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의 모든 챕터: 챕터 301 - 챕터 310

390 챕터

제301화

강루인은 그들의 차가 이미 앞뒤로 완전히 포위당한 걸 깨달았다.정면에 서 있는 주영도의 실루엣을 본 순간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마음도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주영도는 처음부터 그녀의 행적을 모두 알고 있었다. 강루인이 그의 손바닥 안에서 이리저리 날뛰며 쓸데없는 헛수고만 하는 모습을 내내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었다.그가 천천히 한 걸음씩 다가올 때마다 강루인은 점점 더 숨이 막혔다. 차 앞으로 다가온 주영도는 강루인에게 내리라고 손짓했다.온몸에 소름이 돋은 강루인은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함지율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 그녀가 돌아보며 말했다.“그냥 확 들이받을까?”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영도가 뒤쪽 사람들에게 덤덤하게 지시했다.“창문 부숴버려.”그 명령이 떨어진 순간 경호원이 유리창을 내리쳤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강루인은 물론이고 이수희도 함께 몸을 움츠렸다.강루인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날 때마다 머리가 아팠다.경호원이 서너 번 내려치자 유리창이 완전히 박살 났다. 마지막 방어선마저 허무하게 무너졌다.주영도가 차 문을 벌컥 열고 손을 내밀었다.“집에 가자.”그의 목소리가 한없이 다정했지만 강루인은 등골이 오싹해져 독사를 피하듯 피해버렸다.이수희에게 말할 때도 무척이나 상냥했다.“할머니, 제가 조용한 곳으로 모셔다드릴게요.”말이 끝나자마자 경호원이 이수희를 ‘부축하여’ 차에서 내리게 했다.“할머니!”강루인이 손을 뻗어 붙잡으려 했지만 잡기는커녕 되레 주영도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할머니 데려가면 안 돼.”그녀는 주영도에게서 벗어나려고 마구 꼬집고 할퀴었다. 결국 그는 그녀의 팔다리를 단단히 제압하고 품 안에 가둬버렸다.그때 함지율이 차에서 내려 강루인을 구하려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막히고 말았다.“주영도 씨, 조금이라도 양심이 남아있다면 루인이를 놔주세요.”주영도의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이 함지율에게 닿았다.“마지막으로 말하는데 우리 부부 일에 끼어들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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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주영도가 대답했다.“선택권은 이미 줬어. 어떻게 할지는 네가 알아서 해.”강루인은 벼랑 끝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앞으로도 갈 수 없었고 뒤로도 물러날 수 없었다. 그리고 죽는 것도 두려웠다.“내가 잘못했어.”정말 잘못했다.강루인의 두 눈에 절망이 가득 고였다. 이젠 버둥거릴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주영도와 결혼하지 말았어야 했고 애초에 그녀의 것이 아닌 걸 탐하지 말았어야 했다.욕심이 모든 걸 망쳤다. 지금 이 고통은 온전히 그녀가 자초한 결과였다....선샤인 빌리지.몇 시간 전 떠났던 그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차 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강루인을 보며 주영도가 차 앞에 서서 말했다.“스스로 들어갈래, 아니면 내가 안고 들어갈까?”강루인은 유리창 너머로 그녀를 짓누르는 듯한 거대한 산 같은 주영도를 올려다봤다. 숨이 턱 막혔다.주영도의 손을 피하고 무거운 다리를 끌면서 새장으로 스스로 들어갔다.침실.강루인의 몸이 더러워진 걸 본 주영도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가서 씻어.”그녀는 그의 말을 고분고분 따랐다.욕실에서 나오자마자 주영도의 명령이 또 떨어졌다.“침대에 앉아.”강루인은 반항하지 않고 순순히 앉았다.주영도가 쪼그려 앉더니 그녀의 발을 잡았다. 손이 피부에 닿은 순간 화들짝 놀란 강루인이 본능적으로 발을 빼려 했지만 그가 발목을 꽉 잡고 있어 움직일 수 없었다.