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Chapter 241 - Chapter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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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아파트 단지에 오래 살다 보니, 주변 상가 입주인들과도 자연스럽게 안면이 있었다.가게 사장은 워낙 수다스러운 성격이라 도진과 지설이라는 ‘젊은 커플’의 진척 상황에도 늘 관심이 많았다.도진은 메시지를 보는 순간, 영민이 지설을 찾아갔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곧바로 지설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전화는 계속 연결되지 않았다.도진의 가슴 한쪽에 설명하기 힘든 불안이 차올랐다.“할머니,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볼게요. 잘 쉬고 계세요.”홍영희는 도진이 이렇게 다급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어 무슨 일인지 묻고 싶었지만, 도진은 이미 병실을 빠져나가고 있었다.홍영희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뭐가 그렇게 급해? 설마 그 ‘친구’ 때문은 아니겠지?”곧바로 경호원을 불렀다.“김훈아, 넌 도진이 따라가 봐. 뭐 때문에 그렇게 급한 건지 확인해.”김훈은 체격이 크고 인상이 험해 보이는 경호원이었다.지시를 듣고도 잠시 망설이며 말했다.“도진 도련님은 저희가 뒤따르는 거 싫어하시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괜히 화라도 내시면 저희가 감당이 안 됩니다.”예전에 도진이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Y시로 유학갔을 때, 홍영희와 며느리는 걱정돼 여러 명의 경호원을 몰래 붙였었다.그 사실을 알게 된 도진은 크게 분노했고, 그 이후로 가족 중 누구도 함부로 도진의 선택에 개입하지 못했다.겉보기에는 온화해 보여도 도진은 자기 기준과 원칙이 분명한 사람이었다.홍영희는 김훈을 흘겨보며 말했다.“무슨 일 생기면 내가 책임질 테니까 걱정 말고 가. 누구를 만나는지만 보고 바로 돌아와.”김훈은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병실을 나서자 다른 경호원들이 안쓰러운 눈빛으로 김훈을 바라봤다.김훈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하필 왜 이런 곤란한 일은 내가 맡게 되는 거야.’도진은 운전하며 곧바로 K시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5분 안에 제가 사는 아파트 인근 도로 CCTV 확인해 주세요. 심지설 씨가 부영민이라는 사람의 차에 탔는지, 탔다면 어디로 갔는지... 알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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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하지만 나는 너와 아이만 있으면 돼. 지설아, 걱정하지 마. 네가 내 아들을 낳으면, 그 아이는 내 유일한 상속자가 될 거야.”“싫어!”영민의 눈빛이 가라앉았고 목소리는 한층 거칠어졌다.“나랑 같이 있는 게 뭐가 나빠? 너랑 내 아이, 앞으로 가질 재산은 다른 사람들이 평생 벌어도 못 얻을 정도야”“기도진이 그걸 너한테 줄 수 있어? 기도진은 기껏해야 일부만 줄 수 있을 뿐이야. 그 사람이랑 있으면 넌 제대로 된 삶을 누릴 수 없어.”지설은 노골적인 혐오를 숨기지 않았다.“부영민, 너 정말 미쳤어. 당장 나 보내줘. 안 그러면 고소할 거야.”“내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도 나를 고소할 수 있어?”영민은 믿지 않는 눈치였다.지설은 비웃듯 웃었다.“내가 네 아이를 가졌다고 해도 지울 거야. 너는 내가 아이를 낳아줄 자격도 없어.”그 말에 영민의 목소리는 상처와 집착이 뒤섞였다.“지설아, 나는 너를 사랑해. 왜 나한테 조금이라도 잘해줄 수 없는 거야?”“네가 말하는 사랑은 내가 원하지 않는 걸 강요하는 거잖아! 부영민, 너 너무 이기적이야!”영민은 지설의 얼굴을 거칠게 붙잡았다. 늘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영민은 원하는 건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하는 사람이었다.“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어쩔 수 없어. 네가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알아. 지금 너를 붙잡는 건 아이뿐이야. 아이 때문에 네가 달라질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시도해 볼 거야.”영민은 지설의 손목을 세게 움켜잡았다. 지설은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었다.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지설의 몸이 굳어버렸다. 살아 있는 사람 같지 않았다. 눈물이 말없이 흘러내렸다.그때 영민은 갑자기 손을 놓았다. 한 걸음 물러나 지설 옆에 앉았다.영민의 눈에는 괴로움이 담겨 있었다.“왜 그렇게까지 나를 거부해?”지설은 약기운에 취해 있으면서도 끝까지 버텼다. 죽어도 영민이 손대는 건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했다.지설은 영민의 속내를 정면으로 드러냈다.