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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약혼녀의 화려한 재출발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61 - チャプター 170

392 チャプター

제161화

건빈에게 밥 한 끼 빚졌다.상대방에게 이렇게 여러 번 밥을 얻어먹으니, 하니도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하니는 요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잦은 술자리로 위병을 얻은 승오는 종종 만취 상태로 돌아왔는데,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자꾸만 아파했다.그 때문에 하니는 특별히 위장을 튼튼하게 해줄 수 있는 좁쌀죽을 끓이는 법을 배웠다.부잣집에서 호의호식하며 자란 승오는 입맛이 워낙 까다로워, 하니는 어쩔 수 없이 요리 실력을 갈고닦아야 했다.그렇게 해서 결국은 승오의 품평하는 듯한 한마디를 얻어냈다.‘우리 하니, 현모양처 감이네.’지금 들어보면 욕 같은 한마디다.그런데 하니는 뭐든 승오에게 맞춰줬고, 그의 마음을 고려했다. 그때는 자신 같은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게 하는 게, 승오에게 미안한 일이라고 여겼다.상대는 귀하게 자란 도련님이고,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하니는 처음에 으리으리한 레스토랑에서 건빈을 위해 밥 한 끼 하려고 했다.하지만 그건 정성이 담긴 것 같지 않은 데다, 최근 회사 일로 부쩍 바빠진 건빈은 정신없는 와중에도 계속 하니를 집까지 바래다주려고 고집했다.이렇게 직원을 배려하는 좋은 상사는 정말 보기 드물다.“오늘도 야근해요?”하니는 문 앞에서 떠나려는 건빈을 바라보며 물었다.그 모습은 마치 집에서 남편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아내 같았다.건빈은 참지 못하고 하니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한껏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일찍 돌아와서 밥 해줄게요.”하니의 예쁜 눈이 휘둥그레졌다.‘일찍 돌아와서 또 밥 해주겠다고?’‘이건 무슨 논리지?’하니는 조금 부끄러운 동시에 화가 났다.‘내가 밥만 축내는 백수도 아니고. 자기가 내 오바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챙겨줄 수 있지?’건빈이 떠난 후, 하니는 진혁에게 문자를 보냈다. 갑작스러운 인사말에 진혁은 순간 의아했다.‘미래 사모님이 나한테 갑자기 웬 문자?’곧이어 건빈의 취향을 물어보는 문자를 받자, 진혁은 바짝 긴장한 채 아예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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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부진그룹은 언제부터 운전기사를 회의실 테이블에 앉혔지?”앞에서 기획안을 발표하고 있던 진혁이 멈칫했다.‘저게 무슨 망언이지?’‘운전기사?’‘우리 대표님이 운전기사라고?’‘대표님이 센터 자리에 앉았는데, 어떻게 운전기사일 수 있어? 눈이 먼 거 아니야?’건빈은 승오와 다툴 생각이 없었다.승오는 이제 막 강오그룹에 들어와, 아직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시기다.게다가 너무 건방진 태도에 협력업체들도 언짢아하는 눈치였다.이번 부진그룹과 강오그룹의 협력은 부민수가 강씨 가문과 친분이 있는 데다, 강문한이 직접 전화로 부탁한 덕에 간신히 성사된 것이다.강씨 가문은 눈앞의 승오에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고, 한 번의 실수로 승오가 강씨 가문 후계자 자리에서 떨어질까 봐 걱정이 태산이었다.“계속하죠.’건빈이 담담하게 말하자, 승오의 눈에 담긴 빈정거림이 더 깊어졌다.비록 상대방이 절대 운전기사처럼 단순한 신분이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제아무리 잘났어도 부승현도 아니고, 기껏해야 방계일 게 뻔했다.방계와 직계의 차이는 매우 크다.그렇다는 건, 건빈은 평생 승오의 신분을 따라올 수 없고,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는 뜻이다.