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371 - Chapitre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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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눈을 감고 있던 구아정이 주영도의 말에 눈을 번쩍 뜨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영도 오빠...”주영도가 방금 했던 말을 다시 한번 반복했다.“정말 죽고 싶은 거야?”채정화가 구신원의 손을 잡고 부들부들 떨었다.“영도야, 아정이를 자극하지 마. 의사 선생님이 겨우 살려냈단 말이야...”그녀의 말에도 주영도의 말투는 여전히 날카롭기 그지없었다.“연정이의 심장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한테 줘도 상관없어, 난.”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구씨 가문 식구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수술을 두 번 해도 되는지 여부를 떠나 구아정이 죽어도 주영도가 개의치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오빠, 나더러 죽으라는 말이야?”구아정은 환청을 들은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었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다치면 무조건 물러서고 양보했었다고. 왜 갑자기 변한 거야?’주영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예전부터 죽고 싶어 했던 건 너잖아.”구아정이 눈물을 왈칵 쏟으면서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내 감정 기복이 심한 거 오빠도 알면서 왜 이렇게 몰아붙이는 건데?”그녀가 울며 하소연해도 주영도는 조금의 동정도 보이지 않았다.“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을게. 정말 죽고 싶어?”주영도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한 구아정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죽고 싶다고 대답했다가는 그가 정말 실행에 옮길 것 같았다. 순간 목이 졸린 것처럼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그저 계속 눈물만 흘리며 훌쩍거렸다.주영도가 계속 말했다.“죽고 싶지 않다면 더 이상 일을 벌이지 마. 그리고 내일 당장 떠나.”그의 단호한 결심에 구아정은 당황한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때 구신원이 나섰다.“영도야, 며칠만 시간을 줘. 아정이 피를 많이 흘려서 바로 비행기를 타는 건 무리야.”주영도가 잠깐 침묵하더니 한발 물러섰다.“그럼 일주일 줄게요.”구신원이 재빨리 대답했다.“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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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구신원의 말에 구아정은 위로를 얻고 스스로를 다독였다.“아빠 말씀이 맞아요. 영도 오빠는 날 지켜주려고 이러는 게 분명해요.”‘그 늙은이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날 죽이고도 남아. 잠깐 물러서지 않으면 나뿐만이 아니라 영도 오빠한테도 위기가 될 수 있어. 오빠가 날 신경 쓰지 않을 리가 없지. 내 목숨을 지키기 위해 강루인이랑 이혼까지 했는데.’구신원이 말했다.“몸조리 잘해야 두 번째 계획도 실행할 거 아니야.”구아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아이를 가지려면 몸조리부터 잘해야 해.’...강루인은 구아정 쪽에 무슨 ‘피바람’이 불었는지 전혀 모른 채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아주 푹 잤다.아직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침대에서 내려와 현관으로 간 다음 문을 열지 않고 먼저 현관문 외시경으로 밖을 살폈다.주영도인 걸 확인한 강루인은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그가 계속 귀찮게 달라붙는 것을 막으려면 아무래도 주세웅을 빨리 찾아가야 할 것 같았다.문이 열리지 않자 주영도는 결국 포기하고 돌아섰다.강루인이 세수를 마치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려던 그때 다시 초인종이 울렸다.그녀가 눈을 희번덕거렸다.‘또 왔어?’하지만 그녀는 문을 열 생각이 여전히 없었다. 누가 이기는지 한번 볼 심산이었다.초인종이 두 번 정도 울렸을 무렵 강루인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차성열이었다.“선배, 이 아침에 무슨 일이에요?”“너 집에 없어?”“있는데요.”“초인종을 눌렀는데 왜 안 열어줘?”강루인은 그제야 굳게 닫힌 현관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지금 문밖에 있어요?”“응.”그녀는 급히 달려가 문을 열어보니 차성열이 음식 봉투를 들고 서 있었다.“금방 이사해서 집에 먹을 게 없을까 봐 아침 좀 사 왔어.”강루인이 옆으로 길을 비켜주며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얼른 들어와요.”그녀는 주영도가 또 귀찮게 하려고 찾아온 줄 알았다.