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약혼녀의 화려한 재출발: Chapter 261 - Chapter 270

392 Chapters

제261화

하니는 그 마을 하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상대의 답을 기다리면서 심지어 스스로 답을 예상했다.‘동의하지 않겠지?’이건 승오의 인내심의 한계를 계속 도전하는 행위였다.그런데 그때, 승오가 갑자기 다가와 고개를 하니의 어깨에 가볍게 기대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좋아. 네가 나랑 다시 시작하기만 한다면, 혼자 다녀와도 좋아. 동의할게.”그 말을 듣는 순간, 하니는 잘못 들은 건 아닌가 싶었다.어깨에 전해지는 무게감이 너무나도 생생해, 하니는 눈앞의 모든 것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을 수 없었다.승오는 거절하지 않았다.심지어는 무례한 언행도 하지 않고, 완전히 하니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순종하고 복종하는 것 같았다.“날 속이는 건 아니지?”하니는 본능적으로 믿기지 않았다. 승오를 바라보는 동공에도 상대를 꿰뚫어 보려는 의도가 가득했다.승오는 아예 하니를 꼭 껴안고 목에 얼굴을 비비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진짜야. 하니야. 전처럼 너와 잘 지낼 거야. 그러니 당연히 속이고 싶지 않아.”“...”승오가 계속 ‘예전’을 강조하는 바람에, 하니는 마음속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 하고 싶은 말조차 목구멍에 막혀 나오지 않았다.“하니야, 너도 기대하는 거지?”승오는 눈을 반짝이며, 하니를 향해 싱긋 웃었다.승오는 천천히 하니의 손을 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그동안 서러움을 겪었고, 나한테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거 알아. 이 모든 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제대로 보상하게 해줘. 응?”승오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따뜻하고 부드러워, 하니는 그의 눈을 피하지 않고 빤히 응시했다.만약 예전이었다면, 기대했을지도 모른다.심지어는 감동해서 정말 승오와 다시 화해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지금, 두 사람 사이에 가로막힌 것은 너무나도 많았다.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감정을 다시 회복한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하니야, 네 대답은 뭔데?”승오의 눈동자에는 고집이 가득했다. 마치 확답을 받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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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하니야, 다 네 말대로 할게. 하지만 계속 이렇게 지낼 순 없잖아. 안 그래? 나한테 만족하기만 하면, 진도는 더 나갈 수 있는 거지?”승오는 기다리는 것은 두렵지 않았지만, 결과를 보지 못하는 건 두려웠다.그는 하니와 최대한 빨리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기에 얼마든지 협조할 생각이었다.“이건 내가 결정하는 거야. 네가 동의할지 말지에 달렸어.”“동의할게.”승오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하니는 승오의 눈을 보며 말을 이었다.“그 외에도 다른 요구가 있어. 두 번째, 내 자유를 제한하지 마.”승오를 달래기 위해, 하니는 말을 이었다.“앞으로 이 집에서 함께 지내는 건 얼마든지 돼.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남자의 얼굴에 역시나 다시 실망한 표정이 스쳤다. 늘 깊던 눈동자에도 그림자가 드리운 듯했다.하니는 이 모든 것을 눈에 담으며,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강승오, 네가 동의하느냐에 달렸어.”“동의할게.”“세 번째, 지금 당장 여기서 떠나자. 다시 예전에 살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하지만 나만의 방이 필요해.”“...”예상했던 분노와 달리, 승오의 얼굴에 약간 서러운 표정을 스쳤다.“동의할게.”하니는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리고,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럼 지금 당장 떠나. 그리고, 내 요구는 이 세 가지만 있는 게 아니야. 생각나면 언제든지 말할 거야.”뒤에서 곧바로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발걸음 소리가 들려와, 하니는 미묘한 느낌이 들었다.승오는 화내지도 않고, 거절하지도 않았다.마치 하니를 정말 마음속에 두고 있는 것만 같았다.거의 예전에 사귀던 그때 모습으로 변했다.하지만 이런 모습은 이제 더 이상 하니가 바라는 게 아니었다.“하니야, 너 정말 나를 사랑하는 거지? 그렇지?”