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설은 웃으며 그릇을 꺼내 삼계탕을 그릇에 담았다.한 사람당 한 그릇씩이었다.도진은 딱히 배가 고픈 건 아니었지만, 밤에 따뜻한 삼계탕의 국물을 먹으면 온몸이 편안해졌다.삼계탕은 푹 우러나 깊은 맛이 났고, 도진은 만족한 표정으로 국물까지 남김없이 먹었다.그는 닭고기까지 깨끗이 먹은 뒤 웃으며 말했다.“제 친구네 닭, 확실히 좋아요. Y시 사람들 말로는요, 닭다운 닭 맛이 나야 좋은 닭이라던데요.”지설은 도진이 Y시 음식 문화를 유난히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B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생활 습관은 이미 Y시에 완전히 물들어 있었다.도진은 문득 또 다른 생각이 난 듯 이마를 짚었다.“그리고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 한우를 잔뜩 보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설은 먹느라 바쁠 것 같아요.”지설도 덩달아 긴장한 표정이 됐다. 벌써 그 많은 고기를 어떻게 손질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도진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이주만 더 바쁘면 휴가예요. 그때 제가 맛있는 것을 만들어 줄게요. 한우 고기 굽는 것도 꽤 괜찮거든요.”자연스럽게 명절 계획을 세우는 도진을 보며 지설은 궁금해졌다.“그럼 올해는 B시 안 가세요?”도진은 그릇을 정리해 싱크대에 놓고 설거지를 시작했다.물을 틀며 말했다.“안 가려고요. 집이 너무 시끄러워서 좀 피곤해요.”설거지를 마친 그는 조리대까지 한 번 더 닦고, 손 세정제로 손을 씻었다.지설은 주방 문틀에 기대 밀크티를 마시며 물었다.“가족이 많아요?”도진은 바닥까지 밀대를 꺼내 밀며 대답했다.“적진 않죠. 할머니, 어머니, 형, 형수, 조카 둘...”지설은 웃었다.“그 정도면 많지도 않네요.”도진은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휴지로 집어 쓰레기통에 버리며 덧붙였다.“이모부님, 숙부님 쪽 친척들까지 다 와요. 사촌, 육촌까지 합치면 백 명 가까이 돼요. 밥상만 열몇 개 차리는 수준이죠.”지설은 도진의 담담한 성격을 떠올렸다.그 많은 친척 사이에 있으면 분명 힘들 것 같았다.“안 내려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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