“너는 내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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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영민은 제대로 반항하지 못한 채 굳어 있었다. 표정은 얼음처럼 차가웠다.“변호사 부를 거야!”전해호는 비웃듯 말했다.“변호사 몇 명을 부르든 소용없어요.”도진이 밖에서 들어왔다. 도진은 영민을 쳐다보지도 않고 곧장 지설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지설은 모욕감을 느끼며 큰 소리로 외쳤다.“오지 마요.”지설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물이 그대로 흘러내렸다.“구급차 불러줘요... 부탁이에요.”도진은 붉게 달아오른 지설의 얼굴을 보고, 지설이 약에 당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게다가 방금 영민에게 괴롭힘을 당했으니, 지설의 마음이 크게 무너졌을 거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도진은 지설을 더 자극하지 않기 위해 몇 걸음 물러섰다.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고 부드럽게 말했다.“알겠어요. 다가가지 않을게요. 제가 구급차 부를게요.”도진은 119에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대원이 도착했고, 지설은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졌다.지설은 여전히 도진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몸의 불편함을 참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에요. 제 이런 모습, 도진 씨한테 보이고 싶지 않아요. 도진 씨만은 안 돼요.”지설은 언젠가 도진과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무너진 모습으로 도진을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다.영민의 범행이 미수로 끝났다고 해도, 지금 지설은 도진을 볼 용기가 없었다.지설은 얼굴을 가린 채 도진에게 말했다.“지금은 딱 한 가지만 부탁할게요.”도진은 목이 타들어 갔다. 깊은 자책이 마음속에서 치밀어 올랐다.“말해요.”지설의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았다.“그 사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줘요.”“알겠어요.”지설이 떠난 뒤에야 도진은 다시 돌아왔다. 도진은 경찰차에 태워질 영민 앞에 섰다. 도진의 시선은 차가웠다.영민은 반성의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영민은 도진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지설이가 나랑 이혼했어도 결국 내 여자야. 기도진, 너는 절대 심지설을 가질 수 없어.”도진은 아무 말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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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도진은 영민이 그렇게 쉽게 포기할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지설과 영민이 이미 이혼했음에도 영민은 여전히 지설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고 있었다.그런 사고방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걸 도진은 잘 알고 있었다.김훈은 도진에게 들킬까 봐 조심스러웠다. 병원까지 따라갔다가 도진이 경찰과 함께 복도에 앉아 별다른 행동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는 걸 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결국 더 머물지 않고 자리를 떴다.김훈은 곧바로 홍영희에게 돌아가 자신이 본 일을 그대로 전했다.“둘째 도련님이 누군가의 집으로 가서 경찰이랑 같이 강간 미수범을 체포했어요. 둘이 경찰서에 갔다가 병원까지 갔고요.”“지금은 복도에 나란히 앉아서 피해자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둘째 도련님이 직접 챙기는 사건인 것 같아요.”홍영희는 미간을 찌푸렸다.“그 여자 피해자가 설마 도진이랑 관계가 깊은 사람은 아니겠지?”김훈은 고개를 저었다.“아닌 것 같았습니다. 만약 가까운 사이라면 도련님이 병실 안까지 같이 들어갔을 텐데요. 그리고 경찰서에서 들은 말로는 그 피해자가 가해자의 전처라고 하더라고요. 둘째 도련님 성격상... 결혼 경력 있는 여자를 좋아할 리 없지 않습니까?”홍영희 역시 도진이 재혼녀에게 마음을 둘 리 없다고 생각했다.“그래, 네 말이 맞다. 도진이 성격에 그건 말이 안 되지. 일 때문이겠네.”잠시 생각하던 홍영희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런데 도진은 원래 경제 사건만 맡잖아. 언제부터 형사 사건까지 신경 썼지?”홍영희의 상상력이 갑자기 엉뚱한 방향으로 튀었다.“설마... 그 경찰 도와주려고 그런 건가? 너 그 경찰 봤다며. 생긴 건 어땠어?”김훈은 뜻밖의 질문에 당황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잘생기긴 했습니다. 연예인 같은 느낌도 좀 있었고요. 둘째 도련님도 꽤 예의 있게 대하던데요.”홍영희의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겹쳤다.