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는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계속 그림을 그렸다. 색감은 점점 대담해지고, 구조는 더 세밀해졌다.그 시각, 방송 채팅창은 난리가 났지만 하니는 눈치채지 못했다.[건이 배 안 먹어 님이 ₩2,000,000 슈퍼챗을 후원했습니다.]정신을 차린 순간, 화면 가득 펼쳐진 화려한 효과가 하니를 놀라게 했다.하니는 깜짝 놀라 방송을 꺼버렸다.‘방금 그거... 선물 효과였나?’확인해 보니, 상대는 무려 제일 비싼 ‘슈퍼챗’을 보냈다.‘요즘 방송으로 그림 그리면 이렇게 돈이 잘 벌리는 거야?’하지만 하니는 곧 ‘건이 배 안 먹어’라는 닉네임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단 한 문장이었다.[연락처 추가하자.]‘추가할까 말까?’큰 선물을 받은 터라, 하니는 입술을 깨물었다.결국 자신의 연락처를 건넸다.친구 추가가 되자마자 하니는 돈을 그대로 송금했다.[죄송해요. 저는 취미로 방송하는 거라 돈 받을 생각 없었어요.][돈 필요 없나 보네?]말투는 여전히 건방졌다. 마치 하니가 알던, 가진 게 많아 세상 태평한 재벌 집 도련님들 같았다.하니 기억 속 그 도련님들은 하나같이 다루기 까다롭고, 성질도 나빴다.늘 누군가가 떠받들어야 하는 타입이었다.승오 역시 그런 면이 있었다. 늘 대접받는 건 좋아하면서 먼저 비위를 맞추는 일은 싫어했다.하니와 있을 때조차 그는 으레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하지만 하니가 그걸 싫어한다는 걸 알면, 그제야 살짝 누그러졌다.대부분의 시간 동안, 승오는 그랬다.그래서 하니는 다시는 그런 부류의 사람과 엮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그런데, 답장이 없자 상대가 물음표 하나를 보냈다.[?][그냥 받으면 돼. 그림 방송하는 거면 돈 필요해서 하는 거 아닌가?][그리고 당신의 그림은 그만한 값어치 있어.]하니는 잠시 말을 잃었다.투박한 말투는 그대로였지만, 마지막 그 한마디가 가슴에 깊이 꽂혔다.그건 돈보다 더 큰 의미였다.하니가 가장 원했던 건, 바로 이런 인정이었다.하니는 화가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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