“이리 줘요.”강루인이 차성열의 손에 들린 봉투를 받으려던 찰나 누군가 가로챘다. 불쑥 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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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강루인은 주영도를 미친 사람 취급했다.“지금 제정신이야?”그의 머리가 점점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이혼이 무슨 애들 장난인 줄 알아?’주영도가 그녀를 빤히 보며 말했다.“난 거짓말한 적 없어.”“없다고? 영도 씨가 거짓말한 게 한두 번인 줄 알아?”그의 거짓말에 속은 게 정말 여러 번이었다.주영도가 말했다.“못 믿겠으면 가정법원에 가서 조회해 봐. 내가 지금 하는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테니까.”강루인은 그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속에서부터 불안감이 밀려왔다.“우린 이혼 증명서도 받았어.”이 말은 주영도에게 하는 말이라기보다 스스로를 다독이는 주문에 가까웠다.“서류는 충분히 위조할 수 있어.”주영도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강루인의 굳건했던 믿음을 조금씩 무너뜨렸다.“말도 안 돼!”강루인이 부정했다. 하지만 주영도의 자신만만한 표정에 불안감이 점점 더 커졌다.‘거짓말이야. 그럴 리가 없어.’속으로 계속 부정했지만 몸은 정직한 반응을 보였다. 차성열이 비틀거리는 그녀를 잡아줬다.강루인이 주먹을 꽉 쥐었다. 어찌나 세게 쥐었는지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다. 주영도의 시선 아래에서 그녀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고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선배, 나 지금 처리해야 하는 일이 생겨서 그러는데 오늘은 이만 가주면 안 될까요?”그녀는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빨리 알아보고 싶어 방에서 이혼 증명서를 찾아 가정법원으로 가려 했다.차성열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내가 데려다줄게.”강루인은 거절하지 않았다. 지금 상태로는 운전대를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가정법원.어제 이혼 업무를 처리해줬던 직원을 본 강루인은 곧장 그 직원에게 다가가 상황을 설명했다.“현재 기혼 상태이시고 배우자는 주영도 씨예요.”직원의 말을 들은 순간 강루인은 지옥으로 떨어진 기분이었다.이혼 증명서를 테이블 위에 탁 하고 내려놓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저 어제 여기서 이혼 절차를 밟았어요.”직원이 이혼 증명서를 힐끗 쳐다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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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강루인이 주영도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소리쳤다.“이혼해, 지금 당장!”직원이 말했다.“이혼은 양측이 모두 동의해야 가능합니다. 두 분 같은 경우라면 이혼 소송해야 할 것 같은데요?”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던 강루인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흥분한 목소리로 애원했다.“영도 씨, 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제발 이혼해줘.”그녀가 바라는 건 오직 이혼뿐이었다.주영도가 그녀의 눈물을 닦아줬다.“울지 마. 다시는 널 실망하게 하지 않고 잘할게.”강루인이 손을 쳐냈다.“이혼할 거야, 말 거야?”“내 태도를 충분히 표현한 것 같은데.”그녀는 그를 놓아주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강루인이 도착한 곳은 주씨 가문 본가였다. 차를 마시고 있는 주세웅에게 다가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할아버지, 저랑 영도 씨의 이혼을 허락하셨잖아요. 그런데 영도 씨가 판을 짜서 가짜 증명서를 받게 했어요. 저를 속인 것도 모자라 할아버지까지 속였다고요.”주세웅은 얼굴에 따귀 자국이 선명한 채 여유롭게 걸어오는 주영도를 쳐다봤다. 주름진 얼굴에 별다른 감정 변화가 없었다.“대체 무슨 일이야?”주영도가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대답했다.“할아버지가 해결하려던 문제는 이미 해결됐어요. 전 결혼 생활을 다시 꾸려나가고 싶은데 막으실 건 아니시죠?”“그러니까 가짜 이혼으로 우리를 속였다는 거구나?”“속였다고는 할 수 없죠.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니까.”상대가 꾀를 내면 그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대응하면 되었다. 결국에는 누가 더 뛰어난 수를 두는지의 싸움이었다.강루인은 주영도의 쓸데없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아 말을 가로챘다.“제가 주씨 가문의 여론 문제를 해결해드린 건 저랑 할아버지의 거래였어요.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득을 보는 거래가 어디 있어요? 만약 약속을 어긴다면 저 역시 번복할 겁니다.”주영도가 여유롭게 말했다.