는 장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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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이람은 제헌의 집요하게 일그러진 눈매를 보며 정말로 한입에 물어뜯어 죽여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제헌은 이람 앞에서 속마음을 숨길 생각이 전혀 없었다. 타협을 가장한 말도 강압적이었고, 그 속에 선택권 같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제헌이 원하는 건 단 하나였다.말 잘 듣는 조이람.자기에게 맞서지 않고, 고분고분하며 곁에 머무는 사람.제헌은 다시 한번 요구를 내놓았다.“조이람, 잘 들어.”제헌의 목소리는 낮고 단정했다.“난 이혼할 생각 없어. 난 계속 너랑 살 거야. 내 옆에 있어. 계속 나를 사랑해. 알았어?”이람은 이런 인간을 처음 본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소통 불가능한 인간,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사이코였다.“나랑 안 헤어지고 싶은 게, 내가 계속 고생하는 꼴 보고 싶어서야?”이람의 목소리는 차가웠다.“강씨 집안 사람들한테 시달리는 거 말이야.”제헌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나랑 계속 살면 내가 잘해줄게.”제헌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그건 약속할 수 있어.”이람은 그 말이 기가 막혔다.“지금까지 네가 약속 지킨 적이 한 번이라도 있어?”제헌의 얼굴이 굳었다.“내가 기회가 없어서 못 지킨 거 아니야?”이람은 웃지도 않았다.“기회가 없었다고?”이람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본가에서 네 엄마가 나 몰아붙일 때, 한 번이라도 말린 적 있어? 강제헌, 네가 이혼 알리지 않은 결과가 이거야.”“너 계속 이러면 나 강씨 집안 찾아가서 계속 난리 칠 거야. 네가 미치고 싶으면 나도 같이 미칠게.”“너 강씨 집안의 사람들 겁 안 나는 거 알아. 근데 네 체면은 중요하잖아. 어디 한번 보자, 누가 더 버틸 수 있는지.”그제야 제헌의 얼굴이 달라졌다.분노와 혼란이 뒤섞인 표정.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처럼 위태로웠다.이람은 순간적으로 긴장했다.이 얼굴로 길에 서 있는 사람을 본다면 누구든 제헌이 혹시 칼을 꺼내지 않을까 걱정했을 것이다.이람의 경계와 두려움이 느껴졌는지... 제헌은 잠시 숨을 고르는 듯했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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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이람은 그저 우스울 뿐이었다.마치 이람이 말을 들으면 제헌이 더 이상 개자식이 아니라는 것처럼 말하는 태도가...본질은 하나였다.모든 게 제헌의 뜻대로 흘러가야만 한다는 것.제헌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고, 무조건 복종하고, 고개를 숙여야만 제헌은 비로소 만족했다.해결 방법이 있다면, 정말로 제헌의 말에 맞춰주고, 감정을 달래고, 자존심을 높이 치켜세워 기분을 풀어준 뒤, 틈을 봐서 도망치는 것뿐이었다.하지만 이람은 이미 결혼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왔다.한 발짝, 또 한 발짝.정신은 점점 또렷해졌고, 이제는 제헌과 함께하는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았다.무엇보다도 이람은 제헌이 너무 역겨웠다.제헌은 그럴 자격이 없었다.이람의 침묵에 제헌은 결국 폭발했다.“말해.”제헌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왜 말 안 해!”이람의 평온한 얼굴 아래에서는 억눌린 감정이 껍데기를 깨고 터져 나오려 하고 있었다.“결혼식 날, 넌 나한테 이혼 서류부터 내밀었어.”이람의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우리가 이혼하게 된 건 처음부터 이미 정해진 일이었어. 급하게 이혼하고 싶어 했던 건 내가 아니라 너였고, 항상 너였어.”“난 한 번 버텨봤고, 그 다음엔 포기했을 뿐이야. 그리고 네 뜻대로 해줬지. 