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은 차갑게 웃으며 몰아붙였다.“이람아, 너 서하준 선택할래, 아니면 애들 선택할래? 지금 당장 나랑 같이 가든지, 아니면 여기 남든지 해. 대신 여기 남으면, 다시는 애들 못 볼 줄 알아.”처음 제헌이 시험관 시술을 하자고 했던 이유도 결국은 이람을 자기 곁에 붙잡아 두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이 태어났다. 그런데도 하준은 이람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 감히 이람에게 억지로 입까지 맞췄다. 제헌으로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지난 한 달 동안, 제헌은 퇴근만 하면 매일 이람과 함께 아이들 곁에 있었다. 이람은 늘 제헌을 상대하지 않았고, 시선은 오직 두 아이에게만 가 있었다. 그래도 제헌은 괜찮다고 여겼다. 매일 이람을 볼 수 있고, 적어도 크게 다투지만 않으면 그걸로 됐다.이람이 아이들을 그렇게 아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헌은 한편으로는 잃어버린 그 아이를 떠올리며 후회가 밀려왔다. 그러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기뻤다. 모진과 모연은 자신과 이람의 아들이고 딸이었다. 이람이 마음속에 품었던 아쉬움을 조금은 메워 준 셈 아닌가?이람도 분명 행복할 거라고, 이 시간을 분명 받아들이고 있을 거라고 제헌은 믿고 싶었다.그래서 전혀 나쁠 게 없다고 여겼다. 제헌은 정말로 이렇게 평생 살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제헌에게 단 하나 중요한 건, 이람이 계속 자기 곁에 남는 것이었다.그런데 겨우 가라앉혀 두었던 마음은 하준을 보는 순간 무너져 내렸다. 제헌은 정말 두려웠다. 하준이 또 한 번 이람을 빼앗아 갈까 봐. 그래서 불안했고, 그래서 통제력을 잃었다.이람에게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몰아붙인 말은, 제헌이 생각도 정리하지 못한 채 내뱉은 것이었다.제헌은 확실한 대답이 필요했다.만약 오늘 이람이 하준을 택한다면, 그 뒤에 자신이 얼마나 미친 짓을 하게 될지, 제헌 자신도 알 수 없었다.제헌의 시선 아래서 하준 역시 자신도 모르게 손을 꽉 쥐고 있었다.‘역시 겉으로만 태연한 척하는 놈이네.’제헌은 속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