“네가 기자회견장에서 나간 순간부터 말을 번복하면 이혼을 후회한다는 핑계밖에 되지 않아. 대중들도 네가 부귀영화를 포기하지 못해서 번복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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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강루인이 말했다.“손은 나한테 달려있어. 내가 무슨 짓을 하든 영도 씨가 막을 수 있을 것 같아?”“네 손은 네가 통제할 수 있지만...”주영도가 잠깐 멈칫했다가 다시 천천히 말했다.“네 자유는 내가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어.”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루인이 주먹을 꽉 쥐었고 안색이 창백해졌다.“무슨 뜻이야?”주영도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갇혀서 살 건지, 자유롭게 살 건지 네 선택에 달려있어.”“날 감금하겠다는 말이야?”“말했잖아. 선택권은 너한테 있다고.”‘선택권은 개뿔.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잖아. 영도 씨 말을 따라야 한다는 거.’강루인의 시선이 주세웅에게 향했다.“할아버지, 그냥 보고만 계실 거예요?”주세웅이 입을 열기 전에 주영도가 먼저 나섰다.“할아버지, 루인이랑 저 아직 법적으로 부부예요. 이건 저희 부부 사이의 일입니다. 그리고 아정이 쪽은 이미 처리해뒀어요.”이 말은 구아정을 이용한 협박은 이제 통하지 않으니 더는 그쪽으로 수를 쓰지 말라는 경고나 다름없었다.주영도의 뜻을 주세웅이 모를 리 없었다.‘이 녀석이 지금 나한테 경고하고 있어.’주세웅은 주영도에게서 자신이 젊었을 적의 오만함, 거만함, 그리고 잔혹함을 보았다. 저울의 추가 다시 반대 방향으로 기울었다.“루인아, 거래하려면 바꿀 수 있는 카드가 있어야지. 난 이미 한 번 도와줬어. 기회를 잡지 못한 건 너야.”이렇게까지 말했는데 강루인이 알아듣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역시 가족은 가족이었다. 그녀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거래를 편애로 착각했으며 주세웅이 사리에 밝은 사람일 거라 헛된 기대를 했던 것이었다.계속 여기에 머물러봤자 소용이 없다고 생각한 강루인은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런데 대문을 나가기 전에 검은 양복을 입은 몇 명이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았다.강루인이 주영도를 노려보자 주영도가 성큼성큼 다가갔다.“그만 억지 부리고 집에 가자.”그녀는 반항 한번 못하고 그대로 붙잡히고 말았다.그 시각 차성열이 주씨 가문 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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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주영도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신음이 새어 나왔다.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강루인의 아래턱을 꽉 잡고 억지로 입을 벌리게 했다.강루인의 턱에 힘이 빠지자 주영도도 그제야 벗어났다. 손을 뻗어 입술을 만져보니 피가 배어 나와 있었다.“다음에 또 피를 보게 하면 너도 똑같이 느끼게 하는 수가 있어.”‘저 날카로운 송곳니를 좀 갈아줘야겠군.’강루인이 증오가 가득한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의 말을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려보낸 게 분명했다.차가 선샤인 빌리지 정문 앞에 멈췄다.주영도가 강루인을 끌어안고 차에서 내렸다.이곳을 떠났다가 다시 끌려온 게 이번이 두 번째였다. 강루인은 이 집에 소속감이 전혀 없었고 온통 역겨움과 거부감뿐이었다.선샤인 빌리지 안은 변한 게 없이 그대로였지만 밖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주영도가 사방에 배치한 경호원들 때문에 파리 한 마리도 쉽게 빠져나갈 수 없을 지경이었다. 감옥에서 죄수를 감시해도 이보다 덜 심할 것이다.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사이 아침 식사 시간이 이미 지나가 버렸고 어느새 점심때가 되었다.주영도는 강루인을 의자에 앉히고 반찬을 덜어주었다.눈앞의 음식을 내려다보던 강루인이 갑자기 식탁 위의 접시를 전부 엎어버렸다.쨍그랑.접시들이 바닥에 떨어지며 귀청이 떨어질 듯한 소리가 났다. 바닥이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었고 공기 중에 음식 냄새가 가득 퍼졌다.옆에 있던 도우미들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진경자마저도 무거운 분위기에 입을 꾹 다물었다.주영도가 차분하게 지시를 내렸다.“바닥 치우고 새로 차려요.”도우미들 모두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라 눈 깜짝할 사이에 깨끗이 정리하고 새로 만든 음식을 식탁 위에 올렸다.그런데 음식이 채 식기도 전에 강루인이 조금 전의 행동을 반복했다. 또 한 번 테이블을 엎어버린 것이었다.주방이 다시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주영도가 젓가락을 내려놓고 식탁 위의 냅킨을 집어 들더니 손등에 튄 국물을 닦아냈다.