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eil / 로맨스 / 사랑한다고 말해줘 / Chapitre 101 - Chapitre 110

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01 - Chapitre 110

176

제101화

“누나, 촬영하러 가봐야 한다고 했잖아요. 이 정도로 다쳤으면 도망가지 못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얼른 가요.”진호영은 고은율을 데리고 병실을 빠져나갔다. 가만히 서 있던 서명인은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병실에 단둘이 남겨지자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하도진은 그윽한 눈빛으로 민하윤을 쳐다보고 있었다.면봉을 들고 있는 그녀의 손이 덜덜 떨렸다.하도진은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고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나는 네가 오지 않을 줄 알았어.”그 말에 민하윤은 씁쓸하게 웃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는 솟구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려고 애썼다.하도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앉아 있었다. 온몸에 성한 곳이 없었고 붕대가 빨갛게 물들었다.오른쪽 팔에 깁스했고 하얀 붕대를 목에 걸었다. 이마의 상처가 너무 깊어서 감히 쳐다볼 수도 없었다.민하윤은 새어 나오는 울음을 참으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녀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하도진은 알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그는 눈물을 닦아주면서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하윤아, 울지 마. 이렇게 멀쩡하게 돌아왔잖아.”민하윤은 화가 나서 그의 가슴팍을 때리려고 하다가 손을 거두었다. 상처가 아물기 전까지 조심해야만 했다.그녀는 재빨리 타자하더니 휴대폰 화면을 들이밀었다.[아직도 많이 아파요?]하도진은 입술을 깨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너무 아파서 숨을 못 쉬겠어.”그는 민하윤의 손을 자신의 가슴팍에 올려놓으면서 피식 웃었다.“네가 어루만져주면 바로 나을 거야.”민하윤은 조금 전에 그를 때리지 않은 걸 후회했다.깊은 밤, 예쁘고 젊은 두 간호사가 붕대를 갈아주러 왔다. 두 사람은 하도진을 지그시 쳐다보았다.“무슨 일이 있으면 침대맡의 벨을 누르세요. 그러면 당직인 간호사가 바로 달려올 거예요.”민하윤은 가죽 소파에 앉아 사과를 깎고 있었다. 이때 하도진은 그녀를 힐끔 쳐다보더니 간호사를 향해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감사해요.”때마침 사과를 다 깎은 민하윤이 그릇을
Read More

제102화

민하윤은 입맛이 없어서 몇 입 먹고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녀를 지켜보던 하도진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하윤아, 내가 쓰던 젓가락을 썼네?”그는 장난기 넘치는 표정을 짓더니 말을 이었다.“이건 간접적으로 키스한 거나 마찬가지잖아. 안 그래?”민하윤은 그에게 음식을 떠먹인 후에 자연스럽게 그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어서 입에 넣었다.주먹만 한 얼굴이 점점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도시락통을 정리하고는 서명인에게 건넸다.이때 하도진은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얼른 들어가 봐. 서 비서가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하지만 민하윤은 어쩐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하윤아, 병원에서 편히 쉬지도 못하잖아. 집에 가서 푹 쉬고 내일 다시 와.”곰곰이 생각하던 하도진은 말을 이었다.“업무를 보고 나서 시간이 되면 나를 만나러 와줘.”민하윤은 이 병실에서 편히 잘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 VIP 병실이라 간이 주방도 있었고 커다란 샤워실이 있었다.또한 필요한 물품이 전부 갖춰져 있었고 간병인이 누울 수 있는 침대도 있었다.하도진은 민하윤이 이런 곳에서 자면 제대로 쉬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예전에 그녀의 수양부모님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응급실에 실려 갔었다.수양아버지는 두 주일 동안 중환자실에 있다가 고비를 넘기고 일반 병실로 옮겨야 했는데 자리가 없었다.그녀는 수양아버지와 함께 병원 복도에서 지냈다. 하필 화장실과 가까운 곳이라 냄새가 나고 시끄러웠다.병원 복도에서 1달 정도 지냈을 무렵, 그녀는 친부모님을 찾게 되었다.민하윤은 민성현에게 수양아버지가 더 좋은 곳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부탁했었다.그녀가 고집을 피우기 시작하면 아무도 말릴 수 없었다.하도진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침대에 누워서 간이침대에 누워있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그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민하윤과 같이 병실에서 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민하윤처럼 차가운 사람은 그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Read More

