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Bab 331 - Bab 340

950 Bab

제331화

“아하, 그러니까 저 여자가 바로 고 대표의 미래 장모라는 거네?”주변에 모여 있던 직원들 사이로 은근한 수군거림이 퍼져나갔다.감히 소예지를 상대로 이런 소란을 피울 수 있었던 이유가 이제야 납득이 갔다.고이한의 이름이 언급되자, 소예지의 표정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잘됐네요. 그렇다면 고이한한테 직접 오라고 하세요.”그녀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은 채, 냉정하게 말을 뱉었다.그 말에 심미정은 이성을 잃고 성큼 다가오더니 손을 번쩍 들어 그녀의 뺨을 후려치려 했다.하지만 그 순간, 누군가가 재빨리 달려와 심미정의 손목을 단단히 막아섰다.“그만두시죠.”낮고 단호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마침 회의 참석차 연구소에 복귀하던 강준석이었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소란에 이끌려 급히 달려온 것이다.소예지는 조용히 한 걸음 물러났고 그때 헐레벌떡 뛰어온 안채린이 심미정을 급히 부축했다.“이모, 대체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채린아! 바로 저 여자야. 저 소예지라는 여자가 우리 유빈이 맡았던 홍보대사 자리를 망쳐놨어! 이게 말이 돼?”분노에 떨며 울분을 토하는 심미정에게 강준석은 싸늘한 목소리로 받아쳤다.“여긴 실험실입니다. 개인적인 일은 사무실에 가서 하시죠.”“너는 또 뭐야? 설마 얘 애인이라도 돼?”심미정은 기가 막힌다는 듯 코웃음을 쳤고 순간, 안채린의 얼굴이 굳어졌다.그녀는 이모의 팔을 끌어당기며 애써 진정시키려 했다.“이모, 여기 사람 많잖아요. 밖에서 이야기해요.”심미정은 억지로 몇 걸음 끌려가면서도 끝내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다시 돌아서 소예지를 향해 손가락질했다.“소예지, 잘 들어! 우리 모녀가 널 무서워할 줄 알아? 내 사위는 고이한이야. 두고 보라고!”그녀의 고함에 연구원들 사이로 다시 한 차례 술렁임이 일었다.그러자 강준석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다들 그만 자리로 돌아가세요.”그제야 직원들이 흩어지기 시작했고 복도는 서서히 조용해졌다.강준석이 조심스레 소예지를 향해 물었다.“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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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윤하준과 이안이 외국에서 돌아온 것이었다.“예지 이모!”멀리서 달려오던 이안이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며 그녀를 반겼고 소예지는 다정하게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했다.“엄마, 오늘 이안이 우리 집에 초대해도 돼요? 나 진짜 이안이 보고 싶었단 말이에요.”고하슬이 그녀의 손을 꼭 쥐고 눈망울을 반짝이며 애원하듯 물었다.소예지는 아이의 간절한 표정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우리 집에 초대하자.”그녀의 시선이 자연스레 윤하준에게 향하자 윤하준도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야 아이가 기쁘다면 더 바랄 게 없죠.”아이들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신난 얼굴로 먼저 마당으로 뛰어나갔다.그 모습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던 소예지가 현관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윤하준이 그녀를 불러세웠다.“요즘 잘 지냈어요?”소예지는 잠깐 멈칫했지만 이내 잔잔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럼요.”윤하준은 말끝을 맺지 못하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혹시 힘든 일이 있거나 내가 나서야 할 일이 생기면 꼭 말해주세요.”그의 진심 어린 말에 소예지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짧은 인사 후 그녀가 집 안으로 들어가자 윤하준은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하종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너 소예지 만났어? 거긴 상황이 어때?”다급한 목소리로 묻는 하종호의 말에 윤하준은 한결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우리가 이런 일에 깊이 관여하는 건 좋지 않아. 그러니까 너도 너무 휘둘리지 마. 이건 어디까지나 소예지 씨와 심유빈 씨, 두 사람 사이의 일이야.”“알아. 근데 유빈 씨 어젯밤 내내 울더라. 그 공익 홍보는 정말 어렵게 따낸 자리였거든.”하종호의 목소리엔 한숨이 섞여 있었다.윤하준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그럼 유빈 씨가 뭔가 잘못했겠지.”그 말에 하종호는 쓴웃음을 지었다.“이제 보니까, 넌 앞으로도 쭉 소예지 편 들겠구나?”“응. 솔직히 말할게. 나 진심으로 소예지 씨 좋아해.”하종호는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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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심유빈의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파장을 일으켰고 급기야 한 톱스타의 이혼 소식마저 밀어내고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해 버렸다.