근데 이제 와서 싫다고?”이람이 비웃듯 물었다.“너... 정신 분열이야?”제헌은 이를 악물고 반박했다.“그건 3년 전 생각이야. 그때랑 지금은 다르잖아. 지금은 내가 싫어. 그럼 안 돼?”이람의 눈빛이 차가워졌다.“그건 나도 마찬가지야.”이람은 단호했다.“내 생각도 바뀌었어. 난 더 이상 너랑 살고 싶지 않아. 재결합 같은 건 없어. 사람을 강제로 붙잡고 싶으면 기꺼이 당해줄 사람한테 가. 난 네 유치한 놀이에 안 끼어.”이람의 감정은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만큼 표면으로 올라왔다.“강제헌, 넌 정말 대단해. 사람을 여기까지 몰아넣는 재주가 있어. 솔직히 말할게. 너 때문에 난 결혼 자체가 무서워졌어. 이제 평생 결혼 안 할 거야. 그리고 난 절대 돌아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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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이람은 그 말을 내뱉고도 전혀 통쾌하지 않았다.복수의 쾌감 같은 건 없었다.그저 이런 결말이 당연하다고 느꼈을 뿐이었다.제헌은 이람과 다시 시작하고 싶다며 결국은 이람을 다시 곁에 묶어 두고, 예전처럼 집안일을 챙기고 자신을 중심으로 사는 ‘아내’로 되돌리고 싶어 했다.이람이 미쳤다면 모를까, 그런 선택을 할 이유는 없었다.이혼만으로는 제헌을 포기하게 하기 어려웠다.이람은 여전히 싱글이었고, 하준과의 관계도 서주연 문제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다.하지만 이제는 달랐다.이람은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했다.이람이 하준과 손을 잡은 이유는 단순했다.제헌과의 현실적인 힘의 격차 때문이었다.제헌이 동원할 수 있는 인맥과 권력은 이람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제헌과 맞설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움직이는 것.그게 가장 빠른 길이었다.현실 조건만 놓고 본다면 이람은 언제나 약자였다.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선택지는 애초에 많지 않았다.그래서 이람은 잡을 수 있는 길을 찾자마자 놓지 않기로 했다.하준이 오래전부터 이람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람 역시 계산했다.이 세계에서 강제헌이 뼛속까지 증오할 만한 남자는 서하준 말고는 없었다.하준이 제헌을 싫어하는 이유는 이람에 대한 감정이 아니어도 충분히 성립했다.그래서 지금의 상황은 억지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었다.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끝이었다.이람은 혼자가 아니었다. 이제는 곁에 하준이 있었다.제헌이 아무리 집요해도 상관없었다. 이람도 이번엔 악역이 되기로 마음먹었다.그리고 그 ‘악함’을 오래, 잘 유지할 생각이었다.그동안 이람은 너무 오래 자신을 억눌러 왔다.제헌은 결국 그 선을 넘게 만든 장본인이었다.차는 여전히 화려한 조명과 욕망이 뒤엉킨 A시의 밤거리를 달리고 있었다.도착지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이람은 이상할 정도로 차분했다.조용히,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괜찮아. 시간만 지나면 돼.’이람은 반드시 무사히 이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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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너무도 현실적이었다.“조이람!”제헌의 눈에 간신히 걸쳐 있던 냉기가 한순간에 무너졌다.감당할 수 없는 충격이 몰려오자 시야가 몇 번이나 어두워졌다.제헌은 이성을 붙잡지 못한 채 손을 들어 올렸고, 그대로 이람을 향해 내리칠 기세였다.이람은 눈을 질끈 감았다. 이를 악문 채 숨을 참았다.귀 옆으로 거센 바람이 스쳤고,곧이어 둔탁하고도 거대한 굉음이 차 안을 울렸다.제헌의 주먹은 이람이 아닌 차 내부의 격벽을 내리찍었다.금속과 구조물이 울리는 소리가 날카로운 분노로 퍼져 나갔다.운전석에 앉아 있던 기사조차 얼어붙었다.급브레이크를 밟을 뻔했지만 간신히 버텼고, 차체는 크게 한 번 흔들렸다.차 안의 공기는 극도로 경직됐다.