제103화

따스한 햇볕이 창문을 뚫고 병실에 쏟아졌다. 하도진은 뒤척이다가 팔로 두 눈을 막았다.하반신에 통증이 밀려와서 눈을 떠보니 간이침대에 누워 있던 사람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녀는 이불을 정리하고는 이른 시간부터 어딘가로 떠난 모양이다.하도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복부에 상처를 입어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다.그는 절대 바지에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 이를 악물었다.왼팔로 간신히 온몸을 지탱하고 천천히 일어나자 통증이 더 심해졌다.하도진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의 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때 병실로 들어온 민하윤은 깜짝 놀라서 들고 있던 죽을 전부 쏟았다. 그녀는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재빨리 하도진 곁으로 달려갔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 상처가 아물기 전까지 움직이지 말라고 했잖아요.]하도진은 너무 아파서 온몸을 덜덜 떨었다. 그는 민하윤의 손목을 꽉 잡고는 그녀에게 기댔다.“나를 일으켜줘.”그는 눈을 가늘게 뜬 채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뭘 하려고 이러는 건가요? 내가 대신 해줄 테니 침대에 누워있어요.]민하윤은 그가 수어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은 듯했다. 그러자 하도진은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하윤아, 네가 직접 생리 욕구를 해결해 줄 거야?”민하윤은 그의 손을 내치고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런 뜻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그저 화장실에 가고 싶었을 뿐이야.”그는 민하윤의 손목을 잡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이제야 무슨 뜻인지 알아차린 민하윤은 그를 부축하고 화장실로 향했다.하도진은 오른손에 깁스했기에 왼손으로 천천히 바지를 벗었다. 옆에 서 있는 그녀는 쑥스러워서 고개를 돌렸다.그녀를 유심히 지켜보던 하도진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못 볼 것까지 다 본 사이인데 왜 부끄러워하는 거야? 누가 보면 생판 모르는 사람인 줄 알겠어.”민하윤은 입술을 깨물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니면 네가 화장실에 갈 때 나도 따라갈까? 그래도 돼?”하도진은 사악한 미소
Read More

제104화

민하윤은 메모지에 글을 적어서 보여주었다.[밥을 사고 청소를 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도진 씨가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사 왔어요.]그녀는 환자를 돌보는 일에 익숙했다. 하도진은 오랫동안 치료를 받은 그녀의 수양아버지가 떠올랐다.조사 자료에 의하면 그녀는 17살 때 친부모님의 곁으로 돌아갔고 이름을 민하윤으로 변경했다.그러면 17살 전에는 어떤 삶을 살았던 걸까? 시장에서 물고기를 팔던 수양부모님이 큰돈을 지원해 줄 수 없었을 것이다.비록 쪼들려 살았지만 그녀의 삶은 수양부모님이 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하도진은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그녀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이때 서명인이 헐레벌떡 달려오면서 말했다.“대표님, 큰일 났어요. 대표님께서 사고를 당한 소식이 새어나간 것 같아요. 조금 전에 엘리베이터 입구에서...”서명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옥자가 지팡이를 짚고 들어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김옥자 뒤로 평소에 자주 외출하지 않던 하진석이 따라왔다.그리고 하준혁과 채선화가 미간을 찌푸린 채 걸어왔다.“도진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사고가 났으면 바로 연락했어야지. 언제까지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한 거니?”김옥자는 눈물을 훔치면서 말했다.“너 제정신이야? 산길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면 사고가 나기 마련이지. 네 할머니는 벼랑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쓰러졌어.”옆에 서 있던 하준혁은 화가 나서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그러자 채선화는 그의 어깨를 힘없이 치면서 말했다.“당신은 아들이 사고를 당했는데 고작 그런 말밖에 못 해요? 다친 곳은 괜찮은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그녀는 눈시울을 붉힌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들을 번갈아 보던 하도진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누군가가 일부러 하씨 가문 사람들에게 소식을 흘린 모양이다.그는 김옥자의 손을 잡고는 미소를 지었다.“할머니,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 저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누가 벼랑에서 떨어졌다고 하던가요? 그저 몇 미터밖에 되지 않는 언덕이었을 뿐이에요.”하진석
Read More