그는 그녀의 다리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연고를 발라주기 시작했다.강루인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로 역겨움을 겨우 참았다. 그의 다정함은 그녀에게 고통만 안겨주었다.상처투성이인 발바닥을 보며 주영도가 비아냥거렸다.“너한테도 원숭이처럼 줄 타는 재주가 있었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어.”‘시트를 묶어 2층에서 타고 내려가다니. 그러다 떨어져서 죽으면 어쩌려고.’강루인은 그의 조롱을 못 들은 척하며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연고를 다 발라준 뒤에도 주영도는 떠나지 않고 그녀와 한 침대에 누웠다.뒤에서 그녀를 안은 순간 강루인의 몸이 돌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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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주방,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향해 앉았다.강루인은 밥을 아주 천천히 먹었다. 그녀의 그릇에 음식이 빌 틈이 없었다. 주영도가 옆에서 계속 집어줬기 때문이었다. 입맛이 없어 두어 입 먹고 나니 금세 배가 불러 젓가락을 내려놓으려 했다.그 모습을 본 주영도가 협박 섞인 말투로 덤덤하게 말했다.“할머니 생각해야지.”강루인은 멈칫했다가 젓가락을 꽉 쥐었다.“배불러.”그는 그녀에게 국 한 그릇을 떠주었다.“이거 먹어.”그녀는 속이 울렁거리는 것도 억지로 참고 국을 반 이상 먹었다.“이제 됐지?”그녀가 먹은 걸 보고서야 놓아주었다.“다 먹었어, 나.”말을 마친 강루인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주영도가 느긋하게 말했다.“앉아. 내가 다 먹을 때까지 옆에 있어.”“피곤해.”여기 있고 싶지 않았다.주영도의 시선이 강루인에게 향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에 가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강루인은 주먹을 꽉 쥐었다가 푼 다음 다시 자리에 앉았다.그는 그녀가 옆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시중들기를 요구했다.“방금 네가 먹을 때 내가 어떻게 해줬지?”‘영도 씨의 배려 따위 전혀 고맙지 않은데.’강루인은 저항을 포기하고 기계처럼 그에게 반찬을 집어줬다.주영도가 밥을 먹으며 말했다.“주말에 자선 파티가 있어. 너도 같이 가자.”그녀는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안 가.”“네 의견을 묻는 게 아니야. 주최 측이 파트너의 가정이 화목한 걸 좋아하거든. 네 역할 제대로 해야 한다는 거 명심해.”강루인이 물었다.“화목? 양심에 찔리지 않아?”주영도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다른 집 사모님들의 상황을 보고도 그래? 그 사람들에 비하면 넌 훨씬 행복한 거야.”지금까지 사생아를 데려온 적도 없었고 결혼 생활에 나름 충실했다고 자부했다. 그리고 과거의 연애는 주영도 인생의 일부일 뿐이었다. 그와 구연정의 일도 결혼 전에 있었던 일이었다.게다가 구연정이 이미 세상을 떠났는데도 강루인이 왜 계속 이 일에 이렇게 집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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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할머니가 걱정하지 않도록 강루인은 집을 나서기 전에 일부러 메이크업까지 했다. 안색이 조금이라도 좋아 보이게 하려고 말이다.메이크업을 한 강루인을 본 주영도의 두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 그녀가 예쁘다는 걸 늘 알고 있었지만 오늘 유독 더 빛났다.주영도가 칭찬을 아낌없이 쏟아냈다.“예뻐, 오늘.”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강루인의 허리를 감싸 안고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추려 했다.그의 두 눈에 타오르는 욕망을 똑똑히 본 그녀는 몸을 뒤로 젖혀 그의 입술을 피했다.“안 돼. 화장이 번져.”주영도의 시선이 입술에서 떠나지 않다가 결국 한발 물러서서 볼에 입을 맞췄다.“데려다줄게.”강루인은 그의 입술이 닿았던 볼을 몰래 닦아냈다.할머니는 한 사립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병실 문 앞에 주영도가 보낸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다.