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고요하고 안정적으로 이륙했다.소예지는 딸과 나란히 앉아 만화를 함께 보며 비행시간을 보냈고 탁 박사는 한쪽에서 노트북을 펴고 조용히 코드를 작성하고 있었다.약 네 시간이 흐른 뒤, 비행기는 산으로 둘러싸인 군사기지 활주로에 조심스럽게 착륙했다.객실 문이 열리고 계단을 따라 내리려던 소예지는 아래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보곤 잠시 걸음을 멈췄다.임현욱은 단정한 군복 차림으로 정자세를 유지한 채 서 있었고 손에는 싱그러운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소예지 씨, 제9군단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그는 미소를 띤 얼굴로 다가와 꽃을 내밀었다.소예지는 그의 진심이 전해지는 듯한 인사에 살짝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고마워요.”그때, 소예지 옆에 서 있던 고하슬이 살짝 뒤로 물러서며 동그란 얼굴을 들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아저씨...”고하슬은 임현욱의 군복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조금 긴장한 듯한 눈빛을 하자 임현욱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굽히며 따뜻하게 말했다.“하슬아, 우리 동네에 온 걸 환영해.”그 말에 고하슬은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여기가 아저씨 동네예요?”앙증맞은 물음에 임현욱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여긴 아저씨네 동네야. 아저씨가 대장이니까, 네가 하고 싶은 거 맘껏 해도 돼.”그제야 고하슬은 방긋 웃었고 소예지는 그런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임현욱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오느라 고생 많았죠.”“괜찮아요. 아이가 있어서 오히려 덜 힘들었어요.”“그럼 이제 숙소로 가요. 짐부터 풀고 좀 쉬도록 하죠.”임현욱은 직접 소예지와 아이 그리고 탁 박사를 데리고 차에 올랐다.차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기지 내부를 조용히 지나갔고 고하슬은 창밖으로 보이는 군용 장비와 차량 무기들을 눈을 떼지 못한 채 바라봤다.“아저씨, 저거 탱크예요?”“응 맞아.”“그 옆에 있는 건 대포죠?”“정답이야.”딸이 흥미진진해하는 모습을 보며 소예지는 아이를 끌어안고 말했다.“우린 여기서 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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