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던진 수는 치밀했고 동시에 대담했다.‘공익 활동 조작’,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기에 이보다 더 민감할 수 없는 주제를 정면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이번 논란의 발단은 그녀가 지난해 참여했던 한 아동 교육 지원 프로젝트였다.당시 총 10억 원이 넘는 기부금이 모였지만 실제 현장에 전달된 금액은 고작 천만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폭로가 나오며 그녀의 이름은 하루아침에 조롱과 분노의 대상이 되었다.“이건 분명히 걔네 소속사에서 짠 자작극이야.”전화기 너머로 박시온이 이를 갈며 말했다.“그들이 일부러 이렇게 자극적인 흑막을 흘린 이유가 뭐겠어? 결국 너한테 진흙탕을 뒤집어씌우고 고이한이 널 더 멀리하게 만들려는 거잖아.”소예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이런 식으로 동정심을 자극하며 피해자인 척 연기하는 모습은 분명 고이한에게 보여주기 위한 수작이었다.그리고 동시에, 이 사건을 빌미 삼아 다시 한번 대중 앞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그날 저녁 8시 반.윤하준이 이안을 데리러 왔다.소예지의 얼굴엔 뭔가 깊은 고민이 드리운 듯한 그림자가 어렸다.그 모습을 알아챈 윤하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소예지는 고개를 저었다.“아뇨. 별일 아니에요.”그는 눈앞의 여인이 겉보기와 달리 얼마나 단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그래서였을까. 그런 그녀가 유난히 힘들어 보이는 날이면 괜히 마음이 저려왔다.“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요.”소예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안의 손을 잡고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그리고 다음 날.심유빈 측은 온라인에 기부금 내역 자료를 전격 공개했고 여러 공익 기관을 태그해 감시와 검토를 직접 요청했다.곧이어 각 기관의 공식 자료들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고 그녀의 기부금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결과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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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다행이에요. 도움이 될 수 있어서.”윤하준이 살짝 웃으며 말하자 소예지도 따라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제가 간단한 간식 좀 가져올게요. 잠깐만 기다리세요.”그녀가 자리를 비운 사이, 윤하준은 커피잔을 손에 든 채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그러다 문득, 테이블 위에서 울리는 진동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소예지의 휴대폰이었다.집요하게 울려대는 벨 소리에 화면을 들여다보자 ‘고이한'이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윤하준의 눈빛이 일순 미묘하게 흔들리더니 이내 망설임 없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 고 대표.”반대편에선 짧은 침묵이 흘렀고 곧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돌아왔다.“소예지는 어디 있어?”윤하준은 여유롭게 몸을 뒤로 기대며 대답했다.“간식 가지러 갔어. 휴대폰은 테이블에 두고 갔더라고.”그의 말투엔 아무렇지 않은 척한 담담함과 어딘지 모르게 의도된 느긋함이 섞여 있었다.“급한 일이야? 제가 전해줄까?”“아니. 됐어.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그래.”하지만 그가 마지막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미 통화는 끊겨 있었고 마침 그때, 소예지가 간식이 담긴 접시를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자신의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는 윤하준을 보곤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전화 왔어요?”윤하준은 휴대폰을 건네주며 담담하게 말했다.“고 대표예요. 전화가 좀 오래 울리길래 급한 일인가 싶어서 대신 받았어요.”소예지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그 사람, 뭐라고 했어요?”“별말 없었어요. 나중에 다시 연락하겠다고만.”그의 대답은 간단했지만 시선은 그녀를 조심스럽게 살폈다.잠시 후, 윤하준이 조용히 물었다.“혹시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 있었어요?”소예지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별일 아니에요.”그리고는 접시를 건네며 웃었다.“이거 한번 드셔보세요. 우리 레스토랑에서 제일 잘 나가는 메뉴예요.”윤하준은 그런 그녀의 평온한 얼굴을 조용히 바라보았다.