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Bab 351 - Bab 360

362 Bab

제351화

도진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웃으며 말했다.“아니야. 우리 둘은 너희처럼 툭하면 싸우는 사이 아니야.”은화도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그런데 너희 둘 왜 이렇게 분위기가 이상해 보여?”지설이 말했다.“아니에요. 두 분이 그냥 그렇게 보시는 거예요.”식사를 마친 뒤, 도진과 지설은 함께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겸사겸사 단지 안을 조금 걷기로 했다.아파트 입구 쪽까지 걸어갔을 때, 지설은 누군가가 자기 오른손을 살며시 잡는 걸 느꼈다.지설의 심장은 이유 없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그래도 지설은 손을 빼지 않았다.그저 도진이 잡은 손을 그대로 맡겨 두었다.도진은 지설의 손가락 사이로 손을 맞물렸다.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한참을 그렇게 걸었다.디저트 가게에 들어서자, 사장은 두 사람을 보며 웃었다.“기 변호사님, 심 선생님, 오늘은 뭐 드릴까요?”사장은 두 사람의 꼭 잡은 손을 보고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잘 어울리는 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괜히 흐뭇한 기분이 드는 눈치였다.도진은 지설이 좋아하는 디저트를 주문했다.거기에 요한과 은화 몫까지 두 개 더 포장한 뒤, 두 사람은 다시 집으로 향했다.아파트 건물 아래에 거의 다 왔을 때, 도진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저 이번 주말에 B시에 한번 다녀오려고 해요.”지설은 N시 출장을 마치고 막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도진이 B시로 간다는 말을 듣고 묘한 아쉬움을 느꼈다.도진이 지설에게 물었다.“지설 씨도 같이 B시에 가 볼래요?”지설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고개를 저었다.지설과 도진의 감정은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단계였다.지설은 아직 그렇게 빨리 도진의 가족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지난번 출장 다녀온 뒤로 조금 피곤해요. 이번 주말은 집에서 푹 쉬고 싶어요.”지설이 자신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도진은 지설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두 사람이 집으로 돌아오자, 요한과 은화는 맞잡은 두 사람의 손을 보고 바로 눈치챘다.은화는 지설을 향해 눈을 찡긋했다.지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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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도환은 아들을 안은 채 장난기 어린 얼굴로 말했다.“그 여자친구 때문이야?”왕미영도 도진을 빤히 바라봤다.왕미영은 도진의 연애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었다.도진이 가족이 자기 일에 끼어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왕미영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왕미영은 도진이 누구를 만나고 있는지 따로 알아보지는 않았다.그래도 도진의 연애가 잘 풀리고 있는지는 늘 궁금하고, 또 걱정됐다.도진은 어젯밤 떠나기 전, 가로등 아래에서 지설과 나눴던 입맞춤을 떠올렸다.그 기억 덕분인지 도진의 기분은 한결 좋았다.도진은 옅게 웃으며 말했다.“네. 맞아요. 그 사람 때문이에요.”아들의 표정을 본 왕미영은 도진의 연애가 꽤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는 걸 짐작했다.왕미영은 그제야 마음을 놓고 물었다.“그럼 됐다. 이번에 내려와서는 며칠 있을 거야?”왕미영은 강압적이거나 자식 인생을 쥐고 흔드는 부모가 아니었다.상대가 누구든, 그 여자가 도진을 행복하게 해 줄 수만 있다면 왕미영은 아들의 선택을 지지할 생각이었다.도진이 말했다.“이틀 있다가 다시 올라갈 거예요.”왕미영은 아쉬웠지만, 더 머물다 가라고 억지로 붙잡지는 않았다.“그래. 