그때, 문 박에서 노크 소리와, 뭔가 왔다 갔다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렸다.사람의 발소리가 아닌 동물의 발소리였다.문이 살짝 열린 틈으로 하니가 핑크와 파란색이 섞인 원피스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편안한 홈웨어 같은 옷에, 도시락을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순백색의 강아지를 끌고 있었다.“혹시 제가 회의를 방해했나요?”회사 사람은 모두 알고 있었다. 하니가 자기들 대표님 곁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게다가 하니는 워낙 붙임성이 좋았다.업무적인 실수로 건빈에게 전달해야 할 일이 있을 때, 하니에게 말하면 다 전해줬다.심지어 꾸지람을 들을 때면, 하니가 적절한 타이밍에 차 한 잔 내어주면서 분위기를 풀고 위기에서 구해주기도 했다.임원들은 이 은혜를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게다가 부진그룹은 직원들에게 엄격한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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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초코는 하니의 발밑에 엎드려, 조용히 꼬리를 흔들었다.그러다 문밖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하니와 초코는 함께 문 앞으로 다가갔다.문밖에 있는 사람이 당연히 건빈인 줄 알았다.하지만 문이 열림과 동시에, 건빈과 승오가 나란히 보였다.하니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왜? 난 환영하지 않나 봐?”승오의 눈에 비웃음이 가득했다.“고작 한 달 만에, 다른 놈으로 갈아탄 거야? 벌써 마음이 변했어?”그 말은 하니에게 너무 모욕적이었다.입술을 꽉 깨문 하니의 눈빛 속에 분노가 서려 있었다.“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지? 내가 당장 혼인신고 해도, 그건 내 선택이야.”“부 대표님은 다정하고 좋은 분이야. 결혼 상대가 부 대표님이라면, 난 무척 기쁠 거야.”승오의 손가락이 조여들었다.하니의 말에 자극받아 눈가가 살짝 붉어졌다.“그래. 아주 좋아.”승오는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하니는 알고 있다. 승오가 부드러운 말을 좋아하고, 자기를 달래주는 걸 좋아한다는 것을.삼지어 곱게 자란 도련님이라, 자기 투정과 성질을 받아주는 걸 좋아했다.예전의 하니였다면, 조심스럽게 승오를 받들어 모셨겟지만, 지금은 달랐다.‘강승오가 나랑 뭔 상관인데?’‘똑같은 사람인데, 상대가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이유로 내가 시녀 노릇하며 모셔야 하는 거야?’생각을 뒤로한 채 건빈을 보니, 어느새 도시락통을 꺼내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이것 봐.’‘가르칠 필요도 없이 다 알아서 먹잖아.’건빈은 하니가 한 음식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하지만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입에 넣은 뒤 깜짝 놀랐다.곧이어 도시락통에 있는 새우와 가리비를 한참동안이나 계속 바라봤다.“입맛에 안 맞아요?”하니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소금을 적게 넣어서 맛이 좀 싱겁나?’비록 건빈의 요리 실력에 비해서 요리 실력이 많이 부족하겠지만, 그렇다고 상대방의 미각을 괴롭히고 싶지는 않았다.하니는 천천히 다가갔다.그때 건빈이 갑자기 죽 한 숟가락을 퍼서 하니의 입가로 가져다 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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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승오는 기억했다.이건 하니가 가장 좋아하는 말투였다.매번 이렇게만 하면 하니는 견디지 못했다.“하니야, 안 될까?”승오가 억지로 자기 다리 사이에 제 다리를 밀어 넣으려 하자, 하니는 입술을 깨물었다.