제105화

휠체어에 앉은 하도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그저 손을 다쳤을 뿐인데 왜 휠체어에 앉으라는 거지?”서명인은 휠체어를 앞으로 밀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채경윤 선생님께서 들것을 가지고 오라고 하셨어요. 대표님 아버지께서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하면서 말리셨어요.”“역시 채 선생님답네.”하도진은 긴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가 애타게 찾던 민하윤은 제일 뒤에서 쓸쓸하게 걷고 있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하도진은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그는 고개를 돌리고는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하윤을 집에 데려다줘.”서명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재벌가 도련님과 결혼한 여자는 그에 맞는 재력이거나 권력이 있어야만 했다.만약 가진 것이 없다면 가혹한 시집살이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하얀색 차량이 입원부 문 앞에 세워져 있었다. 하도진이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을 본 민하윤은 달려가서 부축하려고 했다.이때 채선화는 그녀를 붙잡더니 차갑게 말했다.“지금 뭐 하는 짓이야? 도진을 보살펴주는 척하지 말고 네 갈 길을 가. 더 이상 네 도움은 필요 없으니 가보란 말이야.”채선화는 네이비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다. 풍성한 머릿결을 흩날리면서 남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민하윤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하도진을 쳐다보았다. 하도진은 그녀와 눈이 마주쳤지만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차 문이 천천히 닫힌 후, 기대로 가득 찬 그녀의 두 눈은 빛을 잃었다.“내가 너한테 제발 떠나라고 빌어야 갈 거니?”채선화는 민하윤을 눈엣가시로 여겼다. 말을 마친 그녀는 뒤돌아 검은색 마이바흐에 올라탔다.뒷좌석 차창이 내려오더니 하준혁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는 엄숙한 표정을 지은 채 민하윤을 노려보고 있었다.깜짝 놀란 그녀는 뒤로 몇 걸음 물러나고는 하얀색 차량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보고 싶었던 사람을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서명인은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사모님, 댁까지 모셔다드릴게요.”김옥자는 고개
Read More

제106화

하도진이 크게 다쳤으니 아마 송년회를 취소하거나 미룰 것이다. 직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런 행사가 아니라 보너스였다.그런데 그녀의 예상과 달리, 송년회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목요일 퇴근 전, 임형섭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하윤아, 잊은 건 아니지?”민하윤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손을 내저었다.[무슨 일 있어요?]“내일 회사 송년회가 열리잖아. 네가 요즘 승진 심사 준비 때문에 바쁜 것 같아서 알려주러 왔어. 내일 오전에 출근하지 않아도 돼. 오후에 너를 데리러 갈게.”임형섭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민하윤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다른 집으로 이사 갔으니 그럴 필요 없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 중고차를 샀어요. 제가 운전해서 가면 돼요.]그녀는 단호하게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도진과의 관계가 들통날까 봐 두려워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했다.민하윤은 그저 은행 직원이었고 매달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았다. 그런데 명원에서 가장 호화로운 별장 구역에서 지낸다는 것이 알려지면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8000만 원짜리 벤츠를 운 좋게 구매한 중고차라고 둘러대기도 했다. 사모님이라는 신분을 절대 들켜서는 안 되었다.임형섭은 그녀가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내일 전수철도 참석할 테니 잘 준비해 봐. 승진 심사위원회의 사람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 알겠지?”임형섭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깜짝 놀란 민하윤은 두 눈을 크게 뜨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몇 초 지나지 않아 고개를 떨구고 생각에 잠겼다.“하윤아, 왜 그래?”임형섭은 그녀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그 말에 민하윤은 입을 삐죽 내민 채 손을 휘저었다.[저는 그런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수 없어요. 그런데 어떻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라는 거죠? 말도 안 돼요.]그녀는 낯선 사람과 얘기를 나누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다. 말을 할 수 없기에 상대에게 어떻게
Read More