주영도가 함께 들어가려 하자 강루인이 말렸다.“할머니는 영도 씨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야.”주영도는 무슨 일을 하든 늘 제멋대로였다. 타인의 감정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여기까지 왔는데 안 뵙고 가면 그게 더 무례지.”강루인은 가끔 그의 뻔뻔함에 정말로 웃음이 날 지경이었다.병실 안에 들어서자마자 주영도는 순식간에 다정한 손주 사위로 변하더니 이수희에게 열정적으로 인사했다.“할머니, 여기서 지내는 거 괜찮으세요?”원래 할머니를 돌보던 간병인도 주영도가 데려왔다.강루인을 본 순간 이수희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해졌다. 하지만 손주 사위인 주영도에게는 감정 변화를 별로 드러내지 않았다. 강루인에게 나쁜 영향이 미칠까 봐 걱정돼서였다.“나름 괜찮아.”“불편한 거 있으시면 밖에 있는 사람들한테 말씀하세요. 그럼 알아서 해결해드릴 거예요.”이수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주영도가 강루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할머니랑 천천히 얘기해. 이따가 기사님한테 데려다주라고 할게.”그가 나간 후 간병인도 밖으로 나갔다. 병실에 할머니와 손녀 단둘이 남자 이수희가 강루인의 손을 잡고 약간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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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구아정이 한 중년 남자의 팔짱을 끼고 나타났다. 전에 구아정이 보낸 가족사진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녀의 아버지 구신원이었다.강루인이 술잔을 꽉 쥐었다가 풀었다. 주영도가 약속을 어겨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 애초에 구아정을 섬에 보낸 이유가 여론의 소용돌이에서 지켜주기 위해서였으니까.이제 바람이 잦아들었으니 다시 돌아오는 것도 당연했다. 어쨌거나 섬에서 돌봐주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곁에 두는 것만큼 편하지 않으니 말이다.구아정이 구신원의 팔을 놓고 자연스럽게 주영도의 팔짱을 끼더니 다정하게 말했다.“오빠, 위도 안 좋은데 술 마시면 어떡해? 내가 없으니까 또 제멋대로구나.”그녀의 태도만 봐도 두 사람의 사이가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있었다.구아정은 말을 마친 후 주영도의 술잔을 빼앗으려 했다.조금 전까지 강루인과 얘기를 나누던 사모님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고 강루인을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다.강루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덤덤했다. 방관자처럼, 주영도가 그녀의 남편이 아닌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주영도는 구아정의 손을 피하는 동시에 팔도 빼냈다.“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그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기분이 썩 좋지 않은 듯했다.질문하면서도 시선은 강루인에게 향해 있었는데 옆으로 오라는 눈빛을 보냈다.하지만 강루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주영도가 경고의 눈빛을 보내고서야 마지못해 다가갔다.두 사람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는 모습을 본 구아정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강루인을 노려보며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여우 같은 년!’강루인이 먼저 주영도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아정 씨 몸은 좀 어때요? 해외로 요양 갔다고 영도 씨한테 들었는데 괜찮아졌어요? 아직 불편하면 참지 말고 꼭 말해요. 내가 영도 씨한테 좋은 의사 좀 연결해달라고 할게요. 몸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그녀의 시선이 구아정의 가슴께에 머물렀다. 눈빛에 이런 뜻이 담겨 있었다.