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란 민하윤은 황급히 손을 휘저으면서 부정했다. 임형섭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오해받기 싫었다.백누리는 수어를 알아볼 수 없었다.“하윤아,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이 방에 들어올 때부터 두 사람 사이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는 걸 발견했어. 나는 눈치가 빨라서 단번에 알아차렸지.”[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민하윤은 다급히 수어로 설명했지만 백누리는 알아듣지 못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임형섭은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백누리는 두 사람을 더 놀려주려고 했지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는 바람에 그러지 못했다.전화를 받은 그녀는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지금 주소를 보낼 테니 이쪽으로 와주세요.”그녀는 다급히 선글라스를 끼고는 코트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윤아, 촬영에 문제가 생겨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 나중에 또 보자.”백누리가 떠난 후, 방 안은 삽시에 조용해졌다. 임형섭은 오프닝 무대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에스티 벤처 투자의 재력은 정말 어마어마한 것 같아. 나랑 같이 참여해서 상을 받아보는 게 어때?”민하윤은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정말 죄송해요. 저는 춤을 출 줄 모르거든요.]임형섭은 그녀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깊은 밤, 두 사람은 대학가 근처에서 산책했다. 길가에 대학생 커플들이 데이트하면서 얘기를 나누었다.임형섭은 심호흡하고는 마음속에 깊이 묻어둔 얘기를 하려고 했다. 그는 옆에서 걷고 있는 민하윤을 지그시 쳐다보았다.대학 시절과 달리 한층 더 성숙해진 그녀는 봄의 여신 같았다. 살짝 올라간 눈매는 더없이 매력적이었고 남다른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하윤아, 너를 알게 된 지 벌써 7년이 지났어. 도서관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처음 만났었지. 너는 머리를 올려묶고 이어폰을 끼고 있었어. 포근한 햇살이 창문을 뚫고 내려앉았고 카페 안에 온통 커피콩 냄새였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임형섭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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