뒤에 있던 남자는 빠르게 걸음을 옮겨 하니 곁으로 다가와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하니는 ‘응’하고 짧게 대답할 뿐,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무사히 집 문을 나선 하니는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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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승오의 말에 하니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때문에 오롯이 앞만 보며. 듣지 못한 척할 수밖에 없었다.다행히도 승오는 이 일에 크게 집착하지 않았다.다시 예전에 살던 집으로 돌아온 하니는 떠보는 듯 입을 열었다.“여긴 내 생활용품이 없잖아. 이사해야 해서, 내일 다시 올게. 괜찮지?”승오는 즉시 눈썹을 찌푸리며 시선을 돌렸다. 그 시선 속에 깃든 정서를 하니는 알 수 없었다.하니는 저도 모르게 긴장되어, 승오가 동의하지 않고 오히려 꾸짖을까 두려웠다.그런데 다음 순간, 승오는 의외로 바로 동의했다.“좋아, 하지만 하니야, 너 내일 돌아올 거지? 맞지?”“응.”하니는 승오의 차키를 가져갔다.“차 좀 빌릴게. 다시 봐.”말을 마친 뒤, 하니는 성큼성큼 집을 나섰다.차에 탈 때까지, 여전히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승오를 볼 수 있었다.그는 그렇게 하니를 빤히 바라보며, 눈동자에는 하니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들로 가득했다.하니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승오의 표정을 돌이켰다.사실, 하니는 지금 완전히 승오의 통제에서 벗어나, 쉽게 자신을 숨기고 그가 다시 찾지 못하게 할 수 있었다.승오의 태도를 보면, 하니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을 경우를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닌 듯했다.‘아니면 또다시 내 주변에 손을 써서, 내가 돌아올 거라고 확신하나?’하니는 생각할수록 더 혼란스러워져, 바로 차를 몰고 병원으로 향했다.이미 전에 승오가 말했듯이, 하니는 스스로 건빈을 찾을 수 있다고 했으니, 정말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병원에 도착한 뒤, 하니는 맨 먼저 건빈 쪽으로 달려가, 그를 만날 생각이었다.서영자를 만나자, 상대도 하니를 보고 감격하며 급히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하니는 빠르게 다가갔다.“어때요? 건빈 오빠는 괜찮아요? 지금 어디 있어요? 정신 차렸어요?”서영자의 표정이 순간 무거워지자 하니의 마음은 더욱 긴장되어, 이어서 물었다.“괜찮겠죠?”승오가 말했듯, 건빈은 이미 위기를 넘겨 더 심각한 결과는 없을 것이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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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잡힌 손목이 풀어졌고, 건빈은 하니를 관찰했다.그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는 것을 보고, 하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몸을 보여주었다.“왜 그래요? 왜 그런 눈으로 봐요? 내가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거예요?”하니는 싱긋 웃더니,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나 아무일도 없어요. 이번에는... 그냥 조금 골치 아플 것 같아요.”승오가 건빈을 해쳤으니, 이 일에 대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 승오가 자신을 곁에 가두려 하고 있어, 그런 그를 완전히 떨쳐내려면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했다.지금은 건빈이 다쳐, 하니도 건빈이 그 사실을 알고 걱정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때문에 당분간은 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어때요? 확인 끝났어요?”하니가 한 바퀴 빙 돌아 건빈 옆에 다시 앉으려 할 때, 남자가 입을 열었다.“당신, 누군지 모르겠는데요?”“네?”하니는 완전히 굳었다.멍하니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 그 말의 의미를 확인하려고 애썼다.“무슨 뜻이에요?”하니는 이해하지 못하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더니, 건빈에게 바싹 다가가 관찰했다.“건빈 오빠, 나 놀리지 마요. 전혀 재미없어요.”하니는 다시 손을 뻗어 건빈의 머리를 확인하려 했지만, 손은 다시 허공에서 잡혔다.남자의 냉담한 눈에 더욱 짙은 불만이 담겨 있었다.“...”‘진심인가?’하니는 눈썹을 찌푸렸고, 잡힌 손을 보며 말했다.“혹시 머리 부딪혀서 잘못됐어요?”왠지 모르게, 하니는 화가 났다.건빈은 여전히 아무 반응도 없었고, 하니의 손을 다시 놓으며 거리를 벌렸다.“...”‘뭔가 이상해.’