그럼 있는 동안 푹 쉬어.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지숙 아주머니한테 말해. 지숙 아주머니가 해 줄 거야.”“네.”왕미영의 핸드폰이 울렸다.왕미영은 통화를 받으려고 식당 밖으로 나갔다.도환은 어머니가 자리를 비우자 도진에게 물었다.“지설 씨는 네 신분에 대해 알고 있어?”도진은 고개를 저었다.“아직 몰라. 나중에 기회 되면 직접 말하려고.”도환이 말했다.“그건 너무 늦추지 않은 게 좋겠어. 오래 숨길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더 안 좋을 수 있어.”도환은 지설이 자기 생각이 분명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괜한 오해라도 생기면, 지설은 도진이 자신을 경계해서 일부러 집안 배경을 숨겼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두 사람 사이에는 금이 갈 수밖에 없었다.“알았어.”도진도 이제는 지설에게 말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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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우준은 도진을 보자 무척 반가워했다.일곱 살인 우준은 도진을 잘 따랐다.우준은 늘 도진을 똑똑하고 멋진 사람으로 여겼고, 그래서 도진만 보면 자연스레 곁에 자석처럼 찰싹 붙었다.“삼촌!”우준이 도진 쪽으로 성큼 다가왔다.아직 어린 티가 남아 있는 잘생긴 얼굴에는 윤하와 도환의 장점이 고루 담겨 있었다.“돌아왔네. 이번에는 집에 얼마나 있을 거야? 나 새로 우주선 모형 샀어. 우리 같이 만들어 보자.”도환은 집에만 오면 늘 윤하한테 붙어 있었고, 그래서 우준은 친아버지가 가끔 너무 사랑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졌다.반면 삼촌인 도진은 달랐다.도진은 우준과 같이 모형을 만들었고, 머리를 써야 하는 실험도 함께했다.그래서 우준은 더 똑똑한 삼촌을 좋아했다.도진은 우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이틀만 있다가 갈 거야. 그다음엔 다시 K시 올라가서 일해야 해.”“그래?”우준은 바로 풀이 죽었다.그러다가 금세 눈을 반짝이며 다시 물었다.“그럼 나도 삼촌 따라서 K시에 가서 한동안 같이 살아도 돼?”도진이 되물었다.“학교는 안 가?”우준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학교 수업은 다 아는 거야. 가봤자 시간 낭비야.”우준이 다니는 곳은 사립 명문학교였다.출결 관리도 그리 엄격하지 않아서 우준은 며칠 쉬는 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뒤에 서 있던 윤하가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다 안다고 해도 학교는 가야지. 너 이번 학기에는 새 친구 두 명 사귀겠다고 엄마랑 약속했잖아. 그거 지켰어?”우준은 원래 성격이 좀 고독한 편이었다.혼자 있는 것이 편했고, 여럿이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윤하는 우준이 그렇게 친구 없이 지내는 모습을 걱정했다.그래서 우준을 꾸준히 학교에 보내려는 이유도 또래 친구를 더 많이 만나게 하려는 데 있었다.윤하가 우준이 아주 영리하다는 걸 알면서도 월반을 시키지 않은 이유 역시 같았다.아이들은 결국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들과 어울리며 자라는 게 더 낫다고 윤하는 믿었다.그런데 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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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도환과 윤하가 둘이서 번갈아 말해도 어린 우준을 당해 내지 못했다.도진은 작게 웃으며 우준에게 말했다.“가자, 우리 모형 만들러 가자. 대신 학교 빠질 생각하는 건 잘못된 거야. 방학하면 그때 삼촌한테 와.”우준은 도진을 워낙 좋아했고, 도진이 하는 말이라면 다 따랐다.“알겠어. 이제 학교 빠질 생각 안 할게. 삼촌 말 들을게.”도환은 아들이 도진을 저렇게까지 따르는 모습을 보고 괜히 속이 쓰렸다.‘이 녀석, 누가 친아빠인지 잊은 거 아니야?’밤이 되자 지설이 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때 도진은 샤워 중이었다.마침 도진 방에 있던 우준이 대신 전화를 받았다.우준은 아주 공손하게 말했다.“여보세요. 우리 삼촌 지금 씻고 있어요. 