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Kabanata 151 - Kabanata 160

173 Kabanata

제151화

진세린이 천천히 다가와 문강찬의 팔을 끼고는 달콤하게 웃었다.“오빠, 나도 마침 할 말이 있어.”일부러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연구개발 쪽 프로젝트에 새로운 진전이 있었어. 잠깐 가서 들어줄 수 있어?”대놓고 가로채며 무언의 과시를 보여줬다.문강찬은 다정하게 알았다고 대답하며 그녀와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진윤슬의 마음은 서서히 가라앉았다.그녀는 참지 못하고 뒤따라가려 했지만 오창윤이 막아섰다.“사모... 진윤슬 씨... 더는 따라가지 마세요.”진윤슬은 이를 악물었다.이렇게 어렵게 만났는데 포기할 수는 없었다.그녀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지만 건우의 병은 기다려주지 않는다.그녀는 오창윤을 힘껏 밀쳤다.예기치 못한 행동에 오창윤은 균형을 잡으려고 본능적으로 진윤슬의 팔을 잡았다.하지만 진윤슬은 앞으로 나아가던 중이라 결국 둘은 함께 바닥에 넘어졌다.진윤슬은 반쯤 오창윤 위에 쓰러졌다.공기가 묘하게 얼어붙어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만큼 조용했다.오창윤은 하늘이 무너진 기분이었다.이번 달 성과급은 끝났다고 느꼈다.“진, 진윤슬 씨...”그는 다급히 부르며 그녀가 어서 일어나길 바랐다.하지만 진윤슬은 움직이지 않았다.그 순간 문강찬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살기를 느낀 오창윤은 급히 그녀를 흔들었다.“진윤슬 씨, 문 대표님이 오세요.”문강찬은 그들의 앞에 서서 내려다보았다.얼굴의 음울함은 섬뜩할 정도였다.“일어나.”진윤슬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문강찬은 얼굴이 더 차가워진 채 이를 악물고 말했다.“진윤슬, 일어나라고.”오창윤은 울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문 대표님... 사모님께서 기절하신 것 같습니다.”문강찬은 순간 굳었다가 얼굴색이 급변했다.그는 황급히 몸을 숙여 진윤슬을 안아 들었다.머리카락이 흘러내리며 그녀의 창백한 얼굴이 드러났다.눈을 꼭 감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 순간 문강찬의 모든 감정은 공포로 변했다.그는 그녀를 꼭 끌어안은 채 차 키를 오창윤에게 던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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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우린 이미 이혼했어.”문강찬은 창가에 서서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진윤슬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마음속에 아픔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이혼서류를 제출하던 날,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다시 그에게 매달린다면 그 끝은 산산조각일 거라고 했다.하지만 지금 그녀에게 남은 건 자존심을 부수는 것뿐이었다.“강찬 씨가 아이의 유일한 희망이야. 강찬 씨, 제발... 그 아이를 살려줘.”문강찬의 어두운 눈빛에는 아무런 온기도 없었다.그는 옆으로 몸을 틀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난 그럴 의무가 없어.”그들은 더는 부부도 아니고, 그 아이는 그의 아이도 아니었다.도와도, 안 도와도 모두 그의 자유였다.진윤슬은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그녀는 문강찬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그는 그녀가 완전히 굴복하길 기다리고 있었다.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분노가 있었다.그녀는 눈을 감았다.이 순간, 그녀는 모든 존엄을 내려놓기로 했다.“그 아이를 살려준다면 어떤 조건이든 다 받아들일게.”떨리는 목소리에는 깊은 비통함이 담겨 있었다.문강찬은 낮게 웃었다.조롱이 가득한 웃음이었다.결국 고개를 숙인 그녀를 비웃고, 이 순간에도 그녀를 원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비웃는 웃음이었다.