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의 모든 챕터: 챕터 311 - 챕터 320

390 챕터

제311화

강루인이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이자 주영도의 통제도 한결 느슨해졌다. 적어도 자유를 제한하지 않았기에 그녀의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그 사이 강루인은 신영 그룹의 예선에 통과했고 그다음이 결승전이었다. 강루인의 머릿속에는 온통 대회 생각밖에 없었다.주영도가 그녀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건 그녀가 아직 아무런 사회적 지위도 없어서였다.하여 먼저 성과를 이뤄서 스스로 일어서야 했다. 그래야만 손에 쥘 카드가 생긴다.대회 준비 외에 강루인은 이홍섭도 자주 찾아갔다. 자원이 눈앞에 있는데 쓰지 않고 내버려 두는 건 바보 같은 짓이었다.이홍섭은 입으로는 계속 그녀를 깎아내리고 툴툴거렸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아낌없이 줬다.그 자원을 제대로 써먹으려면 강루인이 스스로 노력해서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자격 미달이라는 꼬리표만 붙을 테니까. 스승의 얼굴에 먹칠해서는 절대 안 되었다.이홍섭을 만나고 나오는 길에 강루인은 주선 그룹으로 데리러 오라는 주영도의 전화를 받았다.오늘은 매달 한 번 본가에 모여 식사하는 날이었다.주선 그룹 앞에 도착한 후 강루인은 주영도에게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낸 뒤 차 안에서 기다렸다.곧 답장이 왔다.[올라와.]강루인은 쓸데없는 저항을 포기했다. 시동을 끄고 차를 잠근 다음 엘리베이터를 탔다.대표 사무실 앞.강루인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비서실 직원들은 아직 퇴근하지 않고 일하고 있었다. 그녀가 들어갔을 때 오직 한 사람만 그녀에게 눈길을 줬다. 바로 나지원이었다.전에 구아정에게 빌붙었던 나지원은 늘 앞장서서 강루인을 깔보고 모욕했다.이번에도 그녀를 보자마자 얼굴이 일그러졌다. 구아정이 없는데도 다가와 비아냥거렸다.“강루인 씨, 어쩜 이렇게 뻔뻔해요? 아직도 포기 안 했어요?”강루인은 나지원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사람은 한 번 환상이 깨지면 상대의 온갖 흠이 다 보인다. 주영도의 옆에 이런 비서가 있다는 것만 봐도 그가 사람을 보는 눈이 얼마나 없는지 알 수 있었다.나지원이 계속 쏘아붙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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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앞으로 루인이는 나 만나러 올 때 예약 안 해도 돼.”주영도는 말하면서 강루인의 손을 자연스럽게 잡았다.“루인이는 내 아내야. 언제 오든 바로 들여보내.”순간 비서실이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특히 나지원의 얼굴이 팔레트처럼 온갖 색으로 물들어 그야말로 볼 만했다.‘아내? 강루인이?’심지어 환각이 들린 건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고 강루인이 대표의 아내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시선이 두 사람이 맞잡은 손에 닿은 순간 믿기 싫어도 눈앞의 현실을 바꿀 수 없었다.나지원은 머리가 쭈뼛 서는 것만 같았다. 억지 미소를 쥐어짜면서 바로 태도를 바꿨다.“사... 사모님, 전 정말 몰랐어요...”‘무슨 이런 상황이 다 있어? 사람을 이렇게까지 가지고 놀아? 도우미? 내연녀? 본인이 사모님이라고 왜 말을 안 하냐고! 그 바람에 내가 망신을 당했잖아.’주영도가 나지원을 힐끗 쳐다봤다.“인사팀에 가서 3개월 치 월급 챙겨. 내일부터 출근 안 해도 돼.”변화무쌍했던 나지원의 표정이 결국 핏기없이 창백해졌다.“대표님...”주영도는 그녀의 안색이 창백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강루인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에 탔다.나지원은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노윤환을 쳐다봤다.“노 비서님, 저 그만두고 싶지 않아요.”주선 그룹의 대우는 안북시에서 손꼽히는 수준이었다. 이보다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 건 어려울 것이다.노윤환이 냉정하게 말했다.“그러게 누가 입을 함부로 놀리래요?”나지원은 울고 싶었으나 눈물이 나지 않았다.‘나도 누구한테 속은 거라고.’엘리베이터 안, 강루인은 그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 했다.“남들이 봐.”하지만 주영도는 놓지 않았다.“보면 어때? 무슨 문제 있어? 우리 부부인데.”‘숨기고 싶을 때는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더니 이제 와서 부부라고 인정해? 지금 이게 나를 존중하고 체면을 세워주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냥 당신 멋대로 하는 거잖아.’사실 강루인은 오늘 이후로 그녀가 주영도의 숨겨진 아내였다는 사실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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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주씨 가문 본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강루인과 주영도가 나타난 순간 분위기가 잠시 조용해지긴 했지만 곧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김옥순이 손짓하며 강루인을 부르자 주영도가 그녀의 손을 놓았다.