급한 일 있으면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해 주세요.”지설은 잠시 멈칫했다.전화받은 사람이 도진의 조카라는 건 생각도 못 했다.지설은 웃으며 말했다.[알겠어. 그럼 내가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할게.]전화기 너머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리자, 우준은 호기심이 생겼다.“아줌마는 우리 삼촌 여자친구예요?”지설은 잠시 멈췄다가 대답했다.[응.]우준은 삼촌에게 정말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이 신기했다.그래서 지설이 더 궁금해졌다.“똑똑해요?”지설은 어리둥절했다.[왜 그렇게 물어?]우준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우리 삼촌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에요. 삼촌이 이렇게 오래 연애 안 한 건 분명 멍청한 여자들은 마음에 안 들어서였을 거예요. 아줌마는 분명 똑똑하니까 우리 삼촌이 좋아한 거죠.”지설은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를 기분이 됐다.도진 조카의 사고방식은 정말 독특했다.지설이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이는데, 전화기 너머에서 도진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우준아, 너 또 무슨 소리 하는 거야?”우준은 핸드폰을 도진에게 돌려주며 말했다.“삼촌, 삼촌 여자친구가 전화했어. 혹시 삼촌 어디 있는지 확인하려고 전화한 거 아냐? 연애하면 여자들은 그런 거 많이 한다던데. 삼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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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도진은 웃음을 머금은 채,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아이를 좋아하는 것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건 별개의 문제예요.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랑 함께 있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아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두면 되는 거고요. 무엇보다 저는 여자 쪽 생각을 더 존중해야 한다고 봐요. 아이를 낳을지 말지는 결국 여자가 자기 몸으로 결정해야 하는 일이니까요.”도진은 국내에서 학교에 다녔지만, 사고방식은 유럽식에 가까웠다.도진은 누구보다 여성의 주체성을 중요하게 여겼다.도진이 보기에는, 여자는 남자보다 자기 자궁으로 아이를 낳을지 말지 결정할 권리가 더 분명한 사람이었다.남자는 그 문제에 함부로 개입할 수 없었다.두 사람이 결혼한다고 해서, 여자가 자기 자신을 통째로 포기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지설은 잠시 말을 잃었다.지설은 도진이 이런 말을 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많은 남자는 결혼하면 여자가 당연히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여겼다.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는 가치가 떨어지거나, 심하면 아무 가치도 없는 사람처럼 취급되기도 했다.심지어 어떤 남자들은 여자가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를 핑계 삼아 거리낌없이 바람을 피우기도 했다.그런 점에서 도진은 정말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이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 역시 배려가 있었고, 한발 앞서 생각했다.두 사람은 그 뒤로도 일상적인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눴다.사실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었다.대부분은 사소하고 평범한 말들이었다.그런데도 지설과 도진은 서로의 말에 꼬박꼬박 답해 주며 오래도록 대화를 이어 갔다.지설은 늘 도진과 이야기할 때면 편안하다고 느꼈다.지설이 무슨 말을 하든, 도진은 흘려듣지 않고 꼭 답을 돌려줬다.