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Chapter 341 - Chapter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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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최수철이 허허 웃으며 말을 끊었다.“그 일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시죠.”면전에서 완곡하게 거절당한 최수철은 조금 언짢아졌다.최수철은 지설을 바라보며 말했다.“듣자 하니 심 선생님이 전에 서 선생님께 배운 적이 있다면서요. 그럼 심 선생님은 서 선생님의 제자인 겁니까?”“서 선생님께서 몸이 불편하시다고 제 술을 안 받으시니, 제자 된 입장에서 대신 두어 잔쯤은 받아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지 않으면 제 체면이 서지 않잖아요.”지설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는 이런 회식 자리 문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게다가 상대가 스폰서이기는 했지만, 지설과 서지훈은 초청받고 온 외부 인력이었지 방송국 사람이 아니었다. 방송국 사람들처럼 굳이 비위를 맞추며 웃어 줄 필요는 없었다.서지훈도 슬슬 화가 났다.아까 서지훈이 몸이 좋지 않다고 둘러댄 것도 술을 마시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최수철은 못 들은 척까지 하면서 끝내 술을 권했다.“최 대표님, 심 선생은 젊은 여성분인데, 그만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차로 대신해도 되지 않겠습니까?”옆에 있던 진연이 웃으며 말했다.“우리 지설이가 그 정도로 예의도 모르는 애는 아니야. 밖에서 일하는 여자가 술 한 잔도 못 하면 되겠어? 그렇지, 심지설?”지설은 조용히 진연을 바라봤다. 같은 여자이면서도 진연이 남자 편에 서서 여자를 곤란하게 만든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지설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최수철을 바라봤다.“최 대표님 체면을 제가 모르는 척할 수는 없죠. 다만 저는 정말 술이 약해요. 여기 와서 일하려고 술까지 따라드려야 하는 자리인 줄 알았으면, 애초에 오지도 않았을 거예요.”말을 마친 지설은 서지훈을 돌아봤다. 지설의 표정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서 선생님, 이번에는 제가 선생님 일을 제대로 도와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요. 다행히 아직 계약서 쓰기 전이니까, 저는 먼저 일어나볼게요.”“심 선생!” 서지훈도 다급해졌다. 방송국 쪽 일이 이렇게 허술할 줄은 서지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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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이제 한 병은 비워야 성의가 있다고 할 수 있죠.”옆에 있던 진연이 웃으며 말했다.“지설아, 너 원래 술 잘 마셨잖아. 갑자기 왜 이렇게 빼는 척해? 얼른 마셔. 고작 와인 한 병인데...”서지훈은 도가 지나치다고 느끼고 말리러 다가가려 했다.그런데 최수철이 먼저 앞으로 나서더니 서지훈을 밀쳤다.“고작 피아노나 치는 사람이 무슨 자존심이 그렇게 대단합니까? 그렇게 꼿꼿하면 밖에 나와서 돈은 왜 법니까!”최수철은 원래 성미가 급한 데다 술까지 들어간 상태였다.화가 치밀자 자리도 가리지 않고 서지훈에게 거친 말을 퍼부었다.서지훈은 나이가 적지 않았고, 얼마 전 폐렴까지 앓은 뒤 겨우 회복해서 일하러 나온 상태였다.그런 서지훈이 최수철에게 밀려 바닥에 넘어졌고, 한동안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서 선생님!”송강과 왕창석은 크게 놀라 허둥지둥 달려가 서지훈을 부축했다.지설은 분노로 얼굴이 굳었다.지설은 옆에 있던 와인병을 집어 들고 그대로 최수철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와인병이 산산조각 났다.최수철의 머리도 찢어졌다.