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가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멀리서 평범하게 생긴 한 남자가 앉아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하니는 그 남자를 스윽 훑어보고는 입을 열었다.“이게 누구신가 했더니, 이철명 상무님 아니세요? 백 비서 남편이라니, 참 인연이네요.”이철명은 난처한 표정으로 승오를 바라봤다.그리고 승오의 시선이 닿자, 일부러 권아 쪽으로 조금 몸을 기울였다.그 순간, 하니는 문득 한 가지가 떠올랐다.‘강승오는 유난히 청결에 집착하잖아.’‘물건이든 여자든, 한 번이라도 다른 사람이 손댄 건 절대 흥미 없어 하지...’‘아주 조금이라도 닿으면 안 되는 사람이니까.’“상무님, 그런데 백 비서랑 같이 있는 모습이... 부부 사이라기엔 조금 안 친해 보이네요. 평소 회사에서 자주 붙어 계신가요?”“두 사람, 조용히 결혼한 거라 좀 자제하는 거야.” 승오가 나서서 말을 덧붙였다.이철명은 무표정하게 권아의 새우 껍질을 까 주었다.하니는 고개를 기울이며 웃었다.“상무님, 아내랑 그렇게 오래 못 보셨다면서, 반응이 너무 없으신 거 아니에요? 허리라도 한 번 감싸주고, 가볍게 입맞춤이라도 해야 부부 같죠. 안 그래, 승오 씨?”“상무님하고 백 비서는 오래된 부부라 굳이 그럴 필요 없어.”승오가 태연하게 말했다.“자기야, 네가 원하면 내가...”하니는 손가락으로 승오의 입술을 가로막고 부드럽게 웃었다.“상무님, 저는 그냥 두 사람이 부부라고 ‘말’하는 걸 듣고 싶은 게 아니에요. 상무님과 백 비서가 진짜 부부라고 ‘증명’하는 걸 보고 싶은 거죠.”“직접, 제 눈으로요.” 이철명의 어깨가 순간 굳었다.‘아, 괜히 이 연극을 하겠다고 했네...’‘백권아는 강 대표 여잔데, 누가 감히 손을 대겠어?’그러나 승오의 시선이 다시 꽂히자, 이철명은 체념한 듯 한숨을 삼켰다.그리고 권아의 마지못한 표정을 보면서, 결국 여자의 허리를 살짝 감쌌다.하니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상무님, 저는 상무님이랑 백 비서가 얼마나 금실 좋은지 한번 보고 싶은데요?”입꼬리는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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