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듯 웃고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감정의 잔상이 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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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저녁 식사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윤하준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예지의 의자를 조심스레 당겨주었고 두 아이는 손을 꼭 맞잡은 채 깡충깡충 뛰며 레스토랑을 먼저 나섰다.따뜻한 가로등 아래, 네 사람의 실루엣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평화로웠다.“오늘 정말 많이 배웠어요. 윤 대표님.”소예지는 진심을 담아 고개를 숙였다.“말씀해 주신 사례들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됐어요.”윤하준은 겸손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별거 아니에요. 앞으로도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같은 시각, 그들 모두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한쪽 구석에선 카메라의 섬광이 몇 번 번쩍였다.그날 밤, 고이한에게서 두 차례 더 전화가 걸려 왔지만 소예지는 망설임 없이 그를 차단했다.이제는 단순히 ‘받을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었다.그의 이름 석 자가 화면에 뜨기만 해도 불쾌했고 더 이상 그 감정에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몰랐다.다음 날 아침, 자신을 둘러싼 기사가 세상을 얼마나 뒤흔들게 될지.[윤씨 가문 후계자, 고씨 가문 전 며느리와 밀회?][윤하준·소예지, 열애설 전격 공개]이런 자극적인 제목들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 시작했다.기사 속 사진은 어젯밤의 레스토랑에서 찍힌 것들이었고 일부러 가까워 보이게 촬영된 구도는 두 사람을 다정한 연인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곧바로 박시온에게 전화가 왔다.“예지야! 나 축하해줘야 하는 거 맞지?”“축하? 무슨 소리야?”잠이 덜 깬 목소리로 대답한 소예지는 그 말에 이불 속에서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너랑 윤 대표, 실검 1위 찍었어! 사진 너무 예쁘게 나왔던데? 분위기 장난 아니야. 사람들이 완전 사귄다고 난리야!”“뭐라고?”눈이 번쩍 뜨인 소예지는 곧장 핸드폰을 들었다.실시간 검색어, 주요 포털 기사, 댓글까지 한 장 한 장 내려보다가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자신과 윤하준을 발견하곤 잠시 멍해졌다.숨을 깊게 들이켠 그녀가 말없이 스크롤을 내리자 박시온이 덧붙였다.“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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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나 엄마랑 같이 잘래요.”고하슬이 두 팔을 벌리며 안겨 왔다.소예지는 기사 생각에 잠시 망설였지만 윤하준이 열애설 정리를 위해 언론 대응에 나섰다는 게 떠올랐다.그걸 생각하자 괜히 마음 한편이 놓였다.그래서 다시 이불을 들추고 딸아이를 품에 안았다.보들보들한 작은 몸이 그녀의 품에 꼭 안겨들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나란히 잠이 들었다.오랜만에 맞은 여유로운 주말 아침이었고 푹 자고 눈을 떴을 땐, 어느새 시계는 아홉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양희순이 정성껏 차려둔 아침 식사에 향긋한 냄새가 퍼졌고 고하슬은 새로 받은 그림책을 펼쳐 들고 집중하듯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소예지는 문득 생각에 잠겼다.‘이제 영어 공부도 시작할 시기네.’결국 영어 과외 선생님을 붙이기로 마음먹었고 그 일은 임재석에게 맡겼다.임 이사는 인사팀을 통해 채용 공고를 내고 회사 절차에 따라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었다.그때, 소예지의 휴대폰이 진동했다.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보고 그녀는 약간 놀랐다.‘임현욱 씨?’‘분명 부대로 복귀했을 텐데...’그녀는 마당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임현욱 씨?”익숙한 듯, 부드러운 웃음이 들려왔다.“아직도 그렇게 거리 두실 거예요, 예지 씨?”소예지는 멋쩍게 웃었다.“미안해요. 쉽게 안 고쳐지네요.”그의 웃음도 함께 잦아들었다. 하지만 이어진 말은 의외로 진지했다.“예지 씨, 기사 봤어요.”소예지는 한 박자 늦게 고개를 살짝 떨궜다.‘현욱 씨도 결국 봤구나...’“그, 혹시 윤하준 씨랑은 어떤 사이인지 들을 수 있을까요?”곧바로 그가 덧붙였다.“오해하지 마세요. 그냥 예지 씨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거라면 난 진심으로 축복하고 싶어서요.”소예지는 차분하게 대답했다.“우린 그냥 사이좋은 친구예요.”그건 거짓이 아니었다.그녀에겐 윤하준이 진심으로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고 그건 연애와는 또 다른 의미였다.“정말이에요?”그의 목소리엔 어딘가 아쉬움이 묻어났다.