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러니까 저 여자가 바로 고 대표의 미래 장모라는 거네?”주변에 모여 있던 직원들 사이로 은근한 수군거림이 퍼져나갔다.감히 소예지를 상대로 이런 소란을 피울 수 있었던 이유가 이제야 납득이 갔다.고이한의 이름이 언급되자, 소예지의 표정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잘됐네요. 그렇다면 고이한한테 직접 오라고 하세요.”그녀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은 채, 냉정하게 말을 뱉었다.그 말에 심미정은 이성을 잃고 성큼 다가오더니 손을 번쩍 들어 그녀의 뺨을 후려치려 했다.하지만 그 순간, 누군가가 재빨리 달려와 심미정의 손목을 단단히 막아섰다.“그만두시죠.”낮고 단호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마침 회의 참석차 연구소에 복귀하던 강준석이었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소란에 이끌려 급히 달려온 것이다.소예지는 조용히 한 걸음 물러났고 그때 헐레벌떡 뛰어온 안채린이 심미정을 급히 부축했다.“이모, 대체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채린아! 바로 저 여자야. 저 소예지라는 여자가 우리 유빈이 맡았던 홍보대사 자리를 망쳐놨어! 이게 말이 돼?”분노에 떨며 울분을 토하는 심미정에게 강준석은 싸늘한 목소리로 받아쳤다.“여긴 실험실입니다. 개인적인 일은 사무실에 가서 하시죠.”“너는 또 뭐야? 설마 얘 애인이라도 돼?”심미정은 기가 막힌다는 듯 코웃음을 쳤고 순간, 안채린의 얼굴이 굳어졌다.그녀는 이모의 팔을 끌어당기며 애써 진정시키려 했다.“이모, 여기 사람 많잖아요. 밖에서 이야기해요.”심미정은 억지로 몇 걸음 끌려가면서도 끝내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다시 돌아서 소예지를 향해 손가락질했다.“소예지, 잘 들어! 우리 모녀가 널 무서워할 줄 알아? 내 사위는 고이한이야. 두고 보라고!”그녀의 고함에 연구원들 사이로 다시 한 차례 술렁임이 일었다.그러자 강준석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다들 그만 자리로 돌아가세요.”그제야 직원들이 흩어지기 시작했고 복도는 서서히 조용해졌다.강준석이 조심스레 소예지를 향해 물었다.“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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