“배고프지 않으면 안 먹어도 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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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함지율이 주영도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행정 부서까지 동원해서 위조하다니. 법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주영도가 여유롭게 말했다.“증거 있어요?”증거 따위는 진작 다 처리해 버렸다.속도 싸움에서 그들은 주영도에게 질 수밖에 없었고 권력 싸움에서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설령 차씨 가문이 만항시에서 제법 힘이 있어도 소용없었다.아무리 강해도 그 지역의 실세에게는 대적하기 어려운 법이었다. 게다가 주씨 가문이 최고의 권력을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문인지라 진짜 권력으로 압박한다면 승산이 전혀 없었다.함지율이 분노를 터뜨렸다.“이러다 루인이가 죽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요?”‘루인이가 이혼 증명서를 받았을 때 얼마나 기뻐했는지, 얼마나 홀가분해 했는지 알아? 그런데 그 모든 게 다 꿈이었고 가짜였다니... 나조차도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이렇게 어려운데 당사자인 루인이는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겠어.’주영도가 말했다.“아무도 루인이가 죽게 두지 않아요. 루인이한테 그럴 용기도 없고.”그 말에 함지율은 당장이라도 주영도의 뺨을 후려갈기고 싶었다.이치로 따지자니 그가 곧 이치였고 법으로 따지자니 그는 법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세력으로 따지자니 그냥 힘으로 눌러버렸다.무턱대고 억지만 부리는 사람은 별로 두렵지 않다. 하지만 권력이 있는 자가 억지를 부린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 방법도 없다.주영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이 루인이 친구인 걸 봐서 이번 한 번만 봐줄 겁니다. 하지만 또다시 이러면 루인이가 편하게 살지 못할 거예요.”차성열이 나섰다.“주영도 씨, 루인이를 아내로 생각하긴 해요? 아내는 장난감이 아니에요. 돈 주고 산 장식품은 더더욱 아니고요. 살아 숨 쉬는 사람이고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야 하는 동반자예요. 그런데 영도 씨는 루인이를 배신하고 괴롭히고 속이기까지 했어요. 영도 씨가 한 짓들을 좀 돌아봐요. 루인이의 남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주영도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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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설은희가 받아쳤다.“지금 그런 한가한 소리를 할 때야?”‘당신이랑 같이 산 지 몇 년인데 어떤 인간인지 모를 리가 없지. 내가 무조건 전화할 거라는 걸 아니까 좋은 사람인 척하는 거잖아.’“아들이 나한테 화내고 연락도 안 받으면 당신이 제일 먼저 혼날 거라는 것만 알아둬.”차지환이 두 손을 번쩍 들었다.“그 녀석이 감히 그러면 내가 대신 혼내서 바짝 엎드리게 해줄게.”“남자들은 정말 하나같이 다 나빠. 좋은 게 없어.”차지환이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왜 나한테 화풀이야? 나처럼 좋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비록 아들이 강루인과 엮이는 건 원치 않았지만 같은 여자로서 강루인의 처지를 보니 동정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바람피운 게 다 소문나고 이혼하기로 했다가 또 뒤집고... 이건 그냥 사람을 가지고 노는 거잖아.”남자는 남자를 잘 아는 법.차지환이 낮게 말했다.“좋아하니까 그런 거지.”설은희가 코웃음을 쳤다.“좋아한다면서 바람을 피워? 좋아한다면서 와이프 체면을 다 깎아?”그녀는 결혼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이런 일을 정말 수없이 봐왔다.“여보, 남자의 좋아하는 감정은 엄청 복잡해.”“주영도가 와이프를 좋아한다기보다 자기 자신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차지환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당신 말도 틀린 건 아니야.”남녀를 막론하고 이기적인 게 인간의 본성이었다. 다만 남자가 더 현실적일 뿐....강루인의 고집이 세진 건 이혼을 결심한 그때부터였다.반항인지, 아니면 더는 어쩔 수 없는 체념인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혼자 있을 때 강루인은 생기가 빠져나간 시체처럼 보였다. 주영도가 뭔가를 시키면 무조건 반대로 했다.지금처럼 그녀가 씻지 않고 자는 게 더럽다면서 씻으라고 강요하자 그녀는 씻지 않겠다고 버텼다. 결국 둘은 또 뒤엉켜 싸우고 말았다.주영도가 방심한 틈에 강루인이 바디 워시 한 병을 집어 그의 얼굴에 던졌다.“영도 씨가 무슨 자격으로 내가 더럽다고 하는 건데? 구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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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강루인은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명까지 들리는 와중에도 주영도의 질문이 또렷이 들렸다. 