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처음으로 건넨 선물이었고 거절했다가는 분명 상처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 순간, 임현욱의 목소리가 웃음 섞인 어조로 흘러나왔다.“연말에 휴가를 내서 친척들 보러 갈 계획이거든요. 그때 다시 만나는 거, 어때요?”“좋아요. 나중에 봬요.”소예지는 전화를 끊고, 꽃다발을 품에 안은 채 차로 향했다. 마침 딸을 데리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윤하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하슬이랑 이안이, 제가 같이 데려갈게요.”소예지는 감사 인사를 건넨 뒤, 핸들을 호텔로 돌렸다.호텔 로비에 도착해 차량을 맡기자, 프런트 직원들이 일제히 일어나 정중히 인사했다.“대표님, 안녕하세요.”소예지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고개를 끄덕였고 호텔 매니저가 직접 나와 그녀를 6층 연회장으로 안내했다. 조용한 분위기의 소형 연회장 안에서는 이미 드레스숍 직원들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조금 뒤, 박시온도 화사한 메이크업을 마친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오후 6시, 윤하준이 두 아이를 데리고 연회장에 들어섰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이곳저곳을 뛰어다녔고 윤하준은 선물 가방을 들고 소예지에게 다가왔다.“소예지 씨, 생일 축하해요.”“고마워요.”소예지는 아직 선물 포장을 뜯어보지는 않았지만 초대한 입장에서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잠시 후, 심주원도 도착해 박시온과 함께 준비한 선물을 전했고 그 뒤를 이어 강준석도 꽃다발과 선물을 들고 들어왔다.강준석의 등장에 윤하준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고 강준석 또한 순간 멈칫했지만 두 사람은 서로 감정을 숨긴 채 담담히 인사를 주고받았다.아이들은 식사를 마친 후 옆에서 장난을 치며 놀았고, 어른들은 오랜만의 근황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그때, 호텔 매니저가 조용히 다가와 소예지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대표님, 김 비서님이 도착하셨습니다.”뜻밖의 방문에 소예지의 눈이 살짝 커졌다. 하지만 결혼생활 내내 고이한의 비서였던 김경환은 언제나 그녀에게 깍듯이 대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냉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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