“알았어.”승오의 얼굴에 순간 환한 미소가 번졌다.곧이어 몸을 숙여 하니의 말캉한 입술을 덮치려 했지만, 하니는 고개를 돌려 피했다.승오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부건빈이 너한테 이렇게 키스한 적 있어? 너를 만진 적 있어?”“잔 적은?”연속된 질문에 하니는 손가락이 움찔했다가, 이어 승오의 뺨을 후려쳤다.“내가 데려다 달라면 좀 얌전히 데려다줘.”승오는 자기 뺨을 만지더니, 자조하듯 말했다.“너 예전에는 나 절대 안 때렸잖아.”“내가 너를 아무리 괴롭혀도 참기만 했잖아.”“하니야, 현실을 직시해. 넌 날 절대 벗어날 수 없어.”‘벗어날 수 없다고?’하니는 주먹을 꽉 쥐었다.그러고는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승오는 그 뒤를 바싹 따랐다.자연스레 벗은 외투를 하니에게 덮어주려 했지만, 하니는 차가운 눈을 들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더러워.”승오는 움찔했다. 하니의 눈빛에 겁을 먹었다.‘내가 더럽다고?’승오는 자신을 내려다봤다.‘고작 내가 다른 여자랑 잔 것 때문에, 그 여자가 운 좋게 아이를 가진 것 때문에 내가 더럽다고?’‘자기는 보육원 출신이면서.’‘천애 고아에 의지할 곳 없는 자기를 난 싫어하지도 않았는데,’‘오히려 의지할 곳이 되어주었는데. 지금 오히려 나더러 더럽다고?’“하니야, 너도 알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때로 본의 아니게 실수를 저지를 때도 있어. 이건 흔한 일이야.”“나 다시 네 마음을 다시 얻을 거야. 그러니까 너도 내가 한 짓은 용서해.”하니는 온몸이 떨렸다.바람피우는 걸 당연하다는 듯 말하다니.‘정말 내가 알던 강승오가 맞나?’하니의 기억 속에 승오는 늘 자기 곁에서 함께 울어주고, 함께 웃어주며, 자기 처지를 안타까워하고, 그림 그리는 걸 응원해주었다.그와 동시에 무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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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승오는 멈칫했다.곧이어 입을 벌린 채 한마디 말도 하지 못했다.“나, 난 작 기억이 안 나는데. 그때 문을 닫지 않았던 것 같아...”승오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방금 한 순간, 하니의 이런 눈빛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하니는 자조적으로 웃었다.사실 알고 있다.승오가 자기를 사람으로 대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을. 심지어는 자존심도 지켜주지 않았다.그동안 분명 여러 번 경고했지만, 남자는 항상 그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고, 결국에는 복덩이를 내쫓으라며 협박하기까지 했다.그때는 복덩이가 정말 실수로 길을 잃은 줄 알았다. 그 때문에 모든 잘못을 자기 탓으로 돌리며 자책했었다.아니, 하니의 탓이 맞았다.그녀가 사람을 잘못 만나 복덩이를 죽게 했으니까.초코는 계속 하니의 다리에 얼굴을 비비며, 슬픈 듯 낑낑거렸다.그때, 커다란 손 하나가 하니의 어깨 위에 놓였다.건빈은 하니를 품에 안고, 경고의 눈빛으로 승오를 바라봤다.“제 비서가 강 대표님을 모셔다드릴 테니, 조심히 가세요.”“나랑 약속했잖아!”승오는 하니를 꿰뚫을 듯 응시했다.하니는 고분고분 건빈의 품에 기댔다.두 눈은 텅 빈 채였다.건빈이 하니를 번쩍 들어 안았지만, 하니는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승오의 눈빛은 하니에게 고정되어 있었다.‘왜 다른 놈 품에선 그렇게 고분고분하면서, 나한테는 이렇게 무심한 거야?’‘어떻게 자기 약혼자 앞에서 이럴 수 있어?’“이하니, 아주 좋아!”승오는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치밀었다.“그깟 고양이 한 마리 가지고 이러는 거야? 내가 갚아줄게. 세 마리, 네 마리, 몇백 마리도 사줄 수 있어!”흥분한 듯 말을 내뱉던 승오의 목소리는 점점 기어들었다.“돌아와. 내가 똑같은 거로 한 마리 갚아 줄게...”침실로 돌아온 하니는 샤워기를 틀어 놓고 몸을 적셨다. 그러자 잠시 뒤, 몸을 감싸고 있던 냉기가 모두 사라졌고, 희미하게나마 느껴지던 서늘한 향기도 완전히 지워졌다.