‘그 약한 심장 잘 지켜. 너무 무리하다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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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주영도가 강루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귀띔했다.“집에서 나오기 전에 내가 했던 말 잊지 마.”주씨 가문 사모님의 역할을 제대로 하라는 뜻이었다.강루인은 원망 어린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는 구아정을 보면서 다른 얘기를 꺼냈다.“아정 씨가 엄청 속상해하는 것 같은데 가서 안 달래줘?”주영도가 구아정을 힐끗 쳐다봤다. 그의 시선이 닿은 순간 그녀의 눈빛은 원한에서 애처로운 원망으로 바뀌었다.강루인은 그 모든 변화를 다 지켜봤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였다.주영도가 말했다.“아정이는 네가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냥 무시해.”그녀가 언제 신경 썼단 말인가? 가능하다면 주영도의 일까지도 손을 떼고 싶었다.강루인이 시큰둥하게 대꾸했다.“그 말 아정 씨한테나 해. 아정 씨가 날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건드리지 않으니까.”멀리서 두 사람이 속삭이며 붙어 있는 모습을 본 구아정은 이를 악물었다. 드레스를 너무 꽉 쥔 바람에 찢어질 지경이었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남자랑 저렇게 붙어 다니다니. 뻔뻔한 년,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년!’오늘 밤 주영도와 함께 온 순간 그녀의 신분이 드디어 세상에 드러났다.하지만 강루인은 기쁘기는커녕 오히려 귀찮았다.예전에는 누구보다도 밝히고 싶었으나 지금은 그녀가 주영도의 아내라는 걸 모두 모르길 바랐다.경매가 시작되자 번호판이 여기저기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결혼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내를 위해 뭔가를 낙찰받으려 했다.주영도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마음에 드는 거 있어?”강루인이 단호하게 말했다.“없어.”경매 자체에 관심이 없어 그냥 집에 가서 자고 싶었다.그때 사회자가 ‘블루 버터플라이’라는 보석 세트를 소개했다.“이건 과거 프하국의 한 공작이 사랑하는 아내에게 선물한 보석 세트로 영원한 맹세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물건 자체는 훌륭했지만 사회자의 과장된 소개에 강루인은 어이가 없었다.고작 보석 세트 하나가 진정한 사랑과 불변의 맹세를 대신할 수 있을까?경매 시작가가 200억 원이었다.입찰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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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경매가 거의 끝나갈 무렵 강루인은 화장실로 향했다.볼일을 마치고 나와 거울 앞에서 손을 씻으며 목에 걸린 반짝이는 목걸이를 쳐다봤다.연기를 잘하지 못하는 상인은 좋은 상인이 아니다. 주영도의 연기력이라면 연예계에서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좋아하는 꼴 하고는. 가난뱅이 티가 팍팍 나.”날카롭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갑자기 옆에서 들려왔다.강루인이 고개를 들어보니 구아정이 어느새 뒤에 서 있었다.구아정이 꽤 잘 숨기긴 해도 강루인은 그녀의 두 눈에 담긴 질투를 똑똑히 봤다.그녀는 대꾸하지 않고 시선을 거두어들였다. 휴지를 뽑아 손을 닦은 뒤 쓰레기통에 버리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런데 몇 걸음 옮기자마자 구아정이 뒤쫓아와 앞을 가로막았다.구아정이 싸움닭처럼 턱을 치켜들었다.“내가 돌아온 거 보니까 겁이 좀 나?”강루인은 말없이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날 쫓아내면 영도 오빠의 마음을 가질 수 있을 줄 알았어?”그녀는 피식 웃고는 계속 말을 이었다.“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난 무사히 돌아왔고 앞으로 영도 오빠의 곁에 있을 사람도 나야.”강루인이 입을 열었다.“말 다 했어?”‘내 앞에서 으스대봤자 무슨 소용이야? 