붉은 와인과 피가 뒤섞여 최수철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진연이 비명을 지르며 급히 최수철에게 달려갔다.최수철은 진연이 앞으로 기대고 살아가야 할 사람이었다.진연은 최수철에게 일이 생기게 둘 수 없었다.진연은 지설을 매섭게 노려보며 소리쳤다.“미쳤어? 나 진짜 경찰에 신고할 거야!”멀쩡하던 저녁 식사 자리가 이렇게 엉망이 되자 송강과 왕창석도 머리가 지끈거렸다.서지훈과 최수철은 함께 병원으로 옮겨졌다.서지훈은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쳐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병원에 남아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했다.지설은 서지훈의 병실에 남아 서지훈을 돌봤다.서지훈의 비서가 병원으로 달려와 지설에게 못마땅한 기색으로 말했다.“심 선생님, 술 한잔이면 끝날 일이었잖아요. 진작 마셨으면 이렇게 안 됐을 거 아니에요?”“지금 서 선생님이 이렇게 되신 판에 다음 달 순회공연은 분명 미뤄질 거고요. 손해가 얼마나 큰데, 심 선생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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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지설은 진연을 바라보며 비웃듯 말했다.“너도 눈 있잖아. 그날 룸 안에서 네 남편이 나를 어떻게 몰아붙였는지, 서 선생님께 어떻게 함부로 했는지 못 본 것도 아니잖아. 내가 최 대표를 때린 것도 결국 최 대표가 자초한 일이야.”진연은 이를 악물었다.“그건 너희가 분위기 파악을 못 한 거지. 고작 술 한 잔 받는 게 그렇게 어려워?”지설은 차갑게 받아쳤다.“그게 단순히 술 한잔의 문제였어? 네 남편이 한 건 사람을 깔아뭉개는 짓이었어.”진연은 코웃음을 쳤다.“그게 모욕이면 좀 어때? 우리 남편은 돈도 많고, 제작진한테 제일 큰 스폰서야. 우리 남편이 돈 안 대면, 너희는 일거리도 없고 출연료도 못 받겠지?”지설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돈 좀 있다고 사람 위에 선 것처럼 구는 거야? 네 남편은 정말 질이 안 좋고, 너도 다를 거 없어. 너희 둘이 딱 똑같아.”진연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돈 많은 남자랑 결혼한 게 부러운 거야? 하긴, 내 남편은 돈도 있고 힘도 있으니까 너는 그냥 우리 손에 휘둘릴 수밖에 없겠지. 세상은 원래 그런 거야. 약한 쪽은 잡아먹히고, 강한 쪽이 위에 서는 거. 네가 그걸 거스를 수 있을 것 같아?”지설은 진연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맞아, 나 혼자 그 판을 뒤집을 수는 없겠지. 대신 나는 잃을 것 없이 나갈 수는 있어.”지설은 옅게 웃더니 가방에서 호신용 전기충격기를 꺼냈다.진연은 그 물건을 보자마자 겁에 질려 몇 걸음 물러났다.“너 진짜 미쳤구나! 내가 너 고소하면 어쩌려고!”지설은 진연이 끝도 없이 시비를 걸어오는 게 지긋지긋했다.“나도 내가 제정신 아닌 건 알아. 그러니까 앞으로 너랑 네 남편은 나 보면 알아서 피해서 지나가라. 지난번 같은 일 또 생기면, 그땐 나도 절대 안 참아.”사람이 착하기만 하면 끝내 만만하게 보이는 법이었다.지설은 더는 그런 사람으로 남을 생각이 없었다.진연은 안전거리를 두고 뒤로 물러섰다. 기세가 꺾였다는 걸 들키기 싫었는지, 애써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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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진연은 지설을 보자 차갑게 웃었다.“네가 보석으로 나올 줄은 몰랐네. 네가 선임한 변호사, 한 실력 하나보다. 그런데 네가 나왔다고 달라질 건 없어. 나는 어떻게든 너를 다시 집어넣을 방법을 찾을 거니까.”진연은 말을 마치고 뒤에 서 있던 남자를 바라봤다.“이분은 장재국 변호사님이야. N시에서 제일 유명한 변호사고. 장 변호사님이 있는 이상, 너는 마음대로 굴 생각은 접는 게 좋을걸.”장재국이 앞으로 나섰다. 그는 거드름 섞인 말투로 지설에게 말했다.“심지설 씨는 최수철 대표님하고 사모님께 정식으로 사과하시고, 합의를 보는 쪽으로 가는 게 좋겠습니다. 그게 심지설 씨한테도 훨씬 나아요.”