하니는 고개를 들어, 물이 흘러내리도록 내버려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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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애지중지 아이를 돌보는 김숙의 모습을 보니, 흔들리던 하니의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았다.그동안 자신을 포함해 그렇게 많은 아이를 키워준 원장이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하니는 알고 있었다.때문에 이번 한 번만 믿기로 했다.김숙은 평생 결혼하지 않아 자기 자식이 없다. 김숙에게 보육원이 전부였다.그러니 직설적으로 돈을 요구한다 해도 상관없었다.“하니야, 너도 봤을 테지만, 나도 널 협박하는 게 아니야. 저 아이의 몸이 너무 약해서 어쩔 수 없었어.”김숙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제 고작 50 가까이 되는 나이었지만, 얼굴에 벌써 주름이 자글자글했다.더 이상 젊었던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하니는 안타까운 마음에 김숙의 손을 꼭 잡았다.“원장 엄마, 저...”하니는 눈을 내리깔았다.“죄송해요.”“네 탓 아니야. 네가 힘든 거 알아. 내가 너무 몰아붙였어.”김숙은 하니를 품에 꼭 끌어안고, 어릴 때처럼 머리를 쓰다듬었다.하니의 눈가가 시큰거렸다.“의사는 뭐래요? 치료할 방법은 있어요?”“있어. 하지만 이후 치료비가 많이 들 거야.”김숙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예전에 네가 강 대표님 약혼녀였을 때는 돈 문제로 고민한 적 없었는데.”하니는 설명하려 했지만, 자신이 무슨 설명을 해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을 거라는 걸 이제는 깨달았다.사람들은 하니가 승오에게 의존해야만 살 수 있는 ‘토사자’쯤으로 여겼다. 그녀가 이미 그림을 팔아 돈을 벌고 있다는 걸 모른 채.“보아하니 강 대표와는 더 이상 불가능한가 보네. 그럼 지금 남자 친구는? 그 사람은 어때?”하니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좋은 사람이에요. 그저 평범한 사람이에요.”뒷마디를 듣고 난 김숙의 눈빛이 뚜렷이 어두워졌다.“있잖아, 하니야. 너 정말 예뻐. 너처럼 예쁜 애는 행복하게 살아야 해.”“너 강 대표와 6년 만났잖아. 강 대표는 네가 다시 돌아오길 바라던데.”“한번 다시 생각해 봐. 강 대표가 몇 번이나 나를 찾아와서 사정했어. 정말 잘못을 뉘우치는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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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사실 하니는 아이가 고씨 성을 갖기를 바랐다.하지만 별생각 없이 병원을 나섰다.비행기에 많은 물건을 가지고 오르기 불편한 터라, 하이는 현지 백화점에 가서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살 생각이었다.저번에 그림을 팔아 돈을 조금 번 터라, 현재 손에 돈이 꽤 남아 부유했다.우진의 팬은 역시 행동력이 남달랐다. 벌써 하니에게 팬아트나, 굿즈, 그리고 그림 포토카드를 의뢰했다.하니는 자기가 이토록 만능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심지어 우진의 팬카페 회장이 아예 하니를 팬카페 단톡방에 초대해, 하니의 그림 실력을 칭찬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천우진의 미모를 더럽히지 않았다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아마추어 작가들보다 훨씬 낫다면서 말이다.“이하니?”살짝 탐색하는 듯한 목소리에 하니는 고개를 돌렸다.그 순간 권아의 놀란 듯한 두 눈과 마주쳤다.“네가 왜 돌아왔어?”권아는 말을 더듬었고, 심지어 무서워하기 시작했다.‘설마 강승오가 정말 이하니를 달래서 데려왔나?’‘이하니가 이번에 정말 나한테서 강승오를 빼앗으러 왔나?’‘배가 점점 불러오는데, 내가 이대로 강승오를 포기할 것 같아?’“옛 고향에 여행 차 왔어.”하니의 말투는 무덤덤했다. “무슨 일인데?”권아는 바로 감정을 추스르고는 배를 내밀며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별거 아니야. 