“우리가 예전에 알던 사이였다 해도, 그건 예전일 뿐이에요. 지금은 그쪽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요. 나가주세요.”차가운 목소리에는 어떠한 여분의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았다.건빈은 심지어 하니가 방금 앉았던 침대 가장자리가 더러워진 듯, 손으로 툭툭 털었다.“...”하니는 완전히 굳어버렸다. 문밖에 있던 서영자가 그때 들어와 하니를 데리고 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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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하니는 간신히 병원에 와 건빈을 만났다.원래 계획은 건빈의 안전을 확인한 후 빠르게 떠나, 승오를 자극하지 않는 거였는데...지금은 계획이 모두 엉망이 되어버렸다. 비록 건빈은 확실히 별일 없었지만, 이대로 떠난다면 하니의 마음은 절대 편하지 않을 거다.“저녁까지 있을게요.”말을 마친 하니는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공기가 거의 얼어붙었다.건빈은 하니를 보자마자 눈썹을 찌푸렸다. 마치 하니의 방문을 전혀 반기지 않는 듯이.눈앞의 사람을 보자, 하니는 표정을 조절하며 직접 의자를 가져다가 침대맡에 앉았다.“너무 조바심 내지 마요. 나도 당신과 잘 지내려는 거니까.”“당신이 기억나지 않아요. 이런 쓸데없는 짓 할 필요 없어요.”건빈의 말투는 너무 차가웠고, 무시하기 어려운 공격성마저 느껴졌다.하니는 다리를 꼰 채 남자를 보며 말했다.“그럼 우리 예전에 어떤 사이였는지 궁금하지 않아요?”“궁금하지 않아요.”그 한마디에 하니는 숨이 턱 막혔고, 화가 치밀었다.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그럼 정신을 차린 후, 지금까지 몇 명이나 여기 왔어요? 없죠?” 내가 제일 처음 찾아왔는데, 그래도 우리 사이가 아주 가까웠다는 게 설명이 안 돼요?”하니는 말투에 살짝 조바심이 섞여 있었지만, 마지막 한 마디를 내뱉을 때, 살짝 주저했다.‘건빈 오빠랑 친한 사이라고? 아마 그럴 거야.’‘아니면 나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건빈은 입을 열지 않고, 조용히 하니를 바라봤다. 마치 뭔가 생각하는 듯했다.“지금 내 말에 도리가 있다고 생각하죠? 거짓말 아니에요. 이제 궁금하죠?”먼저 건빈과 정상적인 소통을 하는 것만으로도 반은 성공이다.때문에 하니는 더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건빈의 시선이 다시 하니에게 향했다. 이번에 하니는 저도 모르게 조금 긴장했다.“이름이 뭐예요?”하니는 자신감이 생겨 이름을 말했다.“하니?”건빈이 하니의 이름을 읊조리자, 하니가 순간 앞으로 다가갔다.“어때요? 익숙하죠? 기억 나는 것 같아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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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하니는 이마를 감싸 쥐며 뒤로 물러섰다.“아프거든요!”원래 자리로 돌아와 앉은 하니는 살짝 기침을 하며 말했다.“몰라요. 방금 나를 아프게 헸으니, 얼른 사과해요.”무의식중에 이 말을 내뱉은 하니는 두 사람의 관계가 호전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예전처럼 지낸다고 생각했다.곧이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건빈에게 다가갔다.하지만 건빈이 뒤로 물러나는 행동을 보았을 때, 비로소 반응했다.건빈은 자기가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방금 하니는 또 한 번 선을 넘은 것이었다.“미안해요. 뒤로 물러날게요.”하니는 어색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자리로 돌아갔고, 다시 건빈을 향해 웃었다.“그런데 나를 잊었다면서 본인 이름은 기억 나요? 무슨 일 하는 사람인지는 알아요?”“알아요.”“응?”하니는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에 눈썹을 찌푸렸다.“왜요?”‘이것도 선택적인 건가?’‘그럼 왜 나만 잊어버린 거지?’‘내가 아직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서?’문 밖에 서 있는 서영자가 문득 떠올라, 하니는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럼 문밖에 있는 사람도 기억 안 나요? 다 기억 못하는 거죠?”건빈은 하니의 말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지만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마치, 상대방이 차마 입을 열지 못하는 것 같았다.그 생각에 하니는 순간 불안해져서 바로 물었다.“설마 다 기억나면서, 나만 기억 못한다는 건 아니겠죠?”오랜 침묵이 이미 마음속의 추측을 증명하는 것 같아, 하니는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지금 나랑 장난해요?”하니는 참지 못하고 일어나 허리에 손을 얹으며 건빈을 노려봤다.“우리가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그래서 나만 잊어버린 거예요? 