도진이 오랫동안 연애를 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지설이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설마... 도진이 좋아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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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우란은 급히 지설을 끌어안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같은 여자이기에 이런 일을 겪었을 때의 상처와 무력감을 우란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우란은 며칠 동안 지설의 곁을 지켰다. 지설은 그제야 조금씩 깊은 절망과 무너진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지설은 빠르게 자신의 냉정함과 이성을 되찾았다.‘지금은 무너질 때가 아니야.’영민을 처벌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100억의 빚도 있었다.지설은 어머니에게 그런 엄청난 빚을 떠안게 할 수 없었다.지설은 모든 일을 우란에게 털어놓으며 법적인 도움을 구했다.우란은 매우 놀랐다.“100억이요? 지설 씨 이모랑 사촌은 제정신이에요?”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친척들이었다. 피를 빨아먹는 존재 같았다.“제가 방법을 같이 찾아볼게요, 지설 씨.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요.”지설은 눈가가 붉어진 채 고개를 끄덕였다.우란은 밖으로 나가 이 일을 도진에게 그대로 전했다.도진은 바로 이해했다. 지설이 왜 그날 그렇게 아무 의심 없이 영민의 차에 올라탔는지.영민은 그 빚으로 지설을 협박했다.“그 인간...”도진은 문득 자신이 휘두른 주먹 몇 대가 너무 가벼웠다는 생각이 들었다.우란은 미간을 찌푸렸다.“예심애랑 송창만 같은 사람들은요, 한 번 엮이면 절대 놔주질 않아요. 이런 일,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세상에는 타고나길 남의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 붙잡힌 쪽은 쉽게 벗어날 수도 없었다.도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송창만... 도박 문제 있죠. 거기서부터 파고들 수 있어요.”우란은 도진의 표정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도진은 평소에도 엄격하긴 했지만, 이런 전투적인 표정은 처음이었다.며칠 뒤, 지설은 마침내 도진을 만나겠다고 했다.도진은 저녁 식사와 국을 챙겨 병실로 들어왔다.지설은 도진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피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식사를 마칠 때까지도 지설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영민의 행동은 미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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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하지만 지설은 가끔 여전히 꿈꾸었다.영민에게 붙잡혀 도망치지 못하는 장면이었다.영민은 가면을 벗은 악마처럼 한 남자의 가장 저열한 밑바닥을 그대로 드러냈다.지설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물건처럼 취급하던 그 감각은 화인처럼 마음에 새겨졌다.그 굴욕감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지설은 스스로 어딘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하지만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혼자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항우울제를 복용했다.‘엄마를 돌봐야 해. 나는 절대 쓰러질 수 없어.’영민은 끝내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다.지설은 검사받았고, 몸에서는 정액이 검출되지 않았다.영민은 마지막 단계까지 가지 않았기에 강간 혐의는 성립되지 않았다.미수였다고 해도 영민은 지설이 자발적으로 차에 탔고, 자발적으로 집에 갔으며, 둘 사이에 강요는 없었다고 주장했다.도진이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영민은 결국 가벼운 처벌만 받게 될 가능성이 컸다.지설은 그 100억의 빚을 떠올리며 결국 영민을 다시 만나기로 결심했다.다시 영민을 마주했을 때, 지설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두려움이 일었다.영민은 지설을 바라보며 말했다. 눈에는 죄책감과 후회의 기색이 담겨 있었다.“지설아, 너한테 꼭 사과하고 싶었어.”지설은 혼란스러운 눈으로 영민을 바라봤다.이 남자는 왜 이렇게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을까?조금 전까지 잔인하던 사람이, 다음 순간에는 사과했다.지설은 이혼해도 영민에게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지설은 마음속의 피로를 억누르며 물었다.“너랑 거래하고 싶어. 내가 고소를 취하하면, 너가 그 100억 빚을 해결해 줄 수 있어?”지설은 그 빚이 영민의 계산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고소 취하로 맞교환하는 수밖에.“당연히 할게.”영민은 진심인 듯 말했다.“그때는 욕망에 눈이 멀어서 그런 짓을 했어. 