지설이 입을 열기도 전에, 뒤쪽에서 도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장재국 변호사님, 오랜만입니다.”장재국과 진연은 동시에 뒤를 돌아봤다.두 사람의 표정은 전혀 달랐다.진연은 도진의 외모와 분위기에 놀랐고, 장재국은 경외와 동경이 섞인 눈빛으로 도진을 바라봤다.같은 법조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도진의 변론은 거의 교과서처럼 회자되는 수준이었다.특히 법정 공방은 동종 업계 사람들에게 배움의 기준처럼 여겨졌다.“기 변호사님, 이런 데서 뵙네요. 정말 뜻밖입니다. N시에 오신 건 출장 때문입니까?”조금 전까지도 콧대 높던 장재국은 어느새 한껏 몸을 낮춘 말투로 도진에게 인사했다.도진은 가볍게 웃었다.“친구 일로 작은 소송 하나 맡으러 왔어요.”장재국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 친구분이 대단한 분이네요. 기 변호사님이 작은 사건은 거의 안 맡으신다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혹시 언제 변론 들어가십니까? 저도 기 변호사님 친구분 덕에 법정에서 직접 한 번 보고 배울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도진은 지설 옆으로 걸어가 섰다.“제가 언제 변론하는지는 장 변호사님도 잘 아실 겁니다.저한테 사건을 맡긴 사람이 바로 제 옆에 있는 분이니까요.”장재국은 지설을 바라보며 멍하니 굳었다.도진이 지설을 대하는 태도를 보니, 지설이 도진의 연인일지도 모른다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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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도진이 병원에 가서 최수철을 만나고 온 다음 날, 최수철은 직접 지설을 찾아와 사과했고, 고소도 취하했다.진연은 원래 남편을 앞세워 지설을 더 곤란하게 만들 생각이었지만, 그때의 진연은 메추리처럼 최수철 뒤에 바짝 붙어 있을 뿐,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지설은 일을 더 크게 벌여서 앞으로의 작업에 지장이 생기길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적당히 물러설 자리를 만들어 줬고, 결국 양쪽은 일단 화해하는 쪽으로 정리됐다.서지훈도 의식을 되찾았다.최수철은 직접 선물까지 들고 병문안을 왔고, 입에 발린 말이든 아니든 좋은 말을 잔뜩 늘어놓았다.서지훈은 처음엔 최수철이 또 무슨 꿍꿍이가 있나 싶었다.그러다 도진이 병실 안으로 들어오는 걸 보고 나서야 서지훈은 사정을 알아차렸다.하기야 도진이 나서서 정리하지 못할 일은 거의 없었다.결국 서지훈도 지설의 덕을 본 셈이었다.최수철이 지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자, 제작진 쪽 사람들도 지설을 대하는 태도를 바꿨다.전에는 괜히 재고 튕기던 사람들까지도 이제는 훨씬 부드럽게 굴었다.지설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도진이 직접 국장을 찾아가 지설을 잘 챙겨 달라고 손을 써 두었다는 사실을.도진은 일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판단하자 지설에게 말했다.“여기 일은 대충 마무리된 것 같아요. 저는 이제 K시로 돌아가야 해요. 지설 씨도 돌아오면, 그때 같이 밥 먹어요.”지설은 도진에게 고마운 마음이 커서 직접 도진을 공항까지 배웅하러 갔다.“도진 씨, 조심히 가요.”도진은 옅게 웃었다.“네. 지설 씨도 여기 있는 동안 몸 잘 챙겨요.”지설은 도진을 바라보다가 설명하기 어려운 아쉬움이 가슴 한쪽에 내려앉는 걸 느꼈다.지설은 결국 참지 못하고 앞으로 다가가 도진을 끌어안았다.도진은 지설이 갑자기 그렇게 나올 줄 몰랐는지 잠시 굳어 있었다.지설은 이내 도진을 놓아줬다.도진이 조금 놀란 듯 지설을 바라보자, 지설도 귀까지 붉어져서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오해는 하지 말아요. 저는 그냥...”그런데 도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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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아, 아니, 끊지 마, 지설아. 