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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ผู้เขียน: 이야기보따리
그러나 최현숙이 하도 주겠다고 고집한 탓에 계속 거절하면 어르신으로서 분명 화를 낼 것 같아 일단 받아두기로 했다. 이혼 후에 다시 최현숙에게 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설 저녁 식사가 끝난 뒤 고수경은 친구를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밖으로 나갔다. 진가영은 고하슬과 함께 영화를 보고 있었고 고이한은 옆에서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었다. 위층에서 내려온 소예지는 무슨 핑계를 대어 딸을 데려갈지 고민하고 있었다.

“오늘 저녁에 하슬이는 여기에서 재우고 너희 둘은 집에 가!”

진가영이 손녀를 안으며 말했다.

시어머니가 딸을 여기에 재우려는 것을 본 소예지는 고이한을 바라보았다. 오늘 차를 몰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고이한이 집에 가지 않는다면 길에서 택시를 타고 집에 가려고 생각했다.

“하슬아, 정말 엄마 아빠랑 집에 안 갈 거야?”

고이한이 딸에게 물었다.

“오늘 밤 할머니랑 잘 거예요.”

고하슬이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소예지는 고이한이 차 키를 집어 드는 것을 보고 고하슬에게 말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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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 순간, 고이한은 깨달았다.고이한이 그토록 치열하게 살아온 이유는 결국 하나였다. 가족들이 앞으로도 평온하고 행복하게,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가길 바랐기 때문이었다.“오빠, 뭐 그렇게 멍하니 있어! 오늘 오빠가 주인공이잖아. 빨리 와!”“이한아, 너만 기다리고 있단다.”최현숙도 고이한에게 손짓했다.고이한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눈빛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고이한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가족들이 기다리는 따뜻한 자리로 향했다.“아빠.”고하슬이 자리에서 내려와 신이 난 얼굴로 고이한에게 달려왔다.고이한은 딸을 품에 안아 올린 뒤 식탁으로 향했다. 소예지 옆자리에 딸을 앉힌 뒤 맞은편 자리에 앉아 소예지에게 시선을 돌렸다.소예지도 고개를 들어 고이한을 바라보면서 이번에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생일 축하해.”담담한 말이었지만 고이한의 눈빛은 순간 깊어졌다. 고이한이 웃으며 답했다.“와줘서 고마워.”생일 파티는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되었다.최현숙이 직접 분위기를 이끌었다. 모두가 잔을 들어 고이한의 서른 번째 생일을 축하했다.오늘 밤만큼은 사업과 관련된 자리도, 서로의 의도를 계산하는 대화도 없었다. 그저 가족들 사이의 웃음과 따뜻한 정만이 가득했다.최고급 셰프가 준비한 요리를 모두 맛본 뒤, 고수경이 주문했던 삼단 케이크가 도착했다.고하슬은 고이한의 품에 안긴 채 함께 소원을 빌고 촛불을 껐다.맞은편에 앉아 있던 소예지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마음이 멈칫했다.그제야 소예지는 이번이 바로 고이한의 서른 번째 생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소예지는 고이한과 처음 만났던 시절을 떠올렸다.그때 고이한은 겨우 열아홉 살이었지만 어린 나이에도 눈빛에는 또래와 다른 침착함과 깊이가 있었다.소예지의 시선은 맞은편에 앉은 남자에게 오래 머물렀다.희끗한 머리카락이 섞인 고이한은 지금 훨씬 더 성숙하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흔들리는 촛불빛이 고이한의 살짝 내려앉은 속눈썹과 소원을 비는 진지한 표정을 비추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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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가자. 나 만년필 고르는 것 좀 도와줘.”소예지가 박시온을 끌며 말했다.박시온은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도 소예지가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고이한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든 행동의 이유는 너무나 명확했으니까.“가자! 그런데 정말 만년필로 정한 거야?”“응.”소예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확실히 정한 선택이었다.