소예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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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소예지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자, 박시온이 입을 열었다.“네가 지금 모든 열정을 일에 쏟고 아이에게 집중하고 있는 거 알아. 하지만 너처럼 빼어난 사람이니까 자연스럽게 끌리는 거야. 그들이 널 도와주고 싶어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고. 설령 네가 마음을 주지 못하더라도 그들에겐 그조차도 충분한 거야.”박시온의 말은 가볍지 않았다.하지만 윤하준의 그런 진심이 오히려 소예지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소예지는 누구에게도 쉽게 빚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특히 그것이 감정이라면 더더욱.즐겁게 지나간 주말이 끝나고 바쁘게 돌아가는 한 주가 또다시 시작됐다.그리고 어느새 금요일, 오늘은 이성열이 주재하는 대형 회의가 있는 날이었다.실험실 사람들 대부분이 참석했고 회의실 안은 묘한 긴장감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회의실 문이 열리자, 강준석이 자연스럽게 소예지의 옆자리에 앉았다.이내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됐고 그 중 안채린은 유난히 활발한 태도를 보였다.MD 팀에서는 소예지가 해결한 난제가 계기가 되어 연구개발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보고했고 실제로 몇 가지 성과로도 이어졌다는 발표가 이어졌다.이 교수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MD 팀과의 협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네요.”그때, 안채린이 고개를 돌려 소예지를 향해 물었다.“소예지 씨는 실험실 구조를 전면 재편한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셨나요?”그 순간, 회의실 안의 시선이 일제히 소예지에게 향했다.모두가 그녀의 새로운 연구 방향이 궁금했던 것이다.소예지는 침착하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아직은 이론 단계에 머물러 있어요.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유해 드릴게요.”그 말에 안채린의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역시 별거 없네. 운 좋게 한 번 터졌을 뿐이지 천재 소리 듣는 것도 이제 끝이야.’회의가 종료된 후, 강준석이 소예지를 따라잡아 조용히 물었다.“정말 아직 이론 단계야? 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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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소예지는 슬쩍 이서연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 이서연은 순간 몸을 움찔했지만 곧 자신이 그동안 소예지에 대해 험담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안도했다.소예지가 자리를 뜨고 나자, 남아 있던 안채린의 얼굴에는 서늘한 기색이 드리워졌다.‘역시 윤하준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더니 말투까지 달라졌네. 건방지긴.’연구실로 돌아온 소예지는 다시 실험 자료에 몰두했고 온 신경을 오롯이 눈앞의 연구에 쏟으며 복잡한 현실의 감정들을 조용히 밀어냈다.이 연구에, 이 삶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그녀는 진심이었다.한편, 점심시간이 되어 막 구내식당 입구에 들어서려던 이지원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전화를 받으며 무심히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시죠?”낯익은 저음의 남성 목소리가 들려왔다.“소예지 씨, 옆에 있습니까?”순간 이지원의 얼굴에 놀람이 스쳤고 반사적으로 물었다.“혹시 고 대표님이신가요?”고이한은 담담한 어조로 되물었다.“소예지 씨,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이지원은 고개를 들어 식당 안을 둘러보았다. 마침 소예지가 식판을 들고 자리에 앉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지금 구내식당에 계십니다.”“고맙습니다.”짧고 단호한 인사와 함께 통화는 종료되었다.소예지는 식사를 시작하며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었다. 몇 입 먹지도 못한 그때, 식당 입구 쪽에서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다.“어머, 저 사람은?”“혹시 고이한 아니야? 여긴 또 왜...”식당 구석에서 수군거리던 젊은 여직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입구로 쏠렸다. 소예지 역시 무심코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시야에 들어온 인물은 바로 고이한이었다.잘 다려진 검은 슈트를 입은 그의 모습은 등장만으로도 모든 시선을 휘어잡았고 절제된 카리스마와 강렬한 분위기는 식당 안 수많은 여성들의 숨결을 조용히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그의 시선이 식당 전체를 훑다 소예지에게 닿았고 두 사람의 눈이 정확히 마주쳤다.