제107화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다른 부서의 직원들이 이쪽으로 오면서 인사했다.어색한 공기가 맴돌아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것 같았다. 얼마 후, 엘리베이터는 15층에서 멈춰 섰다.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꽉 들어찼다. 서로 다른 부서의 직원들이었지만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민하윤은 아무 말 없이 목인사를 했다. 이때 그녀를 지그시 쳐다보는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태유 은행 본사의 직원은 천 명에 달했다. 민하윤은 회사 회식이거나 부서 회식에 간 적이 없었다.5년 동안 일하면서 여러 회식 자리를 교묘하게 피했다. 굳이 다른 직원들과 친하게 지낼 필요가 없어서 마음이 편했다.에너지를 소모하면서까지 인간관계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었다.민하윤은 자신만의 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고 운동하면서 알차게 보냈다. 하지만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그녀는 신용대출팀 외의 직원들에 대해 잘 몰랐다.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몰랐고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이 남자의 신분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민하윤은 눈앞의 남자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은행 유니폼을 입은 그는 헤어스프레이로 머리를 깔끔하게 올렸다.금색 테 안경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아주 똑똑해 보였다.“임 팀장님, 이번 승진 명단에 팀장님은 없던데요?”그 남자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 그러자 임형섭은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업무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엘리베이터 안의 분위기는 삽시에 가라앉았다. 사람들은 눈치를 보더니 그 남자를 힐끗 쳐다보았다.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그 남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임 팀장님, 너무 겸손하네요. 올해 신용대출팀에서 큰 프로젝트를 따낸 걸 모를 줄 알았어요? 모든 부서의 연말 보너스 금액이 두 배나 올랐다고요.”임형섭은 평소에 부드러웠지만 무례한 사람과 상대할 때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무슨 대답을 들으려고 이러는 건가요? 아, 승진을 축하한다고 해
Read More

제108화

임형섭은 그 남자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일부러 화살을 그 남자에게 돌렸다.“손 대리님, 승진을 축하해요. 조금 전에 경황이 없어서 축하한다는 말도 못 했네요.”만약 그 남자가 대답한다면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승진 기회를 빼앗은 것이라고 인정하는 셈이었다.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직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로 눈치만 살폈다.그 남자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민하윤은 이제야 그 남자의 신분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마케팅팀 대리 손유연은 그녀의 승진 경쟁 상대였다.얼마 후, 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에서 멈춰 섰다. 대부분 직원이 지하 1층에서 내렸고 엘리베이터 안에 몇 명 남지 않았다.민하윤은 차를 세운 곳으로 걸어가면서 차 키를 눌렀다. 이때 손유연은 그녀의 차 앞을 막아서더니 피식 웃었다.“정말 멋진 차네요. 이 시리즈에서 가장 비싼 차인 것 같아요. 돈도 별로 없을 텐데 어떻게 비싼 차를 산 거예요?”민하윤은 차창을 올리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가 뭐라고 하든 대답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그런데 손유연은 그 자리에 서서 떠들고 있었다. 화가 난 민하윤은 액셀을 밟고 이곳에서 나가고 싶었다.그녀는 솟구쳐 오르는 분노를 간신히 참았다. 충동적으로 일을 저질렀다가 사고라도 나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그녀가 액셀을 밟을 용기가 없다고 생각한 손유연은 차 앞을 막아서고는 피식 웃었다.이때 임형섭은 차에 시동을 걸고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손유연과 몇십 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곳에서 차를 세웠다.몇 초만 늦었다면 손유연은 임형섭의 차에 부딪혔을지도 모른다. 깜짝 놀란 손유연은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임하윤은 액셀을 밟고 천천히 빠져나왔다. 그녀의 차량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임형섭은 생각에 잠겼다.이 차량의 디테일을 보니 중고차가 아니라 산 지 얼마 안 된 새 차 같았다.[55가 1126]절대 임의로 정해진 차 번호가 아닐 것이다. 민하윤의 생일이 마침 11월 26일이었고 좋아하는 숫자는 5였
Read More