“만년필도 괜찮긴 한데 혹시 고이한이 언젠가 이 펜으로 너희 재혼 서류에 도장 찍는 상상까지 하는 거 아니야?”박시온은 점점 더 엉뚱한 추측을 이어갔다. 소예지의 시선이 박시온에게 향했다.“박시온.”“알았어, 알았어. 장난 그만할게. 가자. 앞에 몽블랑 매장 있어.”박시온은 더는 소예지를 놀리지 않았다.만년필을 구입한 뒤, 두 사람은 아동복 매장도 함께 둘러보았다. 소예지는 마침 겸사겸사 아기를 위해 옷 세 벌도 골라주었다.오후 세 시, 소예지는 집으로 돌아와 다시 밀린 일을 처리했다.그렇게 일찍 고씨 저택으로 갈 생각은 없었기에 오후 다섯 시 반이 되어서야 차를 몰고 출발했다.고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 고수경은 이미 성대하게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정원 곳곳에는 생일을 축하하는 분위기가 가득했다.알록달록한 조명들이 반짝였다. 풍선들이 하늘에 떠 있었고 커다란 영문 장식 조명은 저무는 햇살 아래 은은하게 빛났다.잔디밭 중앙의 석판 위에는 긴 식탁이 놓여 있었다. 하얀 테이블보 위에는 정교한 식기와 꽃 장식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통일된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식탁 사이를 오가며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모든 것은 질서 있게 진행되고 있었다.고씨 저택에서 이렇게 성대한 자리를 마련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 아마 이것도 고수경의 아이디어였을 것이다.소예지가 선물을 들고 거실 안으로 들어서자 최현숙이 환한 얼굴로 말했다.“예지야, 왔구나.”“할머니.”소예지가 최현숙 곁으로 다가가 앉았다. 노부인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좋아 보였다.“이렇게 성대하게 함께 밥 먹어본 지도 오래됐구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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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이한의 시선이 순간 더욱 깊어졌다.소예지는 편한 캐주얼 차림이었다.부드러운 옅은 색감의 옷은 평소보다 소예지를 한층 더 부드럽고 따뜻하게 보이게 했다.그때 양희순이 돌아왔다.양희순은 소예지가 집에 있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잠깐 앉아 계세요. 제가 바로 만두 빚어드릴게요.”“제가 도와드릴까요?”소예지가 물었다.“아니에요. 아직 시간도 충분하니까 저 혼자 할 수 있어요.”양희순은 세 사람이 오랜만에 함께 있는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곧바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세 사람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문까지 닫아주었다.소예지는 딸 곁에 조용히 앉아 고하슬이 블록을 맞추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때 고이한이 소예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모레 저녁... 시간 있어?”소예지는 순간 고이한이 무엇을 묻는지 알아차렸다.‘모레가 고이한의 생일이었지.’“있어.”소예지가 대답했다.고하슬이 고개를 들어 아빠를 바라보았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아빠, 왜 그냥 엄마한테 모레가 아빠 생일이라고 말 안 해요? 엄마가 저한테 아빠 선물 준비해 준다고 약속했는데.”고이한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놀라움과 감추지 못한 기대가 눈빛에 스쳤다.“그래?”소예지도 조금 어색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응.”고이한의 입가에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사실 고이한은 소예지가 굳이 선물을 준비해 주길 바란 적이 없었다.생일날 소예지가 찾아와 함께 식사 한 끼만 해줘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고하슬이 먼저 생일을 알려준 덕분에 소예지가 여전히 자신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려 한다는 사실을 고이한은 뜻밖에 알게 되었다.“기대할게.”고이한이 조용히 말했다.소예지는 시선을 피하듯 눈길을 내리고 젤리의 커다란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때 고하슬이 곧바로 고이한 옆으로 다가가 목을 끌어안고 작은 목소리로 귀 가까이에 대고 물었다.“아빠, 무슨 선물 갖고 싶어요? 저한테 먼저 말해주세요. 제가 몰래 엄마한테 알려줄게요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37화