나는 그냥 네 목소리만 좀 듣고 싶었어. 내가 예전에 잘못한 일이 많았던 건 맞아. 그래도 나는 아직 널 사랑해.][내가 유연이랑 결혼한 건 어쩔 수 없어서 그랬던 거야. 나는 진작부터 유연이 안 좋아했어. 게다가 유연이는 너보다 한참 못해. 너랑은 비교도 안 돼...]지설은 영민의 하소연을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녀가 사랑이 깨져 헤어지고 나면, 이를 악물고 상대가 불행해지길 바란다고들 했다.하지만 지설은 영민에게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영민을 미워하는 일은 지설 자신만 지치게 할 뿐이었다.그래서 지설은 이미 오래전에 영민을 마음에서 내려놓았다.핸드폰 너머의 목소리는 점점 힘이 빠졌다.지설은 영민이 잠든 것 같다고 짐작했다.지설은 전화를 끊고 책상 앞으로 가서 물을 한 잔 따랐다.지설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았다.게다가 지설 곁에는 도진처럼 좋은 사람이 있었고, 지설은 그런 도진을 사랑하는 마음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지설은 영민에게 마음을 쓸 여유가 전혀 없었다.그렇게 2주 동안 바쁘게 움직인 끝에 모든 준비가 마무리됐고, 프로그램 녹화가 시작될 날이 다가왔다.지설은 서지훈과 함께 무대 뒤에서 가수들과 밴드의 리허설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그때 송강의 비서가 다급하게 뛰어와 말했다.“감독님, 소영미 씨가 녹화 못 하겠다고 합니다. 지금 H시로 가겠다고 해요.”“뭐라고? 계약까지 다 해놓고 이제 와서 본인 마음대로 가겠다고? 게다가 우리가 초반 홍보에 돈을 얼마나 쏟아부었는데, 소영미 씨가 빠지면 손해가 얼마인지 알아? 이 책임을 누가 질 겁니까?”송강은 저쪽에서 거칠게 쏘아붙였다.아랫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푹 숙인 채 그 말을 듣고만 있었다.이미 송강의 불같은 성격에 익숙해진 듯한 분위기였다.서지훈이 지설에게 말했다.“이 프로그램에 나온 가수들 가운데 가장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 소영미 씨인데, 소영미 씨가 녹화를 안 하면 이후 일정도 줄줄이 밀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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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영미는 감정이 몹시 격해진 상태였다.금방이라도 뛰어나갈 듯 빠르게 걸음을 옮기려던 영미는 갑자기 멈춰 섰다.이내 영미의 안색이 하얗게 질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쭈그려 앉아 가슴을 움켜쥐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지설은 예전에 천식을 앓는 학생을 맡은 적이 있었다.발작이 올 때의 모습이 지금 영미와 똑같았다.영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된 지설은 얼른 쭈그려 앉아 영미의 가방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천식을 앓는 사람들은 대개 약을 몸에 지니고 다니기 마련이었다.다행히 영미도 가방에 약을 가지고 있었다.지설은 서둘러 흡입기를 꺼내 뚜껑을 열고 영미의 입에 가져다줬다.영미가 천식 약을 사용한 뒤, 숨은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창백하던 기색도 전보다 나아졌다.그래도 지설은 안심할 수 없었다.지설은 영미를 부축해 일으킨 뒤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했다.영미의 태도도 아까처럼 날이 서 있지는 않았지만, 영미는 여전히 힘없이 버티며 말했다.“저 병원에 안 가요. H시로 가야 해요.”하지만 지설은 영미의 손을 단단히 붙잡은 채 엄한 표정으로 말했다.“영미 씨, 남자나 사랑이 영미 씨 건강보다 중요한 건 아니에요. 영미 씨 인생이 가치 없는 사랑 하나 때문에 무너지게 두면 안 돼요.”영미는 양지오와 얽혀 지낸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견디기 힘들 만큼 수치스러웠던 일들, 아프고 비참했던 기억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가슴 한가운데 무거운 돌덩이가 내려앉은 것처럼 답답했다.