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율 씨, 유 대표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옆에 있던 직원이 가볍게 고은율의 옷을 잡아당기면서 눈치 빠르게 두 사람 사이에 섰다.고은율은 매니저에게 휴대전화를 달라고 한 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어머, 깜빡할 뻔했네요. 어제 유 대표님께서 저한테 회사 선배님들과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서 사람들 시선을 좀 끌어보라고 했었는데 말이죠.”백누리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조금 전까지는 빈정대다가 지금은 그녀에게 같이 사진을 찍자고 애원하다니. 백누리는 5년의 경력을 얕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은율은 카메라를 켜더니 빠르게 귀여운 표정을 지으면서 친한 척 백누리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었다.백누리는 사실 굉장히 불쾌했으나 프로 의식을 발휘하여 빠르게 표정을 바꾸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고은율은 버튼을 바로 누르지 않았다.“선배, 코는 어디서 한 거예요? 좀 부자연스러운 것 같은데... 웃을 때 표정이 좀 굳어 있어요.”백누리는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움켜쥐면서 미소를 짓는 한편 이를 악물며 말했다.“그래서 찍을 거야? 말 거야?”엘리베이터는 문이 열린 채로 25층에 도착했다. 매니저는 몸으로 엘리베이터 문을 막고 서 있었다. 분위기는 점점 더 과열되었지만 아무도 나서서 싸움을 말리지 않았다.고은율은 백누리와 거리를 두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됐어요. 안 찍을래요.”코 수술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백누리는 그 말에 화가 치밀어올랐다. 엘리베이터 안에 CCTV가 없었다면 난폭한 성격의 그녀는 당장 고은율의 머리카락을 잡아챘을 것이다.“안 갈 거예요? 저는 마음이 꽤 급해서요. 회사에서 저를 위해 럭셔리 브랜드 가방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속모델 계약을 따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에 사인하러 가봐야 해요.”고은율이 마지막 한 방을 먹였다.백누리는 비서에게 끌려가다시피 했고, 백누리와 그녀를 담당한 직원들 모두 짐을 챙겨 부랴부랴 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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