하지만 대답할 기력도, 대답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바닥에 주저앉아 창백한 얼굴의 강루인을 내려다보는 주영도의 눈빛이 복잡하기 그지없었다.그는 떠나지 않고 욕조에 물을 받아 그녀를 그대로 번쩍 안아 들더니 옷을 입은 채로 함께 욕조에 들어갔다.폭발적인 힘을 한 번에 다 쏟아부은 탓에 강루인은 이제 저항할 힘조차 없었다. 따뜻한 물에 담그고 주영도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주영도가 그녀의 몸을 다 씻겨주고 나서야 숨소리가 고르게 변한 걸 알아챘다. 깊이 잠이 든 듯했다.단식 사흘째 되는 날, 주영도는 일방적으로 단식을 끝내려 했다.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 그녀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일어나서 밥 먹어.”하지만 강루인은 들은 척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창밖만 바라보았다.주영도는 그녀를 번쩍 안고 내려가 식탁 의자에 앉혔다. 강루인의 두 눈이 잔물결 하나 없이 고요했다. 잠시 후 음식이 차려진 순간 테이블을 냅다 엎어버렸다.주영도의 얼굴이 확 굳어졌다.“한 번 더 엎으면 네 할머니 약을 끊는 수가 있어.”강루인은 그 협박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진경자가 상을 새로 차리자마자 또다시 뒤엎었다.“강루인!”그녀가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영도 씨가 내 자유를 제한할 수는 있어도 먹을지 안 먹을지는 내가 결정해. 이깟 껍데기뿐인 몸뚱어리 당신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주영도의 목소리가 어둡기 그지없었다.“할머니가 어떻게 되든 정말 신경 쓰지 않겠다는 거야?”강루인의 칠흑처럼 어두운 눈동자에 생기라고는 전혀 없었다.“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나도 따라 죽을 거야. 함께 묻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네가 죽은 다음에 할머니랑 같이 묻어줄 것 같아?”“상관없어. 죽고 나면 아무것도 모르는데, 뭐. 날 어디다 묻든 화장해서 날려버리든 상관없어.”말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갔다.주영도는 그녀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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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그냥 다 없었던 일로 치고 예전으로 돌아가면 안 되는 거야? 왜 꼭 이렇게까지 억지를 부리는 건데?’강루인은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주영도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그녀가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입술을 떼고는 다시 품에 끌어안았다.요 며칠 주영도는 대부분의 시간을 선샤인 빌리지에서 보냈다. 노윤환도 자주 드나들었는데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 야윈 강루인의 모습을 볼 때마다 속이 편치 않았다.주영도가 서류를 건네는데도 노윤환이 멍하니 서 있자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뭘 그렇게 멍하니 서 있어?”노윤환이 정신을 차리고 서류를 받았다.주영도가 아무렇지 않게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본 노윤환은 그의 멘탈이 강한 건지 아니면 매정한 인간이라 그런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나중에야 그가 판을 짜고 가짜 이혼을 했다는 걸 알았다. 그때 노윤환은 속으로 그가 너무했다고 생각했다. 강루인이 진실을 알게 됐을 때 얼마나 절망하고 무너질지 눈앞에 훤했다.아니나 다를까 강루인의 현재 상태가 그의 추측이 맞았다는 걸 증명해주고 있었다.노윤환이 서명된 서류를 들고 서재를 나서다 거실을 지나칠 때 소파에 앉아 있는 강루인을 보고는 그녀에게 다가갔다.“사모님.”강루인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속눈썹이 살짝 흔들리는 걸 보니 들은 건 확실했다.노윤환이 다정하게 말을 이었다.“사람이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는 일이 참 많아요. 가끔은 타협하는 게 오히려 편안할 때도 있어요.”주영도는 그의 충고 같은 건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고 물러서지도, 놓아주지도 않았다. 이 매듭이 풀리지 않으면 결국 다 망가질 것이다.강루인의 속눈썹이 다시 파르르 떨렸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아 목소리가 다 갈라졌다.“어쩔 수 없는 일과 억지로 강요하는 건 다르죠.”그러고는 기계처럼 고개를 돌려 새카만 두 눈을 한 번도 깜빡이지 않고 그를 빤히 쳐다봤다.“만약 비서님이 낯선 곳으로 팔려가면 어떻게 할 거예요? 그냥 받아들일 건가요, 아니면 도망칠 건가요?”노윤환은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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