어쩐지. 그래서 처음에 그런 태도를 보였던 거구나. 건빈 씨 마음속에 난 중요하지 않았던 거였네!”하니는 자기 말투에 약간의 과장이 섞여 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건빈에게 상처받은 마음은 꾸민 게 아니었다.만약 건빈이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는 태도였다면, 하니는 아무런 이의가 없었을 거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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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병원에서 나온 하니는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예전에 집에 왔을 때는 한 번도 집이 텅 비었다고 느낀 적 없는데, 지금 곁에 건빈이 없으니 왠지 조금 익숙하지 않았다.간단히 짐을 정리한 하니는 내일 승오를 찾아갈 것을 생각했다.이번에 승오의 차를 몰고 병원에 갔으니, 그의 성격으로 보아, 분명 몰래 뒤를 밟고 상황을 관찰했을 거다.그러면 이번 일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그 생각에 하니는 핸드폰을 꺼내 먼저 승오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 연결음이 울리기도 전에, 승오는 즉시 전화를 받았다.[하니야, 네가 먼저 나한테 전화할 줄은 몰랐어.]전화 너머의 목소리를 듣고, 하니는 눈을 내리깔았다.역시나 하니가 생각했던 대로, 승오는 시시각각 그녀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었다.“오늘 밤 이쪽에서 하룻밤 자고, 내일 찾아갈게.”[그럼 내기 이따가 너 데리러 갈까? 그럼 오늘 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잖아.]“필요 없어.”하니는 생각도 없이 거절했다.“짐 정리해야 하니까 재촉하지 마.”폰 너머로 몇 초간의 침묵이 흐르더니, 승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좋아. 그럼 나는 내일 집에서 기다릴게. 오고 싶을 때 나한테 전화하면 돼. 그럼 내가 바로 데리러 갈게.]“응.”전화를 끊은 뒤, 하니는 방으로 돌아와 멍때렸다.지금 승오는 하니를 조르며 따라붙고, 건빈은 그녀를 완전히 잊어버렸다.어느 쪽이든 모두 골치 아팠다.게다가 이 일에 얽혀 있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면... 백권아.이렇게 생각하니, 하니는 문득 권아가 조금 부러웠다.만약 하니가 권아였다면, 즉시 이 엉망진창인 상황에서 도망쳤을 거다. 그러면 어느 정도 자유를 얻은 셈이니까.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하니는 점점 꿈나라에 들어갔다....다음 날 아침, 하니는 음식 향기를 맡았다.집안 사람들은 모두 병원에 가서 건빈을 돌보고 있을 텐데, 이른 아침에 음식 냄새가 풍기는 게 이상했다.하니는 바짝 긴장되었다.일어나 보니 방문이 열려 있었다.‘어젯밤, 분명 문을 닫았을 텐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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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하니는 먹다 남은 음식을 포장해 와, 승오에게 건넸다.“먹어. 난 이미 배불렀어.”말하는 와중에 하니는 캐리어를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승오는 인내심 있게 음식을 받아 들더니, 얼른 하니 옆으로 다가가 캐리어를 빼앗아 앞장섰다.“이미 너를 위해 따로 방을 마련했어. 내가 안내해 줄게.”승오는 하니를 데리고 3층으로 올라가며 끊임없이 재잘댔다.“우리 이제 같이 사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 어차피 여긴 이제 우리 둘의 집이니까.”하니는 담담하게 대답하고는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심지어 너무 평온해 보였다.방은 승오가 한바탕 꾸며 놓아 흠잡을 곳 없었다.하니는 조용히 자기 짐을 정리했다.“하니야. 너 아직 팔 다 나은 거 아니야. 내가 의사를 부를 테니 검사받아.”“그럴 필요 없어. 내가 알아서 주의하면 돼. 필요할 때 병원에 갈게.”여기에 다시 돌아오니, 하니는 문득 자기가 뭘 해야 할지 몰랐다.승오는 하니가 짐을 정리하는 것을 보며 먼저 말을 걸었다.“이따가 새 옷 좀 사줄게. 내가 너한테 옷 사준지도 오랜만이잖아.”“옷은 입을 만큼 있어. 새건 필요 없어.”하니는 자기가 가져온 옷을 정리해 옷장에 넣고 나서야 몸을 돌려 승오를 바라봤다.“바쁠 텐데 일 봐. 내 걱정은 하지 말고.”그 말에 승오는 잠시 멈칫하더니, 즉시 약간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하니야, 너 혹시 기분 안 좋아? 나랑 같이 사는 거 싫어?”“아니야. 이미 나를 여기로 데려왔으면서, 그런 것까지 집착할 필요는 없잖아.”하니는 애써 미소 지었다.“난 네 일에 방해될까 봐 걱정돼서 그래. 그러면 안 좋잖아.”“안 그래.”승오는 드디어 미소 지었다.“날 걱정했던 거구나? 어쩐지 그런 말을 한다 했어. 하지만 괜찮아, 일은 내가 알아서 잘할게. 