“할머니 옆에 있어 드려.”강루인이 자리에 앉은 후 김옥순은 그녀의 손을 잡고 토닥이며 자애롭게 말했다.“둘이 화해해서 정말 다행이야.”무엇이든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 가끔 겉으로는 모든 게 평온해 보여도 속으로는 파도가 거세게 일고 있는 경우가 많다.강루인은 그 말에 맞장구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할머니, 요즘 잠은 잘 주무세요?”김옥순이 웃으며 대답했다.“응. 네가 보내준 심신 안전에 좋은 아로마 오일이 꽤 효과가 좋더라.”“할머니 체질에 맞게 특별히 조합한 거예요.”“고마워.”“별말씀을요.”그녀와 주영도의 사이가 어떻든 김옥순에게만큼은 진심이었다. 할머니가 건강하길 바랐다.박정금과 양연희는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싸웠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항상 강루인에게 불똥이 튀었다. 이번에는 그들이 먼저 비아냥거리기 전에 강루인이 먼저 전쟁터를 빠져나왔다.그녀가 자리를 뜨자 구석에 숨어 있던 주가윤도 슬쩍 따라 나왔다.“언니.”강루인이 걸음을 멈추고 달려오는 주가윤에게 말했다.“너도 버티기 힘들었던 모양이구나.”“난 항상 눈에 거슬리는 존재니까요.”혼외자라 집안에서 주가윤을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에 평소 늘 그림자처럼 지냈다.강루인은 그녀의 신분 문제에 대해 더 파고들지 않고 화제를 바꿨다.“뒷마당에 가서 좀 앉아 있을까?”자리에 앉은 후 할 얘기가 있는 듯 망설이는 주가윤의 모습에 강루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나 입이 무거워서 절대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해. 날 믿는다면 얘기해도 돼.”주가윤이 옷자락을 꽉 잡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언니, 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어떤 느낌이에요?”그 말에 강루인은 멍해졌다가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자꾸 그 사람한테 눈이 가고 보고 싶고 가까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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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주승우는 입만 열면 독설이었다. 게다가 항상 상대의 마음을 쿡쿡 찔렀다.강루인이 말했다.“입 다물고 있어도 아무도 도련님이 벙어리라고 생각 안 해요.”주승우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할 수 있는 사람은 내 와이프밖에 없어요. 형수님도 날 통제하려고요?”그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강루인은 일찌감치 알았다.‘이젠 나랑 도리를 따져?’그녀는 대답 대신 되물었다.“도련님 어머님이 도련님을 낳을 때 엄청 힘들게 낳으셨나 봐요?”주승우가 맞장구쳤다.“어떻게 알았어요?”“뱃속에 너무 오래 있어서 머리가 잘못된 것 같아서요.”그 말에 주승우는 화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형수님 이렇게 재미있는 분인데 영도 형은 왜 형수님을 싫어할까요?”“그건 영도 씨한테 직접 물어봐요.”주승우가 몸을 기울이더니 매력적인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영도 형이랑 이혼하고 나한테 올래요? 나 훨씬 잘해줄 자신이 있는데.”“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요.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고.”“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내가 불구덩이인 것처럼. 영도 형에 비하면 내가 백배 낫죠. 적어도 난 바람을 피우지 않아요.”이게 주영도와 비교해도 되는 일이란 말인가?만약 강루인이 주승우와 결혼하겠다고 한다면 주세웅이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미친놈이 미치려면 혼자 미쳐. 날 건드리지 말고. 이미 주영도 때문에 골치 아파 죽겠어. 너 같은 미친놈까지 상대할 여력이 없다고.’강루인이 말했다.“나중에 선물 하나 줄게요.”“뭔데요?”“순결 배지. 도련님 몸가짐이 이렇게나 바른데 당연히 하나 드려야죠.”웃음 포인트를 저격당한 듯 주승우가 배꼽을 잡고 웃었다.“인간쓰레기만도 못한 주영도한테 시집간 형수님이 너무나 아깝네요. 그땐 어쩌다가 눈이 그렇게 멀었대요?”강루인이 태연하게 대꾸했다.“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눈이 멀 때가 있죠.”그녀는 그때 정말 눈이 멀었다고 인정했다.봄바람이 불어 나뭇가지가 흔들리더니 마른 잎 한 장이 강루인의 머리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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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주영도와 주승우 모두 체면을 중요시하는 편이라 돌아올 땐 얼굴에 눈에 띄는 상처 하나 없었고 어찌나 깔끔하게 다듬었는지 조금 전 싸운 티가 전혀 나지 않았다.