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은 울다가 웃다가 하며 반지를 손가락에 끼웠다.유연은 영민을 꼭 끌어안고 물었다.“영민 오빠, 우리 언제 결혼해?”영민이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연휴 지나면 바로 준비하자. 결혼식.”‘우리가 주유빈보다 먼저 결혼해야 해.’유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밀려드는 행복감이 너무 커서 그녀는 조금 전 스스로 했던 결심마저 까맣게 잊어버렸다.‘영민 오빠는 절대 나 안 떠날 거야.’어쩌면 그렇게 아등바등 애쓰지 않아도 될지도 몰랐다.유연은 남은 인생을 남자에게 기대어 사는 게 문제 될 게 없을 거라고 스스로 위로했다.유연에게 영민 오빠는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었다. 분명 자신을 실망하게 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영민은 그날 밤 유연의 곁에 머물렀고,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병원을 나섰다.비서는 보험사 쪽 보상 비율과 관련된 약관을 정리해 메시지로 보내왔다.영민은 짧게 답장을 보냈다.“확인했어.”그러고는 화물차 운전사를 멀리 빼돌려 놓으라고 지시했다.그때 장경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영민아, 올해는 왜 집에 안 들어오니? 라희도 안 오고, 너도 안 오고, 집이 너무 썰렁해. 엄마 혼자 있으려니까 너무 적적하네.]어머니의 투덜거림을 듣고 있자, 영민은 지설과 아직 이혼하지 않았던 때가 떠올랐다.해마다 설이 오면 지설은 직접 부엌에 들어갔다. 오후 4시부터 여섯 시까지 꼬박 두 시간 동안 움직이며 한 상 가득 음식을 차려 냈다.그때의 영민은 그런 지설을 전혀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식탁에 앉아 이 음식은 간이 안 맞는다, 저 음식은 별로다 하며 불평하는 날이 더 많았다.지설은 그 시절의 영민을 꽤 많이 받아 줬다. 대부분은 그저 웃고 넘겼다.식사가 끝나고 나서도 지설은 쉬지 못했다.상 위를 치우고, 과일을 깎아 내오고, 차까지 준비했다.장경은은 가사도우미에게 일부러 쉬라고 하면서 지설을 더 많이 부려 먹었다.그때의 영민은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자기가 지설을 어려운 상황에서 구해 줬으니, 지설이 그 정도 하는 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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