영미가 끝까지 움켜쥐고 놓지 못했던 사랑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끝내 붙잡히지 않았다.“알겠어요. 병원으로 갈게요.”영미는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었기에, 혹시라도 사람들이 몰려드는 상황을 피해야 했다.그래서 지설은 영미를 고급 개인병원으로 데려갔다.영미의 매니저는 곧바로 병원으로 와 입원 수속을 밟았다.지설은 줄곧 영미 곁을 지켰다.영미가 여러 검사를 마친 뒤, 의사는 영미에게 한 가지 소식을 전했다.영미는 임신한 상태였다.영미는 자신의 아랫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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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물론이죠.”프로그램 제작진 스태프들이 영미의 병실로 문병을 왔다.영미는 송강에게 진지하게 사과했고, 앞으로도 녹화에 계속 협조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그제야 송강과 제작진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병실에서 나온 뒤, 송강은 몹시 공손한 태도로 지설에게 말했다.“정말 감사합니다, 심 선생님. 듣기로는 심 선생님이 소영미 씨를 구해 줬고, 녹화도 계속하도록 설득해 줬다면서요.”“아이고, 저는 진짜 소영미 씨가 계약 어기고 가 버릴까 봐 걱정이 많았습니다. 심 선생님도 아시겠지만, 소영미 씨는 남자 문제에 약한 걸로 업계에서 워낙 유명하잖아요.”“저 정도 위치까지 올라간 사람이 아직도 남자 하나 때문에 저렇게 흔들린다는 게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팬이 워낙 많으니까 모셔온 거지, 그렇지 않았다면 저도 이 프로그램에 굳이 부르고 싶지 않았어요. 감정 기복도 심하고, 변수도 너무 많고요...”“피디님.”지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송강의 말을 끊었다.“왜 그러세요?”송강은 지설이 언짢아 보이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제가 무슨 말 잘못했습니까?”송강은 방금 한 말이 전부 사실이라고 여겼다.지설은 표정을 바로 하고 또렷하게 말했다.“소영미 씨의 사생활은 저희가 함부로 평가할 일이 아니에요. 뒤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삼가셨으면 좋겠어요.”송강은 지설이 영미 편을 드는 걸 보자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더 말하지는 않았다.그래도 송강의 속마음까지 바뀐 건 아니었다.송강은 늘 여자와 일하는 건 남자와 일하는 것보다 피곤하다고 생각해 왔다.여자는 감정에 흔들리기 쉽고, 남자는 훨씬 단순하다고 여겼다.남자들은 대개 야망과 권력을 향해 앞만 보고 올라가는데, 여자는 그런 추진력이 부족하다고 송강은 멋대로 단정하고 있었다.지설도 송강 안에 밴 남성 우월적인 시선과 여성을 가볍게 보는 태도를 눈치챘다.지설은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더 길게 따져 묻지는 않았다.남의 편견은 말로 깰 수 있는 게 아니었다.결국 결과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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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영미에게서 그런 인정을 받자, 지설은 마음 한쪽이 조금 따뜻해졌다.“고마워요, 영미 씨.”지설은 피아노를 더 칠 수 없게 된 뒤에도, 자신이 다시 창작이라는 방식으로 음악 안으로 들어갈 수 있으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프로그램 녹화는 한 달이 넘도록 이어졌고, 그동안 지설과 영미도 조금씩 가까워져 어느새 제법 편한 사이가 됐다.영미는 지설에게 일과 커리어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다.“가장 중요한 건, 결국 겁내지 않고 생각한 걸 실행하는 거예요. 제가 데뷔 초에 노래할 때도 다들 안 된다고 했어요.”