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예지는 냉소를 지으며 몸을 돌렸다.“심유빈 씨, 사고였는지 아닌지는 본인이 더 잘 알겠죠.”“새언니, 그게 무슨 뜻이에요? 유빈 언니를 모함하려는 거예요?”고수경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수경아, 그만해.”고이한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하며 일어서자 고수경은 말문이 막혔다.고이한이 소예지를 향해 말했다.“괜찮아?”소예지가 얼굴을 돌렸다.“괜찮아.”“유빈 언니 감기도 이제 막 나았는데 어떡해... 유빈 언니가 더 걱정돼.”고수경이 옆에서 소리쳤다.“기침 좀... 나는 것뿐이야. 그냥 물 좀 먹은 거야.”심유빈이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하자 고이한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심유빈을 바라보더니 소예지를 향해 말했다.“먼저 집에 데려다줄게.”“됐어.”단호히 거절한 소예지는 직원에게 젖은 옷을 버리라고 지시한 뒤 가방을 들고 윤하준 앞으로 걸어갔다.“윤하준 씨, 고마워요.”소예지가 가방을 들고 문 앞까지 다다랐을 때 심유빈이 이마를 잡으며 휘청거렸다.“오빠, 나 어지러워...”문 앞에서 뒤를 돌아본 소예지는 고이한이 심유빈을 자신에게 기대게 하며 강한 팔로 그녀를 감싼 것을 보았다.윤하준이 다가와 고이한의 어깨를 두드렸다.“나도 먼저 갈게.”“오빠, 벌써 가는 거야? 아직 밥도 다 못 먹었는데!”고수경이 아쉬운 듯 윤하준을 부르며 말했다.“집에 손님이 오기로 해서 빨리 돌아가야 해.”윤하준이 말을 마친 뒤 바로 자리를 뜨자 고수경이 심유빈에게 다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유빈 언니, 오빠한테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할까?”심유빈이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집에서 쉬면 돼.”“오빠, 빨리 유빈 언니 집에 데려다줘!”심유빈의 창백한 얼굴을 본 고이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가자.”심유빈은 예전부터 그녀와 소예지가 물에 빠진다면 고이한은 누구를 먼저 구할 것인지 늘 궁금했다. 그러고 그 궁금증이 오늘에야 풀렸다.고이한이 망설임 없이 구한 사람은 분명 그녀였다.소예지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가방을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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