재간 있으면 주영도랑 결혼이나 해. 너한테 그럴 재간이 있으면 내가 진심으로 고마워할 테니까.’그녀와 더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던 강루인은 옆으로 지나갔다. 그런데 구아정이 계속 끈질기게 달라붙으며 앞을 막았다.“내가 가라고 했어?”강루인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싸늘하게 말했다.“나대지 마. 널 무서워해서 무시하는 게 아니라 말 섞는 것 자체가 귀찮아. 네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줄 알아? 여기서 뭐라 지껄일 시간에 차라리 형부한테 가서 애교나 떨어. 기분이 좋아지면 너랑 결혼할지도 모르잖아. 언니의 대체품으로라도.”말이 끝나기 무섭게 구아정의 안색이 확 변했다.한번 말하기 시작하니 강루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하루 종일 입에 영도 오빠 소리만 달고 살더라? 넌 지치지 않아도 난 듣다 지쳤어. 재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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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구아정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오빠, 난 그냥 루인 언니한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어. 날 용서하지 않아도 돼. 내가 잘못했다는 걸 아니까 때려도 달게 받을 생각이었어. 그런데 아무리 미워도 그렇지, 어떻게 계단에서 밀 수가 있어? 이건 날 죽이겠다는 뜻이잖아.”구신원이 나서서 구아정을 감쌌다.“영도야, 뭐라고 말 좀 해봐. 아정이 몸 상태가 어떤지 너도 잘 알잖아. 어디 긁히거나 넘어져서 연정이의 희생이 헛되이 될까 봐 얼마나 조심했는데. 아정이랑 너의 와이프 사이에 대체 얼마나 큰 원한이 있길래 사람을 죽이려고 들어?”주영도의 시선이 강루인에게 향했다. 강루인도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사과해. 사과만 하면 그냥 넘어갈게.”사과 한마디로 구아정의 불만이 사라지지 않을 터. 구아정이 뭐라 하려던 그때 구신원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말렸다.구아정은 억울했지만 아버지의 말을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강루인이 코웃음을 쳤다. 이런 결과가 이젠 전혀 놀랍지 않았다. 주영도가 아끼는 심장을 놀라게 했으니 사과하라고 하는 건 당연했다.그녀가 구아정을 쏘아보며 물었다.“내가 아정 씨를 때렸다고요?”구아정이 흐느끼며 말했다.“나 때문에 언니 체면이 구겨졌으니 당연히 맞아야 한다는 거 알아요.”이곳에 CCTV도 없어 강루인이 결백을 증명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했다.바로 그때 강루인이 손을 들더니 구아정의 뺨을 후려쳤다.짝 하는 소리가 아주 찰지고 우렁찼다. 구아정의 볼이 눈에 띄게 부어올랐다. 강루인이 따귀를 때릴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매를 맞은 구아정은 순간 멍해졌다.“강루인!”주영도가 어두운 얼굴로 호통쳤다.‘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강루인은 화가 난 그를 쳐다보면서 차분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때리는 게 어떤 건지 똑똑히 봐. 아까 그건 때린 게 아니라 쓰다듬어준 거지. 그리고 내가 만약 밀려고 했다면 이렇게 위험하지도 않은 장소를 골랐겠어? 밀 거면 아예 끝장을 내버렸을 거야. 영영 눈을 뜨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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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주영도와 싸우고 싶지 않았던 강루인은 목을 거두고 팔짱을 낀 채 유리창 밖을 보며 차분하게 말했다.“화풀이 안 할 거면 운전이나 해.”주영도는 그녀의 턱을 잡고 돌린 다음 어두운 눈빛으로 쳐다봤다.“지금 심술을 부리는 거야?”강루인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었다. 자세가 너무나 불편했다.“내가 성질을 부리지 않으면 답답하다고 하고 성질을 부리면 또 심술을 부린다고 하고. 기준을 좀 정해줄래? 영도 씨 요구대로 할 테니까.”