“잘 생각했어?”그가 담담히 물었다.진윤슬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강찬 씨 조건이 뭐야?”이미 각오는 끝나 있었다.아마 잠자리일 것이고, 그건 감당할 수 있었다.“목숨으로 목숨을 바꾸는 거야.”문강찬의 표정은 어둡고 진지했다.진윤슬은 이해하지 못했다.“무슨 뜻이야?”문강찬은 느긋하게 걸어와 병상 옆에 서더니 몸을 숙여 그녀의 턱을 잡고 거칠게 쓸어내렸다.“온건우를 살리고 싶으면 내 곁에 있어. 네가 임신하는 날, 그날 내가 수술을 허락하지.”진윤슬은 눈을 크게 뜨고 본능적으로 거절했다.“안 돼.”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는 내일 성예빈과 약혼하고 곧 결혼할 사람이다.그런 그가 그녀에게 임신을 요구하다니, 그럼 그녀가 무엇이 되고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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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약혼식... 그래, 성예빈과 약혼할 예정이었지...’진윤슬은 고개를 숙이고 담담하게 대답했다.“네...”입맛이 없어 대충 몇 숟갈 먹고 수저를 내려놓았다.가정부가 약탕을 한 그릇 가져왔다.“이건....”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윤슬은 그릇을 받아 두 모금 만에 다 마셔버렸다.여현식이 처방해준, 몸을 덥히고 기혈을 보하는 약이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쓴맛이 혀끝에서 터지듯 퍼지며 위에까지 밀려들어 왔고, 속이 뒤집히는 듯한 고통에 진윤슬은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했다.입안에는 시고 쓴 맛만 남고 위장은 텅 비어버렸다.세면대에 몸을 기대고 거울 속 초췌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씁쓸하게 웃었다.‘진윤슬, 정말 초라하네...’똑똑.노크 소리가 났다.진윤슬은 물로 얼굴을 씻고 나서 문을 열었다.문 앞에는 문강찬이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었다.진윤슬은 잠시 멍해졌다.‘오늘 안 온다고 하지 않았던가?’뭐라도 말해야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서 있었다.문강찬은 한동안 그녀를 무심히 바라보다가 몸을 옆으로 비켜 길을 터주었다.“약 한 그릇 더 먹어.”담담한 목소리에 진윤슬의 위가 다시 울렁거렸지만 참고 알았다고 답했다.가정부는 약탕을 다시 올려놓고 숟가락과 사탕 한 접시를 곁에 두었다.진윤슬이 숟가락을 들고 막 마시려는 순간 문강찬이 곁으로 다가왔다.“토하면 한 그릇 더 먹어야 해.”진윤슬은 참고 숟가락을 입으로 가져가 조심스럽게 한 모금씩 마셨다.약은 여전히 썼지만 천천히 마시니 훨씬 덜 자극적이었다.사탕과 함께 결국 한 그릇을 다 비웠다.문강찬은 다시 나가지 않고 서재로 들어갔다.밤 11시, 진윤슬은 반쯤 잠든 상태에서 이상한 기척을 느꼈다.눈을 뜨자 욕망이 가득한 문강찬의 얼굴이 눈앞에 보였다.그는 그녀의 이마, 볼, 입술을 키스했다.동작은 결코 부드럽지 않았다.“문... 아니, 강찬 씨?”그녀는 망설이다 호칭을 바꿨다.지금의 관계는 너무도 숨겨진 관계였다.문강찬은 집중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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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진윤슬은 얼떨떨했다.‘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모욕감이 밀려와 눈가가 젖었다.문강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는 그녀를 뒤집어 안고 뒤에서 몸을 덮었다.마른 침을 삼키던 그는 낮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내 침대에 있다는 걸 알까 봐 겁나?”그는 벌주듯 그녀의 귓불을 깨물며 귓가에 숨을 불어넣었다.노골적인 모욕에 진윤슬은 화가 나 두 눈에 물기가 가득 고였다.이 자세가 싫어 몸을 돌리려 했지만 문강찬은 그녀의 등을 눌렀다.“난 그 사람 안 좋아해.”그녀가 말했다.문강찬은 믿지 않았다.좋아하지 않는다면 어찌 그리 흔들릴 수 있겠는가.그날 그녀의 눈빛을 그는 잊지 못했다.여자가 사랑하는 남자를 바라볼 때의 눈빛이었다.“진윤슬, 거짓말해 봤자 소용없어.”