그냥 나랑 승오 오빠 아이가 곧 태어나서, 유아용품 좀 사려고 왔어.”“강씨 집안에 없는 게 없지만, 곧 엄마 될 사람인데, 이런 건 직접 해보고 싶거든.”“축하해.”하니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마치 승오라는 사람을 모르는 듯. 권아의 존재도 눈에 차지 않는 듯.하니는 정말 그러했다.바로 그런 태도가 권아를 오히려 화나게 했다.마치 솜뭉치를 내리 친것처럼 무력한 한편, 흠집 하나 없는 상대를 보면 속이 부글거렸다.“진심이야? 아니면 가식이야? 너 정말 이 아이를 아무렇지 않게 바라볼 수 있어?”권아는 하니를 놀려먹을 생각이었다.“나 지금 강승오의 부인, 강 사모님이야. 내 말 한마디면, 쇼핑몰 책임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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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하니는 권아를 그냥 지나쳐 가려 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권아가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아 배를 움켜쥐여 아프다고 소리치기 시작했다.“이모님, 얼른 경찰에 신고해요. 저 여자가 절 밀치고 때렸어요! 배 아프다고요!”장경옥은 권아가 꾸민 짓인지 아닌지 상관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걸고는 권아를 부축했다.보아하니 권아의 상태는 정말인 듯했다.하니는 잠시 망설이다가 도움의 손길을 보냈고, 간신히 권아를 병원으로 데려다 주었다.하지만 하니가 떠나려던 찰나, 장경옥이 하니를 불러 세웠다.“이하니 씨, 백권아 씨가 위험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떠나실 수 없어요.”장경옥은 절대 이 책임을 혼자 뒤집어쓸 수는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자기 대신 책임을 뒤집어쓸 사람을 찾아야 했다.하니는 입술을 잘근 씹었다.“강씨 가문은 참 재밌네요.”‘대체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다들 껌딱지인가? 왜 이렇게 떼어내기 어렵지?’특히 권아는 예전부터 울며불며 목매다는 걸 좋아했는데, 임신하고 나서는 더 연기가 더 노련해졌다.그때 심주영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곁에는 강연하도 함께 있었다.연하는 잘못 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 몇 번이나 눈을 비볐다.“너 강승오랑 다시 합치기로 했어?”하니가 돌아올 이유라고는 이것뿐이었다.“개인적인 일 때문에 잠깐 들렀어요.”연하는 아직도 지난번 파티 때 겪었던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너 지난번에 왜 나를 돕지 않고 오히려 망신당하게 내버려뒀어?”“넌 내 편 들어야 하잖아. 어떻게 배아현 그 계집애 편을 들 수 있어?”하니는 조금 충격이었다.‘어떻게 이렇게 뻔뻔한 말을 할 수 있지?’‘정말 얼굴에 철판이라도 깔았나?’심주영을 보니, 이미 미간이 푹 꺼진 채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이하니, 너 B시로 돌아온 게 설마 내 손자를 해치려는 거야?”“CCTV 확인하셔도 돼요. 전 건드린 적 없어요. 그냥 뺨만 때린 것뿐이에요.”하니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그 말에 심주영이 버럭 화를 냈다.“백권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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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연하는 아직도 예전 일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때문에 권아를 노려보며 말했다.“누가 널 강씨 집안 사람으로 인정했어? 난 인정 안 해!”“넌 그냥 운 좋게 승오 아이를 배었을 뿐이야. 아직 혼인신고도 안 하고, 아이도 아직 태어나지 않았는데, 어디서 감히 강씨 집안 사람이라고 하는 거야?”“승오 마음잡아 둘 생각은 안 하고, 허구한 날 밖에 얼굴이나 내밀고 돌아다니며, 온간 자랑질이나 일삼고.”