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되자 하준이 먼저 이 이야기를 꺼냈다.“앞으로 강제헌이랑 관련된 일은 다 나한테 말해도 돼. 예전엔 내가 그 인간을 너무 의식했어. 지금은 달라.”하준은 이람에게서 많이 위로받고, 회복되고 있었다. 사랑 안에서 점점 안정감을 얻었고, 이제는 제헌과 관련된 작은 일에 혼자 소모적으로 생각하지 않게 됐다.이람은 그제야 숨을 돌렸다.“어쩔 수 없잖아요. 두 사람 생일이 딱 한 달 차이고, 거기에 과거 일까지 있으니까요... 우리 서 대표님, 그건 이해해 주세요.”“당연히 이해하지.”하준은 담담하게 말했다.“난 오히려 네가 강제헌이랑 관련된 일을 나한테 숨길까 봐 그게 더 무서워.”“나도 당신한테 약속했잖아요.”이람은 분명하게 말했다.“전부 다 말하겠다고요.”하준에게 필요한 건 이런, 망설임 없는 확답 한마디였다.이람은 늘 그걸 정확하게 하준에게 건넸다.하준은 그동안 결혼할 집 인테리어를 준비하고 있었고, 이미 여러 버전의 시안을 받아둔 상태였다.그는 이람을 불러 함께 화면을 보며 하나하나 살폈다.이람은 하준의 의도를 알고 있었지만, 굳이 말로 꺼내지 않았다.그저 곁에서 같이 고르고, 같이 고민해줬다....지후는 M국에서 제헌의 생일을 함께 보내고 있었다.“1년도 안 됐는데, 진짜 많이 변했네요. 제헌 형, 여기 이렇게 오래 있을 생각이에요? 일은 다 정리된 거 아니었어요?”제헌은 소파에 앉아 무심한 눈으로 술을 마시고 있었다.딱히 흥미를 느끼는 것도, 집착하는 것도 없어 보였다.“돌아가고 싶지 않아.”지후는 자연스럽게 눈을 가늘게 떴다.솔직히 말해, 지금 제헌의 모습은 잘 이해되지 않았다.제헌이 그의 시선을 알아차렸다.“할 말 있으면 해.”지후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형, 솔직히 궁금해요. 지난달까지만 해도 상태 진짜 안 좋아 보였잖아요. 한동안은 무너질 줄 알았고, 적어도 한 번쯤은 크게 흔들릴 줄 알았어요. 말이 좀 세도 이해해 주세요. 전 형의 그런 감정적인 모습 처음 봤거든요.”지후는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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