    한국은 어느새 새벽이 되어 있었다.소예지는 어젯밤 야근 때문에 끝내지 못했던 자료들을 정리해 노트북 가방 안에 넣었다.아래층으로 내려가니 고하슬이 젤리와 함께 소파에 앉아 퍼즐을 맞추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소예지의 마음 한구석이 미안해졌다. 여전히 일 때문에 딸과 보내는 시간은 부족했다.소예지는 노트북 가방을 내려놓고 딸 옆으로 다가갔다.“오늘은 엄마가 조금 일찍 퇴근해서 하슬이랑 같이 놀아줄게.”“엄마, 아빠 생일 곧이잖아요. 아빠 생일 선물 준비해 줄 거예요?”고하슬이 고개를 들어 물었다. 소예지는 순간 멈칫했다.8월 12일은 고이한의 생일이었다.결혼 생활을 할 때는 매년 빠뜨리지 않고 챙겼지만 이혼한 지 벌써 3년이 지나면서 소예지도 어느 순간 그 날짜를 잊고 있었다.아니, 이제는 굳이 그날을 특별히 기억하지 않게 된 것뿐이었다.“그래, 엄마가 선물 준비해 줄게.”소예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딸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럼 하슬이 선물은 엄마가 도와줘야 하나?”“괜찮아요. 제가 직접 카드 만들 거예요.”고하슬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제야 소예지는 딸이 정말 많이 컸다는 걸 느꼈다. 생각도 깊어졌고 예전보다 훨씬 철이 든 얼굴이었다.소예지는 몸을 숙여 딸에게 입을 맞췄다.“그래, 그럼 엄마 먼저 출근할게.”“다녀오세요! 이따 아빠가 데리러 올 거예요.”어젯밤 고이한도 소예지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딸을 데리고 골프장에 가서 스윙을 가르쳐주겠다고 했었다.출근하는 내내 소예지는 고이한에게 줄 생일 선물을 고민했다.넥타이나 벨트, 면도기 같은 것들이 먼저 떠올랐지만 왠지 그런 선물을 고르고 싶지는 않았다.‘그렇다면 뭘 줘야 할까.’고민 끝에 소예지는 만년필을 떠올렸다. 실용적이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선물이었다. 결정을 내린 소예지는 그제야 운전에만 집중했다.마침내 8월 12일 토요일이 되었다.소예지가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고이한은 이미 고하슬을 데리고 돌아와 있었다.고이한은 소파에 앉아 TV로 경기 중계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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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 믿겠으면 네 엄마한테 직접 물어봐. 자기가 얼마 빚졌는지 본인이 제일 잘 알 테니까.”심유빈은 이 사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이 근처에서 칠팔 년 동안 가게를 운영해 온 사람이었다.“제가 대신 갚을게요.”심유빈을 휴대폰을 꺼냈다.사장은 그녀가 돈을 보내려는 모습을 보자 서둘러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입금 처리를 했다.확인이 끝나자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였다.“다음부터는 어머니한테 돈 없으면 도박하지 말라고 해.”문을 닫고 들어온 순간, 심유빈의 마음은 바닥까지 가라앉았다.보름 남짓한 시간 동안 그녀는 이미 두 번이나 어머니 대신 빚쟁이들의 돈을 갚아주었다.남은 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돈을 어머니의 도박 빚을 갚는 데 쓰고 싶지는 않았다.삼십 분 뒤, 심미정이 돌아왔다.소파에 앉아 있는 딸을 본 순간 심미정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과 눈치를 살피는 표정이 스쳤다.“유빈아, 뭐 먹었니?”심유빈의 시선이 차갑게 어머니에게 향했다.“밖에서 도대체 얼마를 빚진 거예요? 전부 솔직하게 말해요.”“유빈아, 나... 나 그렇게 많이 빚진 건 아니야.”심유빈은 옆에 있던 쿠션을 집어 그녀에게 던졌다.“빨리 말해요. 안 그러면 엄마가 죽든 살든 저도 더는 신경 안 쓸 거예요.”심미정은 놀라 몸을 움츠렸다.그러고는 침실로 들어가 장롱 안에서 작은 노트 하나를 꺼내 왔다. 딸에게 노트를 건네는 손끝은 조심스러웠지만 끝까지 눈은 마주치지 못했다.심유빈은 그녀의 손에서 노트를 거칠게 낚아챘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노트를 펼치자 안에는 날짜와 빚 목록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몇십만 원부터 수천만 원에 달하는 금액까지 끝도 없이 이어졌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총액이 정리되어 있었다.약 십오억이 넘는 금액이었다.심유빈은 온몸에 힘이 빠져 그대로 쓰러질 것 같아 급히 소파를 짚으며 숨을 몰아쉬었다.“엄마...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을 빚질 수가 있어요? 이 돈을 도대체 무슨 수로 갚으려고요?”심미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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