애초에 입맛도 없던 터라, 그의 얼굴을 본 순간 소예지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식판을 들고 곧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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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소예지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아무 말 없이 실험실로 돌아와 곧장 USB를 확인했다.며칠 뒤, 봄기운이 완연한 주말, 따스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이 어우러진 날에 그녀는 딸과 함께 소풍을 떠나기로 했다.다만 조용히 준비해 두었던 계획이었지만 딸이 그 이야기를 이안에게 무심코 흘려버린 것이다.아직 집을 나설 채비도 끝나지 않았을 무렵, 전화벨이 울렸고 수화기 너머로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소예지 씨, 들었어요. 소풍 가신다면서요? 혹시 저도 같이 가도 괜찮을까요? 여기서 음식 좀 챙겼는데 같이 나눠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잠시 멈칫하던 소예지는 이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물론이죠.”“이안도 요즘 너무 집에만 있어서요. 또래 아이들이랑 같이 놀면 더 좋잖아요?”그 말에 소예지는 반박할 수 없었다. 아이는 아이끼리 있어야 더 밝게, 오래 웃을 수 있는 건 사실이었다.“여기 친구 한 명도 같이 갈 건데 혹시 불편하지 않으세요?”소예지가 조심스레 묻자, 윤하준은 단호하게 말했다.“전혀요. 사람 많을수록 더 재밌죠.”“그럼 송산 초지 주차장에서 뵐게요.”“좋습니다!”전화를 끊자마자 소예지는 곧장 박시온에게 연락을 넣었다.“너 왜 나까지 끌고 가는 건데? 난 그런 분위기 별로거든? 너희 넷이서 가족 소풍 가면 딱이겠다.”장난기 가득한 박시온의 말에 소예지는 이마를 짚으며 깊게 한숨을 쉬었다.“헛소리 좀 하지 마. 그냥 친구끼리 소풍 가는 거야. 네가 안 가면 나랑 윤하준 씨랑 애들 둘만 남는다고. 그럼 또 오해 생길 수도 있잖아.”“알았어, 알았어. 간다니까.”박시온은 웃으며 대답했다.주말, 송산 초지는 따뜻한 햇살과 봄바람으로 가득했다. 소예지가 차를 막 세우자 맞은편에서 윤하준이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평소보다 캐주얼한 옷차림의 그는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엄마! 이안이랑 하준 삼촌이에요!”고하슬이 반가워서인지 소리까지 톤을 높여 외쳤고 분홍 원피스를 입은 이안은 작은 나비처럼 가볍게 뛰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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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하긴 내연녀를 하늘 위로 떠받들고 정작 아내였던 나에겐 온갖 서러움만 안겨주던 사람이 무슨 염치로...’소예지는 물컵을 들어 조용히 한 모금 넘기고는 일부러 시선을 멀리 고이한이 있는 방향에서 거두었다.햇살 아래, 고이한은 두 아이에게 연을 날리는 법을 천천히 인내심 있게 가르치고 있었다.박시온은 막 무슨 말을 꺼내려다 멀리서 걸어오는 윤하준을 보곤 입을 다물었다.윤하준은 자연스럽게 그녀 곁에 앉아 생수병 뚜껑을 열고 한 모금 들이켰다.“잠깐 산책하실래요?”“여기 앉아서 풍경만 봐도 좋은걸요.”소예지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앉아서 뭐가 보여. 내가 애들 볼 테니까, 둘이 잠깐 다녀와.”박시온이 등을 툭 치며 소예지를 일으켜 세웠고 오래 앉아 다리가 저릿했던 참이라 그녀는 윤하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잠깐 걸어요.”멀지 않은 곳에서 고이한의 시선이 어렴풋이 이쪽을 향했다가 흩어졌다.그때, 고하슬과 이안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달려왔다. 고하슬은 저만치 체험장 쪽에 떠 있는 수상 보트를 발견하곤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엄마, 나 저거 타고 싶어요!”소예지는 아이 눈높이에 맞춰 쪼그려 앉아 조심스럽게 타이르듯 말했다.“하슬아, 저건 아직 어린애가 타기엔 조금 위험하단다.”그러자 고하슬은 금세 고개를 홱 돌려 아빠 쪽을 부르며 애교를 부렸다.“아빠...”하지만 고이한은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말 들어야지.”고하슬은 입을 삐죽였지만 곧 이안이 손을 끌며 버블머신 쪽으로 데려가자 금세 잊고는 또 깔깔대며 달려갔다.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윤하준이 입을 열었다.“고 대표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네요. 전 애들 좀 보고 있을게요.”그가 물러서자, 잠시 후 고이한이 다가와 입을 열었다.“아직도 나, 차단 목록에서 안 풀었더라.”“아, 깜빡했네.”소예지는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리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고이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봤다.예전 같으면 그런 한마디에도 마음이 흔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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