무조건 너에게 좋은 삶을 안겨줄게.”하니가 짐 정리만 할뿐, 자기와 말을 섞고 싶지 않은 듯해 보이자, 승오는 약간 주저하다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그러다 뭔가 떠오른 듯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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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승오는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때문에 하니는 그를 상대하기 싫어졌다.그러다 마침내, 승오가 조금 거리를 좁히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하니야, 언제쯤 나랑 더 가까워질 수 있어?”승오는 하니에게 바짝 붙지 않았다.하니도 그 점을 눈치채고, 상대의 속내를 읽으려는 듯 눈을 바라봤다.승오는 거리를 좁히는 대신, 오히려 뭔가를 숨기는 듯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하니의 시선을 피했다.“그걸 내가 어떻게 장담해? 너 바빠지 않아?”“아. 응. 일하러 갈게. 필요한 거 있으면 나한테 와도 돼.”하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승오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바라봤다.‘결국 여기 들어와서 살게 됐네.’당분간 여기를 떠날 방법이 없어, 하니는 어쩔 수 없이 참고 지내기로 했다.다만, 언제든 승오와 만나야 한다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다.병원에서 벌어질 상황을 생각하니 한편으로 또 마음이 복잡했다.‘건빈 오빠가 빨리 기억을 되찾으면 좋겠는데.’‘그러면 그쪽을 신경 쓸 필요가 없을 텐데.’주변이 조용해지자, 하니는 마음이 서서히 진정되어 자기 일을 시작했다.오랜만에 컴퓨터를 켜자, 어제 온 메일 한 통이 눈에 들어왔다.클릭해서 확인하니, 어느 갤러리에서 그림을 전시해 달라고 초대하는 내용이었다.화면에 있는 초대 문구와 연락처를 보니 순간 아득해졌다.상대는 하니더러 그림을 가지고 전시에 참여해달라고 했지만, 지금 갖고 있는 그림은 모두 승오에게서 받은 영감으로 창작된 것들이었다.그 그림들은 하니에게 이미 오래 지난 과거였기에, 들고 가서 전시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하지만 갤러리 정보를 보니, 하니는 꽤 흥미가 돋았다.시간을 계산해 보니, 손목을 치료할 시간을 제외하면, 전시에 참여하고 새로 작품을 창작하기에는 시간이 좀 촉박했지만, 그래도 할 만했다.생각을 끝낸 하니는 먼저 메일에 답장을 보냈고, 연락처는 나중에 추가하기로 했다.모든 걸 끝냈을 때, 문밖에서 또 소리가 들려왔다.하니는 본능적으로 뒤돌아봤고,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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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하니는 말하면서 일어나 문을 닫으려고 승오에게 다가갔다.하지만 다음 순간, 승오가 갑자기 하니를 자기 쪽으로 잡아당겼다.“문 닫지 마!”승오는 목소리가 갈라질 듯 소리쳤다.하니는 순간 가슴이 철렁해, 고개를 들어 승오를 바라봤다.그의 눈빛에는 파악하기 어려운 기색이 가득했다.‘왜 이러지?’‘갑자기 왜 이렇게 격해진 거야?’승오는 다급히 말했다.“미안해, 하니야. 난 그냥 네가 또 자신을 방에 가두는 게 두려웠어. 만약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꼭 말해 줘. 제발 다시는 나를 그렇게 대하지 마. 알았지?”승오의 눈동자에 담긴 감정을 보며, 하니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응. 문 안 닫을게. 일하러 가 봐.”승오는 그제야 다시 떠나갔다.승오가 서재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하니는 참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앉았지만, 다른 걸 볼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하지만 이곳에서 손 놓고 기다리며 끌려다닐 수는 없었다. ‘이건 너무 수동적이야.’‘외부와 소통할 기회를 만들어야 해.’‘백권아를 데려와 한바탕 소란을 피운다거나...’다만... 하니는 비록 권아를 좋아하는 게 아니지만, 그녀가 빨리 정상적인 삶을 살기를 원했다.권아만 원하면, 완전히 다른 도시로 가서 새출발할 수도 있고, 다시는 승오 쪽 일에 신경 쓸 필요도 없다.다만, 모든 건 승오가 생각하니 나름이었다.시간이 일분 일 초 흘렀다.하니는 바람 좀 쐬려고 스스로 방문을 나와 아래층으로 향했다.하지만 막 문을 나서자마자, 서재 문도 따라 열렸다.“하니야, 어디 가?”눈앞에 갑자기 나타난 승오를 보며, 하니는 입꼬리를 움찔했다.“소리는 또 어떻게 들었어? 분명 조용했을 텐데.”승오는 하니 쪽으로 걸어와, 눈동자에 드리웠던 감정을 숨기며 말했다.“혹시 기분 안 좋아? 나도 마침 먹을 것 좀 가져오려고 나왔는데, 이렇게 만났네. 역시 우리는 천생연분인 것 같아.”“...”함께 아래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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