한참 늦은 시간까지 통화를 이어 간 끝에야 지설은 아쉬운 마음으로 통화를 마무리했다.침대에 누운 지설의 가슴에는 오랜만에 달콤한 기분이 감돌았다.누군가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제대로 받아들이는 기분은 정말 좋았다.아주 오랜만에 지설은 그 감정을 선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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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지설은 못마땅한 기색으로 말했다.“합해서 5만 원이야. 나한테 계좌이체 해. 우리 사이가 뭐라고 내가 그렇게 마음 좋게 네 몫까지 계산해 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매정한 여자네.”진연이 툭 내뱉었다.진연은 핸드폰을 들어 지설에게 돈을 보냈다.지설은 망설임도 없이 송금된 돈을 받았다.진연은 밥을 다 먹고 나니 후회도 되고, 한편으로는 이상하리만큼 속이 든든했다.뜨거운 음식이 빈속을 가득 채우는 느낌은 정말 좋았다.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은 무거웠다.진연이 물었다.“너... 내가 많이 싫지? 내가 전에 너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었으니까.”지설이 되물었다.“너도 네가 한 짓이 얼마나 꼴 보기 싫었는지 알기는 아는구나. 난 네가 워낙 뻔뻔해서 자기가 뭘 했는지도 모르는 줄 알았어.”진연은 입술을 깨물다가 끝내 속에 눌러 두었던 말을 꺼냈다.“지설아, 솔직히 말하면, 나 너 진짜 질투했어, 학교 다닐 때도 너는 공부 잘했지, 집안도 좋지, 반 남자애들의 시선은 전부 너한테 쏠렸지.”“내가 좋아하던 남자애도 너를 좋아했어. 왜 좋은 건 다 네 차지였는데? 결혼도 돈 많은 남자랑 했잖아.”“이혼하고 나서도 네 전남편이랑, 또 다른 돈 많은 남자들까지 너를 따라다니고. 말해봐. 넌 왜 그렇게 팔자가 좋아?”지설은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그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질투 난다고 그런 짓으로 날 괴롭혀도 되는 거야?”“나도 이런 내가 싫어. 근데 그냥 마음이 안 맞았어. 아니, 정확히는 너무 불공평하다고 느꼈어. 난 그렇게까지 애썼어. 내 남자를 붙잡고 싶었고, 내 결혼을 지키고 싶었어. 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못 붙잡아.”진연은 힘없이 속눈썹을 내렸다.어젯밤에도 진연의 남편은 술에 취해 진연을 때렸다.진연은 남편에게 떠밀려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고, 허리를 다쳤는지 몹시 아팠다.그래도 진연은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다.진한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입고, 웃는 얼굴로 남편의 아침밥을 차리고, 남편의 넥타이까지 매줘야 했다.진연은 남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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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영미는 일처리가 빨랐다.그녀는 바로 사람을 연결해 주었다.지설은 정주희라는 이름을 가진 뮤지션의 연락처를 받아 추가한 뒤, 곧장 작업실로 찾아갔다.주희는 성격이 시원시원한 여자였다.주희는 지설에게 녹음실 한 칸을 바로 내주었다.“저는 영미랑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어요. 영미가 좋아하는 심 선생님이면 저도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저한테 편하게 대하셔도 돼요.”지설은 주희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그래도 지설은 주희에게 너무 큰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아, 사용료는 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주희는 손을 내저었다.“사용료는 괜찮아요. 영미가 심 선생님을 그렇게 높이 평가하잖아요. 나중에 저희가 같이 작업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고요. 그냥 새로 친구 한 사람 사귄다고 생각할게요.”주희가 그렇게까지 따뜻하게 대하니, 지설도 더는 사양할 수 없었다.