주세웅은 식탁 앞에서 아랫사람들을 혼냈고 해야 할 당부도 잊지 않았다.젊은 세대 중에서 혼난 건 주초원과 주강훈뿐이었다. 하나는 도박을 하고 하나는 약을 했으니 혼날 만도 했다.찍소리도 못하고 목을 움츠린 채 얌전하게 앉아 있는 주초원과 달리 주강훈은 혼자 죽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할아버지에게 일러바쳤다.“할아버지, 아까 큰형이랑 둘째 형이 뒷마당에서 엄청 심하게 싸웠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주영도와 주승우에게 쏠렸다. 조금 전까지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둘 다 얼굴에 희미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주세웅이 물었다.“무슨 일로?”주승우가 억울한 척했다.“저도 궁금하네요. 영도 형이 왜 갑자기 저를 때렸는지. 아마 제가 너무 매력 있어서 위기감을 느낀 모양이에요.”말하면서 은근슬쩍 강루인을 쳐다봤다.당사자인 강루인은 그 시선을 똑똑히 느꼈다. 머릿속에 이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미쳤어. 그것도 아주 단단히!’주영도도 주승우의 시선을 알아챘다. 눈빛이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주세웅의 시선을 알아채고서야 주영도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담담하게 말했다.“오랜만에 연습 좀 했어요.”눈치 없는 주강훈이 또 나섰다.“할아버지, 그건 연습 같지 않았어요. 진짜 죽일 듯이 서로를 패던데요?”‘왜 나만 혼나? 다 같이 혼나야지.’주영도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연습인지 아닌지 밥 먹고 나서 체험해볼래?”겁에 질린 주강훈이 목을 움츠리더니 입을 삐죽 내밀었다.“싫어. 안 해.”‘바보도 아니고 왜 이유 없이 얻어맞겠어?’주세웅이 입을 열었다.“내가 말했었지? 형제끼리 잘 지내야 하고 단합을 해치는 일은 해서는 안 된다고.”주영도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있습니다.”식사를 마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차에 타기 전 박정금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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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그 질문을 하기 전에 내가 아직 법적으로 영도 씨의 아내라는 걸 생각해봤어? 영도 씨 마음속에 난 그렇게 파렴치하고 형편없는 여자였어?’강루인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가능하다면 당신네 주씨 가문 사람들하고는 엮이고 싶지 않아.”주영도가 말했다.“엮이고 싶지 않다면서 왜 주승우랑 그렇게 가까이 붙어 다니는 거지?”이게 처음이 아니었다. 전에 그녀가 이혼하려 할 때도 주승우가 나서서 방해했다.주승우는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는 스타일이라 못 할 짓이 없었다.강루인이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그건 도련님한테 직접 물어봐. 나한테 묻지 말고.”“승우랑 붙어먹는다고 나한테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꿈 깨. 네 꼴만 더 처참해질 뿐이야.”강루인의 숨소리가 거칠어졌고 두 눈에 수치심과 분노가 번뜩였다.주영도가 이어 말했다.“왜? 내가 정곡을 찔러서 화내는 거야?”분노라는 말로 강루인의 현재 심정을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화가 나서 결국 참지 못하고 그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짝 하는 소리가 침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강루인의 눈이 붉게 충혈됐다.“전부터 영도 씨가 냉혈한인 줄은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냥 짐승이네.”‘어떻게 이런 말을 입에 담을 수가 있어?’강루인이 계속 말했다.“내가 바람피웠다고 생각하면 이혼해, 그냥. 더 이상 의심하지 말고. 난 당신네 주씨 가문 남자들 하나도 눈에 차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주영도는 그녀의 감정을 모두 다 읽었다. 그리고 정말 주승우와 선을 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후에는 더 이상 몰아붙이지 않았다.“아니면 아닌 거지, 왜 그런 못된 말을 해?”강루인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사람이 극도로 어이가 없을 때는 진짜 웃음이 나온다.‘정말 다 미쳤어. 이대로 더 끌었다간 나까지 미쳐버릴지도 몰라.’그렇게 정상적이지 않은 나날들이 흘러갔고 눈 깜짝할 사이에 신영 그룹 결승전 날이 다가왔다.결승전은 베리다스에서 진행됐다.강루인은 그곳에 보름 정도 머물러야 했기에 일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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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강루인은 베리다스에서 홀로 자유롭게 지냈다. 주영도가 가끔 걸어오는 ‘안부’ 전화만 없었더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것이다.