“우리 엄마조차 절 깔봤고요. 집에 들어와서 시집가고 평범하게 살라고 했죠. 그런데 저는 꼭 성공해서 보여 주고 싶었어요. 심 선생님, 우리는 누구보다 뒤떨어진 사람이 아니에요.”지설은 영미의 말에 힘을 얻었고, 조금씩 새로운 계획도 세우기 시작했다.영미가 N시를 떠난 뒤, 지설도 서지훈에게 인사를 하고 K시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그런데 돌아가는 길에 진연과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됐다.지설은 조금 의외였다.진연 남편이 그렇게 돈이 많은데, 진연이라면 당연히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에 탈 줄 알았다. 그런데 어째서 자기와 같이 일반석에 타는지 이상했다.지설은 모르고 있었다.진연이 남편과 크게 다퉜고, 남편이 진연 명의로 쓰던 카드들을 전부 막아 버린 데다, 진연만 남겨 두고 혼자 먼저 K시로 돌아가 버렸다는 사실을.평소 돈을 헤프게 쓰며 살아온 진연은 손에 쥔 현금도 거의 없었다.결국 진연은 일반석 표를 끊어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진연은 서럽고 분한 마음이 가득했지만, 다시 남편을 달래야만 앞으로도 경제적으로 기대어 살 수 있었다.진연은 지설을 보자 이를 악물고 말했다.“나 지금 이 꼴 된 거 보니까 속 시원하지? 다 너 때문이야. 네가 아니었으면 나랑 우리 남편이 그렇게까지 싸울 일도 없었고, 카드도 끊길 일 없었어.”지설은 조금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너희 부부 사이 엄청 좋은 줄 알았어. 넌 늘 네 남편 편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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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지설은 웃으며 소영미에게 말했다.“이제 더 좋은 인생을 맞이하게 되신 거네요. 축하드려요.”소영미도 따라 웃었다.“네. 그 사람을 떠나면 저는 훨씬 더 잘 살 수 있어요.”소영미와 대화를 마친 뒤, 지설은 캐리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짐을 어느 정도 정리한 뒤에는 씻고 나와, 허기를 달래려고 라면이나 하나 끓여 먹을 생각이었다.그때 초인종이 울렸다.지설이 문을 열어 보니, 캐리어를 끌고 온 은화가 서 있었다.은화는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드디어 왔네. 나 다시 여기 들어와서 살려고. 히히, 그러면 너도 안 외롭잖아.”지설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제가 보기엔 요한 씨 때문에 그러시는 것 같은데요? 두 분 또 싸우고 헤어질 일 생기면, 캐리어는 그냥 저희 집에 두세요. 그럼 들고 나갔다 들어왔다 안 해도 되잖아요.”“그건 안 되지!”은화는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캐리어 끌고 나가는 건 일종의 이별 퍼포먼스야. 그래야 요한 씨도 이 일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단 말이야. 이런 게 연애할 때 필요한 작은 기술인데, 너는 몰라.”지설은 웃음이 나왔다.지설은 은화를 안으로 들이며 물었다.“저 라면 끓여 먹으려던 참인데, 선배도 드실래요?”은화는 슬리퍼로 갈아 신으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요한 씨 집에 있잖아. 가서 얻어먹으면 돼.”지설은 조금 망설이며 말했다.“요한 씨한테 그렇게 계속 밥해 달라고 해도 괜찮아요?”은화는 대수롭지 않게 손을 휘저었다.“괜찮아. 그 사람도 원래 그런 거 신경 안 써.”그 말을 마친 은화는 지설의 손목을 잡고 바로 옆집으로 끌고 갔다.지설은 N시에서 사 온 말린 식재료 한 봉지를 챙겨 들고 갔다.부지런한 요한은 또 주방에서 뭔가 만들고 있었다.지설과 은화가 들어오자, 요한은 반갑다는 듯 말했다.“지설 씨, 잘 왔어요. 오늘 제가 돼지구이 해보려고 했거든요. 두 사람도 와서 맛 좀 봐요.”은화는 지설을 향해 눈짓하며 웃었다.“봐. 내가 뭐랬어. 요한 씨 집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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