그는 비웃으며 더욱 세게 움직였다.진윤슬은 베개를 물고 부서질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렇게 믿지 않으면서 왜 나를 부른 거야...”문강찬은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더 급하고 거칠게 그녀를 원했다.다음 날 아침, 진윤슬은 온몸이 부서진 듯 아팠다.옆자리는 이미 식어 있었는데 문강찬이 언제 떠났는지 알 수 없었다.그녀는 이불을 두른 채 한참 앉아 있다가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수하고 아침을 먹은 뒤 약을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온건우는 주사를 맞고 있었다.아이는 너무도 의젓하게 주사를 맞으며 가만히 누워 있었다.진윤슬이 들어가려는 순간 마침 온기찬이 나왔다.온기찬은 그녀를 한쪽으로 끌고 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 사람과 다시 함께 있는 거예요?”진윤슬은 숨기지 않았다.“네.”온기찬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몇 걸음 왔다 갔다 했다.“제가 방법을 찾겠다고 했잖아요.”“하지만 그 사람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그녀는 건우가 하루라도 빨리 수술받길 바랐다.“하지만 건우는...”온기찬은 말을 멈췄다.“왜요?”진윤슬이 물었다.온기찬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윤슬 씨는 건우의 친엄마가 아니에요.”진윤슬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진윤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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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사실 이렇게 빨리 털어놓을 생각은 없었다.온건우가 온기찬의 곁에서 3년을 지냈으니 천천히 계획하려 했다.하지만 온기찬이 이미 진실을 알아버렸다.“아이를 짐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온기찬은 불쾌하게 말했다.“그리고 윤슬 씨가 친엄마도 아닌데 왜 문강찬을 찾아가요? 아이의 친모는 누구예요?”기억을 잃은 온기찬은 건우가 누구와의 아이인지 떠올릴 수 없었지만 진윤슬은 알고 있을 것이었다.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기억을 잃은 건 차라리 잘된 일이예요. 온기찬 씨, 새 삶을 시작해요.”“윤슬 씨가 대신 결정할 권리는 없어요!”온기찬은 분노에 차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아이의 엄마가 누구인지 말해요. 그 사람에게 골수 검사를 하게.”그에게는 오직 아이뿐이었다.진윤슬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그것은 되돌아보기 힘든 과거였다.“말해요!”온기찬이 다급해지는 것을 보며 진윤슬은 고개를 돌렸다.절망적인 고통이 밀려와 눈물이 흘러내렸다.“죽었어요.”“네?”온기찬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죽었다고?’말을 하고 나자 진윤슬은 오히려 조금 편해졌다.그녀는 그의 손을 떼어내고 한 걸음 물러서며 다시 말했다.“건우을 낳고 얼마 안 돼 죽었어요.”담담한 말이었지만 그 안에는 깊은 비통함이 담겨 있었다.온기찬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수많은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이런 진실만큼은 상상하지 못했다.‘죽었다니.,,’머릿속에서 무언가 스쳐 지나갔고, 붙잡으려는 순간 극심한 두통이 몰려왔다.그는 머리를 감싼 채 고통에 못 이겨 주저앉았다.진윤슬은 흐느끼면서 그를 부축하지는 않았다.가끔은 모든 걸 잊을 수 있는 그가 부러웠다.시간은 말없이 흘렀다.진윤슬은 병실로 가 온건우와 오전 내내 함께 있다가 떠났다.문강찬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심기를 건드릴까 두려웠던 그녀는 오래 머물 수 없었다.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다.문이 열리자마자 분노로 가득 찬 최민경과 마주쳤다.최민경은 뒤의 경호원들에게 명령했다.