원효정이 예선에서 떨어졌는지, 아니면 스스로 대회를 포기했는지 참가자 명단에 이름이 없었다.차라리 없는 게 나았다. 마주치면 괜히 기분만 상했으니까.어느덧 결승전이 다가왔다.그 시각 안북시의 클럽 VIP 룸.양동운이 말했다.“내일 주말인데 모여서 한잔할까?”옆에 앉아 있던 구아정의 시선이 주영도에게 향하더니 눈빛에 기대감이 스쳤다. 강루인을 함정에 빠뜨린 일이 발각된 이후로 그녀를 대하는 주영도의 태도가 눈에 띄게 무뚝뚝해졌다. 이건 그녀가 원하던 바가 아니었다.주영도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단칼에 거절했다.“안 돼. 바빠.”휴대폰 화면이 꺼졌다가 켜졌다. 아무 알림도 없는 걸 본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루인이는 내가 연락하지 않으면 먼저 연락하는 법이라곤 없네? 너무 풀어줬나? 이렇게까지 풀어주지 말았어야 했어.’양동운이 물었다.“무슨 일인데? 주말에도 야근해?”“베리다스에 좀 다녀오려고.”“출장?”“루인이 내일 결승전이거든. 옆에 있어 줘야 해.”양동운과 구아정의 표정이 동시에 달라졌다. 전자는 경악한 표정이었고 후자는 질투로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양동운이 물었다.“왜?”“루인이가 처음으로 나가는 대회잖아.”양동운은 말문이 막혀버렸다.‘그게 아니라 강루인이 대회에 나가는데 네가 가서 뭘 하냐는 뜻이잖아. 너랑 무슨 상관인데? 언제부터 강루인을 이렇게 신경 썼지?’옆에 있던 구아정의 표정도 몇 번이나 변했다. 주영도의 변화에 그녀는 위기감을 느꼈다.분명 전에는 강루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는데 지금은 부부 관계를 넘어선 관심을 보였다.‘혹시...’그 생각이 완전히 싹을 트기 전에 구아정은 바로 지워버렸다.‘그럴 리가 없어. 강루인이 아내라서 영도 오빠가 이렇게 하는 것뿐이지, 절대 좋아해서가 아니야.’구아정이 말했다.“루인 언니가 알면 진짜 좋아하겠다.”주영도가 대답하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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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강루인이 무대에 올라 상을 받았다. 인파 속에서 축하해주고 있는 차성열이 보였다.그녀는 무대 위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때 기쁨으로 가득 찬 분위기가 갑작스러운 소란에 깨지고 말았다.환청이 들린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총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시상식장이 대형 음악관이었는데 크고 작은 홀이 여러 개 있었다.밖에서 비명과 공포에 질린 소리가 들려오자 홀 안에 있던 사람들도 당황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대문이 쾅 하고 열리더니 전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홀 안이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가 곧바로 아수라장이 됐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가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강루인은 얼굴이 따끔거리는 느낌이 들어 손으로 만져봤다. 새빨간 피가 손바닥에 묻어 있었다. 고개를 돌아보니 조금 전 함께 사진을 찍은 사람이 그녀의 옆에 쓰러져 있었다.강루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귀가 윙윙거렸다.“가자, 빨리.”차성열이 사람들을 헤치고 간신히 강루인의 옆으로 다가왔다.홀 안뿐만 아니라 바깥도 완전히 난장판이었다. 밖에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테러범들이 쫙 깔렸다.차성열은 강루인의 손을 잡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몸을 숨겼다. 강루인도 그제야 충격에서 정신을 차렸다.‘나 테러를 당한 거야?’하지만 지금은 그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도망치는 게 급선무였다....오는 길에 차까지 막혀 주영도는 목적지에 겨우 도착했다. 그런데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질린 얼굴로 뛰쳐나오고 있는 걸 봤다.주영도는 차에서 내려 한 사람을 붙잡고 물었다.“안에 무슨 일 생겼어요?”“테러가 발생했어요.”도망쳐 나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 말을 들은 순간 주영도의 안색이 확 변했다. 곧이어 들려온 총소리가 모든 게 현실임을 증명해주었다.노윤환이 안으로 들어가려는 주영도를 잡았다.“대표님, 들어가시면 안 돼요.”총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이런 상황에 안으로 들어가는 건 너무나 위험했다.‘남들은 도망치기 급급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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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음악관 밖,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가 이곳을 완전히 포위했다.