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서윤은 안방에서 나와 복도를 따라 방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지나갔다. 마침내 서재에 다다랐다.어두컴컴한 시야 속에서 벽면의 대형 스크린이 형광빛을 내뿜으며 감시 화면이 띄워졌다. 그곳은 다름 아닌 송서윤의 사무실이었다.그녀의 시선이 노트북에 닿았다.송서윤의 양손이 키보드 위에 내려앉아 빠르게 움직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트북의 잠금이 해제되었다.화면에는 해커 전용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가 띄워져 있었다.그 찰나, 서재 문이 벌컥 열리더니 고영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장 네 물건 챙겨서 별장에서 사라져. 서윤이 눈에 띄어서는 안 되니까.”서재의 조명이 환하게 켜졌다.송서윤은 놀란 고영훈과 그 뒤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제이크와 눈이 마주쳤다.노트북 화면과 Enter 키 위에 놓인 송서윤의 손을 본 제이크가 당황하며 비명을 질렀다.“안 돼요. 케이시! 제 컴퓨터를 망가뜨리지 마세요!”“전 케이시를 해치려던 게 아니에요. 의도적으로 추적한 것도 아니고요. 전 그저 고 대표님의 의뢰를 받고 부인을 찾으려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뿐입니다!”“대표님, 빨리 막으세요!” 제이크는 고영훈이 아무 말 없이 서 있자 다급하게 소리쳤다.고영훈은 당혹감과 혼란이 뒤섞인 눈으로 송서윤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에서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나를 감시했어?” 송서윤은 조롱 섞인 말투로 물었다.“나를 협박하려고?”“아니야. 협박하려던 게 아니야.”“넌 위험해. 너를 쫓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난 너를 보호하고 싶었을 뿐이야.”“여보, 어머니께서 널 내 곁으로 돌아오게 하고 컴퓨터를 멀리하게 하려 했던 것도 분명 같은 뜻이었을 거야.”“그럼 다 오라고 해!”송서윤의 차가운 눈빛은 고영훈의 심장을 뚫는 듯했다. 그녀의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고 온몸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송서윤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키를 내리눌렀다.순간, 별장 안에서 연달아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노트북, 벽면의 대형 스크린,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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