“네가 맨날 명품을 휘감고, 고급 차 타고 동창회에 참석하는 거, 누가 모를 줄 알아? B시 사람들도 네가 남자 덕에 신분 상승했다는 거 다 알 거야!”하니도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권아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연하야, 그만해.”심주영이 대뜸 끼어들었다.“이하니, 네가 권아한테 사과하면 이 일은 그냥 넘어가마. 그러고 나서 얼른 H시로 돌아가.”심주영은 자기가 손해 보는 걸 싫어했다.하니는 묵묵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저도 시간이 촉박해요. 그러니 얼른 백권아더러 사과하라고 하세요. 사과만 받으면 갈게요.”“너, 지금 나더러 너한테 사과하라고?”권아는 일어나 앉으려고 버둥거렸다.“어쩜 그렇게 뻔뻔해! 네가 잘못했으면서, 왜 내가 사과해?”“누가 그래? 내가 잘못했다고?”하니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쇼핑 잘하고 있는 사람 앞길 막고 시비 건 게 누구더라? 내 금 같은 시간 낭비한 거, 정신적 손해를 본 거, 배상하라고 안 한 것만 해도 다행으로 여겨!”심주영은 멍해졌다.연하 역시 귀신이라도 본 듯 하니를 바라봤다.‘예전에 남이 괴롭히는 대로 당하고, 한마디 말도 못 하던 이하니는 어디 간 거지?’‘이 사람 정말 이하니 맞아?’하니는 늘 말이 잘 통하고, 사람 말을 잘 따라는 스타일이었다.권아는 간신히 숨을 돌렸다.“이하니, 네가 아직도 승오 오빠 여자 친구인 줄 알아? 뭘 믿고 그렇게 건방 떨어?”“강씨 집안이 널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 밟아 죽이는 것만큼 쉬워. 어머니, 정말 제가 당하는 거, 눈 뜨고 보실 거예요?”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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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심주영은 고개를 돌려 권아를 바라봤다.“권아야, 승오를 위해 한 번만 참아.”권아는 몸을 잘게 떨며 분노했다.‘왜 예전에는 이하니가 이렇게 말주변이 좋은 줄 몰랐을까?’“나 시간 없는데. 백권아, 얼른 사과 시작해.”하니는 입꼬리를 올렸다.“기대 중이니까.”“난 이미 널 그냥 보내주기로 했는데, 넌 왜 기어코 내 사과를 받아내려고 하는 거야?”권아는 이를 악물었다.“두 번 말 안 해.”하니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사회에 막 나온, 부모 없는 아이는 아무도 의지할 데 없고, 도움을 청할만한 곳이 없었다.그런 환경에서, 하니는 결코 여린 꽃이 아니었다.심지어 어떤 면에서는 놀라우리만치 냉철했다.“미안해.”권아는 시선을 피했다.굴욕감이 자기를 삼킬 것만 같았다.심지어 이 순간, 하니를 갈가리 찢어 죽이고 싶었다.시간을 한 번 확인한 하니는 돌아서서 병실을 떠났다. 단호한 뒷모습은 상대방에게 생각할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하나가 떠나자, 연하는 코를 쓱 비볐다.“내가 사람을 잘못 본 건가? 왜 이렇게 무서워졌지?”심주영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오랫동안 참고 살다가, 이제는 더 이상 참지 않으려는 모양이지.”“처음 봤을 때부터 승오와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어.”“넌 태교에 집중해.”심주영은 권아를 힐끔 봤다. ‘이 뱃속에 든 게 손자면 좋으련만, 손녀라면 어머니가 또 기분 나빠하실 텐데.’강씨 집안 관계는 복잡했다.심주영은 어젯밤 남편 강문한과 상의했었다. 그러다가 권아가 승오와 결혼하면, 승오의 신분을 끌어내릴 거란 결론에 이르렀다.강씨 집안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견고하지 않다. 때문에 여전히 정략결혼을 통해 가문의 지위를 지켜야 했다.심주영은 아이만 태어나면, 권아에게 돈을 쥐여 주어 스스로 물러나게끔 설득할 생각이었다. 마치 전에 하니에게 돈을 주려고 했던 것처럼.하니는 빠르게 병원을 빠져나왔다.원래는 보육원 동생들을 보러 가려고 했지만, 시간이 없었다.때문에 장난감 회사에 가서 장남을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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