제109화

임형섭은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소리를 지르던 손유연은 겁을 먹고 도망쳤다.임형섭과 민하윤은 대학가로 향했다. 대학 시절에 자주 이곳으로 와서 길거리음식을 먹었다.정겨운 음식점이 버스 정류장까지 이어져 있었다. 몇 년 만에 다시 돌아와 보니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길 양쪽에 유명한 브랜드 음식점이 들어섰고 정겹던 거리가 색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민하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할 말을 잃었다. 떼를 지어 다니는 대학생들을 보고 만감이 교차했다.유니폼을 입은 임형섭과 민하윤은 어쩐지 그들과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두 사람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앞으로 걸어갔다. 새로 선 가게 앞에 화환과 화분이 놓여 있었다.임형섭은 문을 열어주면서 그녀를 향해 싱긋 웃었다.메뉴판을 훑어보던 그는 민하윤이 좋아하는 음식과 2인 세트를 주문했다. 그리고 과일과 음료수를 추가로 주문했다.깜짝 놀란 민하윤은 다급히 그를 말렸다.[이 정도면 충분하니까 더 주문하지 마세요.]직원은 개업 이벤트로 주스를 서비스로 준다면서 가지고 왔다.민하윤은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자 알림음이 울릴 때마다 재빨리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임형섭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이때 민하윤은 심호흡하더니 대화창에 뭐라고 적고는 문자를 보냈다.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임형섭을 쳐다보았다.[제 친구가 이 근처에서 일하거든요. 같이 밥을 먹고 싶다는데 그래도 될까요?]그녀는 조심스럽게 그의 생각이 어떤지 물었다. 그러자 임형섭은 숟가락과 젓가락을 그녀의 앞에 놓아주면서 물었다.“내가 아는 사람이야?”곰곰이 생각해 보던 민하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임형섭은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이쪽으로 오라고 해. 음식을 여러 가지 주문하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마.”그가 고집을 부리면 아무도 말리지 못할 것이다. 민하윤은 친구에게 식당 주소와 방 번호를
Read More

제110화

임형섭은 이곳으로 온다는 친구가 남자인 줄 알았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끌어당겼다.백누리는 피식 웃더니 가볍게 목인사를 하고는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대접받는 것에 아주 익숙해져 있었다.“식사를 마친 후에 사인해 줄게요. 아, 같이 사진도 찍을까요?”백누리는 선글라스를 벗으면서 미소를 지었다.“다른 사람한테 이곳에서 저를 만났다고 얘기하지 마세요. 하윤의 친구라고 했죠? 몇 장 더 사인해 줄 테니 간직하세요. 중고 앱에 내가 사인해 준 것을 팔면 아주 속상할 것 같아요.”임형섭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민하윤을 쳐다보았다.“하윤아, 네 친구가 무언가를 오해한 것 같아.”그러자 백누리는 임형섭이 일부러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척하는 줄 알고 차갑게 웃었다. 그녀는 귀찮다는 듯 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말했다.“한정판 앨범에 사인해 줄 테니 간직하든 남에게 선물하든 마음대로 하세요.”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윤아, 네 친구는 욕심이 너무 과한 것 같아.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척하면서 더 뜯어내려고 하잖아.”민하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임형섭을 쳐다보았다. 백누리가 이상하게 굴어도 이해해달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그는 알아채지 못했다.임형섭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 우리 오늘 초면이잖아요. 왜 제가 당신의 사인과 사진을 갖고 싶어 한다고 확신하는 거죠? 혹시 유명한 가수예요? 앨범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래요.”백누리는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내,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뜻이에요?”“그쪽이 누구인지 알아야 하나요?”임형섭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면서 그녀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아주 유명한 가 봐요?”백누리는 머쓱하게 웃으면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상대의 말을 들어보지도 않고 섣불리 판단한 것이 후회되었다.그녀는 임형섭이 자신의 팬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런데 임형섭은 연예계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저의 팬인 줄 알고 실례했어요. 정말 죄송
Read More
Dernier
1
...
910111213
...
18
Scanner le code pour lire sur l'applicatio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