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 희망도 완전히 사라졌다.그녀의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할머니, 저 좀 보세요. 저 하린이에요.”성하린이 손을 꼭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버티셔야 해요. 마지막 길은 배웅해 드려야죠.”최명숙도 알고 있었다. 다만 마음에서 받아들이지 못했을 뿐이다.이미 두 아들을 잃은 상황이었으니 말이다.한참이 지나서야 최명숙이 입을 열었다.“하린아...”갈라지고 메말라 있는 목소리는 슬픔이 가득 담겨 있었다.“장례식에 가자.”아들의 마지막 길은 어떻게든 지켜야 했다.성예빈은 성문수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성하린이 다가갔다.“예빈아.”성예빈은 울음보다 더 괴로운 미소를 지었다.“언니, 나 이제 아빠 없어.”성하린은 마음이 아파 성예빈을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오빠도 있고, 언니도 있고, 할머니도 계셔. 우리 다 네 곁에 있어.”성예빈은 결국 통곡했다.성하린도 눈물을 흘리며 성예빈의 등을 다독여 위로했다.그때 한혜주가 드디어 나타났다.그녀는 다시 상복을 입고 성문수의 묘비 앞에 엎드렸다.“여보, 어떻게 나를 두고 가... 나랑 예빈이는 앞으로 어떻게 살라고...”겨우 눈물을 멈췄던 성예빈이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형수님, 마음 추스르세요.”성준석이 말했다.“형님은 돌아가셨지만 우리는 여전히 가족이에요.”“가족?”둘째 부인은 성동민을 매섭게 노려봤다.“쟤가 우리 남편을 죽였어요.”성동민은 냉담하게 바라볼 뿐, 상대하지 않았다.한희주는 고개를 돌려 최명숙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어머님, 이제 문수 씨를 찾았으니 이렇게 억울하게 죽게 둘 수는 없어요. 어머님이 나서 주세요.”그녀는 절절히 울부짖었다.최명숙은 몸이 휘청거렸지만 겨우 버티며 말했다.“내가 뭘 어떻게 나서란 말이냐? 먼저 납치를 했고, 스스로 물에 빠진 거다.”한희주는 믿지 않았다.“성동민이 범인이에요. 어머님, 그 애 편들면 안 돼요.”그녀는 끝까지 성동민이 했다고 확신했다.“설명 안 해주시면 오늘 여기서 죽어버릴 거예요.”그녀는 묘비에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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