정말 미안해. 나가게 되면, 그 빚부터 정리할게. 너한테 더 이상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게 할게.”지설은 영민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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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홍영희가 지설에게 말했다.“아가씨가 집 사서 보답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럼 난 이 방법으로라도 보답할 수밖에 없지.”지설은 조금 마음이 움직였다. 홍영희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다.홍영희는 거리낌없이 말했다.“좋지. 마침 우리 손자가 근처에서 일하고 있는데, 같이 부를까?”지설이 웃으며 답했다.“좋아요.”도진은 그날 오전에 이미 H시로 출장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홍영희의 전화를 받은 도진은 웃으며 말했다.[다음에 갈게요. H시로 일주일 출장이에요.]홍영희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손자가 일에 몰두하는 성격이라는 걸 알기에 바꿀 수는 없었다. 대신 이렇게 당부했다.“몸 챙겨. 너무 무리하지 말고.”[알겠어요. 할머니도요.]통화를 끝낸 홍영희는 지설에게 투덜거렸다.“어휴, 우리 집 일중독 손자는 출장이래. 오늘은 우리끼리 먹어야겠다.”지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설과 은화는 홍영희를 모시고 유명한 꼬리곰탕 식당에 가려 했다. 연세가 있는 분이니 담백한 음식이 낫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홍영희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아니야. 난 매운 음식을 잘하는 식당에 가서 먹고 싶어.”홍영희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다. 의사는 늘 식단에 신경 쓰라고 했다.게다가 입맛은 또 좋아서 가족들 관리가 유독 심했다.어릴 땐 친부모가 관리했고, 결혼하고 나선 남편이 관리했다.모두 다 홍영희를 위한다는 이유로 영양사가 짜준 식단만 먹게 했다.맑고 싱거운 음식들, 홍영희가 전혀 좋아하지 않는 것이었다.말이 많던 남편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홍영희는 비로소 좀 자극적인 것도 먹을 수 있게 됐다.지설과 은화는 홍영희가 끝까지 고집하는 걸 보고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다만 매운 음식을 잘하는 식당에 도착해서도 아주 매운 음식은 주문하지 못했다.그러자 홍영희가 못마땅해하며 말했다.“내가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겠어? 지금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지. 제일 매운 걸로 해.”지설과 은화는 서로를 바라보며 말없이 웃을 수밖에 없었다.식사를 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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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누가 알았겠는가? 남편이 부모보다 더 잔소리가 심할 줄은...날씨가 조금만 추워져도 무릎을 내놓고 다니면 안 된다며 계속 잔소리를 했다.감기에 걸리면 찬물은 절대 마시지 말라고 옆에서 관리했다.홍영희는 외동딸이었다.원래는 아이를 둘 낳을 생각이었다.한 명은 기씨 가문의 가업을 잇게 하고, 한 명은 친정의 가업을 잇게 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아들을 낳을 때 아주 힘든 과정을 겪었고, 남편은 바로 정관수술을 해버렸다.앞으로 둘째는 없을 거라며 단호하게 말했다.젊었을 땐 홍영희도 남편의 어디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자신에게 나쁘게 굴지는 않았다.그저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을 뿐이었다.쇼핑을 마친 뒤, 세 사람은 밀크티 가게에 들러 밀크티를 마셨다.홍영희는 평생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고, 가정교육도 잘 받아 사람 자체는 꽤 편안한 편이었다.다만, 사고방식에는 아직 옛날식 가치관이 조금 남아 있었다.몇 마디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로 흘러갔다.“여자는 말이야, 평생에 제일 중요한 게 결국 결혼해서 자기 아이 하나 낳는 거야.”홍영희가 말을 이었다.“내가 잔소리한다고 싫어하지는 말고. 지금 너희 나이가 제일 좋아. 나중에 나이 들면 난소 기능 떨어져서 시험관이니 뭐니 하느라 고생만 해.”은화는 얼마 전 아이를 지운 상태라,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고개만 끄덕였다.지설이 난감하게 말했다.“할머니, 저는 할머니가 꽤 세련됐다고 생각했는데요. 우리 엄마랑 똑같이 결혼 얘기부터 하시네요?”홍영희는 당당했다.“사람 나이 들면 남는 재미가 이거밖에 더 있니? 젊은 애들 결혼하고 애 낳는 거 보는 거지. 너희 둘 다 집안은 평범해도 지금은 직접 사업해서 돈도 잘 벌잖아. 훌륭한 여자들인데, 괜찮은 남자 하나 만나는 게 그렇게 어렵겠어?”두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홍영희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내가 말로만 결혼하라고 하는 줄 아냐? 