“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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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다람시 최고급 호텔.진윤슬은 2층 한쪽 그늘진 곳에 서 있었다.뒤에는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두 명이 붙어 그녀가 아래층의 화려한 풍경을 강제로 바라보도록 했다.최민경은 난간에 손을 얹고 자랑스럽고 흡족한 목소리로 말했다.“진윤슬, 오늘 내 아들 약혼식이 얼마나 성대하고 낭만적인지 똑똑히 봐둬. 강찬이 예빈을 얼마나 신경 쓰는지 좀 봐.”원래 그녀는 진윤슬을 가둬두려 했다.하지만 완전히 마음을 접게 하려면 문강찬과 성예빈의 약혼식이 얼마나 성대하게 치러지는지를 직접 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녀를 이 자리에 데려온 것이었다.문씨 가문이 성예빈이라는 며느리를 얼마나 중히 여기는지 진윤슬이 직접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윤슬이 문강찬과 결혼했을 때는 결혼식조차 없었는데 이렇게 비교해 보면 진윤슬이 무너지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진윤슬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굳이 찾을 필요도 없이 그녀의 시야에 문강찬이 들어왔다.와인빛 정장을 입은 그는 유난히 잘생겨 보였고, 그의 곁에 선 성예빈은 분홍색 롱드레스를 입고 정성껏 꾸민 모습으로 눈부시게 아름다웠다.두 사람은 팔짱을 낀 채 하객들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문강찬의 얼굴에는 다정하고 배려 깊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진윤슬은 생각했다.‘좋아하는 척하는 건 얼마든지 연기할 수 있는 거구나.’정말 틀린 말이 아니었다.사회자가 마이크를 들고 무대에 올라서자 최민경은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 우아하게 자리를 떠났다.사회자의 멘트가 끝난 뒤 문강찬과 성예빈이 무대에 올랐다.두 사람은 혼서에 이름을 적을 예정이었다.이건 성예빈의 아이디어였다.그녀는 의식적인 절차를 좋아했고, 그래야만 안심할 수 있었다.막 펜을 대려는 순간, 연회장 문이 갑자기 열렸다.“잠깐만요.”문 앞에 선 온기찬은 손에 커다란 확성기를 들고 있었다.그의 목소리는 연회장의 음악 소리보다도 커서 단번에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성예빈의 마음에 불길한 예감이 스치며 얼굴에 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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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문강찬, 윤슬 씨는 내가 찾아오는 걸 몰라. 그리고 지금 이렇게 약혼하는 건 윤슬 씨에게 너무 불공평해.”이건 진윤슬에게 모욕이었다.문강찬은 눈을 가늘게 뜨며 악의 어린 표정을 지었다.“그 여자의 집안이 예빈이네보다 낫나? 외모가 예빈이보다 뛰어나기라도 해? 정상적인 남자가 혼전 임신한 여자를 선택하겠어?”거침없이 말을 내뱉는 그는 최민경이 계속 2층을 흘끗거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녀는 아들의 이런 생각이 몹시 만족스러웠다.진윤슬은 이미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그제야 그녀는 문강찬이 왜 그렇게 쉽게 이혼에 동의했는지 알게 되었다.그녀가 혼전 임신한 여자라서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다.그녀를 더럽다고 생각했고 애인으로나 둘 수 있는 존재라 여겼다.온몸에 힘이 풀리며 휘청거렸지만 아래에 있는 남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한때 사랑했고, 평생을 함께하고 싶었던 남자였다.지금 그는 아무 표정도 없이 그녀에게 상처 주는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고 있었다.그는 그녀의 집안도, 외모도, 아이가 있다는 사실도 모두 혐오했다.그의 속마음은 이토록 잔인하다는 생각에 그녀의 마음은 산산이 조각났다.온기찬이 이곳에 온 건 사실 진윤슬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고 싶어서였다.만약 진윤슬이 아직 문강찬을 사랑하고, 문강찬 역시 그녀를 향한 감정이 남아 있다면 오해를 풀고 다시 함께하길 바랐다.