지설은 결국 주희의 호의를 받아들였다.그 뒤로 지설은 낮에는 일을 마치고, 저녁이면 녹음실로 가서 곡 작업을 시작했다.은화는 그 일을 알고 웃으며 지설을 응원했다.“지설아, 네 재능 아끼지 마. 피아노 쪽에서는 너 같은 천재를 놓쳤는지 몰라도, 대신 편곡 쪽에서는 대가가 한 명 생기는 거 아니겠어?”지설은 웃어 보였다.지설은 속으로 은화에게 참 고마웠다.지설이 무슨 일을 하든, 은화는 늘 지설 편에 서 있었다.지설은 그런 은화가 참 든든했다.사람이 살아가면서 자기 가능성을 믿어 주고, 한결같이 응원해주는 친구를 곁에 둘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도진도 얼마 지나지 않아 B시에서 돌아왔다.도진은 지설과 저녁을 같이 먹고 싶었다.하지만 지설은 편곡 작업에 매달리느라 도진과 저녁식사를 위한 시간을 낼 수 없었다.도진은 그런 지설을 굳이 방해하지 않았다.가끔 야식을 사 들고 들렀다가도, 도진은 오래 머무르지 않고 바로 돌아가곤 했다.지설은 보름이 훌쩍 넘는 시간을 꼬박 매달린 끝에, 마침내 마음에 드는 곡 하나를 완성했다.지설은 그 곡을 영미에게 보냈다.영미는 곡을 다 듣고 무척 놀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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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영미 곁에는 가수 친구들도 많았다.그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영미에게 작곡가를 소개해 달라고 물었고, 영미는 그때마다 지설을 연결해 주었다.지설에게도 새로운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지설은 첫 곡 하나가 이렇게 많은 새 손님을 연결해 주리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지설은 영미가 자기 재능을 알아봐 준 것이 무척 고마웠다.그래서 영미에게 연락을 보내 감사 인사를 전했다.[영미 씨, 정말 감사해요. 영미 씨가 소개해 주신 덕분에 이렇게 많은 분한테 인정받게 됐어요. 다음에 꼭 제가 식사 대접할게요.]영미는 웃는 기색이 묻어나는 답장을 보내왔다.[그건 심 선생님이 실력이 있으셔서 그런 거예요. 오히려 제가 심 선생님 덕을 본 거죠. 그리고 밥 사신다는 말씀, 저 기다리고 있을게요.]...그 뒤로 지설은 여러 음악인과 만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그러면서 지설도 조금씩 그 업계에 자연스럽게 발을 들이게 됐다.영미와 함께 작업하는 횟수도 점점 많아졌다.두 사람은 그렇게 서서히 가까워졌고, 어느새 꽤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되었다.영미는 자기 이야기도 지설에게 하나둘 꺼내 놓기 시작했다.[지설 씨도 아마 놀라실 거예요. 저... 임신 4개월에 새 남자친구가 생겼어요.]지설도 그 말은 뜻밖이었다.‘영미 씨 새 남자친구, 정말 용기 있는 사람이네.’영미가 조용히 말을 이었다.[오래된 친구예요. 같이 음악한 지도 몇 년 됐고요. 제가 양지오랑 사귈 때도 그 사람이 저한테 호감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어요.][그때 그 사람이 그러더라고요. 자기랑 만나면 양지오랑 있을 때보다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고요. 그런데 제가 거절했어요.][며칠 전에는 제가 집에서 넘어졌는데, 집에 아무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 사람한테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했어요.][그랬더니 밤중인데도 바로 차 몰고 와서 절 병원에 데려다주고, 곁에서 세심하게 챙겨줬어요. 그때 정말 많이 흔들렸어요.][그래서 제가 먼저 사귀어 볼 생각이 있냐고 물었는데, 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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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주신그룹과 FH그룹이 부동산을 공동 개발하기로 하면서 이미 계약서 작성까지 다 마친 상태였다.주씨 집안과 부씨 집안도 그렇게 단단히 얽혀 버렸다.영민은 그 일로 확실한 이익을 손에 넣었다.그래서 이제는 유연을 전처럼 두려워하지도 않았다.유연은 그제야 깨달았다.자기가 영민에게 조금이라도 쓸모가 없으면, 영민을 붙잡아 둘 수도 없다는 걸.그래서 유연은 주신그룹에 들어가 일을 시작했다.회사에서 성과를 내고, 언젠가는 그걸 발판 삼아 영민까지 쥐고 흔들겠다는 생각이었다.