다행히 운 좋게 빠져나온 강루인과 차성열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강루인의 손이 차성열의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녀의 안색이 하도 창백해서 누가 보면 피를 흘린 게 그녀라고 착각할 정도였다.차성열이 핏기없는 얼굴로 그녀를 달랬다.“나 괜찮으니까 무서워하지 마.”총에 맞았는데 괜찮을 리가 있겠는가?그의 어깨가 갑자기 축 늘어지더니 조금 전까지 괜찮다던 사람이 강루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쓰러졌다. 강루인의 안색이 확 변했다.“선배...”차성열은 결국 의식을 잃고 말았다.병원.차성열이 수술실로 들어간 후 강루인은 다리가 풀려 의자에 주저앉았다. 온몸이 차갑게 식었고 사지가 부들부들 떨렸다.살아난 뒤에 따라오는 건 테러로 인한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차성열에 대한 걱정이었다.조금 전 음악관에서 실려 온 부상자들이 많아 병원이 시끄럽기 그지없었다.한편 음악관 쪽에도 구조 작업이 시작됐다.노윤환은 심장이 터질 듯 긴장해 있다가 무사히 빠져나온 주영도를 보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대표님!”그는 곧장 주영도에게 달려갔다. 주영도의 옷이 피로 물든 걸 보고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다치셨어요?”주영도 역시 병원으로 실려 갔다.노윤환은 걱정하면서 이렇게 생각했다.‘사모님은 어디에 계시는 거지? 무사한 거 맞나?’하지만 주영도가 이미 눈을 감아버려 물어볼 틈이 없었다....팔에 박힌 총알을 제거한 후 차성열은 병실로 옮겨졌다.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말을 듣고서야 강루인은 가슴을 쓸어내렸다.차성열이 깨어나기 전 강루인은 계속 병상을 지키며 그를 돌봤다.하늘이 어두워질 무렵 병실 문이 벌컥 열렸다. 고개를 돌린 강루인은 들어온 사람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당신이 어떻게 여기에...”병실에 나타난 주영도를 본 순간 강루인은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화들짝 놀랐다.주영도는 그녀를 아무 말 없이 빤히 쳐다보더니 다가와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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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주영도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당장 따라와.”강루인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솔직하게 말했다.“선배 아직 의식불명이야.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라 내가 여기 있어야 해.”주영도의 표정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넌 내 사람이야. 저 자식이 구해줄 필요 없다고.”그 말에 강루인의 얼굴이 더욱 심하게 일그러졌다.‘이 무슨 양심 없는 소리야?’“선배가 없었더라면 나 오늘 거기서 죽었어.”주영도가 나중에 왔더라도 차성열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강루인은 총에 맞았을 것이다. 그러면 살아서 나오지도 못했을 것이고 그가 구하러 올 때까지도 버티지 못했을 터.“네가 죽게 내버려 두지 않아.”강루인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주영도가 배가 아니라 머리를 다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차성열이 깰까 봐 강루인은 감정을 억누르고 노윤환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노 비서님, 이 사람 먼저 병실로 데려가요.”노윤환도 주영도가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다.아무리 그래도 차성열이 강루인의 생명의 은인인데 불만이 많아도 지금은 이해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대표님, 그냥...”노윤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영도가 어두운 얼굴로 다시 강루인을 잡아당겼다.“따라오라고!”그녀는 속에서 분노가 치밀었지만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제발 좀 그만해. 이따가 보러 간다고 했잖아.”‘내 입장 좀 생각해주면 안 돼? 선배가 목숨 걸고 나를 구해줬는데 이대로 가면 내가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인간이 돼버리잖아.’“루인아...”바로 그때 뒤에서 차성열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강루인이 고개를 돌렸다. 그가 깨어난 걸 보자마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깼어요? 좀 어때요? 의사 선생님 불러올게요.”그녀는 주영도가 잡은 팔을 망설임 없이 빼내려 했다.그녀의 표정 변화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던 주영도의 두 눈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주영도에게는 무관심하면서 차성열은 아주 세심하게 챙겨줬다.‘누가 진짜 남편인지 모르는 거야?’차성열이 힘없이 웃었다.“나 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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