너희가 마음에 드니 약속 몇 개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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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지설은 은화가 그렇게 말하며 전 남친에게서 한 걸음 벗어난 걸 보고, 진심으로 기뻤다.“선배가 이렇게 빠져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은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남자는 여자가 커리어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 딱 걸림돌이야. 내가 또 연애에 미쳐서 살면, 그땐 나한테 매일 정신 차리라고 해 줘.”지설은 피식 웃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안도했다.‘이제야 진짜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네.’...영민은 요즘 정말 숨 돌릴 틈이 없었다. 손에 쥐고 있던 핵심 프로젝트 몇 개를 연달아 빼앗겼다.한 달 넘게 감사 기관이 회사에 들락날락하며 회계 장부를 뒤졌고, 현실과 동떨어진 각종 수정 요구를 쏟아냈다.회사에서 가장 돈이 되던 두 개의 프로젝트도 강제로 중단됐다.영민은 이리저리 막아보려 애썼지만,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FH그룹의 재무제표는 갈수록 처참해졌고, 영민은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영민은 이 모든 게 누군가의 의도적인 압박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 와중에 장경은에게서 수시로 전화가 걸려 왔다.목소리는 늘 하소연으로 가득했다.“네 여동생 아직도 안 나왔잖아, 영민아. 방법 좀 생각해 봐. 그리고 돈도 좀 써서, 네 여동생 생활이라도 조금 편하게 해줘...”지금의 영민에게 라희를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FH그룹이 무너지면 가족 전부가 길바닥에 나앉게 된다.주유연은 몇 차례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자기와 결혼만 하면, FH그룹은 주신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얻게 되고, 더 이상 누군가가 함부로 손대지 못할 거라고 했다.영민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기 몸을 팔아서 이 일을 해결하고 싶지는 않았다.유연과 가볍게 엮이는 건 몰라도, 결혼은 불가능했다.무엇보다... 만약 유연과 결혼하면 지설과는 완전히 끝이었다.여러 번 거절당하자 유연 쪽에서도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주씨 집안은 FH그룹과 진행 중이던 협력 사업 몇 개를 철회했다.영민은 점점 버거워졌다.‘이대로 가면... 정말 끝인가.’...B시, XS그룹 본사.도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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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기씨 저택.윤하의 친정은 기씨 가문 본가 바로 옆에 살고 있어 두 집의 왕래가 잦았다.윤하의 친정어머니 장진혜는 늘 외손자를 직접 돌보고 싶어 집에 오려 했지만, 도환이 몇 번이나 막았다.도환이 말했었다.[그건 안 되지. 장모님이 오시면, 밤에 나랑 너랑 같이 있을 수가 없잖아.]장진혜는 딸바보였고, 윤하는 엄마가 없으면 안 되는 성격이었다.두 사람이 붙어 있으면 하루 종일 할 말이 넘쳐났다.도환은 낮에는 회사에 나가 아내 얼굴도 못 보는데,퇴근하고 와서까지 아내와 둘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윤하랑 결혼하려고, 도환은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윤하는 온 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존재였으니까.“윤하야, 회복 치료 시간 됐다.”왕미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하는 바로 대답했다.“네, 어머니.”윤하는 도환에게 말했다.“엄마가 산후 회복하러 오래. 나 먼저 끊을게.”윤하는 자연분만이었지만 복직근이 아직 손가락 두 개 너비 정도 벌어져 있었다.왕미영은 전문 회복 팀을 불러 윤하의 산후 물리치료를 전담하게 했다.통화가 끊어졌지만 도환은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아내 건강이 제일 중요했으니까.도환은 다시 전화했다.이번엔 친어머니에게였다.왕미영은 우한을 안고 있다가 아들 전화가 온 걸 보고 아이를 가사도우미에게 넘긴 뒤 전화를 받았다.“넌 하루가 멀다고 왜 집에 전화하니? 집은 다 잘 돌아가고 있어. 네 아내도, 아들도 다 잘 있고. 돈이나 열심히 벌어. 전화한다고 네가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없잖아.”도환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조금 난처하게 말했다.[엄마, 그냥 제 아내랑 아들 걱정돼서 전화한 거예요.]왕미영은 손자를 보며 웃으면서 말했다.“제일 좋은 관심은 돈 많이 벌어서 네 아내랑 아들한테 더 많은 자산 남겨주는 거야. 그래야 네 아들이 평생 편하게 살지.”도환이 바로 반박했다.[그건 안 되죠. 우리 아들이 왜 그냥 편하게만 살아요. 가업도 이어야죠.]왕미영이 태연하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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