그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그녀의 태도가 아주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비아냥거리지 말고 똑바로 말해.”강루인은 소란을 피우지 않고 가식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알았어. 영도 씨가 하라는 대로 할게.”그녀의 축 처진 모습과 가식적인 모습이 싫었던 주영도는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끌어당긴 다음 고개를 숙여 입을 맞췄다.강루인이 본능적으로 피하려던 그때 주영도는 그녀의 생각을 이미 읽은 듯 움직이기도 전에 목을 감아 피할 수 없게 했다.그의 키스는 거칠고 진했다. 강루인은 숨이 막혀 질식할 지경이었다.숨이 멎을 것 같던 찰나 누군가가 유리창을 두드렸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너무나 고마웠다.방해받았다는 불쾌감에 주영도가 미간을 찌푸렸다. 강루인의 옷 속에서 손을 꺼내고는 고개를 돌렸다. 창밖에 구신원이 서 있었고 옆에 구아정이 기대어 있었다.그는 숨을 고른 후 유리창을 내렸다.“아저씨, 무슨 일이세요?”구신원이 다급한 얼굴로 말했다.“내 차가 고장이 났어. 아정이가 몸이 안 좋아서 그러는데 병원에 좀 데려다주면 안 될까?”차 안, 강루인이 코웃음을 치더니 두 눈에 조롱이 스쳤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 문을 열었다. 그런데 발을 채 내딛기도 전에 주영도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어디 가려고?”“영도 씨가 아끼는 여자가 아프다잖아.”‘가서 영도 씨가 아끼는 심장이나 챙겨.’주영도는 그녀의 팔을 놓지 않고 다시 차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밖에 있는 구신원에게 말했다.“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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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그 말에 구아정의 두 눈에 질투가 스쳤다.‘강루인 그년을 끝까지 감싸는구나.’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해도 겉으로는 아주 고분고분한 척했다.“알았어. 오빠 말대로 앞으로는 언니가 혼자 있을 때 나타나지 않을게.”그러고는 그렁그렁한 두 눈으로 주영도를 올려다봤다.“오빠, 나 용서해줄 거지?”구연정과 똑 닮은 그녀의 두 눈을 본 순간 주영도는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다.“늦었으니까 얼른 쉬어. 시간 될 때 보러 올게.”그의 말투가 누그러진 걸 알아챈 구아정은 계속 밀어붙이지 않고 물러섰다.“알았어. 오빠도 조심해서 가.”주영도가 그녀를 외면하지만 않는다면 다시 예전처럼 그녀에게 마음을 열게 할 자신이 있었다.‘기다려. 언젠가는 반드시 강루인을 그 집에서 쫓아버릴 테니까.’구신원이 주영도를 배웅했다.“고생했어, 영도야.”“별말씀을요.”“나랑 아정이 엄마가 아정이를 너무 오냐오냐한 바람에 저렇게 제멋대로인 성격이 돼버렸어. 너랑 너의 와이프한테 정말 미안해. 내가 사과할게. 아정이 녀석 아직 어려서 그래. 악의가 없다는 것만 알아줘.”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한 후 주영도는 발걸음을 멈추고 이렇게 말했다.“아정이 잘 살펴주세요. 허튼짓 하지 않게요.”엘리베이터가 열리자 곧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병원 밖으로 나왔을 때 차가 사라진 걸 본 주영도는 순간 멍해졌다가 뭔가 떠올랐는지 헛웃음을 지었다.강루인에게 전화를 걸려고 휴대폰을 찾았다. 그제야 차에 두고 내렸다는 걸 깨달았다.주영도가 어두운 얼굴로 두 손을 허리에 올렸다.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고민하는 사이 강루인은 이미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잠을 잤다.안방, 깊은 잠에 빠진 강루인은 위험이 닥쳐오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르는 듯했다.침대 위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그녀를 본 주영도는 화를 내며 그녀를 깨웠다.귀신에 눌린 듯한 기분에 눈을 떠보니 주영도가 눈앞에 있었다.잠을 방해받았다는 생각에 강루인의 얼굴에 짜증이 가득했다. 주영도가 그녀의 볼을 꼬집으면서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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