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은 마음이 아파 얼굴 근육이 굳고, 시선도 잠시 멈췄다.이람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준 뒤, 그는 몸을 바로 세우고 눈을 감았다.하준은 이람이 자신의 눈빛에서 무엇인가를 읽어 내는 걸 원하지 않았다.사실 강씨 집안에 있었을 때부터, 하준은 이성을 잃고 무언가를 해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분명 이람을 놀라게 했을 것이다.오늘 서주연은 하준에게 물었다.이미 알고 있었다면, 왜 더 일찍 이람을 데려가지 않았느냐고...이제 하준은 그 질문에 대한 분명한 답을 가질 수 있었다.만약 3년 전, 이람이 제헌 곁에서 그렇게 상처받을 걸 미리 알았다면, 그때의 하준이 이람을 좋아하고 있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했더라도, 그는 주저 없이 이람을 빼앗았을 것이다.심지어 이람의 의사와 상관없이, 억지로라도.그런 비겁하고 이기적인 생각은, 하준 혼자만 품고 갈 감정이었다.이람에게는 절대 들키지 않을 생각이었다.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이람이 과거에 겪은 고통을 알게 된 순간부터 하준은 더 이상 거리를 유지하고 싶지 않았다.집에 돌아가 각자 방으로 흩어져, 마치 서먹한 동거인처럼 서로를 모른 척하는 건 견딜 수 없었다.그래서 오늘 하준은 욕심을 냈다.서주연에게 일부러 부탁해, 자신과 이람을 남게 만들었고, 이람 곁에 머물 수 있는 명분을 만들었다.이람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아주 자연스럽게.‘이람 씨가 아직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는, 나도 이렇게 비열해질 수밖에 없어.’‘언젠가 이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부디 날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제헌이 차를 몰아 이람을 쫓은 건 계산이 아니라 본능이었다.그저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하지만 곧 이람은 그를 알아차렸고, 속도를 올려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고속으로 달리던 차가 그대로 커브를 도는 순간, 제헌은 눈앞이 새하얘질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분노는 곧 공포로 바뀌었다.‘조이람은 나를 피하려고 목숨까지 내놓은 거야?’그 순간, 제헌은 숨을 제대로 쉴 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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