만약 진윤슬이 이미 마음이 없다면 진실을 안 상태에서 문강찬이 그녀를 놓아주길 바랐다.하지만 그는 문강찬이 이렇게까지 진윤슬을 혐오할 줄은 몰랐다.심지어 친자 감정서 앞에서도 그녀를 믿지 않았다.성예빈은 아까부터 조마조마해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드디어 걱정을 내려놓았다.그녀는 달콤한 만족감에 차서 문강찬의 팔을 끼고 득의만면한 눈빛을 지었다.“온 변호사님, 진윤슬을 말려 주세요. 이혼했으면 과거는 내려놓고 더는 오빠를 괴롭히지 말라고요. 보기 안 좋아요.”온기찬은 친자 감정서를 차분히 챙기며 차갑게 말했다.“그렇다면 두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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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온기찬은 비웃듯 말했다.“그렇게까지 혐오하는 여자를 왜 이렇게 신경 써?”문강찬은 깊고 어두운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입 닥쳐.”최민경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했다.문강찬이 진실을 알게 되면 약혼을 걷어차 버릴까 두려웠던 그녀는 결국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진윤슬은 여기 있어. 내가 초대했어.”문강찬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담담히 물었다.“어디 있어요?”그는 어머니를 잘 알고 있었다.‘초대’라는 말 뒤에는 분명 수단이 있었을 것이다.최민경은 머뭇거리며 차마 말하지 못했다.하지만 문강찬의 시선이 숨 막히도록 압박해 왔고 주변의 수군거림이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고 있었다.결국 그녀는 2층을 가리켰다.“저기.”문강찬은 그 방향을 바라보았다.그의 눈이 마주친 것은 이미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이었다.그는 침을 억지로 두 번이나 삼켰다.가슴이 시릴 만큼 쓰렸다.그녀는 거기서 모든 과정을 지켜봤고, 그가 내뱉은 말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들었을 것이다.“윤슬아...”그는 무심코 중얼거리며 다가가려 했지만 성예빈이 필사적으로 그를 붙잡았다.그는 눈앞에서 온기찬이 2층으로 올라가 그녀를 데려오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아래로 내려온 진윤슬의 표정은 마치 조금 전의 눈물이 환상이었던 것처럼 차갑고 담담했다.“윤슬아.”그는 자기도 모르게 그녀를 불렀다.진윤슬은 고개를 살짝 돌리며 웃었다.“약혼 축하해.”온기찬은 반쯤 감싼 채 그녀를 부축해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 가늘고 쓸쓸한 뒷모습은 점점 멀어졌다.문강찬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미간의 주름이 더욱 깊어졌다.최민경은 가십으로 가득한 주변의 시선을 힐끗 보더니 아들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엄마는 정말 네 약혼식에 초대한 것뿐이야. 다른 건 아무것도 안 했어. 엄마 믿고 오늘 약혼만 잘 마무리하면 안 될까?”문강찬은 무정하게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고 음울한 얼굴로 성예빈을 바라보았다.“내가 경고했지. 세 번은 없다고.”이게 바로 세 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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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기찬 씨가 그분을 많이 도와줬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어요. 그리고 아이를 가졌죠. “출산을 앞두고 강찬 씨는 집에 다녀오겠다고 했어요. 그 뒤 그분은 건우를 낳았고, 보름 뒤에 마을의 꽃집에 불이 났어요. 그분은 불에 타 죽었고, 강찬 씨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어요.”그 모든 과거는 말로 하면 몇 마디에 불과했지만 그때의 절망과 무력함은 전혀 담아낼 수 없었다.지금도 그 기억을 떠올리면 그녀의 눈앞에 당시의 거대한 불길이 어른거렸다.