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예지의 숨소리가 살짝 가빠졌다.‘이한 씨가 내 실험 프로젝트에 투자하려 한다고?’고이한의 재력과 실력이라면 최고의 투자자인 건 맞지만 소예지는 마음속으로 강한 거부감이 들었다. 그와 진심으로 엮이고 싶지 않았다.[알았어, 선배. 내가 일이 있어서 회의 못 참석한다고 말해줘, 그럼.]소예지는 내려가지 않았다.이번 투자자가 고이한이 아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고이한만큼 실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괜찮았다. 추후 연구를 통해 더 많은 회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테니까.더는 이곳에 머물고 싶지 않았던 소예지는 차 키를 챙겨 아래층으로 내려가 먼저 가버렸다.오후 4시 30분이 되어서야 강준석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아무래도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어. 고이한의 투자 의향이 매우 강하고 이 박사님도 고이한의 합류를 환영하고 계셔.]소예지는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투자 문제를 좌우할 수 없었기에 고이한이 프로젝트를 평가한 후 어떤 결정을 할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고하슬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양희순이 그녀에게 말했다.“사모님, 고수경 씨가 오셨습니다.”깜짝 놀란 소예지가 2층 난간에서 거실을 내려다봤다. 고이한의 여동생 고수경이 정말로 갑자기 들이닥쳤다.평소 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시누이에 대해 알고 있는 거라곤 여행을 매우 좋아하고 매년 설에만 나타난다는 것뿐이었다. 소예지는 결혼 후 그녀와 얘기해본 적이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다.“오빠 집에 없어요?”고수경이 물었다.“아직 안 들어왔어요.”소예지가 계단을 내려가며 대답했다.“고모.”고하슬이 신난 얼굴로 달려가 고수경의 품에 안겼다.“고모 보고 싶었어? 고모를 잊어버린 건 아니지?”고수경이 고하슬을 안고 물었다.“오늘 저녁에 고모랑 나가서 밥 먹을까?”“좋아요. 나가서 먹을래요.”고하슬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오늘 저녁에 나가서 먹자.”고수경이 아이의 작은 이마를 맞대고 말했다. 그러자 소예지가 웃으며 말했다.“아가씨, 그냥 집에서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