이람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이 상황이 만들어내는 공포로 눈가에는 눈물이 차올랐다.목소리는 떨렸지만, 말은 또렷했다.“이젠 만족해?”강제헌은 완전히 이성을 잃고 있었다. 머릿속은 거대한 배신감으로 가득 찼다.‘조이람이 어떻게...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제헌은 이해하지 못했다.사람들이 무너질 때 왜 소리를 지르고 울부짖는지.그건 어리석고, 비참하고, 보기 흉한 짓이라고 여겨왔다.대체 무슨 일이 있어야 그렇게까지 망가질 수 있단 말인가?그런데 지금은...지금은 제헌 자신이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아무 의미 없는 비명이라도 좋았다.가슴안에 가득 찬 고통을 전부 토해내고 싶었다.제헌은 너무 아팠다. 이렇게까지 괴로울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아...’그는 숨이 막혔다. 위산이 역류하는 것처럼 속이 뒤틀렸고, 온몸이 통째로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아... 조이람... 이러면 안 돼!!!’제헌의 눈이 핏발로 물들었다. 눈물이 차오르는 걸 이를 악물고 억눌렀다.지금은 말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조이람은 알고 있을까? 내가 이렇게까지 무너지고 있다는 걸...’‘내가 화나면 언제나 달래주던 조이람은 어디로 갔을까?’‘왜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을까?’‘어떻게 이렇게 잔인해질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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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이람의 침묵은 제헌의 이성을 완전히 무너뜨렸다.제헌은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겠다는 걸 느꼈다. 만약 이람이 정말로 하준과 그런 관계를 맺었다면, 그 순간 자신은 정말로 미쳐버릴 것 같았다.제헌은 이람의 첫 남자였다.이람 역시 제헌의 첫 여자였다.제헌의 처음 역시 이람에게 줬다.지금까지 단 한 명, 오직 이람과만 잠자리를 가졌고, 다른 여자는 단 한 번도 없었다.‘조이람이 나를 배신하다니... 어떻게 감히...’제헌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사람을 잡아먹을 듯 험악해졌다.“그래. 말 안 하겠다는 거지?”제헌이 이를 악물었다.“그럼 방으로 가서 얘기해.”이람이 하준과 함께라면, 제헌은 더더욱 이람을 옆에 묶어둘 생각이며 단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제헌은 이람의 무릎이 다친 걸 분명히 봤다.하지만 지금은 그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차라리 날개를 부러뜨리고, 자존심을 부숴서 평생 자기 손바닥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이람은 제헌의 것이어야 했다. 서하준이든 누구든, 그 누구도 이람을 제헌에게서 뺏을 수는 없었다.로비를 지나 도착한 곳은 호텔 최상층.로열 스위트룸의 문은 마치 궁전처럼 웅장한 양쪽 여닫이문이었다.화려하고, 고전적인 장식이 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이 호텔은 예약해 둔 곳이었다.A시, 한씨 가문의 영역.한씨 가문과 장씨 가문은 수년째 공개적으로 대립 중이었고, 세력은 팽팽했다.서하준이나 장성모가 이곳까지 바로 찾아오는 건 쉽지 않았다.제헌은 알고 있었다.하준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걸.하지만 오늘 밤은 아니었다.오늘은 절대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문제는 이람이었다.제헌은 아직 어떻게 이람을 다뤄야 할지 명확히 정하지 못했다.하지만 이람이 하준과 사귄다고 말한 이상, 제헌의 선택지는 하나였다.곁에 묶어두는 것.어디로도 가지 못하게.이람이 하준과 함께 떠나는 건... 제헌은 더더욱 허락할 수 없었다.하준이 정말로 자기 사람을 건드렸다면, 이제 제헌이 진지하게 이후의 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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