그 화재는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온기찬의 머릿속에 흰 원피스를 입고 밀짚모자를 쓴 여자의 모습이 스쳤다.하지만 얼굴은 선명하지 않았다.진윤슬은 컵을 내려다보며 눈시울을 적셨다.“그분이 세상을 떠난 뒤 병원에 가서 아이를 찾았어요. 그때야 아이를 강찬 씨가 데려갔다는 걸 알았죠. 왜 갑자기 아이를 데려갔는지, 왜 기억을 잃었는지는 알고 싶지 않아요. 지금 제가 바라는 건 건우를 잘 키우는 것뿐이에요. 그게 그분의 유언이었으니까요. 저는 그분에게 목숨 하나를 빚졌어요. 그래서 건우의 목숨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그래서 문강찬에게 무시당해도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가 온건우를 살릴 기회를 구해야 했다.진윤슬의 몇 마디 말에 온기찬의 가슴에는 슬픔이 넘쳐흘렀다.기억은 잃었어도 뼛속에 새겨진 고통은 여전히 울리고 있었다.“그분 이름이 뭐였죠?”그는 손을 꽉 쥔 채 물었다.“이름이요?”진윤슬은 낮게 되뇌었다.“언젠가는 알게 될 거예요.”문강찬은 해오름으로 돌아갔다.가정부가 다가와 그의 정장 재킷을 받아 들며 말했다.“진윤슬 씨는 방에 계세요.”문강찬은 잠시 멍해졌다.“윤슬이가 돌아왔어요?”그는 그녀가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가슴속에서 솟구치는 기쁨을 억누르지 못한 채 그는 빠르게 계단을 올라갔다.방문 앞에서 잠깐 멈췄다가 무표정한 얼굴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진윤슬은 침대 머리에 기대 책을 보고 있었는데,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들어 힐끗 한 번 쳐다봤을 뿐 다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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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잠시 생각하던 진윤슬은 책을 덮어 침대 옆 탁자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그리고 몸을 기울여 부드러운 몸을 문강찬의 등에 밀착시켰다.그녀의 숨결이 그의 목덜미에 닿으며 특유의 달콤한 향이 퍼졌다.서툴고 아직 풋풋했지만, 그것만으로도 남자의 욕망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그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허리를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두 사람의 몸은 빈틈없이 맞닿았고, 진윤슬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이런 일에 있어서 그녀는 늘 주도권이 없었다.하물며 남자를 유혹하는 일이라니.목적이 있다고 해도 수치심은 그대로여서 귀까지 새빨개졌다.다음에 뭘 해야 할지 몰라 느낌에 의지한 채 그의 가슴을 밀치며 몸을 세워 그의 얇은 입술에 키스했다.마음속에 분노가 일고 있었던 문강찬은 그녀의 키스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살짝 고개를 들었다.그녀의 입술은 그대로 그의 목젖 위에 닿았다.원래도 어둡게 가라앉아 있던 그의 눈빛은 더욱 깊어졌다.그는 그녀의 허리를 움켜쥐고 몸을 뒤집어 그녀를 거칠게 침대에 눌렀다.“진윤슬.”그는 몹시 화가 나 있었다.그녀의 모든 행동이 목적을 띠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밀쳐내지 못했다.몸은 정직했다.혈관 속을 흐르는 욕망이 그녀를 차지하고 싶다고 외치고 있었다.진윤슬은 그의 목을 끌어안은 채 표정에 요염함과 비웃음을 담아 말했다.“왜? 마음에 안 들어? 아니면 역시 성예빈 같은 타입이 더 좋아? 맞아. 성예빈은 집안도 좋고, 외모도 좋고, 정말 가장 적합한 문씨 가문 사모님이지. 강찬 씨가 원한다면 나도 연습해 볼게.”결국 그녀는 마음속의 원망을 참지 못했다.문강찬은 그녀를 조용히 내려다보았다.눈빛은 짙고 검게 가라앉아 서늘한 기운이 넘실거렸다.“그걸 알고 있으면 됐어. 그러니까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날 만족시키는 거야.”그는 비열하게 웃었다.빈정대는 말재주로는 진윤슬이 그를 이길 수 없었다.그는 완전히 주도권을 빼앗았다.진윤슬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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