마침 회사가 투자해서 세운 쇼핑몰 하나가 개장을 앞두고 있었다.오픈 행사에 인지도와 체급이 있는 가수를 불러 분위기를 띄우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그때 영미가 K시에 팬 미팅 일정으로 온다는 소식이 들어왔다.마케팅팀에서는 영미를 초청하자는 의견을 냈다.다만 영미는 원래 이런 행사에는 좀처럼 얼굴을 비추지 않는 편이었다.쉽게 섭외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말도 함께 나왔다.유연은 제대로 성과를 내서 자기 능력을 보여 주고 싶었다.그래서 그 일을 직접 맡겠다고 나섰고, 영미를 초청하려고 호텔까지 찾아온 참이었다.그런데 거기서 하필 지설을 마주쳤다.유연이 차갑게 말했다.“심지설, 여기서 뭐 해? 왜, 남자랑 호텔방 잡으러 왔어?”지설도 싸늘하게 받아쳤다.“주유연 씨, 결혼하고 나니 말도 제대로 못 하게 됐어? 입만 열면 사람 기분 나쁘게 하네.”지설에게 받아치기를 당하자, 유연은 더 불쾌해졌다.결혼 생활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니, 지설을 보면 더 거슬렸다.유연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난 진짜 이해가 안 돼. 왜 어딜 가도 너를 마주쳐야 하지? 심지설, 그냥 K시에서 떠나면 안 돼?”지설은 어이가 없었다.“난 K시에서 자랐고, 그냥 K시에서 살고 싶어.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떠나라고 해?”지설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지구가 주유연 때문에 방향까지 바꿔서 거꾸로 돌아야 하나?’유연은 물러서지 않았다.“근데 네가 K시에 있으면 나랑 영민 오빠 사이에 자꾸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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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초인종을 누르려던 때였다.뒤에서 유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심지설, 너도 소영미 씨 보러 온 거야?”지설은 뒤를 돌아봤다.유연은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었다.지설은 잠깐 의아했다.‘주유연도 영미 씨를 보러 왔다고?’‘영미 씨가 주유연이랑 아는 사이라고 한 적은 없었는데...’유연은 입가에 얕은 비웃음을 걸고 말했다.“네가 왜 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소영미 씨는 음악 업계에서 위치가 낮은 사람 아니잖아. 너 같은 애는 안 만날걸. 괜히 헛수고하지 말고 그냥 가.”지설은 유연에게 자기와 영미 사이를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지설은 아무 말 없이 손을 뻗어 초인종을 눌렀다.유연은 지설이 아예 자기 말을 무시하자 더 기분이 상했다.유연은 앞으로 다가와 지설을 밀어내려 했다.“네가 소영미 씨 팬이라서 온 거면 사람 잘못 찾아왔어. 소영미 씨는 너 같은 애가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나 같은 애?”지설은 비웃듯 되물었다.“내가 어떤 애인데?”유연은 원래 자기 집안 배경만으로도 늘 우월감을 드러내는 사람이었다.“넌 서민이잖아. 평범하게 먹고사는 사람이라고. 알아들어? 소영미 씨랑 같은 레벨에서 말 섞을 수 있는 쪽은 나야.”“나랑 소영미 씨가 훨씬 공통점도 많고 대화도 통하지. 그러니까 너 빨리 꺼져. 여기서 영미 씨 눈에 띄지 말고.”유연은 영미를 꼭 설득해서 쇼핑몰 개장 행사 무대에 세워야 했다.그래서 유연은 지설이 곁에서 끼어들어 자기 일을 망치는 상황을 조금도 원하지 않았다.그때 안에서 문이 열렸다.주희는 지설을 보자마자 웃으며 말했다.“지설 씨 오셨어요? 빨리 들어오세요. 영미가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지설이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유연이 앞을 막아섰다.유연은 주희를 향해 말했다.“혹시 소영미 씨 매니저세요? 저는 주유연이라고 해요. 주신그룹 대표가 제 오빠예요. 소영미 씨와 일 얘기로 좀 뵙고 싶은데, 들어가도 될까요?”주희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그러고는 담담하게 거절했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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